284회
만악(萬惡)
슬픔을 이겨낸 공왕은 과거 본인에게 받은 은혜를 갚고자 온,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공국에서 발생된 질병과 원인인 마계의 존재를 막아내기 위한 전쟁을 펼쳤다.
이 전쟁은 7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었으나 공왕과 그의 지지자들은 전투의 끝자락에서 원인을 알고 침음성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이곳은 마계와 연결된 곳이고 그 어떤 힘으로도 봉쇄를 할 수 없는 차원의 뒤틀림이 있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누군가 최대한 이곳을 지켜서 바로바로 마계의 존재들을 제거 해야 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음습한 마계의 기운은 중간계의 인물들에게 치명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수 많은 세력들은 긴 회의를 진행했고, 공왕 이전에 위대한 마법사였던 그는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이에게 이야기를 했다.
< 본인이 그곳을 지키겠소. 그리고 나의 영지는 나의 혈족과 대리인을 내세우며 관리를 할 것이고 그대들이 조금 보살펴 주길 바라오. >
아무리 위대한 마법사라 불린 그지만 드래곤이 아닌 이상 버틸 수 없는 음습한 기운을 어떻게 이기며 버틸 것이냐는 질문을 한 이들에게 공왕은 덤덤이 말했다.
< 타락했지만 타락하지 않은 존재가 되면 그곳을 지킬 수 있을 터, 무너진 명예지만 끝까지 공국을 지킬 수 있는 존재들이 삶의 끝자락에서 나와 함께 한다면 버틸 수 있을 것이오. >
사람들은 공왕의 이야기에 무슨 말인지 처음에 이해를 하지 못했다가 무엇인가 결심한 그의 표정을 보며 깨달은 몇몇의 이들이 소리쳤다.
< 리치!! 리치가 되려 하시는 것이군요! 그리고 언데드 나이트들을!? >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을 발언한 존재로 인해서 공왕과 함께 있던 모두는 패닉 상태에 도달했고 공왕은 덤덤하게 이야기를 했다.
< 아내를 떠난 뒤, 남은 것은 공국을 지키는 것과 백성들을 지키는 것 밖에 없소. 내가 감시자가 되지 않는다면 이 기운은 공국 전역을 넘어 주변에도 영향을 끼치겠지. 나의 생에 명예는 의미가 없으니, 그저 제국을 위할 뿐이오.>
충격적인 발언에 모두가 침묵을 했지만 공왕의 가신이자 공국의 기사단장인 그린은 덤덤하게 말했다.
< 공왕께서 가시는 길에 저 역시 동참하겠 나이다. 끝까지 공국을 지켜, 공국의 백성이 편하다면 안식에 들지 못하는 것은 불명예가 아니라 기사의 본분을 지키는 것! 공국의 검으로써 함께 하겠습니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회의실에 있던 기사들 역시 공왕을 따라 가겠노라 이야기를 했으며 그렇게 공국에는 지키고자 언데드 몬스터가 된 이들이 탄생 되었으며, 고향을 지키고자 자발적으로 죽음의 안식을 포기한 위대한 이들이 나오게 되었다.
물론, 너무 오래 전의 이야기라 이제는 공국의 극 소수의 인물과 제국의 황실만 아는 그런 이야기였다.
* * *
가우리의 존재는 시청자들에 굉장히 허탈감을 선사했다.
자신들이 죽어라 꾸역꾸역 잡아내는 몬스터들을 단 일격에 광역으로 일소 시키면서 돌아다니는 괴물들이 꽤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굳이 라온 길드가 필요한 것인가? 라는 의문이 돌았다.
사실 이건 준혁도 마찬가지였으나, 단호하게 말하자면 필요하다는 이야기었다.
"용사들이 마왕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상대하기 위해서는 잡졸과 중간 보스를 잡아줄 군대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아직 용사가 되지 못해서 용사들의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 올려줄 병력에 속한 상태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일을 충실히 해내면 되는 거에요."
준혁의 이야기에 다들 빠르게 이해는 했지만 시청자들은 다들 아쉬운 마음을 접지 못했다.
아무래도, 모험가들을 대표해서 온 이상 주연으로 활약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는데 결론은 엑스트라A 정도 되는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익스퍼트는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기준점입니다. 우리는 차근차근 강해지고 성장해 나갈 겁니다. 그러니, 우리는 모험가들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우리의 일을 확실히 해 나갑시다. 24시간 내에 엄청난 보스가 뜬다고 하니까요……."
알림 문구에 분명 그렇게 떴기 때문에 다들 수긍을 하며 채팅창은 진정되었고 준혁은 좀 더 이와 관련된 부분에서 시선을 분산 시키고자 했다.
"아! 그리고 체력적으로 괜찮으신 분들을 제외하고 수면을 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주세요. 가수면이든 현실에서 수면이든 최대한 몸 컨디션을 유지하셔야, 버틸 수 있습니다."
체력 보충을 하라는 준혁의 이야기에 길드원들이 부지런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니 시청자들 역시 채팅이 좀 더 달라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준혁은 마운트 장군의 호출을 받게 되었다.
★라온 길드, 길드장 인디고는 중앙 통제실로 빠르게 오도록!
준혁은 마운트 장군의 명령에 자신을 왜 호출하는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한 상태로 이동을 했다.
시청자들 역시 의문을 보였는데, 준혁은 이런 의문에 대해 자신이 떠드는 것보다 차라리 한 시라도 더 빨리 도착해서 상황 판단을 하는 것이 낫다고 여겼기에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서 15분 만에 중앙 통제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자신의 키 만한 거대한 활을 들고 있는 인물이 복면을 쓰고 꾸벅꾸벅 졸고 있었으며 칼스 레이너 백작이 복잡한 표정으로 함께 있었다.
"오! 왔는가!"
"아, 네 급하게 부르시는 것 같아서 부지런히 뛰어 왔습니다."
"음. 뭐, 아직까지 재진격을 하기까지 시간이 있어서 급한 것은 아니지만 자네에게 다시 묻고 싶은 것이 있어서 말이야."
"다시 묻고 싶은 것이요?"
"그래. 내가 보기엔 말이야. 자네가 없는 시간 동안에도 충분히 라온 길드가 통제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 뭐, 여기 계신 칼스 레이너 백작님이 소소하게 계속 관리를 해준 것도 있기는 해도 말이야."
자신이 없는 사이에 칼스 레이너 백작이 그런 일을 해주었다는 이야기에 준혁은 빠르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고 칼스 레이너 백작은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임원분들을 비롯해서 길드원분들이 많이 노력했으니까요. 그리고 말씀대로 대표를 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최대한 노력 중에 있으니 그 자리에서 쓰러져도 물러서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 그런 것 같더군. 정말 이를 악 물면서 버티고 있었어. 그런 근성이 대단하다고 여겨지네."
일단 칭찬을 해주는 것을 보면 나쁜 것은 아닌 듯 보여서 준혁은 일단 안심을 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에게 어떤 것을 물어보시려고 부르신 겁니까?"
"음… 그게 말이야."
마운트 장군이 이야기를 하려는 그 순간, 거대한 대궁을 메고 졸고 있던 이가 눈을 부스스 뜨면서 말했다.
"본대 합류하자. 중심부에 녀석들이 등장하면 작은 손이라도 하나 더 있어야 해. 듀라한을 혼자 잡았다고 들었는데? 단군 할배가 힘 좀 쓰면 데스 나이트까지는 버틸 수 있겠어."
"예?"
"우리 단군 할배가 버프 짱짱해.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 들어가면 뽕맛에 취해버려."
"예?"
단군이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풍백, 우사, 운사가 튀어나오자 준혁은 혼란스러움을 드러냈고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건 한국의 고조선에 관련된 문화였기 때문이다.
대부분 신의 이름이 고대 그리스·로마 신이나 북유럽 계열에 초점이 많이 맞춰진 히어로 크로니클이기에 동양 쪽 신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봉신연의나 혹은 도가 혹은 불교의 신을 거론하는 것이 끝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한국의 신화와 관련된 것이 나오니 시청자들의 반응은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준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 혹시 성함이?"
"아까 못 봤어? 청룡으로 너희 쪽 몬스터들 제거 했는데."
"아! 그러면 예아님!?"
"그렇지. 확실히 기억을 하고는 있네. 좋아~"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예아를 보면서 준혁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본대에 참여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뭔가 명확한 이유가 없으니 꺼려지는 것도 있습니다. 단순 호기심으로 이런 일을 진행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잖습니까? 공국의 백성들이 죽어나갈 수 있는데요."
준혁의 이야기에 예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인형들이 무슨……."
"예?"
"예아! 그 말은!"
마운트 장군의 일갈에도 예아는 그저 썩은 표정을 지었다.
'인형?'
인형에 대한 이야기에 바로 반응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내부의 이야기에 대해 도저히 알 수 없는 뭔가 있다는 것인데 그게 썩 궁금했다.
시청자들은 본대에 합류해서 천외천의 실력을 가진 이들에 대한 정보를 캐오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며 준혁은 이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가졌다.
얼마나 많은 존재들이 있을 지, 또 어떠한 기술과 숨겨진 스토리가 있을 지 궁금했기에 고민에 빠진 표정을 한 후 이야기를 했다.
"일단, 듣기 전인데 하고 보도록 하죠."
"오우. 화끈한데?"
예아의 이야기에 준혁은 그가 예상했던 천외천에 대한 이미지가 깨지긴 했으나 나쁘지는 않았다.
이렇게 말을 많이 하게 되면 분명 실수를 하는 이는 나오게 되어있으니 말이다.
'퍼진 마치듯 새로운 정보들을 찾아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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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어제 늦어서 죄송합니다;;
축구 소설에..연재를 넣어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