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44화 (314/548)

344회

넥스트TV 파티

비지니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끝내고 나니, 시간이 제법 되었는지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방송을 종료하는 인원들이 많아졌다.

아무래도 파티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나름 친분을 쌓은 이들도 생기면서 방송 보다는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점에서 준혁 역시 이런저런 고위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다시 라온 크루가 있는 룸으로 이동을 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걸어오는 이들이 있었다.

"저, 저기 이, 인디고님?"

"네?"

스트리머 명단을 확인하면서 방송도 보고 그랬지만 자신의 기억력이 모자란 것인지 몰라도 도통 모르는 여성이 있었고 일단 웃으면서 대답을 해주었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이들 중 아까 인사를 나눴던 스트리머가 있는 것을 보면서 이 사람들도 스트리머라는 것은 인지할 수 있었다.

'누구지?'

정말 파티장에 초대 받은 스트리머들은 다 외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앞의 인물들이 도통 누구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뭔가 그런데 목소리는 들어 본 듯 한데?'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목소리만 기억나는 상황에서 준혁은 이들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아! 노캠 방송 스트리머들이구나!'

캠으로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들은 꽤 많았다.

자신을 닮은 캐릭터와 같은 것으로 대체해서 방송을 하는데 노캠 방송을 하는 이들끼리 뭉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저, 어! 인사를… 하고 싶어 가지고."

"아하하. 물론이죠. 근데… 목소리가 뭔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준혁이 얼굴은 모르고 목소리가 익숙하다는 듯 이야기를 해주자 이들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 저희가 캠 방송을 하지 않아서요."

"아~ 그렇죠? 제가 얼굴을 좀 열심히 기억을 하는데… 매칭이 되지를 않아서. 목소리는 들었는데… 어? 아! 혹시 바바님이신가요?"

여성의 목소리가 정말 특이해서 계속 기억을 더듬던 준혁은 자신이 살폈던 영상에서 스트리머의 닉네임을 떠올려 이야기를 했다.

"마, 맞아요! 우와아왕! 저를!! 느아아닛!"

바바를 필두로 준혁은 노캠 방송을 하는 이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확실한 것은 이들끼리 뭔가 위, 아래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애초에 얼굴도 나이도 모든 것을 비공개로 진행을 하는 이들이다 보니, 친분이 쌓여도 형, 동생이 아닌 동등한 스트리머이자 친구로 지내는 모습이 있었고 여기서도 그러했다.

'이 사람들도 길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근데 잘 되지는 않았었지.'

이들도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길드가 있었으나 2년을 채 가지 못해서 무너졌다.

팬덤들끼리 불화가 생긴 것도 있었고 명확하게 길드를 이끌어가는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3362의 멤버들과 비슷하면서 다른 케이스라고 볼 수 있었다.

'근데 왜 날 붙잡은 거지?'

단순히 친분을 쌓기 위함인가 싶어서 인사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한 남성이 조심스레 이야기를 했다.

"저, 혹시 라온 길드에서 대규모로 스트리머를 받을 생각은 없으신가요?"

"네? 대규모로요? 어… 글쎄요. 지금은 내부 안정을 꾀하고 있는 상태라서 그런데… 왜 그러시는 거죠?"

"아… 그게 저희도 길드를 만들어서 생활을 했는데… 사람이 얼마 없을 때는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규모가 커지니까 이리저리 말들이 나오면서 힘든 상황들이 나오더라고요."

"음, 그래도 그렇게 스트리머들이 확 빠지면… 스트리머들을 믿고 들어간 길드원들이 좀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 질문을 드리는 건데 그럼 길드 합병에는 관심이 있으신가요?"

준혁은 그 말에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힘들죠. 아무래도 성향적 차이가 이미 벌어진 상태에서… 동맹이 아니라 합병은 힘들 겁니다."

"그… 그렇긴 하겠네요."

"음, 길드 합병의 경우에는 인근 영지에 있는 3362 멤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결국 동맹으로 가는 방향으로 잡힐 정도로 힘들 더라고요.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길드장분께서 확실히 중심을 잡고 이끄시면 괜찮아 지실 겁니다."

길드장이라는 말에 다들 어색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 준혁은 이들이 자신이 알던 역사대로 곧 길드가 흐지부지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괜찮은 애들 있으면 빼오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음, 우리 문화에 적응을 전혀 못할 것 같네.'

아무래도 저쪽도 자신들만의 무리 규칙에 익숙해진 상태일 것이니 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콘텐츠도 저쪽은 저쪽끼리의 맛이 있으니까.'

다만 나름의 도움을 줬다는 것은 어필을 하여 저들의 시청자도 슬쩍 빨아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여겼다.

"음… 반응을 보니까 누군가 중점을 잡으신 분이 없으신가요? 스트리머들끼리 길드를 만들면 그런 일들이 좀 빈번하게 일어나기는 하는데."

"네? 아… 맞아요. 저희가 길드장을 할 때 귀찮은 일 많다고…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해서 올린 거라."

"흐음. 그렇게 올렸다고 해도… 확실하게 길드일을 처리 할 때는 길드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끼리 경쟁이 일어나 버리거든요. 길드에 가입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스트리머와 함께 하기 위해서지… 다른 스트리머들과의 관계까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정말 이야기 해주신 그대로에요."

"힘들겠지만… 늦었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같이 길드를 유지하고 그러려면 팬덤에 대한 조절도 하면서 길드장 푸싱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간단하게 작은 의사 결정에 대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길드장 의견을 물어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죠."

준혁의 설명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지만 한 사람만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해줘도 망하겠구나. 길드장이 힘이 너무 약해.'

말을 일단 해줬지만 아쉽게도 저쪽의 길드장은 최근에 이름을 알린 방송인이었다. 다른 기존 멤버들에 비해서 콘크리트 팬덤도 적을 뿐더러 시청자 수, U튜브 구독자 수 나은 것이 없었다.

나이도 이들 중 가장 어린 것으로 추측이 될 정도의 모습이었는데… 길드장에게 힘을 실어줘도 나중에는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처음에 말을 걸었던 바바 정도는 되어야… 조금 더 수명 연장을 했을 건데.'

바바는 2500명 정도의 시청자를 보유한 대기업 라인이기에 충분히 괜찮은 길드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는 것부터가 실행력도 있는 것이고 말이다.

그렇게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나름의 해답도 찾아준 뒤 사진도 찍으면서 기분 좋게 헤어졌고 이제는 정말 쉬기 위해서 룸으로 이동을 하려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인디고님!"

"음? 어!"

"안녕하세요! 인디고님!!"

그곳에는 과거 자신이 의도치 않게 도움을 준 <꽃 보다 다라미>라는 여성 스트리머가 있었으며 준혁은 깜짝 놀랐다.

'와, 클럽 의상으로 제대로 입고 오셨네.'

매력 어필이 상당한 의상이라서 잠깐 놀랐다가 준혁은 웃으며 답변을 했다.

"네. 하하. 반갑습니다. 영상으로만 뵙다가 처음 이렇게 됩네요."

"네네! 맞아요. 꼭 만나서 인사 드리고 싶었어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불편한 일이었는데 잘 해결 되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인디고님 덕분이죠."

방긋방긋 웃으며 다가오는데 준혁은 적극적인 <꽃 보다 다라미>가 영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참, 제 이름은 한다람이에요. 헤헤."

"아~ 저는 강준혁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알고 있죠~ 제가 정말 인디고님 팬이거든요. 그 사건 전에도 팬이었지만 지금은 더더더 팬입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영광이네요."

"음~ 아! 일단 저희 사진 한번만 같이 찍을까요?"

"네? 아. 그렇게 하죠."

준혁은 적당한 자세를 취해서 사진을 찍나 했는데 갑자기 자신의 옆에 확 붙더니 팔짱을 껴고 사진을 찍는 한다람을 보면서 제법 당황했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는데, 역으로 별 것 아니라는 듯 한다람이 사진을 찍고 난 뒤에 자신도 똑같이 사진을 찍는 여유를 보였다.

이에 한다람은 뭔가 실망한 듯한 표정이 살짝 드러났고 준혁은 좀 더 조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준혁은 방송에 관련된 이야기 정도만 하면서 한다람과의 대화 주제를 깊게 들어가지 않았으며 이내 타이밍 좋게 등장한 파티장을 순회하는 라온 크루 멤버들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빠져 나갈 수 있었다.

"냥냥아 고맙다."

"어휴, 너는 혼자 돌아 다니지 마."

"그렇지 않아도 그러려고. 이제부터는 그냥 룸에 박혀 있으려고. 스폰서 관련 이야기는 대략적으로 다 끝내서 말이야."

"그래? 고생했네. 우리 대장!"

"당연히 해야지. 얼마나 챙길게 많은데. 그나저나 가는 김에 음식 좀 담고 들어가자. 북어형 아니었으면 계속 빈 속이었네."

"네 꺼 이미 세팅 되어져 있어. 계속해서 우리가 챙겨뒀지. 10분 정도 되었으려나?"

"오오! 여윽시 우리 크루원들 밖에 없다 이 말이야."

"뭐래. 당연한건데."

회귀 전의 자신이 저지른 일을 생각하면 냥냥소녀라는 닉네임을 쓰는 스트리머, 구은별과 이런 관계가 된다는 것이 정말 기적이라고 여겼다.

'음, 정말 잘 됐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준혁을 보며 은별은 준혁에게 어깨를 툭 부딪히며 말했다.

"2차 이동 있으니까 적당히 먹고. 3362 멤버들하고 동맹 이야기 하는 거 기억하지?"

"물론이지. 그냥 적당히만 채우게."

"가자. 나도 나름 돌만큼 돌아서."

준혁은 은별과 함께 금의환향을 한 듯한 모습으로 크루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자신을 위해 따로 차려진 음식들을 몇 점 먹으면서 드디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3362 멤버들 역시 라온 크루원들과 많이 친해졌는지 어색함이 없이 다들 웃고 떠들며 즐기고 있었고 준혁은 이게 참 보기 좋았다.

'후우, 여기까지 잘 왔다. 강준혁. 누가 모함을 해도 이걸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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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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