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31화 (301/548)

331회

공개처형

"넥스트TV 파티라… 음, 가면 재미있지."

넥스트TV가 파트너 스트리머들을 초대해서 진행하는 거대한 스트리머 축제로, 클럽을 통으로 빌려서 즐기는 축제라고 할 수 있었다.

스트리머들이 주를 이뤄서 즐기는 축제지만 여기에 수 많은 게임 관계자들도 드러내고 임원급 인물이 오는 경우도 많았다.

축제이자 비지니스의 장이 넥스트TV 파티였고 준혁을 비롯해 라온 크루 멤버들 전원이 초대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자리를 좋아하는 이들이 있고 부담스러워 하는 이들이 있으니 참석 여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있었다.

"너는 당연히 갈 거지?"

"가야지. 열혈도르 형도 만나고 욥욥님이랑 보셈님도 보고 이번에 들어왔다던 공협객님도 봐야 하고."

"비지니스로?"

"응. 장비 소프트 관계자랑 유니크 게임즈 관계자도 올 것 같아. 뭐, 파트너 계약 기간으로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것도 있을 거고."

철저하게 비지니스를 위해서 간다는 듯한 준혁의 말에 지은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하긴 너는 거기서도 쉽게 놀 수도 없겠다. 괜한 말 잘못하면 큰일 이잖아."

"조심해야지. 차 끌고 가서 술도 안 마시려고. 차 끌고 왔다고 하면 일단 술은 안 마실 수 있으니까."

"좋은 생각이야! 술 마시면 걱정 된다고~"

술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고 경계심을 많이 누그러트린다. 준혁은 그런 수 많은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결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생각이 없었다.

자신을 노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우현은 더욱 더 자신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했다.

일상에서는 녹음을 생활화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며, 히어로 크로니클에서는 서브 직업으로 일을 할 때에도 간이 녹화를 활성화 시켜서 혹시 모를 문제가 터졌을 때 증거 수집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뭐, 걱정까지야. 그냥 대리 운전 기사님 부르면 되는 건데. 아니면, 택시 타고 이동을 하던가."

"그래도. 음~ 그나저나 한눈 파는 거 아니지?"

"한눈?"

그게 뭐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준혁의 모습에 지은은 슬쩍 눈을 흘기며 말했다.

"다른 예쁜 스트리머한테 막 눈 길 주고 그러면 안돼!"

"하하,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렇게 예쁜 여자 친구 두고 그러면 천벌 받아."

준혁은 크게 웃으며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로 뒷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진짜 천벌 받을 것이다.

지은과 사귀게 되었을 때, 지은의 팬덤은 우현의 행보와 함께 지은과 우현이 거짓으로 만들어 놓았던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는 이야기까지 더해서 연애를 하는 것을 축하해 주었다.

추가로 안지현이 활동 중에 지은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 풀어서 한 덕분에 잘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한민수 같은 녀석은 없지만 지은을 잘 보살펴 달라는 식의 DM을 아직도 꽤 많이 받고 있었는데, 여기서 자신이 다른 여성과 묘한 분위기를 형성 한다? 그건 진짜 자신이 어디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네가 워낙 잘나서. 불안해."

"누구한테 그런 말 하지는 말자. 우리 둘만 있을 때 하자."

"하지만 진짜야."

자신과 준혁의 연애가 밝혀지고 난 뒤에 길드 개편 작업도 완료된 지 5주 정도 흐른 현재, 준혁은 품절남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남자로 보여지고 있었다.

준혁이 들었다면 웃기는 이야기라고 취급했겠지만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면 이런 말이 나돌았다.

얼마나 매력 넘치는 남자이기에 임지은과 연애를 할까?

방송을 보니 정말로 뚜렷한 소신과 목표로 나아가는 모습이 멋있네?

얼굴도 훈훈한 미소가 지어지고 재력도 대단한 것 같은데?

보면 볼 수록 매력 넘쳐, 고백해서 한번 사귀고 싶은 남자인데?

이런 글들을 볼 때마다 뿌듯했지만 그와 함께 걱정도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준혁은 딱히 이런 것에 자각이 없었다.

농담이나 드립 정도로 웃어 넘기는 무덤덤함을 보였는데 그런 모습을 또 수줍어 한다고 하거나 혹은 여유로움이 느껴진다면서 매력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에이~ 알겠어. 그렇게 말해주니 든든하다. 아무튼 누나가 걱정하는 일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라 확신해."

"에휴, 말을 말아야지."

"음~ 그리고 넥스트TV 파티 이후에 라온 크루나 혹은 라온 크루와 친분있는 스트리머들만 따로 빼서 자리를 할 생각도 있는데, 그때는 올래? 그건 좀 편안하잖아."

"어! 그건 할래."

지은은 아무래도 너무 유명인이라서 초대는 받았지만 가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갔다가 괜한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고 분위기가 와장창 깨질 수도 있다. 흥할 수도 있지만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 딱히 갈 이유는 없었다.

스트리머로 전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워낙 시작점이 다른 상황이니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었다.

"정말 나중에 정모를 빨리 하긴 해야겠다. 그래야 누나도 좀 편안하게 즐기지."

"뭐, 이렇게 너랑 시간 보내는 것도 제일 좋아. 예전에는 정말 답답했거든. 그래도 남자친구가 딱~ 옆에 있으니까 바람 쐬러 갈 수도 있고 맛집 탐방도 하고 얼마나 좋은데. 너 때문에 내가 정말 바뀐 것 같다니까? 종종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준혁은 지은을 경계하지 않고 친한 지인이라고 받아드리는 시점부터 지은은 어쩌면 정말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10대 청소년과 20대 초중반까지 연예계에 몸을 담고 있었다.

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고 엄청난 인지도를 쌓았으며 그로 인해서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이들이 없었다.

그들은 이미 지은이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만든 허상과 같은 이미지를 보고 좋아하는 이들이 다수니 말이다. 또 그 허상이 진실이라고 믿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뭐, 허당미가 있고 이쁘고 귀엽고 착한 것은 맞기는 하지만. 무른 부분도 많아서 자기가 사서 고생도 하고.'

그런 임지은이 싫지 않았다.

남을 위하는 삶을 살아본 적이 거의 없던 녀석이라서 임지은을 보면서 자신에 대한 반성도 하면서 요즘에는 최대한 그러한 삶을 살아가보자고 노력도 했고 말이다.

비록 시작은 자신의 이미지를 올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좋지 않은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달랐다. 위선이 진짜 선이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찌 되었거나 자신도 사람들을 사귀고 노력하면서 바뀌어가고 있었다.

"나도 누나 때문에 많이 바뀌었어."

"응?"

"솔직히 말해서 여자 친구를 사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거든. 그냥 위로 계속 올라갈 생각 밖에 없었거든. 근데 누나 덕분에 숨도 좀 고르고 주변도 살필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해야 하나?"

진심 가득한 준혁의 말에 지은의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 올랐고 재빠르게 고개를 푹 숙였다.

솔직히 지은 덕분에 빠르게 성장했던 라온 크루와 라온 길드를 다지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계속해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면서 아슬아슬하게 최고를 향해 나아갔겠지만 이제는 나름 완성된 기반을 다진 상태이기에 몇 번의 폭풍이 휘몰아 쳐도 굳건할 정도로 라온 길드는 튼튼해졌다.

또한 라온 크루 역시 그 사이에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진솔한 사이가 되었고 말이다.

지은으로 인해서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개념이 생겨서 진행한 것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적절한 타이밍에 아주 훌륭하게 잘 다독일 수 있었다.

"너는 참… 말을 너무 잘해."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잖아. 그리고 진실을 진심을 다해 이야기 하면 더 크게 느껴지는 법이지."

"푸후~ 가끔 보면 40대, 50대 아저씨 같이 이야기를 하더라."

"헛. 어쩌면 그럴 지도."

"됐거든."

새침한 표정을 지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을 숨기려는 지은을 향해서 준혁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 해주면서 말했다.

"뭐, 남은 시간 한강이나 가자. 낮 시간이라서 사람도 없을 걸. 마스크 쓰고 돌아다니면 딱 좋겠다."

"정말? 그러면 커플 자전거도 타자!"

"그것도 좋지."

* * *

달달한 분위기를 한껏 만끽하고 방송을 시작한 준혁은 오늘 1부 방송에서는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수련의 탑의 새로운 층을 진입하면서 2부 방송으로는 인디 게임을 찾아서 방송해주는 홍보 방송을 진행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무래도 최근들어 상업적인 이미지가 적잖게 있었기 때문에 무료로 인디 게임을 홍보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적당히 털어지는 면이 있었다.

물론 진심으로 게임 산업이 계속 유지되기를 희망하기에 인디 게임을 살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러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마스터가 되었다고 더 죽어라 나오는 건 아니겠지. 수련의 탑은 진짜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반드시 널 죽이겠다는 느낌으로 쏟아져서."

준혁의 진심과 농담이 섞인 푸념에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트리 공감을 표했다.

확실히 자신들이 체감하는 수련의 탑보다 준혁이 보여주는 수련의 탑의 난이도가 더욱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시청자들은 운영자가 준혁이 너무 빠르게 콘텐츠 소모해서 난이도를 강하게 한 뒤에 이후 시간이 지나면 강약 조절을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음. 물약, 주문서들도 좀 단단히 챙겼습니다. 부지런히 돈 모아서 수련의 탑에 올인하는 참된 스트리머 아닙니까."

너스레를 떨면서 분위기를 잡은 준혁은 심호흡을 하면서 수련의 탑으로 향하는 주문서를 찢었다.

'슬슬 다시 히어로 크로니클의 템포를 끌어 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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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ㅎㅎ 무한으로 즐기진 않았고..

남자녀석들과 가기에는 나쁘지 않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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