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회
넥스트TV 파티
'Welcome to the jungle~♪'
준혁은 파인애플 폰타 병을 하나 들고 돌아다니면서 자신을 향해 눈을 빛내며 다가오는 이들을 향해서 친절하게 인사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인디고님! 팬이에요!"
"아, 감사합니다. 하하. 저도 방송 종종 봤습니다. 별토끼님."
"정말…요?"
"메인 클립들 보면서 재미있는 클립 있으면 시간 날 때 종종 보거든요. 저번에 마이 크래프트로 건물 짓고 그러시는 거 봤어요. 절벽에서 용암으로 떨어지셔서……."
3주 정도 지난 콘텐츠를 이야기 했지만 소기업 스트리머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떨리는 발언이었다.
자신이 먼저 누구인지 소개를 하지도 않았는데, 방송 닉네임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진행한 콘텐츠 방송 몇몇 개를 이야기 해주는데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 감사합니다?"
"네?"
"아니… 그게 아니라 정말 팬이라서 그런데 사진… 한번만 찍어도 될까요?"
"어휴, 물론이죠. 저도 같이 한번 찍어요."
"아앗! 네!"
그러게 서로 셀카를 한번 씩 주고 받으면서 자리를 뜨니 준혁은 이동 할 때마다 많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30분 정도 사진과 이야기를 짧게 나누며 돌아다니다가 드디어 열혈도르를 비롯해서 그의 친한 스트리머들이 등장했다.
라온 크루 만큼은 아니지만 넥스트TV에서 꽤 오래 친목으로 다져진 멤버들은 스트리머들 사이에서도 유명했고 준혁은 자신을 보면서 손을 흔들고 오는 열혈도르를 보면서 말했다.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면서 다가갔다.
열혈도르를 중심으로 보셈, 욥욥, 공협객 등 남성 멤버들이 있었고 주변에는 여성 멤버들도 2명 정도 있었다.
"다들 반가워요. 현실로 만나는 건 처음인 분들이 많네요. 하하."
"으허허, 역시 마이 브라더. 슈트 빨이 너무 좋다."
"어제 백화점 가서 샀어. 그냥 있는 옷 입고 간다고 하니까 펄쩍 뛰면서 안된다고 해서."
"누가? 아~ 그 지은님이?"
"응. 5시간 40분 동안 백화점에서 감금 당했어… 아하하."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볼을 긁적이며 말하는 준혁의 모습은 클럽의 조명과 어우러져서 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있었고 열혈도르는 준혁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크으, 그래도 코디가 좋다. 나는 그냥 동생한테 다 사달라고 하고 그렇게 입고 오거든. 여기는 알지? 다들."
"3362 멤버분들 이잖아. 당연히 알지. 방송 잘 보고 있어요. 주홍님, 삐유님."
준혁의 먼저 인사를 하니 낯을 많이 가리는 두 멤버들도 잘 받아 주었고 준혁은 열혈도르에게 말했다.
"자리 배치 받았어?"
"응. 너희 옆이야."
"그래? 그러면 이야기 좀 쉽겠다. 형, 근데 핵심적인 내용들은 나중에 하는 걸로 하자. 여기 사람이 너무 많아."
"그러려고. 초반부터 이렇게 많이 몰릴 줄은 예상을 못했다. 작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올해는 좀 많네."
열혈도르와 이야기를 하면서 준혁은 또 자연스레 욥욥과 보셈, 공협객과도 인사를 나눴는데 유쾌하고 호탕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공협객의 경우에는 대화가 끊겨 어색하면 식사는 했냐, 무슨 음식은 먹었냐, 반찬은 뭐냐 등으로 말을 하면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꽤 웃음을 터트리게 만들었다.
분위기 메이커로 굉장히 능한 모습을 보였다.
중립적으로 보고 상황을 판단하여 서로가 즐겁게 분위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모습들은 공협객이라는 닉네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도 했고 말이다.
욥욥과 보셈은 능숙한 깐죽거림 등으로 분위기가 좋아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 참여를 자연스레 이끌었고 덕분에 준혁은 주홍과 삐유와도 말을 트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아 맞다. 주홍아. 너는 근데 냥냥소녀님이랑 친하지 않아?"
"친하지."
"근데… 왜 이렇게 긴장을 하고 그랬어."
"아니 긴장할 만 하지. 1300만 U튜버라고. 스타들의 스타야. 우리 U튜브 다 합쳐도 5배 아니 6배는 더 많은데."
"…그, 그러네? 하지만 나와 영혼으로 묶인 브라더 사이지!"
"어휴… 근데 저, 인디고님 사진 같이 찍어도 될까요?"
열혈도르의 브라더 드립을 무시하고 사진 찍기를 부탁하는 주홍에게 준혁은 당연하다는 듯 사진을 찍었고 겸사겸사 3362 멤버들과 사진 타임을 가졌다.
"옆에 저희 크루 멤버들 있는데 가서 이야기 나누고 그러실래요? 냥냥이도 있고 편할 거에요."
"저희야 좋죠. 솔직히 낯가림이 좀 심해서 아는 사람 없으면 힘든 부분이 있어가지고."
삐유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주홍의 말에 동의를 했고 준혁은 3362 멤버들과 라온 크루를 잘 섞어 놓는 작업을 했다.
동맹이기에 서로서로 친하게 만드는 작업을 한 것인데 이는 열혈도르와 이미 이야기가 된 부분이었다.
여성 멤버들이 낯을 많이 가려 친해질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어떻게 자리 배치가 이렇게 잘 되어서 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일단 여성 멤버들은 따로 자리를 갖게 만들었고…….'
여성 멤버들의 성향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여성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따로 빼는 것이 좋았다.
자칫 잘못해서 실수를 하게 되면 그것도 피곤하니 말이다.
"음, 다들 좀 돌아다니실 거에요?"
"뭐, 그렇지. 음식도 먹고 인사도 좀 나누고."
"자리만 잡고 있기도 그렇고."
"돌아다니는게 낫기도 하고."
"사람 보는 맛이 있기도 해서. 껄껄껄."
3362 멤버들도 추가되면 굵직한 대기업들이 돌아다니는 것이라서 여유가 생겨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시간대가 형성될 것 같았다.
"알겠어요. 그럼 돌다가 나중에 자리에서 봐요."
"그래."
열혈도르가 넥스트TV 파티 경험이 꽤 있기 때문에 이들 역시 능숙한 대응을 시작하고 있었고 준혁은 역시 대기업들의 경험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저러니 이 치열한 곳에서 살아남는 거지.'
그렇게 작게 고개를 끄덕인 준혁은 꾸준히 인사를 해준 탓에 타스트리머들의 관심을 덜 받으면서 게임사 임원들이 있는 곳까지 갈 수 있었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메인 스폰사인 유니크 게임즈와 장비 소프트 관계자를 볼 수 있었다.
"아이고~ 인디고님. 드디어 이야기를 나누네요. 오자마자 말을 하고 싶었는데 다른 분들이랑 인사를 많이 나누고 계셔서."
"하하, 워낙 유명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죠. 하하하."
두 게임사는 이미 연합 라인인지 절친하게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고 준혁은 자신을 향해서 매의 눈으로 보는 이들을 보며 이해를 했다.
"그러게요. 저도 처음 오는 자리다 보니 많은 스트리머분들과 인사를 나눈다고 정신이 없었네요. 하하."
"흠흠, 그런데 인디고님. AE 게임의 스폰을 거절하셨다고… 들었는데."
"네. 뭐, 하면 좋은데 스폰이 겹치는 부분 게임들이 좀 있어서 배제 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좋은 기회지만, 기존 스폰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잖아요. 뭐,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는 거구요."
앞에 말만 들으며 두 게임사는 안도의 표정을 지으려다가 뒷 말에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어야 했다.
나중에 좋은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은 자신들과 스폰 계약을 더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EA가 좀 더 거액으로 스폰을 하고 광고를 부탁한다면 기간 만료가 되었을 때, 딱히 자신들과 할 이유가 없었다.
"어흡! 그, 그렇군요?"
"크루원들이 많아진 만큼, 챙기는 것도 좀 다변화되고 그래야 하니까요."
챙길 식구가 많으니 좀 더 대접하는 곳이 있으면 떠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을 두 게임사에게 슬쩍 어필하니 이를 듣던 많은 게임사 측의 귀가 쫑긋 거렸다.
분명 이건 대단한 기회였으니 말이다.
"근데 좋은 게임을 출시하시면, 뭐 딱히 광고가 아니라도 할 수 밖에 없잖아요. 하하. 재미있으면 웬만한 콘텐츠는 다 즐겨보자는 식으로 게임을 해서."
준혁의 스타일이 그러했지만 결론은 콘텐츠가 소모되면 다시 꺼내는 일이 거의 없었다.
즉, 다음 계약 때는 AE의 제안을 넘길 수 있는 것을 해줘야 한다는 것인데 두 게임사들은 머리가 아팠다.
AE의 자사의 회사 약칭을 가지고 하는 회사 구호가 있는데 AE(All Eat), 모두 먹어 치운다는 뜻으로 좋은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고 먹는다는 뜻이었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지금처럼 저희를 신경 써주시면 두 게임사와 오래 갈 생각입니다."
와장창 밀고 확 당겨주면서 주도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두 회사의 임원들에게 확실히 심어준 준혁은 자신의 말에 기쁜 내색을 숨기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만족을 했다.
불쾌감이나 불편함이 있었다면 다른 대기업 게임사를 찾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테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근데 신작 게임들은 언제 나오는 겁니까?"
"아~ 신작이요. 어음. 장비는 언제 나오나요?"
유니크 게임즈는 말을 돌려 장비 소프트 쪽으로 질문을 돌렸고 두 곳 모두 신작이 아직 소식이 없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음, 사실 명작들은 다들 본 사람들이 많아서 재탕 뒷북 같은 느낌이거든요. 소식 들으면 알려주세요."
"아이~ 당연하죠."
"걱정 마세요. 하하. 바로 알려드립니다."
그렇게 두 게임사와 하하호호 떠들어 준 뒤에 준혁은 적당한 타이밍에 자리를 떴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두 회사와 만날 수 있었다.
'프로스트 사, 1세대 국민 놀이 게임인 스타 워 크래프트 시리즈와 월드 전쟁, 데빌헌터, 스톤 카드, 리미트 워치를 만들어 게임계의 1세대 공룡… 그리고 다른 하나는 리그 오브 파이트라는 게임 하나로 세계구 급으로 거듭난 파이트 게임즈.'
두 회사의 임원들이 자신을 향해서 오는 것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콘솔 게임이 아닌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는 이들이기에 아주 좋은 파트너였다.
단지, 이들과 스폰서 계약을 맺는다면 콘솔 게임의 비중을 많이 줄여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매력이 떨어진다.
또 현직 프로게이머, 전직 프로게이머들과 시청자 경쟁도 들어가기에 확실한 단점이 있다.
다만… 이를 생각해서 적당한 계약을 맺는다면 윈윈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1300만 U튜브에 대한 부분은 이들에게 있어서도 엄청난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일이니 말이다.
'일부러 계속 팅겼는데도 입질은 왔으니 얼마나 애가 달았는지 봅시다.'
자신의 미소에 활짝 웃는 두 게임사 관계자들의 모습을 보니 아주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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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