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11화 (281/548)

311회

휴식

임지은

러블리 걸스라는 걸 그룹의 막내로 아시아 시장에서는 최고를 넘어 NO.1 급의 인지도를 얻은 멤버이며 서양까지 영역을 확장해도 나름 인정 받는 아티스트로 활약을 한 가수이다.

그룹 활동이 중단 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고 난 뒤에도 아시아 시장을 중점으로 최고 수준의 활약을 하면서 여자 솔로 퀸으로 상당한 캐시 카우 역할을 아주 톡톡히 해낸 최고의 여자 연예인 가수였다.

가수 외에도 다재다능함이 많아서 방송계의 블루칩으로 손꼽히는 이가 임지은이었다.

준혁이 아무리 잘 나가는 스트리머가 되었고 엄청난 후원을 챙기고 성장을 했더라도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 이가 임지은이었다.

광고, 행사, 콘서트 등의 활동만 순회를 해서 찍기만 해도 억을 넘어 십억 단위의 금액을 받는 것이 임지은인데 반짝 운이 좋아서 굵직한 수익을 냈다고 해서 그녀와 비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뭐… 금전적인 비교를 너무 하는 것이 아니냐고 누군가 물어 보면 그나마 그게 가장 나아서 비교를 하는 것이었다.

외모나 인지도 기타 다른 것을 비교하기 시작한다면 애초에 답이 없기 때문에 금전적인 것이나 이야기 하고 있는 중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갑자기 자신에게 고백을 했다.

농담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정말 진지한 표정이었고 아주 또렷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제대로 의사를 전달했다.

그래서 준혁은 정말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나한테?'

'갑자기 왜?'

'무슨 전조도 없었는데?'

'아니…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나?'

'남자 연예인이나 상류층 사람들… 많이 알지 않나?'

'이유가 뭔데?'

'어떻게 해야 하지?'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상태로 빠지기 시작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는데 준혁은 최대한 심호흡을 하면서 진지하게 생각을 했다.

'임지은… 이라는 개인으로 봤을 때는 좋은 여자야. 성격도 그렇고 나랑 잘 맞는 부분도 확실히 많아.'

'하지만 일을 가지고 전반적으로 살펴 봤을 때, 이건 위험하지 않나?'

물론 자신도 이제 U튜브 구독자가 1000만을 돌파하는 위엄을 보이면서 한국 게임 스트리머 중에서는 부동의 1위라는 자리로 올라섰다.

뭐, 아이들 위주의 방송 콘텐츠나 커버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게임 스트리머 중에서는 부동의 원탑이라고 부를 정도로 빠르게 비대해졌다.

근데… 그것 뿐이다.

수익도 늘었다고 할 수 있고 여러가지로 뭐… 많은 말들을 나불나불 거릴 수 있지만 임지은에 비해서 너무 미약했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이 임지은의 이름으로 가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이런 생각들은 과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라온 크루에 광고를 하려는 이들은 임지은이 아닌 <인디고> 즉, 강준혁이라는 존재 때문에 돈을 들고 찾아오고 있었으며 방송사에서도 자신을 섭외 하려고 노력을 하지 임지은을 섭외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라온 크루의 주체는 이미 자신이었고 임지은과 사귄다고 해서 그게 가려질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U튜브 구독자 역시 절반 수준이 외국인이 되버리면서 이런 여파가 적용될 가능성이 대폭 줄어들었지. 퓨어파이가 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나?'

머리를 긁적이면서 고민을 해본 결과, 임지은의 고백에 수락을 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나는 아저씨인데.'

외견이야 지금 20대라고 하지만 속 내용은 중년의 아저씨와 다름이 없었다.

'뭐, 그렇다고 중년 여성과 사귄다는 것은 아니지만… 음!'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이기에 준혁은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생각을 했다가 자신의 접근법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

'근데… 누군가의 고백을 장점과 단점을 따지면서 살펴야 하나? 그냥 내가 좋다, 싫다로 구분 짓는게 맞지 않을까?'

싫으면 거절을 하는 것이고 좋으면 좋다고 하면 되는 것인데 누군가의 호감에 이익적인 계산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큰 실수를 할 뻔 했다는 생각을 가졌다.

'임지은… 음! 임지은이라… 연인으로써 감지덕지한 사람이지.'

같은 일을 하게 되면 이해하는 것도 많을 것이다. 또 방송 시간대가 비슷해서 생활 사이클이 비슷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방송 외적인 시간에서도 괜찮을 것 같았다.

QGN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도 똑같고 그러니 더 많은 시간을 좋게 쓸 수 있고 사귀게 되면 좋지.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눈을 떴을 때, 임지은은 근처에 없었고 초밥과 회를 주섬주섬 풀어서 테이블에 정리를 하고 있었다.

또렷하게 자신을 쳐다 보며 고백을 했던 것과 달리 굉장히 겁을 먹은 표정을 지으며 있었는데 준혁은 벌떡 일어나서 다가갔고 임지은이 하고 있는 것을 거들어 주면서 말했다.

"뭐를 이렇게 많이 시켰어?"

"어? 어… 그, 그거 음! 네가 많이 먹을 것 같아서. 회 좋아하잖아."

"그렇긴 하지."

준혁의 대답에 임지은은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레 이야기를 했다.

"그… 있잖아. 그게."

"좋아."

"어?"

"임지은이라는 사람과 사귄다면 내가 좋아? 싫어? 라고 물었을 때 대답을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라고 고민을 했는데 금방 답이 나왔어."

"으에에엑!?"

"자기가 먼저 말을 해 놓고 뭐 그리 놀라? 우리 사귀자. 솔직히… 이렇게 연애를 할 줄은 몰랐는데. 당황도 좀 많이 하고 그랬거든? 근데 임지은이라는 여자라면 좋다고 생각이 들었어."

늘 일이 먼저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방송과 콘텐츠 확장에 준혁이 얼마나 미쳐 있는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임지은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 표현을 꾹꾹 참아내면서 준혁에게 고백을 하지 못했다. 정말로 바쁜 나날들을 보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노리는 적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준혁은 여기저기에 매력을 뿜어 이성을 유혹 하고 있었다.

물론, 준혁이 그런 것을 노리고 한 것이 아니라 일을 하다 보니 준혁의 매력에 빠지는 것이지만… 그게 정말 신경 쓰였다.

그래서 오늘 자신도 돌발적인 도박수로 준혁에게 고백을 한 것인데 이렇게 대답이 나올 줄은 몰랐다.

"지, 진짜?"

"응. 이런 걸로 진짜, 가짜가 어디 있어. 사실이지. 근데 언제부터 날 좋아하게 된 거야? 나는 딱히 매력적인 녀석이 아니잖아? 일 중독처럼 하고 다녀서 내 건강 걱정을 그렇게 많이 하더니… 그러다가 된건가? 신경 쓰여서?"

눈물이 살짝 핑 돌려고 했다가 준혁의 말도 안되는 추측 때문에 지은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려 버렸다.

"풉!?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바보야."

"아니… 왜 그런 거 있잖아. 옛날에 예능 보니까 되게 신경 쓰이게 만들면 이성이 관심을 갖는다 뭐 그런거 랭킹 순위에 있고 그러던데. U튜브에서 옛날 예능 같은 거 재생하거든. 그러다 봤는데… 그런 건가 싶었지."

"그런 거… 아니야. 네 건강 생각한 것도 네가 좋으니까 신경 쓰는 거지. 네가 안 좋은데 신경 쓰겠니."

"아… 또 그런가?"

연애에 있어서는 한 없이 초보에 가까운 수준이기 때문에 준혁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처음부터… 신기했어."

"신기해서 날 좋아했다고?"

"아니 그냥 호기심이었지.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니 엄청 신기하잖아."

"아? 음. 그렇군."

"근데… 이야기를 해보니까 되게 막 미래지향적이고 계획도 다~ 준비하고 일 이야기를 하는데 눈이 마구 빛나는 거야. 그래서 와~ 신기하고 멋지다~ 이런 생각을 했지."

결론은 신기함 때문에 호기심이 끌려서 관찰을 하다보니 이렇게 호감까지 쌓였다는 것으로 이어진 것 같아서 준혁은 특별한 뭔가는 없는 듯 했다.

'음, 자연스럽게 챙겨주다 보니 그렇게 된 건가? 하긴… 누나가 다른 사람들 보다는 나한테 이야기를 많이 했지.'

이런저런 방송적 고민이 생기면 한조나 은별보다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도 정체를 알고 있기는 하지만 고민 상담은 자신이었다.

"음… 그렇군."

"응. 근데 알고 지내면 지낼 수록 되게 멋지다고 생각을 했지. 생각도 행동도 참 멋지고 좋다고 생각했어."

"그, 그래?"

"어. 그러다 보니까 자꾸 시선이 가더라. 솔직히 그 전에도 고백하고 싶은데… 타이밍이 계속 엇나가서 고백을 못했어. 특히 꽃보다다라미님이 너랑 우결 관련해서 영상 후원 오갈 때 얼마나 속불이 나던지."

"아? 앗! 맞다. 그래서 나한테 다라미님 관련으로 질문을 한 거구나!?"

"그래! 이 바보야! 내가 그때 어! 얼마나 어! 꾹꾹 참았는데. 어휴."

"아니… 나는 그걸 모르지. 애초에 다라미라는 스트리머는 만나지도 못한 사람인데 내가 어떻게."

호감을 표하든 말든 자신과는 애초에 안면식도 없는 이라서 준혁은 딱히 신경도 쓰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른 건 눈치 되게 빠르면서 이런 부분은 완전 둔탱이야."

"모태솔로라서 그래. 방송만 하는 아싸라서 그렇다고……."

"아무튼… 지금은 내, 내 남자, 남자 친구니까 됐어. 흥!"

"… 오우야. 남자친구 어흐… 뭔가 간질간질한 느낌이다."

수 많은 이들의 우상이라고 꼽히는 임지은에게 자신이 남자 친구라고 불리니 기분이 묘했지만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사한 날에 여자친구가 생겼네. 전에 살던 집보다 이 집이 더 큰 복이 있는 집인 것 같네."

더 큰 복이 있는 집이라는 준혁의 말에 지은은 새초롬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여자친구라는 말을 들으니까 뭔가 간질간질해. 좋네."

새초롬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임지은의 모습을 보면서 준혁은 새삼스럽지만 심장에 무리가 가는 정말 예쁜 미소라고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 왜 몰랐을까? 어후. 치명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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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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