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회
사랑 받는 이유
기분 좋게 심야 데이트를 즐기고 산책을 한다고 꽤 걸어서 그런지 몰라도 숙면까지 취하면서 개운하게 일어난 준혁은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오늘 아주 좋은 텐션으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즙, 즙, 즙~ 사과와 함께 즙, 즙, 즙."
지은이 추천한 야채 녹즙과 사과를 챙겨 먹고 난 뒤, TV를 틀어 QGN 방송으로 채널을 고정 시켰다.
프로그램 3개를 하다 보니 QGN의 시청률을 올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자기 전까지 채널은 QGN에 고정을 시켜주는 습관이 들었다.
"프로스트와 파이터 게임즈는 확실히 아직도 프로 리그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어. 이탈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3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거야."
QGN의 게임 리그 목록을 살피면서 확실히 두 게임사가 양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더 나은 쪽을 보라면 파이터 게임즈겠지."
파이터 게임즈는 현재 리그 오브 파이트에 있는 몇 백개의 캐릭터들을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기본적으로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PC와 모바일 모두 연동 되는 카드 게임, 모바일 리그 오브 파이트, PC형 MMORPG 게임을 거의 개발 완료 수준까지 만들었다고 전해왔다.
프로스트는 파이터 게임즈의 저런 게임류를 모두 갖고 있고 시리즈 업그레이드만 된 개념이라면 파이터 게임즈는 이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기대를 하고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추억 보정 + 약간의 재미만 있다면 라이트하게 즐기려는 유저들이 생길 것이다.
"프로스트는 이걸 어떻게 받아 드리려나."
[ 프로스트 vs 파이터 게임즈]
- 카드 게임(스톤 카드, 프로 리그 有)
1. 스톤카드 vs 1. 가제: 리그 오브 카드
- MMORPG
1. 월드전쟁 vs 1. 가제: 리그 오브 월드
2. 데빌헌터
- FPS(프로 리그 有)
1. 리미트 워치 vs 없음
- AOS(리그 오브 파이트 프로 리그 有)
스톰 히어로 vs 리그 오브 파이트
- 전략
스타 워 크래프트 vs 없음
자신이 보기에 MMORPG 계열은 무리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PC와 모바일 연동이 되는 카드 게임의 경우에는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하~ 어떻게 이런 걸 숨기고 있었데. 뭐, 오늘 공개할 내용이라고 하기는 했다고 하지만. 허허."
아직 두 회사와 자신이 만나는 것은 아니었고 라온미르MCN 측에서 두 회사를 상대하고 있었다.
단순히 당장을 위한 스폰 계약보다는 오래 미래가 있는 계약을 해야지 이미지 부분에서 많이 챙길 수 있기에 박지영 팀장이 꼼꼼하게 살피다가 이 말이 나온 것인데 파이터 게임즈 코리아에서 이를 어필한 것이다.
하지만 프로스트는 딱히 어필할 부분들이 없었다. 다만 수 많은 명품 온라인 게임을 갖고 있는 저력이 있는 회사이기에 팬덤도 상당하고 믿어 달라는 것이었다.
중국에게 자본 침식이 많이 되기는 했어도 미국계 기업이었고 100% 중국으로 인수된 파이터 게임즈보다 훨씬 이점이 많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대세는 리그 오브 파이트인가. 음. 다양한 혜택을 보려면 프로스트도 필요하기는 해. 다만 여긴 안되면 확 접는 경향이 너무 심해."
본래 프로스트에서도 AOS 게임인 스톰 히어로의 프로 리그가 존재했지만 느닷없이 더 이상의 대회가 없다고 선언을 해버리며 리그를 중단해 버렸다.
졸지에 스톰 히어로의 프로 선수들 및 구단들은 실직자가 되버렸고 공중분해 되거나 혹은 다른 게임으로 얼른 방향을 틀어야 했다.
무책임한 수준으로 리그를 무너트린 병맛 운영 덕분에 최근 적대감을 많이 갖고 있는 이들도 꽤 많았다.
'그냥 파이터 게임즈 홀로 계약을 할까. 그게 더 집중적으로 편안하긴 한데. 콘텐츠의 다양성을 뽑으려면 프로스트도 함께 하는 것이 좋기는 하고.'
스폰을 받는다고 했지만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이내 결정을 내렸는데 결론은 두 회사를 받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온라인도 숨통을 틔어 줘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콘텐츠를 뽑아 먹을 수 있어. 콘솔은 다른 게임이 나올 때까지 힘들지만, 온라인은 패치 때마다 뽑아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
게임이 다양하게 있으니 패치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방송의 콘텐츠로 소모할 수 있을 것이다.
"쩝. 다만 걸리는 건 프로 게이머 쪽인가? 이 쪽에서 방송을 하지 않는다면 트는 걸로 가야겠어. 괜히 시청자 갈리면 골치 아프니까."
리그 오브 파이트 게임이 특히 그런 부분이 있었으니 시간대를 잘 맞춰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자신을 비롯해서 1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보유한 대기업 라인이 나름의 자제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뭐, 대회 때는 바빠서 스크림 돌린다고 켜지도 못한 부분이 있으니까. 그때는 우리가 독주 하면 되는 거고. 아, 밑 밥 설계를 좀 해야 하는 것도 좋겠네."
자신의 컨트롤은 프로는 아니지만 특정 게임류에서는 준프로 수준이며 대다수 게임 역시 무난히 잘하는 고수 정도는 된다.
"크레이지 트랙 매니아 시절에도 말했지만 프로 게이머들을 칭찬해주는 말을 좀 많이 해줘야겠어."
당시 저 말을 해준 덕분에 몇몇 프로 게이머들은 자신을 직접 거론하면서 좋은 말들도 해주었다. 뭐, 직접적인 만남을 갖은 것도 아니고 딱히 온라인에서도 인연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우호적인 감정을 심어준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것이 없었다.
'히어로 크로니클 역시 결국엔 프로 게이머가 생기니까. 그리고 그들의 팬덤이 뭉친 길드는 대단하지.'
지금이야 자신들이 압도적이지만 점점 달라질 것이다. 최대한 늦게 진행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버틴 것도 기적이었다.
'솔직히 3개월 이후부터 대형 길드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여태까지 최고 길드를 수성하고 있으면 대박이긴 하지.'
비록 아직은 서대륙의 우르크 제국 한정이기는 해도 마스터 레벨들이 쏙쏙 나오기 시작하면 대륙급으로 바뀔 것이고 그게 더욱 늘어나면 전대륙급으로 성장까지는 할 것 같았다.
"그 즈음 되면… 라온 길드는 멀쩡할까?"
최대한 유지하려 노력하겠지만 더 큰 것을 원하기에 분열되어져 나가는 이들이 생길 것이다.
당장에 초기에 마스터 유저를 영입하려고 현금으로 월 1500만 원을 준다고 말을 하면서 데려간 이들도 있었을 정도였다.
이런 것을 막기는 힘들 것이니… 그저 라온은 더 욕심을 내지 말고 지금처럼 본래의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 중심으로 잡자고 했다.
"길드를 떠나도 시청자라는 것을 머릿속에 확 심어줘야 돼. 절대로 라온 크루를 벗어날 수 없게."
기승전결 방송 시청자에 대한 걱정으로 이어가는 자신의 상황을 보면서 이 정도면 일 중독이라고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휴, 생각이라도 좀 쉬고 그래야지. 밥이나 먹어야겠다. 벌써 40분이나 지났네."
혼자서 생각하고 궁시렁 거리면서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정리를 했더니 벌써 40분이 지난 상태였고 준혁은 졸지에 늦은 아침이 되어서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도 결론이 나왔으니 괜히 식탁에서 오래 생각은 안 하겠네.'
독립을 하고 홀로 밥을 먹고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혼자서 중얼 거리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는데 밥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면서 밥을 좀 먹으려고 준비를 하는데, 준혁은 예상치 못한 방문으로 인해서 식사 준비를 멈춰야 했다.
띵동-
"누구세… 응? 어? 누나?"
다름 아닌 지은이 아침부터 찾아온 것인데 자신이 조금 늦게 일어나고 생각도 한다고 시간을 좀 보내기는 했어도 아직 8시 50분 밖에 되지 않았다.
"시간이 이른데?"
자신이 문을 열어주기도 전에 비밀번호를 뚝뚝 누르고 들어온 지은은 준혁에게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준혁아! 큰일났어!"
"뭐, 뭐가?"
"우리 어제 데이트 한 거 그거! 다 올라갔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어? 너 밥 아직 안 먹었어?"
"어. 뭐, 늦은 아침이라고 해야 하나. 누나는 먹었어?"
"어… 그러고 보니 나도 아직 안 먹었네……."
준혁의 말에 지은도 기사를 확인하다고 아직 자신도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식사야 또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 자신의 옷 차림새가……
"앗! 나, 자, 잠 옷인데!?"
"응? 그게 잠 옷이야? 평상복 같은데."
흰색 롱 박스티에 편안한 돌핀 팬츠를 입고 있었기에 준혁은 평상복인 줄 알았는데 잠옷이라고 하니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 말이다.
"그, 그래 보여?"
"어. 나는 그냥 팬티만 입고 자는 지라. 그게 그냥 평상복 같아 보이네. 길거리 지나가면 그렇게 입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나?"
"굳이 앞에 건 이야기 안 해도 돼!"
"그냥 누나가 민망해 하는 것 같길래 그랬지. 뭐. 아무튼 그 이야기는 밥 먹으면서 하자. 반찬이 어머니가 해준 거랑 누나가 가져다 준 것들 많아."
그렇게 지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준혁에게 이끌려서 자연스럽게 늦은 아침 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고 자신이 본 기사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을 해왔다.
"뭐… 나쁘지 않으면 괜찮기는 한데. 불쾌하기는 하네. 굳이 영상까지 올려서 음성까지… 좀 그렇긴 하다."
"그렇지? 화가 나는데도… 좋은 말을 가득해서. 항의 하기도 좀 그랬어."
"회사에서는?"
"그냥 우리가 원하면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했는데 그냥 두라고 했어. 과하게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하면서."
"그게 낫겠다. 그나저나 참나~ 별 희한한 기자가 다 있네. 무슨 거기서 일 주일을 기다려?"
"그러니까… 아는 연예 언론사이기는 한데 기자는 신입인 것 같더라고. 기사 제목도 아주 [ 이 커플이 사랑 받는 이유 ] 라고 써서 완전 가불기(가드 불가능 기술)야."
영상만 없다면 딱 좋았을 기사겠지만 준혁은 생각을 해보면 저런 증거가 없다면 또 소설 쓴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었다.
"댓글 반응은… 스토킹 하지 말라고 하네?"
"그렇지! 아무래도 이건 좀 그렇잖아."
"칭찬도 있고 우린 피해자가 되었으니 나쁘지 않네. 데이트 코스를 아예 동대문 이런 곳으로 가야겠어. 사람이 많은 곳에 숨어 들어야지. 저번에 말한 것도 있고."
"정말 가는 거야?"
"응. 가면 되는 거지. 아무튼 제목과 내용은 괜찮다. 그나저나 이거 또 방송은 시끄럽겠다."
극히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지은을 향해서 준혁은 살짝 웃어주며 말했다.
"내가 좀 일찍켜서 어느 정도 소화할 테니까 천천히 와. 괜히 먼저 가서 피곤하지 말고."
"헤헤, 알았어."
"뭐, 기왕에 이렇게 된 거 밥 먹고 드라이브나 갔다가 점심 때 오자."
"그거 좋은 것 같아! 나 근데 옷 좀 갈아입고 그래야 하는데."
"기다릴 테니까 연락 줘."
"응! 빨리 먹어야겠다."
"천천히 먹어 시간은 많아. 체하면 안돼."
밥을 한 숟가락 왕창 입에 물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 탓에 준혁은 입가에 미소를 또 짓고 말았다.
그러면서 휴대폰으로 본 기사를 힐끔 쳐다 보았는데 참 대단한 집념이라고 생각을 하며 웃어 넘겼다.
'뭐, 좋은 일이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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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라이엇 측에서..블리자드를 제대로 저격한 것 같더라고요.
카드 게임인 리그 오브 룬테라를 기점으로..
rpg 쪽도 이미 어느 정도 제작된 상태라고 하더군요..
하스스톤 사건 이후에 블리자드 이탈자도 많아졌고..
블리즈컨도..어찌 될지. 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