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85화 (255/548)

285회

만악(萬惡)

위대한 마법사가 있었다.

그는 수 많은 악을 물리치는 약자들의 수호자로써 긴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황제는 그에게 공국을 선물했다.

위대한 마법사의 나라는 잘 돌아가는 듯 보였으나,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해서 가족을 잃고 상심한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는 위대한 결심을 했으며 원인을 해결했다.

하지만 원인을 해결해도 이건 미봉책일 뿐, 통제가 되지 않은 기운들로 인해 꾸준히 병은 생겨났다.

위대한 마법사는 이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만들었다. 슬픔에 빠진 백성들에게 달콤함을 선사하며 그리운 이들을 만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렇게 그리운 이들을 만난 이들은 처음에는 슬픔을 이겨내었으나 점점 더 이상해져갔다.

현실과 환상에 오락가락하며 난동을 부렸고 어느새, 마을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시점에서 아주 태연한 모습으로 마을에 복귀를 하여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저 그가 위대한 마법사가 치료를 완료해줬기에 모든 것을 이겨내고 살아갔다고 말을 하며 공국의 백성인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렇게 수많은 이들이 치료와 분노, 실종과 복귀를 했으며 다시 공국의 일원으로 지냈으나 이들의 주변인은 기이함을 느껴야 했다.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기억하는 나날들을 계속 반복해서 진행하고 있었다. 아침 인사, 함께 일을 할 때의 대화, 평범한 일상의 잡담…

이상함을 느낀 이들은 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으나, 이들도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2년 뒤에 다시 나타났으며 다시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했다.

이런 일들은 점점 더 많아졌으며, 위대한 마법사가 스스로 희생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염병과 이 기이한 일들은 꾸준하게 발생 되었다.

* * *

"본대라고 해봤자… 별건 없어. 그냥 이번 데쓰 웨이브 때는 중앙으로 이동하면 되는 거야. 저기 저~ 쪽! 보여?"

준혁은 예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예아가 청룡의 기운이 담긴 화살을 날렸던 곳임을 알았다.

"저기 안쪽까지 진입을 하는 겁니까?"

"아니. 더 들어가야지. 저기서 한 6km? 너는 음! 후군이나 중군 쪽에 배치가 될 수 있을 거야. 그냥 우리가 뒤처리를 못하는 시점에서 이곳에 남겨진 후방 부대에 강력한 언데드 몬스터들이 가지 못하도록 최대한 붙잡는 역할이라고 보면 돼."

"아하!"

결론은 정말로 자신은 시간 끌기 용임을 알았지만 준혁은 그래서 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상대하는 몬스터는 크게 달라지지 않겠네요."

"음, 그렇지. 듀라한이나 조금 재수가 없으면 데스 나이트들 정도? 대부분 스켈레톤 수준을 쉼 없이 싸우는 정도겠지. 사실 구울, 좀비, 블러드 웜, 레이스 정도로는 사실 저 방벽을 통과할 수도 없으니까."

"그런데 다른 방향에서도 언데드 몬스터들이 몰려오는데 이쪽이 중앙인 건가요? 다른 쪽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응. 다른 쪽은 듀라한과 피어 고스트가 등장하지 않았거든. 이쪽 라인만 나타났어. 여기가 이상 증후가 발생했고, 더러운 기운도 저기서 계속 뭉쳐지고 있어. 등장할 녀석이 있다는 거야."

예아의 설명에 준혁은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일단 고개는 끄덕였다. 저들의 대화는 아마 고차원적인 수준의 경지에 도달해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일반 모험가들은 마력, 마나, 기, 신성력 등 다양한 기운들을 느끼라고 해봤을 때 그냥 통상적으로 미약한 바람이 부는 정도의 감각만 느낄 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의 NPC들의 경우에는 섬세하고 광범위하게 이런 부분을 느끼고 파악할 수 있다.

모험가가 이런 부분을 파악하려면 < 기술 >이 필요했다. 딱히 그런 기술이 없는 준혁은 괜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예아의 말을 신뢰한다는 듯 대충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하고 있는데 괜히 이런 것까지 질문해서 지금의 대화가 끊기면 손해 보는 것은 자신과 시청자들이니 말이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은 많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글쎄. 나도 5년 전에 한번 지원을 오고 이번이 2번째라서 잘 모르겠네. 우리는 용병 개념으로 온 거라서."

"아…… 그렇군요. 너무 강한 분들이 많으셔서."

"원래 서대륙 쪽에 동대륙의 본토 사람들은 잘 오지 않지. 여긴 질이 좀 떨어지거든. 강함을 추구하기 위해서 온갖 추악한 행위를 하니까. 뭐, 동대륙에도 있기는 하지만 여긴 선을 좀 많이 넘어."

동대륙, 서대륙이라는 표현에 준혁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두 대륙 간에 차이가 있습니까? 전력적으로?"

"물론이지. 우리 동대륙이 가장 강하고 그 다음이 서대륙이야. 뭐, 남대륙, 북대륙은 비슷하지. 정확히 말하자면 동대륙, 서대륙을 비교하는 것 외에는 딱히 의미가 없어."

남대륙, 북대륙에는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듯 준혁이 쳐다 보니 예아는 친절하게도 설명을 계속 해주었다.

"북대륙과 남대륙은 종족이 호전적이지 않아. 대부분 조용조용히 지내는 편이지. 북방의 현자들이 이끄는 작은 나라는 8730년을 유지하고 있고 이들을 통해 많은 중재를 받아. 남대륙은 드래곤 로드가 있고 하이 엘프 왕국이 존재하지. 지극히 평화를 좋아하는 이들로써 중재자의 역할을 하니 주변의 작은 왕국들의 역사가 4000년 넘어가는 곳이 17개국 정도 돼."

주변에 워낙 강한 이들이 존재하니 괜히 대륙에서 소란을 피워 쓴소리를 듣기보다는 그냥 평화롭게 잘 지내는 것을 택했다는 것에 준혁은 그게 차라리 좋은 선택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 애초에 대륙 구분은 그냥 마해(魔海)가 등장해서 4분할이 되었다고 알고 있는데. 딱히 그런 말도 없고. 다른 대륙 소식을 더 찾아 봐야겠어. 다른 대륙에 관련된 소식을 전해 듣는 것을 콘텐츠로 좀 뽑아야 되겠는데.'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준혁은 대륙 원정에도 많은 부분을 길드에서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했다.

그리고 가장 호기심을 느낀 것은 무려 8730년이나 왕국을 유지하고 있다는 현자의 나라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이들은 그렇다면 < 베타 테스터 >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어쩌면 저들이 운영진과 관련된 나라일 수도 있고.'

그렇기에 이 부분을 한번 슬쩍 더 물어보았다.

"정말 이런저런 정보에 해박 하시네요."

"여기저기 불려 나가서 외지에 머문 시간만 52년이야. 당연하지."

우쭐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예아는 확실히 다른 강자들과는 캐릭터 색채가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은 본인이 강자라는 것을 딱히 알리지도 않았고 우쭐거리지도 않았지만 예아는 그런 것 없이 뽐내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딱히 별로 중요한 것이 없는 대중화된 정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이 생각지 못한 부분을 깨닫게 해줬고 알려주고 있었다.

"근데 다른 것은 제쳐두고 현자분들이 이끈다는 나라는 한번 가보고 싶네요. 어떻게 그런 긴 시간을."

"음, 그렇지? 나도 아직 못 가봤는데 단군 할배도 한번 가봤는데 거기는 그냥 국가라고 표현을 하기 보다는 일반적인 귀족이 다스리는 영지가 국가인 느낌? 그렇다고 하더라고."

준혁은 이 표현을 듣고 고대 그리스의 형태를 취한 것이 북대륙의 컨셉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도시 국가의 개념이군요?"

"도시 국가? 그게 뭔데?"

"어~ 그러니까 커다란 제국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각 도시의 특색, 문화를 존중해서 이들을 하나의 나라로 인정하고 그들이 연합해서 제국과 같은 크기를 유지하는? 뭐 그런 거죠. 공국이 여러게 뭉쳐서 제국을 이룬 느낌?"

"아? 오! 그거, 맞아. 그런 거야. 오호~ 북대륙이 그런게 좀 심하고 남대륙은 좀 덜한 편이야. 그래도 남대륙은 제국도 있고 그러거든."

시청자들은 준혁이 예아를 통해서 가지고 오는 신선한 정보들로 인해서 서로 뜨겁게 토론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으며 이는 QGN 방송국 채널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정말 대단한 인물들과 면담을 하면서 정보를 얻은 라온 길드의 모습을 보며 이래서 라온 길드가 앞서 나갈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정보는 곧 힘이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라온 길드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쥐고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식이라도 최대한 정보를 라온 길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유를 해주며 히어로 크로니클 유저들에게 뿌리는 라온 길드에 대한 칭찬이 가득한 이야기들을 해주면서 더욱 더 라온 길드의 행보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불편함 없이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험가의 입장에서 이런저런 궁금함 점도 많았는데 덕분에 많은 걸 알게 되네요. 무엇보다 긴장감을 덜 수 있었습니다."

"하하, 뭐.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군. 나중에 내가 단군 할배 소개 시켜 줄테니까 인사 나누라고. 인디고."

"감사합니다."

딱히 대단한 정보도 아니었고 그냥 잡담으로 나눌 수 있는 세상사 이야기였다. 하지만 준혁이 자신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정중하게 대하니 예아는 준혁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여기가 본대의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야. 나중에 따로 지원하러 가야 하니까 있으면 돼. 아! 그리고 단군 할배도 여기 있으니, 소개 시켜줄게."

단군 할배라는 인물에 대해서 준혁도 그렇고 한국인 시청자들 모두가 궁금증을 가졌기에 준혁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근데 혹시 제가 문화적 다름으로 인해서 실수를 할 수 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혹시 주의 사항을 알 수 있을까요?"

"딱히, 없어. 그 정도도 이해 못할 할배가 아니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가자."

"아. 네."

그렇게 준혁은 또 한번 예아에 이끌려 단군 할배를 찾아 이동했으며 커다란 천막에서 둥그런 부채를 팔락거리며 있는 미소년을 향해서 예아가 소리치는 것을 보며 헛바람을 삼켰다.

"할배! 여기 인디고 데리고 왔어. 알지?"

"녀석, 거 말투 좀 고치거라. 120살이 넘었으면 좀 촐랑거리는 기가 사라져야지."

"으윽, 잔소리 하면 나 도망갈 건데."

"그러면 내가 웅가의 가주에게 한 마디 해 놓으마."

"헛! 잔인하다. 말투 고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래. 인석아. 가진 힘이 강하면 좀 성숙해지거라. 촐랑거리면서 행동 좀 자제하고. 저번처럼 17일 교육이 필요한 게야?"

외견상 초등학교 4학년 ~ 6학년 정도의 아이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어른을 혼내고 있는 이 기묘한 모습에 준혁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정말 판타지하게 상황 돌아간다는 생각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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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꾸벅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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