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회
스노우 볼
[ 팬 미팅, 200명은 너무 적소 400명 쯤 합시다!]
[ ㅠㅠ 실시간 추첨으로 당첨되면 사실 상 복권 당첨 확률 아니냐.]
[ 가고 싶다. 꼭 가고 싶다. 크으윽! 가고 싶은데!!]
[ 12월, 모두와 함께 하고 싶은 그 달! 꼭 가고 싶습니다.]
[ 여기에 아무리 글 적어봤자 답 없다능. 추첨인데 징징 노노라능!]
[ 그런데 200명을 자기 부담으로 하려면 돈 엄청 들 건데. ㄷㄷㄷ]
[ 당첨자가 당첨된 거 판매 해도 되지 않을까?]
[ 따로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텐트 치고 따로 돈 내고 가고 싶어요!!]
팬 미팅 관련 소식으로 인해서 게시글은 준혁의 미담에 대한 글은 싹 사라지고 오로지 팬 미팅 관련 소식만 가득 메웠다.
이에 준혁은 안도를 하면서 있었는데, 라온미르 MCN 측에서 박미영 팀장이 자신이 구해준 중년 남성이 꼭 만나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해 와서 자리를 한번 가지는 것이 어떻냐는 말을 해왔다.
그녀의 성격 상, 자신이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적당히 잘 둘러 이야기를 할 것인데 추가적인 권고를 하는 것을 보아 하니 뭔가 있다고 판단을 하여 준혁은 자리를 한번 갖기로 했다.
지은과 함께 갔었던 고급 일식집을 예약을 했다고 해서 간 자리였는데, 그곳에는 평온한 표정을 했던 당시의 중년 남성과 함께 부인으로 추정되는 중년 여성과 젊은 남녀 둘이 있었다.
박지영 팀장 역시 같이 따라온 자리였고 준혁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못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몸은 완쾌 되셨습니까?"
"고맙습니다. 덕분에 몸 관리도 충분히 하고… 건강 좀 신경 쓰면서 살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준혁은 나이 들면서 느낀 것이지만 건강이 정말 최고라는 것을 알았기에 젊고 건강한 시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몸 관리를 꽤나 철저히 하고 있었다.
돈 많아도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것도 불행이고 돈이 적은데 건강까지 나쁘면 그건 최악으로 치닫으니 말이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안현수라고 합니다. 옆에는 제 집사람이고 둘은 제 자식들입니다."
"아. 저는 강준혁이라고 합니다."
말투에서 정중함이 상당히 묻어 나와서 준혁은 안현수라고 소개를 한 남성이 보통의 남성은 아닐 것 같았다.
'깊이가 있어.'
말투로 이런 것을 구분하면 우습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하면서 지켜보니 쓰는 단어가 조금 달랐고 정중하면서 배려심이 깃든 말투였다.
적어도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더군다나 내가 사는 곳의 집 값이랑 박지영 팀장의 행동을 보면 더 확실하고.
"저, 인디고님… 저는 그 안지훈이라고 합니다. 옆에는 제 동생인 안지영이구요."
"아. 네 안녕하세요. 아하하……."
"넵! 저희 아버지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인디고님 팬입니다."
"예? 아… 네. 아하하."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 보는데 안지훈의 눈빛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정말… 감사드려요. 아버지가 제 집에 오셨다가… 그렇게 된 거라서……."
안지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안지영이 이야기를 했는데 준혁은 속으로 헛바람을 삼켰다.
'와, 따로 사는 집이 내가 사는 곳이라고? 워.'
월세든 전세든 자가든 일단 평범한 집안은 아니라고 여겨져서 준혁은 왜 이들을 꼭 만나라고 했는지 박지영 팀장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허허, 그런 거 아니래도."
"맞잖아. CCTV 봤단 말이야. 내가 괜히… 아빠랑 밥 먹겠다고 했다가 그렇게 된 거잖아."
"아니야. 아빠가 최근에 무리를 많이 해서 그래.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일단 준혁씨 제 명함을 하나 받아주세요."
준혁은 자신에게 존칭을 계속하는 안현수에게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말씀을 편히 하셔도 됩니다."
"아, 미안합니다… 해요. 내 은인이라서 허허."
조금 말을 놓으니 편안한 느낌을 받아 준혁은 안현수의 명함을 받았는데 묘한 것을 하나 확인했다.
[ Everyday Tv J ]
이사 안현수
이사라는 것은 높은 임직원이니 이해는 하겠는데 어디 소속 이사인지 적힌 곳을 유심히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에브리데이 TV J?"
뭔가 익숙한 느낌이라서 작게 읊조렸더니 박지영 팀장이 살짝 건드리면서 말했다.
"라온미르 산하의 방송국입니다."
"아! 그래서 익숙… 어? 아! 죄송합니다. 제가 TV를 잘 안 봐서. 보는 채널이 어릴 적부터 한정된 채널만 봐서 빠르게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준혁의 사과에 안현수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의 아들인 안지훈은 약간 철이 없는지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크헙, 대협 진짜셨네요."
"네?"
"아니… 빵신령님이 방송에서 연예인도 자기가 알려준 연예인 정도만 알고 있다고 하고 그랬거든요. 채널도 맨날 낚시, 주식, 게임 채널만 본다고……."
"아… 그게 어릴 때부터 좀. 그 쪽에만 관심이 많아서."
멋쩍게 준혁이 웃음을 보이니 안현수는 아들인 지훈을 향해서 따끔하게 말했다.
"인석아. 저렇게 집중을 하고 그러니까 크게 성공하고 그러지. 그 말 버릇이 왜 그래."
"죄송합니다."
"얘가 철이 좀 없어요. 아이돌 하겠다고 그냥 막 하다가 요즘에는 그래도 모델 쪽으로 풀려서 일을 하고 있는 녀석인데……."
모델은 더욱 문외한 수준이라서 준혁은 안지훈에게도 놀라며 지켜 세워 주었다.
"아! 모델이셨군요?"
"그냥 뭐, 별로 안 유명해요. 아버지 후광 때문에 그냥저냥 불러주시는 거라서 부지런히 노력하고 성공해야죠."
말은 좀 가벼운 것 같은데 그래도 정신 머리는 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준혁은 안지훈이 저 대답을 한 뒤에 박지영이 살짝 자신을 터치 하는 걸 느꼈는데 유명하지 않다고 했지만 나름의 유명세는 있는 듯 보였다.
'아, 이런 걸 좀 설명을 해주던가. 그냥 불러서 속 답답해 죽겠네.'
설명은 하지 못하고 그냥 만났으면 좋겠다는 걸로 애둘러 이야기만 박지영이 했기 때문에 준혁은 이들에 대해서 딱히 아는 것이 없었다.
덕분에 이런 상황이 조금 답답했지만 그냥저냥 좋은 곳에서 음식 몇 점 먹고 온다는 생각을 하면서 답답함을 덜어 내었다.
박지영이 그래도 큰 실수를 하지 않도록 나름의 에스코트는 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음, 일단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할까요? 음식을 앞두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네. 편하실 대로 하시죠."
그렇게 식사는 시작 되었고 준혁은 자리는 불편해도 맛은 좋아 나름의 맛을 즐기며 태연하게 식사를 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다. 자리가 좀 불편해도 뭐, 먹을 건 잘 챙겨 먹어야 긴 시간을 허비한 본전을 뽑을 수 있었다.
태연하게 식사를 잘 하는 준혁을 보면서 안현수는 준혁의 젓가락질 속도가 적당히 떨어질 즈음에 이야기를 꺼냈다.
"준혁군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알지만… 그래도 꼭 보답을 하고 싶은데."
"다치거나 쓰러진 사람을 돕는 건 당연한 거라서 딱히 보답을 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정말 입니다. 이 식사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음, 그 아들놈에게 들었습니다만… 이번에 팬 미팅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네? 아… 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그 혹시 제가 식사 부분을 책임 져도 되겠습니까?"
"예? 아휴,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아요. 그쪽 담당자 분하고 이야기를 하면 잘 진행이 되는 거라서요. 따로 업체를 불러도 충분하고요."
"제가 꼭 돕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괜찮다고 하는데 계속 돕겠다고 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지만 준혁은 다시 한번 정중하게 괜찮다는 말을 하며 선을 그었다.
"뭘 바라고 누굴 돕지 않습니다. 위험한 상황에 빠진 이는 돕는게 당연한 겁니다. 정말 괜찮으니까 더 이상 그 말씀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되려 불편함을 느껴서요."
준혁이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하자 안현수는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서 권하지 않았고 식사를 마저 한 뒤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 끝으로 이야기를 끝내었다.
이에 준혁 역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면서 식사 자리를 마칠 수 있었으며 차량에 탑승하여 박지영 팀장에게 불만을 슬쩍 토로했다.
"박지영 팀장님 때문에 자리를 하기는 했는데… 불편해서 혼났네요."
"그렇나요?"
"정말 뭘 바라고 하지 않았는데 곤란했어요."
하지만 박지영은 그런 준혁을 향해서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게 라온 크루가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니까요."
"발판이요?"
"TV J는 케이블 방송이지만… 공중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어요. 그리고 안현수 이사는 MBS에서도 국장을 역임했던 사람이에요. 공중파 라인도 잡고 있어요."
대단한 인맥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라온 크루가 거기에 적용되려면 말이 되질 않았다.
같은 자회사라고 해도 저 쪽은 메이저고 여긴 마이너다. 인터넷 방송이 아무리 대세라고 해도 마이너는 마이너다.
그리고 아무리 선이 있다고 해도 연결을 해주는 것도 정도가 있다. 게임 방송을 하는 자신이 무슨 수로 그쪽을 파 집고 들어간단 말인가?
물론 케이블 쪽 방송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것도 시기가 있었다. 적어도 케이블 쪽으로 진입을 하려면 현재 상황을 1년 정도는 유지해줘야 출연을 해도 나름 인정을 받을 것이다.
QGN의 경우 방송사 특성이 게임 관련 위주기 때문에 자신이 무리 없게 진입하고 라온 크루가 활동을 하게 되었지만 다른 곳은 달랐다.
"노는 물이 달라요. 공중파 같은 케이블 방송이라서 더 위험하고요."
"아니오. 안현수 이사는 그걸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어요. 그리고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고 있습니다."
"그 보답이 곧 펼쳐질 겁니다. 아무런 피해 없이. 최상의 결과로."
"직접 안나서고 그런 거면 상관 없지만 이번처럼 나서야 하는 거면 별로에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그나저나 딸에 대한 부분은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네요?"
안현수의 딸은 그 뒤에 딱히 이야기가 없었고 준혁 역시 금세 기억에서 지운 상태였다.
"딱히… 요? 이야기도 딱히 없었는데. 아들은 그 유명한 모델인 것 같았고… 그 정도면 됐죠."
"곧 데뷔해요. 그 아이."
"네?"
"20살로 딱 아슬아슬 한데. 이번에 데뷔 할 거에요. 아이돌로."
뭔 놈의 주변에 아이돌이 그리 많은지 준혁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성공할 겁니다."
"실력이 좋은 가봐요."
"실력도 좋고 프로듀싱을 본사에서 해주니까요. 다른 회사의 이름을 가진 레이블이지만 모기업은 똑같아서."
준혁은 저 말을 듣자 라온미르가 얼마나 한국 연예계를 장악하고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긴 글로벌 시장에서 노는 양반들인데.'
더 이상 저쪽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요. 전 그냥 무덤덤하네요. 지은 누나가 제일 예뻐서."
"큽. 알겠어요. 아무튼 안현수 이사의 모토는 받은 것은 100배로 원한은 몰락할 때까지가 모토라서 나쁘지 않을 거에요."
"… 그냥 적당히가 좋은데."
뭐, 그래도 준혁은 일이 잘 풀렸으니 만족을 한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근데 왜 비밀로 한 거에요? 대강 알려줄 수 있잖아요."
"저 양반에게 도움을 받으려면 그렇게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었달까요? 계산을 끝낼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것인지 대충 나왔을 거고, 라온 크루에게는 이득입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그래요?"
"높은 이들은 쉽게 믿지 않아요. 자신이 보고 판단합니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자신에게 도움을 주면 보답을 하지만 계산적인 것보다 비계산적인 사람을 호인일 경우 선호하는 것은 만인의 공통점이니까."
생각해보면 자신도 저런 스타일이라는 생각에 준혁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에휴~ 뭐, 식사 맛있게 한 걸로 일단 끝내고 방송이나 해야겠습니다. 요즘 어째 다른 쪽으로 더 이슈가 돼서. 회사에 내려 드리면 되죠?"
"그러면 고맙죠."
"그럼~ 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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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