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회
공개처형
공개 처형을 결정한 준혁은 매니저들을 통해서 개인 카페에 하나의 소문이 퍼져 나가도록 작업을 시켰다.
< 직업 가이드를 가지고 그대로 육성을 하면서 방송도 할 인물을 찾는다.>
< 2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지원 할 것 같다.>
< 메인 직업이 20레벨 미만, 서브 직업이 15레벨 미만이면 참여 가능.>
< 단, 캠 방송으로 진행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콘텐츠를 진행했기에 그 이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서.>
매니저들이 흘린 내용이기는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았다.
단지 회의 때, 이런 콘텐츠가 있을 수 있다는 것과 함께 먼저 이를 진행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적극 채용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정도였다.
그리고 이걸 <훈수두는남자> 한민수는 제대로 물었다.
마치 본인을 위한 콘텐츠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잘 맞아 떨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애정 하는 임지은이 방송 중에 직업 가이드와 관련된 콘텐츠에 대해 슬쩍 거론한 부분들을 조합했을 때 100% 이 콘텐츠가 진행된다는 것을 확신했다.
한민수는 이 기회를 살리고자 방송을 적극적으로 켜기 시작하고 <지은여신신도> 사건으로 인해서 자신을 좋게 봐준 몇몇 시청자들이 접속을 해서 응원도 해주고 5만원 상당의 굵직한 후원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방송 흥행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낚시왕강태공: 훈수남님은 트리톤인데 라온 길드 갑 안하셈?
▶훈수두는남자: 아~ 가입하긴 할 건데 그 가이드로 조금 키워보고요. 아무래도 도움이되는 레벨 정도까지는 있는게 좋을 것 같아서.
▷엣헴선비: 엣헴, 훈수남님 매너라면 뭐! 악플러 개과천선도 시키는 분 아니오!?
▶훈수두는남자: ㅎㅎ, 화가 많이 나서 그럴 수도 있고 그렇죠. 뭐.
▷낚시왕강태공: 가이드로 키우기. 요즘에 뭔 소문도 돌고 그러던데. 음, 아무튼 방송 화이팅여
- 낚시왕강태공 님이 2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꾸준히 방송 키셈. 매너남 밥 값 지원은 함.
▶훈수두는남자: 아이고~ 2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ㅎㅎ 꾸준히 켤게요. 아, 그리고 오늘부터 캠 켜고 방송할 생각이에요. 채팅 소통도 좋은데 화면 보면서 하는 것도 좋아서요.
한민수는 2만 원 후원을 받고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면서 캠 방송을 진행하겠노라 이야기를 했고 시청자들은 긍정의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 수가 30명 정도 밖에 안되는 하꼬 방이지만 어그로를 여기저기서 끌고 성장을 하다 보면 라온 크루까지 올라가 자신의 여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악한 인디고의 허점을 찔러 여신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그때까지는 아주 철저하게 크루장으로 모셔주마. 인디고!'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아주 시원하게 드링킹 하는 한민수였지만 결론은 히어로 크로니클 방송 시작 전에 직업 가이드를 보며 토크 방송을 진행할 때 캠을 켜고 방송을 했다.
* * *
얼굴을 공개한 한민수를 보고 준혁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너였어? 한민수?"
준혁은 자신의 등에 칼을 직접적으로 쑤셔 넣은 한민수를 보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녀석이었고 이유도 알 수 없었다. 그냥 그렇게 계속해서 통수의 통수를 맞으며 끝이 났다.
"네가 지은 누나 팬이라고? 코스프레는 아닌 것 같은데?"
한민수는 그간 행적을 보았을 때, 확신을 가지고 지은의 팬이라는 것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회귀 전에 임지은을 가지고 딱히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자신이 막 나가며 공격적인 발언을 하며 초기, 중기 방송을 이끌어 나갔다고 했지만 크게 선을 넘는 일은 냥냥소녀 정도 밖에 없었다.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아닐 수도 있기에 이런 말을 하면 그렇기는 하지만 선을 넘은 부분은 냥냥소녀의 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지은 누나 비하를 한 적이 있었나?'
회귀 전 과거의 일을 최대한 기억하기 위해서 머리를 굴리며 준혁은 지은의 방송 연혁을 대략적으로 떠올려 보았다.
'빵신령이 임지은이다! 라고 공개가 된 것은 그리 길지 않았어.'
그러다 문득 자신이 실수라고 말하기는 좀 그런 실수를 했던 것이 떠올랐다.
< 아니, 탑 연예인이 골목 상권을 죽이네. 너무하네. 무난하게 취미 생활 즐기면서 지내도 성공한 인생인데.>
< 그래도 넥스트TV 명성은 올라가서 외국인이든 뭐든 일단 시청자 유입 많아지니 좋기는 하겠지만. 와, 하꼬(0명 ~ 20명 정도의 소수의 시청자가 있는 방송)들 다 죽어 나가겠는데.>
"내가 이런 말을 하긴 했었지?"
이 말을 내뱉은 이유가 당시 라온 크루 하꼬 중에서 바로 직격탄을 맞은 녀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결국엔 제대로 된 케어는 할 수가 없는 상태라서 < 쩝, 하꼬 방송 인생 타이밍, 제대로 꼬였네.> 라는 발언을 하면서 포기했었던 것도 연달아 떠올랐다.
"에이, 그런 말을 했다고 그 짓을 했다고?"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정말로 당시에 하꼬 방송이 씨가 말랐다고 할 정도로 죽었으니 말이다.
뭐, 1달 정도 뒤에는 다시 복구가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중견 방송인들조차 긴장을 많이 했었다.
"아니야. 이 자식 하는 꼴을 보면. 하, 진짜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겨서 그래서? 이걸 믿어야 해 말아야 해?"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임지은이 연예계 생활도 더 길게 해서 더 많은 팬덤을 형성했을 것이고 녀석도 더 과몰입을 한 상태일 수도 있으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쳐졌다.
"진짜 구화지문인가? 내가 저 말을 내뱉어서 스노우 볼이 굴려진 거야? 그리고 막연히 소리장도를 한 녀석을 신뢰를 해서?"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허탈한 부분도 있어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또라이들에게 찍히면 인생 피곤하다고 하더니만. 하! 그럼 도움을 준 놈들은 지은 누나 팬덤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
당시 상담을 하겠다고 만났던 여성 길드원들은 한민수가 가입 시킨 녀석들이었음을 떠올리면서 소름이 쫙 돋았다.
"확실한 건 빨리 목 치는게 맞는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자신을 몰락 시킨 최고 원인이 등장했다. 다만 히어로 크로니클이 빠르게 등장을 했고, 임지은이 정체를 빨리 드러낸 덕분에 녀석은 당시처럼 영악하지 못했고 인맥도 쌓지 못했다.
'넥게더 확인을 전혀 못하고 있어.'
이윤기를 통해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전달하고 대략적인 확인도 받았기에 오프라인에서 녀석의 공개 처형은 일도 아니었다. 단지 온라인에서 목을 쳐야 하는 것이 있었기에 참고 있을 뿐이었다.
"근데… 정말 그것 때문에 한 거야? 이후 행보에 대해서 전혀 모르니. 염병."
만약에 자신이 계속 라온 크루의 방향성을 주시했다면 알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질 못했다.
보기만 해도 울화가 끓어 오르는데 뭘 체크한단 말인가?
"단순히 회귀 직전에 찾아본 글에서는 딱히… 연관된 것은 없던데. 이렇게 먼저 모습을 드러냈으니 잘 가라. 그나저나 계정은 누구 주민등록 번호를 써서 하는 거야? 아니… 잠시만? 쟤가 나보다 동생이었는데? 일을 한다고?"
준혁은 한민수를 보면서 회귀 전, 회귀 후의 상황으로 인해서 머리가 아파서 가장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저 자식 청소년이잖아? 근데 무슨 일을 한다고 거짓말을 해?"
자신이 기억하는 한민수는 자신보다 2살 어렸다. 즉, 녀석은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뭐, 실업 고등학교를 가서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근근이 이야기를 하는 직업 관련 발언을 들어 보면 짬밥이 꽤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번 알아보자.'
▷낚시왕강태공: ㅎㅎ, 훈남이시네. 근데 무슨 일 하세여? 이제는 전업 방송으로 하시는 건가?
▶훈수두는남자: 아~ 저는 서비스직 일하고 있어요. 전업은 좀 힘들죠. ㅎㅎ 꾸준히 방송을 하는 건 가능하고요.
▷낚시왕강태공: 오호! 그렇군요. 그래서 보살 마인드가! 그쪽 일 많이 하면 몸에 사리가 생긴다고 하더니. ㅎㅎ 한 10년 근무 하신 대보살 느낌이네여.ㅎㅎ
▶훈수두는남자: 10년은 ㅋㅋ 아니고요. 연차로 3년 일하고 있어요. 아는분 소개로 들어가서 열심히 일하는 중이에요.
▷낚시왕강태공: 아이고 전업 방송하시면 잘하실 것 같은데. 매너 좋고 비주얼 좋고 딱 성공한 남캠 스트리머 아닙니까?
- 낚시왕강태공 님이 3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남캠 훈수두는남자 가즈앗! 근데 생일이 언제셈? 1호팬으로써 챙기야 한디
▶훈수두는남자: 아이고~ ㅎㅎ 3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아이고 또 뭘 그렇게. 부끄럽지만 감사하고 또 그렇네요.
한민수는 쉽사리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 했지만 계속해서 방송에서 자신의 칭찬을 해온 아이디라서 결국 생년월일을 공개했다.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젊은 것 아니냐는 서드 계정의 이야기로 인해서 추가적으로 운전 면허를 공개하며 진짜 라는 것을 보여줬는데 이걸 확인한 준혁은 황당할 따름이었다.
"나보다 형이었어? 근데 동생 놀음을 한 거야? 아니면 이쪽 세계는 이 녀석이 나이가 원래 이런 건가?!"
자신보다 5살이나 많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곤혹스러웠는데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고민에 빠졌다.
"녀석이 날 속였던 건가? 아니면… 이쪽 세계는 조금 다른 건가. 히어로 크로니클 발매도 그렇고 좀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주식이나 이런 건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가던데.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혼란스러움이 가득했지만 어찌 되었든, 면허로 깐 녀석의 생년월일은 확실하게 저장되었다.
"성인이면 더 엿 먹어 봐라. 어디 직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골 때릴 거다. 한번에 훅 가게 해준다. 내가."
그리고 한민수가 히어로 크로니클에 접속하는 순간, 히어로 크로니클로 준혁도 접속을 했다.
녀석을 칼스 레이너 저택으로 향하게 만드는 밑 밥을 실행하기 위해서 말이다.
'조의금으로 5만 원 줬으니까 벌금에 보태라. 아니면 두부 사 먹고 갱생 하던가.'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