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회
사랑 받는 이유
준혁은 채팅창을 보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예상처럼 역시 적잖게 어그로가 끌린 상태였고 기자에게 분노를 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혹은 데이트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인디고>라는 스트리머의 팬이라는 것이 정말 기분 좋은 기사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는 아주 다양한 채팅에 준혁은 일단 인사를 건네며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 기사 내용 때문에 채팅창이 많이 뜨거운데요. 어~ 음!"
▷어둠의협객단: 거, 영상 몰래 촬영하고 그런 거 너무 한 거 아니오!?
- 어둠의협객단 님이 1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좀 많이 화간 것 같은데요?
▷유동닉1호기: 훈훈한 내용이기는 했지만 취재 방식이 좀. 흐음!
- 유동닉1호기 님이 2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냥 정중하게 취재를 하지. 아깝네. 쩝
굵직한 후원을 하면서 쓴 소리와 아쉬운 소리를 내뱉는 이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준혁은 끊었던 말을 멋쩍은 표정으로 이어서 말했다.
"음, 당황하기는 했지만… 뭐, 저희가 너무 일정을 그냥 이야기 한 것도 있고… 음, 다음에는 조심 좀 하고 그러게요. 그래도 뭐, 나쁜 기사는 아니니까요. 음."
사실 이런 기사를 가지고 또 시비를 걸기에도 애매하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었기에 준혁의 말에 시청자들은 동의를 하면서도 후원 채팅에 공감하는 내용을 보이긴 했다.
"음, 아무튼 더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요란스럽게 만든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진짜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이 참 많거든요."
내심 그게 미안한 부분들이 많았다.
현물이나 현금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기부해서 아이들이 풍요롭게 하는 것에는 자신도 나름 상당한 도움을 주었으나 아이들의 마음을 세세히 살피면서 노력하시는 분들에 비해서는 턱 없이 부족했다.
늘 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자기 자식처럼 아끼는 분들도 많았으며 독거 노인분들에게도 매일매일 연락을 하면서 전화를 하고 집을 방문해서 여기저기 살피시는 봉사자분들도 많았다.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고 자기가 목격한 것이기도 해서 준혁은 머쓱함이 적잖게 있었던 것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준혁의 발언에 크게 감동을 하면서 칭찬 릴레이를 해주었는데 큰 후원들이 터지고 칭찬들이 나와도 준혁은 어색할 뿐이었다.
무엇보다도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나 독거 노인분들이 이런 일로 괜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에 이야기를 돌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은보다 먼저 자신이 방송을 켠 것이다.
"아! 그리고 님들 히어로 크로니클 관련으로 이야기 드릴께 있는데 이제 슬슬 다시 파티를 제대로 하려고 합니다. 아마, 재료 수집 퀘스트를 통해서 몇몇 중립 지역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히어로 크로니클의 중립 지역은 그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곳인데, 그런 곳은 대부분 확장을 해도 손해 나는 지역들이었다.
강력한 몬스터들이 득시글 거리는 마경던가 혹은 척박하고 황폐한 환경을 갖고 있거나 대부분은 이런 곳이었다.
"용암 지대 쪽으로 저희가 가닥을 잡고 있거든요. 고급 재료들이 길드 내부에서도 필요한 시점이라서 재료 수집 퀘스트를 통해서 의뢰를 진행하고 저희도 중립 지역 진출 관련 부분을 우르크 제국에서 따낼 수 있으면, 길드 전체 이득이니 꼭 성공 시키겠습니다."
사실 상, 이곳을 지금 파티로 구성해서 갈 수 있는 곳은 라온 길드 밖에 없었고 그 중에서도 유일한 탱딜(탱커+딜러) 마스터가 있는 준혁의 파티가 전부였다.
그러니 이런 중립 지역에 간다고 발표를 하는 것은 아주 커다란 이슈였으며,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주기 충분했다.
이와 관련된 발언을 하자마자 채팅창은 히어로 크로니클 관련 이야기로 빠르게 전환되었고 준혁은 지은에 대해서도 어그로를 풀어주기로 했다.
"음, 일단 장비 세팅에 있어서 저항 속성을 좀 올리고 그래야 할 것 같고. 전반적으로 상성 속성 신경 써야 하니까 다들 속성 기술을 좀 신경 쓰는 중이에요. 뭐, 냥냥이는 바다의 신인 에기르의 사제인 만큼,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 두 사람이 기술을 새롭게 갈고 닦았거든요."
이에 다수의 시청자들은 최근에 아처가 근래에 다양한 속성을 담아 공격을 하는 <원소 화살>을 3200 골드를 주고 배웠다는 것을 거론했으며 빵신령 역시 수 속성 마법을 추가로 배워서 <사대 원소 마법사>의 길을 걸었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맞습니다. 다들 왜 갑자기 저러나 싶었죠? 해안 상업 도시에 주변에는 습지대가 많은데 수 속성 관련으로 빡세게 연습을 하니 말입니다. 허허허. 모든 것은 서프라이즈를 위한 것이니까요. 열심히 응원해 주세요. 아! 그리고 이건 1월 초에 할 예정입니다. 저도 점 장비 점검도 해야 하고. 아무튼, 아마 최초의 모험가 탐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용암 지역이라고 단순히 알고 있지만. 자세한 명칭은 저도 잘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서."
광역 어그로가 잘 끌렸고 지은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 있어서도 굳이 계속 수속성 마법만 쓰면서 사냥을 한 이유가 있었다는 식의 발언을 하며 방송을 켜게 되면 이쪽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 듯 싶었다.
"쉬지 않고 여러분에게 즐거움과 신선함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히어로 크로니클 초창기니까 저희가 노력한 만큼, 신선함을 많이 제공할 수 있으니 부지런히 하겠습니다."
나중에는 결국 시청자들이 혹은 다른 이들이 히어로 크로니클 내부의 다양함을 알릴 것이다.
결국엔 다들 마스터 이상은 찍게 될 것이니 말이다.
다만, 아침에도 생각을 한 것처럼 언제나 시청자들의 편이라는 것과 길드를 나가는 일 생기더라도 라온 크루의 시청자이며 라온 길드 소속이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여겼다.
'단합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 꾸준히 라온 노래 자랑을 진행을 하면서 축제 분위기도 만들고… 홍보하는 다른 게임에도 시청자들이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해서, 동질감도 올리고.'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이지만 다음 해를 위해서 더욱 더 준비할 것이 많아진 것 같았다.
"자, 그럼 오늘도 즐겁고 신나게 방송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고고!"
* * *
"와, 진짜… 대.박.멋.있.어."
준혁의 방송을 시청하던 소년은 달리는 차 안에서 연신 감탄을 하면서 태블릿 pc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누구? 아~ 그 대장?"
"네! 형! 완전 쩐 다니까요? 지은 누나 소식 때문에 보게 됐다가 우리 다 팬 됐잖아요. 완전 쿨하고 완전 진짜임!"
"태현이 너 말고 재민이랑 애들도 다 본다고?"
"당연하죠. 진 형도 저 따라서 길드 가입도 해서 히어로 크로니클 하는 중인데."
"뭐? 정말이야?"
"나머지 형들도 같이 시작해서 길드로 들어갈 거라고 했는데?"
"아니… 무슨 황금 같은 휴가 시즌에 게임을 해. 너희 월드 투어 이후에 회사에서 간신히 2달 휴가를 주는건데. 여행하고 그러지. 참나~ 제우스 멤버 전체가 인터넷 방송인 팬이라고 하는게 좀 웃기다."
태현이라는 소년은 자신도 좀 웃기기는 하지만 확실히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방송을 보면 볼수록 뭔가 사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었고 시청자들을 존중하면서도 확실한 자신의 중심이 있어서 자신이 방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었다. 몇 만 명을 넘어서 십만 명 단위의 인원을 리드하는 모습은 정말 대단했다.
"히히. 단체로 이거 하는게 더 재미있음. 이번에는 라온 노래 자랑이라고 자체적인 길드 축제가 있는데, 거기에 참여도 할 거에요. 허밍조라고 게임은 못하는데 게임 빼고 다 잘하는 크루 멤버가 있는데. 같은 직업군이라서 친하게 지내는 중이라고 하던데. 완전 웃김."
"뭐? 그게 뭐야……."
"아! 맞다. 그리고 이번에 어쩌면 깜짝 좀 놀라실 수도 있는데."
"응? 왜?"
"그 재민이 형이 이벤트 당첨돼서 팬미팅 참가한다고……."
매니저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하지 못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재민이가 팬미팅 당첨이라니. 개인적으로 팬미팅을 연다고? 회사에는 그런 말 없었는데."
"아니… 그 재민이 형이 크흠, 우리 대장 팬미팅에 당첨이 돼서 이번 휴가 때 가게 됐거든요. 정체를 밝히고 같이 가면 안될까 했는데 규칙이 있으니까… 크흠. 또 그래서 멤버들 다 부러워 하는 중이이랄까?"
"뭐어!?"
자동 주행 차량이 아니었다면 달리는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수도 있을 정도로 매니저는 놀랐다. 그리고 이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재민이가 너희 대장 팬미팅에 당첨돼서 거길 간다고?"
"휴가 기간이잖아요."
"그, 그렇긴 한데… 야. 그게 좀 말이 되나?"
"왜요! 불법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당첨됐는데."
"회사에는 말 했고?"
"재민이 형이 라온미르MCN의 윤준수 이사님에게 이야기를 해서 저희랑도 다 이야기가 됐다고 하던데요."
"뭐라고? 하~ 녀석 완전 여우네. 윤준수 이사님에게 말하면… 어휴."
윤준수 라온미르MCN 대표이사는 회장님의 오른팔이며 실질적인 지령을 수행하는 이다. 그룹 내에서도 2인자로써 윤준수의 결정은 회장님의 뜻이라고 파악을 해도 좋은 상태였다.
"회장님이 너희 예뻐 하는 거 감사하게 여겨라."
"당연하죠. 헤헤. 아무튼 그렇다고요."
"참나, 진짜 그 사람도 놀라겠다. 갑자기 너희가 떡 하니 등장하면."
"…아닐걸요?"
"왜?"
"저희 대장 우리 누군지 몰라요. 최근에 최고의 아이돌 그룹 월드컵이라고 현재는 누가 최고인가 이런 거 선택하는 게임인데 그거와 관련돼서 영상 클립이 왔는데 우릴 전혀 모르더라고요."
태현의 이야기에 매니저는 잠시 들은 이야기가 있다는 듯 탄성을 터트며 말했다.
"아~ 맞다. 지은이가 그렇게 유명한지도 몰랐다고 했었지?"
"연예계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주식, 게임 프로그램, 인터넷 방송 이렇게만 보면서 살았다고……."
"참… 특이해. 그래서 성공을 한 건가 싶기도 하고. U튜브 구독자가 1000만 이랬나?"
"1484만! 곧 1500만 될 것 같던데요. 속도가 꾸준해서."
"… 그렇게 한 쪽에 미쳐야 성공을 하는구나 싶네. 아무튼 재민이 한테도 괜한 사고나면 안된다고 해라."
"네!"
씩씩하게 대답을 하는 태현을 보면서 매니저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고 말았다.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제우스 멤버들이… 게임 인터넷 방송… 그것도 남자 스트리머를 그렇게 좋아하고 대장이라고 부를 줄 누가 알겠어.'
세상은 참 알다가도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서 고개를 저으며 다시 운전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자율 주행이라도 살피기는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지나가는 말로 질문을 하나 했다.
"근데 너희 거기에 후원도 하고 그러냐?"
"메인 구독도 했고… 이번 생일 날에 112만4천 원 후원도 하고… 다들 그랬죠."
"굿즈도 샀냐?"
"티셔츠 두 벌 샀죠. 숙소에서 입고 돌아다녀요."
"… 어휴. 그래. 즐겁게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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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친구가 교통사고가 나가지고
병원에 입원 중이라서 갔더니만..
거기서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서..
만남의 광장이 되버리면서...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