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회
휴식
준혁의 제안은 이중근의 욕구와 혼합되어 즉시 수락 되었다.
기획안도 나쁘지 않을 뿐더러 솔직히 고수 초빙을 해서 진행하는 것보다 라온 크루 멤버들로만 진행하는 것이 시청률적으로 안정적인 구성이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프로그램 관계자들 모두가 즐겁게 동의하는 상황이었기에 준혁과 지은은 이를 방송 공지로 알려 녹화날 추가 방송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놓았다.
그리고…
녹화가 진행되는 펜션은 이중근의 인맥으로 섭외된 곳으로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곳이었고 시설 설비도 상당히 훌륭했다.
내부적인 설비도 외부적인 설비도 좋았고 연계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주 잘 이뤄진 상태라서 차후에 팬 미팅이나 혹은 크루원들을 모아서 휴식을 할 때 이곳에서 진행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장님한테 따로 명함을 받기로 했는데…….
"인디고 대장님! 저 루카스입니다."
"예? 루카스… 예에?! 루카스 임원님요!?"
"하하, 맞습니다. 제가 루카스입니다."
"아니! 이런… 아니… 이런 우연이!?"
라온 길드를 만들고 대표적으로 임원이 있다고 한다면 축제 요리 쪽을 전담하는 밥장사맨을 비롯해서 네임드 급의 임원이 있는데 루카스가 그런 쪽에 속했다.
1기 임원으로써 라온 길드가 지향하는 모습이 좋았고 그 이후에는 실제로 이것저것 세세하게 많은 정보를 길드원에게 주기 위해 노력하는 라온 크루의 모습과 또 이 정보를 나이가 적든 많든 그런 것 상관 없이 같이 즐길 수 있도록 잘 풀어주는 길드원들의 모습에 흠뻑 빠져 스트리머들보다 히어로 크로니클을 오래 하는 임원이라고 할 수 있었다.
준혁 역시 루카스에게도 나름 상당한 금액과 각종 기프티콘을 선물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온라인에서는 만나도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하하, 사실 펜션 확장도 하고 연계도 좀 한다고 히어로 크로니클 활동 외에는 오프라인 모임을 못 가졌거든요. 그래서 좀 아쉽고 그랬는데 이거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또 우연이 되다니 말입니다. 하하하."
호쾌하게 웃음을 터트리는 그를 보면서 준혁 역시 반갑기는 했지만 50대 중반의 나이로 보이는 그가 자신을 향해서 <인디고 대장>이라고 부르니 멋쩍음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와, 정말 인연이… 하하. 그러고 보니 캐릭터에서 별로 수정을 안 하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처음부터 할버드 전사를 꿈꿨기 때문에 중후한 멋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적당히 수정만 했습니다. 백발이랑 주름 몇 개 정도 말입니다."
"어… 지은 누나가 알면 정말 놀라겠어요."
"전혀 눈치 못채셨죠?"
"아유, 당연하죠. 사장님이 어떻게 루카스님이라고 생각을 했겠습니까."
"사실은 여기 제가 그냥 사업만 넓히고 아들놈이 부지런히 관리 중에 있습니다. 서비스, 운영 쪽은 젊은 애들이 대응도 빠르고 그러니 말이죠. 저야 그래서 적당히 정원 관리나 사업 인맥 정도만 살피고 히어로 크로니클 하기 바쁩니다. 하하하. 그런데 오늘 이렇게 대장님 오신다고 하니까 바로 온 겁니다."
자신을 또 대장님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준혁은 머쓱함이 또 다시 올라오려고 했으나 참아내면서 자신이 조작을 했던 사건을 슬쩍 언급하며 말했다.
"어휴, 정말 저희 길드원분은 어디에나 한 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는 지은 누나랑 고기집 간 것을 들켜서 뭐, 말도 나오고 그랬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흐흐, 무려 15만 5120명이 있는 길드라서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길가는 성인으로 따지면 한 150명 ~ 200명 정도에 우리 길드원 한 명 있는 꼴 아니겠습니까?"
"하긴… 그게 그렇게 되네요."
"더군다나 이번에 U튜브 채널 관련을 생각하면 적어도 대장님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 해외 시청자가 몰리기 전 수치만 해도 400만 명 정도였으니……."
완전히 자신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그를 보면서 준혁은 흐뭇함이 들면서도 이 펜션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 들었다.
혹여 과한 시간을 투자해서 펜션 운영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되버리니 말이다.
"그 말씀을 하시니까 더 그렇게 되네요. 하하."
"근데 제 명함은 왜 달라고 한 겁니까?"
눈을 빛내는 그의 모습을 보면 확실히 영업 사원의 모습과도 같아서 준혁은 앞선 자신의 생각이 과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기는 했다.
'하긴 그랬으면 이중근PD에게 스폰 관련으로 연락도 하지 않았었겠지.'
이런 생각을 마친 준혁은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사실은 명함을 받은 이유가… 나중에 팬미팅이나 크루원들 단합을 할 때 여기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요. 규모도 크고… 괜찮아서요. 보니까 바베큐 관련으로도 직접 해주시고 다 괜찮은 것 같아서 나중에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했거든요."
"으하하, 그렇습니까? 아~ 이거 노력한 보람이 있군요. 으하하."
자신의 사업장을 칭찬하자 루카스는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고 어깨에 힘을 딱 주면서 말했다.
"뭐, 여기도 좋지만 조금 더 올라가면 산하고 계곡하고 딱~ 잘 된 곳도 있습니다. 거기도 이만하게 규모를 갖춰서 대규모로 받으면 거기가 나을 겁니다. 여기는 다른 업장도 껴 있어서 좀 소란 날 수도 있는데 거기는 주변 업장까지 인수해서 만든 거라서."
"헛!? 어, 엄청 나시네요?"
"하하. 뭐 이래저래 먹고 살 만큼은 됩니다."
지금 규모만 해도 사실 엄청난 부자인데 이런 업장이 또 있다는 말에 준혁은 그가 굵직한 후원을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임원비라고 챙긴 것 이상으로 쏘고 그래서 걱정을 했는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것도 아니고 너무 걱정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요즘에 나타난 그 해외 큰 손에 비하면 태양 앞에 반딧불이라서."
"아~ 아하하… 저도 솔직히 얼떨떨합니다. 혹시나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서 넥스트 코리아랑 본사에도 문의를 넣고 그랬거든요."
"괜찮은 겁니까?"
"네… 그냥 엄청난 사람들이라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지금은 뭐 감사하게 받고 콘텐츠에 집중을 하게 되었죠. 근데 최근에 너무 많이 늘어서 걱정도 사실 살짝 있습니다."
엄청난 금액을 받은 것은 알지만 준혁이 계속해서 콘텐츠 확장을 한다고 상당한 금액들의 지출을 늘린다는 것을 임원인 루카스는 잘 알고 있었다.
또 U튜브 영상도 보면 라온미르MCN 측을 통해서 팀 하나를 받은 듯 보였는데, 월급까지 생각을 한다면 그 금액이 그리 커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새롭게 생긴 팀은 준혁이 월급을 주거나 그러진 않지만 루카스가 알 수는 없는 일이니 준혁의 말에 그저 자신이 멋대로 추측을 했을 뿐이다.
"음, 하긴 그렇군요."
"히어로 크로니클도 슬슬 저희 길드도 따로 진행될 부분들이 있는데 그 일을 하고 나면 조금 더 복잡하게 흘러가서……."
"길드요?"
"네. 차후에 좀 더 세분화 작업을 거칠 예정입니다. 한 길드지만 4개로 나뉘어질 겁니다."
준혁의 말에 루카스는 깜짝 놀라 헛바람을 삼켰다.
"커흡? 예에?"
"길드가 비대해지면서 내정을 하는 NPC들을 고용하고 임원분들도 확충했지만 성장하는 속도에 비례해서 보면 너무 위험합니다. 그래서 초보자, 트리톤 인근 의뢰, 대륙 의뢰, 해양 의뢰… 뭐 이런 식으로 좀 더 나뉘어져서 운영을 해볼 생각입니다. 분산도 되어야 다각도로 또 성장이 되니까요."
길드를 어떻게 쪼갠다는 말인가 싶었는데 의뢰에 따라서 그렇게 된다는 말에 루카스는 이해를 했다.
확실히 지금 길드 의뢰는 난잡한 부분이 있어서 본인도 머리가 아플 지경으로 고생을 많이 했으니 말이다.
"이래저래 신경 많이 쓰고 있군요."
"우리 길드원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게임을 즐겼으면 해서요. 무엇보다 다른 모험가들에 비해서 우리 길드원들의 성장속도가 과하게 빠릅니다. 열정과 애정을 쏟아내면서 집중을 하고 있다는 말인데 더 책임감 있게 해야죠."
준혁의 대답에 루카스는 감탄의 소리를 내뱉으며 말했다.
"역시 제가 안목이 참 좋다는 걸 느끼는군요. 이런 책임감이 있는 사람을 대장으로……."
"아이고, 대장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이름을 부르시면 됩니다."
"하하, 그런가요? 군 생활을 많이 해서 그런지 직급이 박히면 그래서… 생각해보니 또 그렇군요. 그럼 저도 박필중 아저씨… 뭐 루카스님 편안한대로 불러주세요."
"박필중 사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시청자 분이신데 아저씨 이런 칭호는 좀 그렇잖습니까?"
"삼촌은 어떨까요?"
"삼촌요? 그게 확실히 편하죠."
루카스, 아저씨, 사장님… 이런 것보다는 확실히 삼촌이라는 칭호가 편안했기에 준혁은 바로 수락을 했고 그런 시원한 준혁의 말에 박필중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하, 히어로 크로니클 최고의 남자와 삼촌을 하다니 참 좋네요. 허허, 이런 우연으로 또 이렇게 인연을 맺을 줄이야. 그나저나… 빵신령님하고는 연인입니까?"
"커흡? 네?"
갑자기 훅 들어오는 말을 하는 그를 보며 준혁은 놀란 눈으로 쳐다 보았고 박필중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 손잡고 걷고 그러길래… 뭐, 우결도 하고 그래서요."
"음, 어… 그걸 보셨군요."
"하하. 걱정 마세요. 입 무겁습니다. 주변 나무 가지치기 하다가 우연찮게 봐서. 그리고 그쪽은 다른 손님들도 있어서 위험하니까 반대쪽으로 올라가는게 좋을 겁니다."
"아… 네 하하. 감사합니다."
이걸 이렇게 걸리나 싶어 준혁은 당황했지만 들킨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휴식하러 왔는데 나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네. 그래도 누나라도 잘 쉬면 다행이지. 뭐…….'
한 사람이라도 편안하고 좋다면 나쁘지 않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준혁은 펜션에서도 최대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태프들 중에서도 눈치 챈 이가 나올 수 있어. 조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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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요고는..그냥 옛날에
저 20대 초반때... 리니지라는 게임을 했는데..
혈맹(길드)에 펜션하셨던 사장님이 계셔서...
그때 추억들을 좀 보정해서..했습니다. ㅎㅎ
되게 크게 하셨는데..
(__)추석 잘 보내세요!
풍성하게 보내시고 지갑 사수 꼭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