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290화 (260/548)

290회

지킨다

예아의 굵직한 공격이 펼쳐질 때, 준혁은 주변을 철저하게 마킹했다. 포션을 하나 입에 물어 두고 <광역도발:사자후>를 연이어 시전하면서 육고기 방패가 무엇인지를 보여 주었다.

사망 플래그와 같은 기묘한 대사를 너무 내뱉은 바람에 찝찝해서 더 철저하게 탱커로써 아주 훌륭히 역할을 해나갔다.

☆열혈도르: …생명력이 얼마인 거니?

▷한국인한국팀: 이 정도면 사실 상, 대협이 언데드 몬스터 아님? 죽지를 않는 것 같은데. ㄷㄷ 공격을 흘리는 것부터 해서 정말 끝내 준다.

▷빛디고빛대협: 이게 극한의 탱커라는 것인가? 극한의 탱커는 바퀴벌레와 같은 생명력을 아니, 그렇다고 바퀴벌레라는 것은 아니고. ㄷ 언데드 몬스터여!

▷절대태보맨: =ㅅ= 데스 나이트 2기, 테러 나이트 1기 공격을 탱킹한다고?!

시청자들을 비롯해서 중계 방송을 하고 있던 열혈도르마저 허탈함을 드러낼 정도의 극한 탱커의 역할을 하는 준혁의 모습은 전방에 있던 본대의 인원들에게도 굉장히 놀라움을 선사했다.

"모험가가 저렇게 탱킹을 할 수 있다고?"

"익스퍼트 중급이라고 하지 않았어?"

"단군님의 버프가 있었다고 해도 대단한 걸?"

"마스터 경지에 곧 오를 것 같군. 재주가 상당히 뛰어나."

"모험가 중에서도 쓸만한 녀석이 있는 것 같네."

자신들의 움직임이 한결 편해졌다는 것을 느끼기에 좋은 말들을 내뱉었고 이런 발언들은 당연히 준혁의 방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져 어깨에 뽕이 단단히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준혁 역시 점점 더 게임에 집중되는 현 상황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적절하게 버텨내며 전방에 위치하자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 덧없는 생의 끝은 의미가 없고

- 끝없는 절망이 곁에 머무르니

- 새롭게 시작 하리라…….

준혁은 그림 리퍼가 갑작스레 영창을 하자마자 자욱하게 검붉은 기류가 깔린 마계지옥의 허공에서 마치 수련의 탑에서 몬스터가 나오는 것처럼 균열이 발생되더니 수 많은 언데드 몬스터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았다.

"어?"

단순히 일반 언데드 몬스터라면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 수준의 언데드 몬스터가 듀라한과 피어 고스트였으며 일반적인 듀라한과 피어 고스트가 아니라 돌연변이화가 진행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 절망하라…….

< 그림 리퍼의 지옥의 예찬이 발동 되었습니다. 열린 균열에서 언데드 몬스터 군단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옵니다.>

< 균열에서 나온 언데드 몬스터의 개체수가 100,000을 넘기게 된다면, 그림 리퍼의 계획이 발동 됩니다.>

< 현재 균열에서 나온 몬스터 수는 17,352 마리 입니다. >

"!?"

데스 나이트 이상 급의 몬스터들도 나오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 일단 듀라한 급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랜드 마스터 이상의 존재들이 머무는 전방에서 빠르게 정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를 정리하는 탓에 그림 리퍼에게 가하는 공격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고 상위 언데드 몬스터들이 살아남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무시를 하고 잡기에는 이들의 강함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후방에 있는 마력포와 병력으로는 잡기가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한번 틈을 만들어 놓으면 자칫 포위가 되는 상황도 연출이 될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대폭 감소 시켰던 데스 나이트, 아크 리치, 테러 나이트, 팬텀과 같은 고위 언데드 몬스터가 다시 증식되기 시작했으며 준혁은 현재 상황에서 예아를 커버하는 일이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가졌다.

"뒤져 버려!"

쿠르릉-

새하얀 섬광의 색을 담은 거대한 청룡의 기운들이 적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을 하고 있으나 이를 시전 하려면 족히 1분 정도 걸리는데 이 시간을 버텨주는 것이 힘들었다.

그렇다고 주변의 다른 전방 지원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은 효율이 나빴는데, 애초에 그들도 예아 수준의 실력을 가진 이들이었다.

즉, 예아의 기술이 대량 학살에 좋기는 하지만 커버를 할 바에는 자신도 직접 공격을 하고 위기에 빠진 동료들을 구하면서 전투를 속행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이러니저러니 결국 예아는 자신 혼자 커버를 하면서 버텨야 한다는 뜻이었고 준혁은 연이어 마나 포션을 마시면서 말했다.

"예아님 일단 뒤로 빼시죠. 커버가 힘들 것 같은데."

"안돼! 지금 뒤로 빼면… 위험해. 지금 내가 기술을 날려서 유지되는 전투 지역이 너무 많아. 차라리 처음부터 뺀 상태로 있었으면 몰라도 지금 물러나면 틈이 생기고 녀석들이 더 증식된다."

"아!"

뺄 수도 지킬 수도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는 것에 준혁의 머리는 복잡해졌다.

'환장하겠네. 사망 플래그 대사들이 껄끄러운데. 이거 진짜 위험하겠는데… 진짜 못 빼는 건가?'

그렇다면 최대한 상황 유지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최전방이 밀린다……."

최전방에 있는 이들이 점점 뒤로 밀리는 형태를 보이고 있었으며 새롭게 소환된 녀석들은 영리하게도 본대의 인원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후방 부대로 돌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점점 더 병력이 뒤로 밀리면서 준혁은 자신도 공격을 회피하고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 점점 줄어들면서 일방적으로 탱킹을 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자 답답한 표정이 얼굴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대한 버티고는 있지만 이제는 단순히 마나 포션 외에도 회복 포션까지 쭉쭉 주기적으로 마셔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으며 자신에게 달라 붙는 고위 언데드 몬스터가 데스 나이트 4기, 아크 리치 1기, 테러 나이트 1기로 증가 되어 다급히 예아에게 말했다.

"예아님! 큰 기술은 이제 무립니다! 즉발 기술로 상대를 좀 해주세요!"

"이런 젠장! 알겠어! 적당히 처리하고 다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방식으로 가자 괜찮겠어?"

"일단 최대한 버텨 보는 걸로 하고… 제가 물러나 달라고 하면 물러 나준다면 그 방식으로 갑니다."

"당연하지!"

준혁의 주변에 보이는 비싼 포션들을 보면서 예아는 일단 가장 가까운 준혁부터 서포팅을 시작하면서 몬스터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예아의 무력 수치가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그가 쓰는 굵직한 기술로 인해서 최전방이 나름의 안정화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들 정도의 수준이었다.

화살 30발 내외로 데스 나이트나 아크 리치가 격추되었는데 한 마리 당 2분 정도가 채 걸리지 않았다.

'확실히 엄청 강하다. 그런데도 그림 리퍼라는 녀석에는 데미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어. 이거 월드 보스급이라는 이야기잖아?'

사실 상 자신들이 클리어 하기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을 더욱 알 수 있었고, 준혁은 예아가 도와준 탓에 한결 편안한 표정으로 예아가 마무리 짓지 못한 몬스터들을 빠르게 처리했다.

그렇게 전방이 나름의 안정을 찾는 동안 최최전방은 뒤로 물러나는 속도가 가속되었다.

10분 정도를 정리하는데 온 힘을 쏟았는데, 뒤로 밀린 거리는 예아가 최전방을 신경 쓸 때보다 2배 이상이 밀린 상태였다.

원거리 공격을 하는 강력한 존재가 얼마나 전쟁에서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었는 장면이었다.

< 현재 균열에서 나온 몬스터 수는 33,432 마리 입니다. >

"미친!?"

절로 욕이 나오는 소리를 준혁은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욕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준혁이었지만 고작 한 시간 정도의 시간 만에 2배로 몬스터가 증식을 한 것이다.

"전방은 아직 괜찮은데……?"

혹시나 싶어 후방을 쳐다 보니 그곳에는 돌연변이 듀라한을 비롯해 중급 언데드 몬스터들 이상이 무리를 지어 본대 진영을 돌파하여 후방 부대까지 향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예아님! 후방이 위험한데요!?"

"후방… 후방은 어쩔 수 없어! 고위 언데드를 정리하지 못하면… 더 큰일이 난다."

"아!"

탄식을 쏟아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준혁은 예아의 말대로 전방에서 버티면서 예아를 서포트하고 그리고 버티지 못할 정도가 되면… 최전방 지원을 포기하고 전방의 몬스터를 정리하는 식으로 무려 2시간을 더 싸웠다.

하지만…

< 현재 균열에서 나온 몬스터 수는 92,567 마리 입니다. >

< 균열에서 나온 언데드 몬스터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림 리퍼의 기운이 한층 더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 그림 리퍼의 계획이 실행되면 돌연변이 듀라한은 데스 나이트 이상의 존재로 변이하며 돌연변이 피어 고스트는 아크 리치 이상의 존재로 변이 합니다.>

< 그림 리퍼의 지옥의 광기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균열에서 몬스터가 나오는 속도가 더욱 가속화 됩니다.>

이 알림 문구를 보고 준혁은 그 어떠한 리액션도 할 수 없었다. 애초에 저런 알림 문구를 보고 있을 시간도 없었다.

이미 최전방 부대는 중군까지 밀린 상태였고 본대의 후방 부대가 이제 전방이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절대로 포기하면 안되는데!"

하지만 언데드 몬스터들은 쉼 없이 나왔으며 결국엔… 알림 문구가 경고를 했던 10만의 수치를 넘기고 말았다.

< 균열에서 쏟아진 언데드 몬스터가 100,000 을 넘었습니다.>

< 그림 리퍼의 계획이 실행됩니다.>

< 돌연 변이 언데드 몬스터들이 상위 단계의 언데드 몬스터로 변이를 합니다.>

"변이를 최대한 막아야 해요!"

★본대 후방 부대 뒤로 물러!

본대의 후방 부대는 상위 단계의 언데드 몬스터들을 간신히 막아낼 정도인데 저렇게 만 단위의 존재들을 막아낼 수준은 아니었다.

물론 단군의 버프로 인해서 버틸 수는 있겠지만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이미, 이들은 여태까지 버틴다고 많은 체력을 소모했고 상당한 피로감이 온 몸에 누적된 상태였다.

그렇기에 마운트 장군의 판단은 아주 훌륭했다. 다만 그로 인해서 중군을 기점으로 전방과 최전방의 이들이 10만이 넘는 고위 언데드 몬스터들에게 포위가 된 상황을 맞이했으며 준혁은 막막함이 차올랐다.

'사망 플래그는 과학인데… 젠장.'

입술을 잘근 깨물면서 있을 때, 준혁은 이대로 자신이 죽는다고 생각을 했다. 게임을 하면서 죽음을 잘 경험하지 않았던 준혁이기에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그래도 포켓이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

포켓에 잡스러운 장비들을 모두 넣으면 죽어도 장비 아이템을 드랍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서브 장비로 갈아입고 죽어야겠다.'

죽음을 덤덤하게 받아드리면서 준혁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죽어도 지킵시다."

이러한 준혁의 이야기에 예아는 쉼 없이 화살을 날리면서도 씨익 웃으며 말했다.

"거 마음에 드는 소리하는데. 이 정도면 꾸역꾸역 버틸만 하지."

웃으며 이야기를 했지만 예아의 표정도 영 좋지 않은 상태라서 점점 이 토벌이 실패로 끝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전방과 최전방에는 사망자가 없다는 건가.'

본대의 인원은 아직까지 놀랍게도 사망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워낙 한가닥 하던 이들을 싸그리 끌어 모아서 그런지 몰라도 누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있었다.

'레벨은 오지게 올랐겠네. 알림 문구로 쉼 없이 뜨기는 하던데.'

워낙 고위 몬스터들을 사냥하다 보니까 레벨이 올랐다는 알림 문구가 너무 많아서 준혁은 레벨 상승 알림 문구를 껐을 정도였다.

"큭큭, 근데 인디고. 여기서 더 최악이 나오면 어떻게 하냐."

"이미 지옥인데 더 있다고요? 설마요. 그림 리퍼도 공격에 나서는 것 같은데요."

"저거 공격 아니야. 단순히 견제를 하고 있는 거지. 저 녀석 우리가 물러나면 그만큼 다시 앞으로 오는 정도 외에는 안 했어."

"예?"

"균열 유지를 하기 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없겠지?"

"있으면 그거 사기입니다. 정도가 있지."

실 없는 소리로 긴장감을 풀며 전투를 다시 이어 나가려고 하는 그 때, 준혁은 멍한 표정을 지어야 했다.

< 그림 리퍼의 계획이 실행됩니다.>

< 죽음과 부활의 경계선에 있는 그림 리퍼, 초대 공왕 브라운은 경계에 위치한 매력적인 힘에 심취했습니다.>

< 수 많은 인체 연구를 자행하면서 돌아다닌 끝에, 그는 인조인간(호문쿨루스)를 제작했습니다.>

< 인조인간을 통한 언데드 양산을 완료하였고 그를 따르던 부하들을 이용하여 강력한 인조인간을 만들고 고위 언데드를 양산하면서 한 가지의 가능성을 찾았습니다.>

< 그림 리퍼, 브라운은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 더 많은 강자를 끌어 모아야 했으며 자신이 도움을 준(그의 계획의 일환) 이들을 자국 내에 불러 자리를 잡게 하고 브라운 공국을 언데드 생산 공장으로 만들었습니다.>

< 인조인간으로 언데드 몬스터를 만들고 강력한 소수의 인원들을 제거 하여 양질의 재료를 얻은 그의 계획은…….>

-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나는 위대한 신이 되리라.

- 나의 권속들이여. 나에게 돌아오라!

< 신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내었습니다. >

그 말이 무섭게 본대를 무섭게 공격하던 모든 언데드들이 동작을 멈추고 허공으로 두둥실 떠오르더니 검붉은 기운으로 둘러싼 그림리퍼에게 빠르게 흡수되기 시작했다.

"공격해!!"

이 모습을 본 예아가 다급하게 그림 리퍼를 향해서 공격을 하라 소리쳤고 정신을 놓고 있던 최전방의 이들이 각자의 비기를 그림 리퍼에게 공격을 펼쳤지만 어떠한 막에 막힌 듯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 어리석은 것들… 삶과 죽음의 경계는 너희와 같은 지상의 존재들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 그저 나의 것으로 변모하여 양분이 되거라.

이 말을 끝으로 그림 리퍼의 검붉은 기류에서 족히 8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팔이 쑤욱 튀어나오기 시작했으며 그 뒤에 갈색머리의 미소년 얼굴이 솟구쳐 올라오더니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검붉은 기운은 결국에 22m 정도 되는 거대한 소년의 모습을 만들어 내었으며 그 모습은 전혀 언데드 몬스터가 아니었다.

- 음, 아직 모자르군. 하지만 눈 앞에 재료가 많으니 충분하겠어.

"재료는 고블린이 오우거 잡는 소리하고 있네!"

예아는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최강의 공격을 준비하고 그림 리퍼였던 초대 공왕이었던 브라운이었던, 거대한 미지의 존재에게 공격을 날렸으나 그 공격은 허무했다.

정말로 가볍게 손가락을 들어 올렸을 뿐인데 육망성의 마법진에 그대로 소멸이 된 것이다.

"아?"

- 음, 동양의 기운은 언제나 신기하지. 네가 가장 맛이 좋겠구나.

- 맛있는 것부터 먹는 것이 좋겠지. 이리 오거라. 압도적인 힘을 느끼지도 못하는 불쌍한 아해여.

그 말을 끝으로 강력한 끌어 당김이 육망성에서 발생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예아를 빨아 당기려고 하고 있었다.

준혁은 이를 보면서 이를 악물며 예아에게 달려가 안겨 들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무의미 했으며 그대로 빠른 속도로 육망성을 향해서 딸려 가고 있었으며 멍한 표정을 짓는 예아를 보면서 준혁은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플래그는……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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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플래그는..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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