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회
사랑 받는 이유
블라인드로 진행된 대화였기에 준혁은 시청자들에게 수도로 가게 되었다는 점만 이야기를 하고 황제를 만나 작은 선물을 받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시청자들은 당연히 놀라워 하며 기뻐했으며 왜 블라인드로 진행되었는지 이해하고 받아드렸다.
아무래도 황제와 관련된 부분이니 이야기 자체가 비밀스러운 부분들이 있어야 할 것이고 공개가 되어도 딱 이 정도의 발언 정도가 한계였을 것이다.
"대략적으로 크리스마스 이후에 가기로 했어요. 아무래도 팬미팅이나 이런 걸 좀 세세하게 준비를 해야 해서, 바쁜 부분이 많거든요. 아! 그리고 팬미팅 때는 방송 켜서 각종 소소한 이벤트 중계할 것 같네요."
황제를 만나러 가는 것보다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아무래도 팬미팅이기 때문에 준혁은 이와 관련된 내용을 희석하기 위해서 팬미팅을 언급했으며 이건 아주 잘 통하게 되었다.
이벤트도 있다고 하니 시청자들은 아쉬움과 부러움을 드러내기도 하고 방송으로 즐겁게 보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이 잘 마무리가 되면서 준혁은 로그아웃을 통해서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빠져 나와서 치킨 추첨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덜어내 주었다.
깔끔하게 방송을 마무리 한 준혁은 방송을 그냥 종료를 하는 것이 아닌 호스팅을 연결해 주었는데, 라온 크루 멤버도 아니었으며 동맹인 3362 멤버도 아니었고 혹은 지인들도 아니었다.
넥스트TV 파티에서 이야기를 나눈 한 스트리머로 자신과 친분은 거의 없는 음악 예술계 콘텐츠를 진행하는 이었고 허밍조와 친분이 있었다.
300명 정도의 시청자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준혁이 이들에게 호스팅을 꽂아 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허밍조를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한 콘텐츠의 메인으로 쓸 수 있는 이들과 친분이 있는 스트리머들에게 호스팅을 해주면서 메인급 크루원들을 키워주기 위함이었다.
허밍조는 게임 실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노래를 비롯해서 악기를 다루거나 혹은 그 외의 예술적인 부분에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기에 허밍조를 중심으로 하여 이들이 뭉치게 끔 만든 것이다.
물론, 다른 메인급 크루원들 역시 동일하게 진행할 생각이었으며, 넥스트TV 파티 때 친분을 나눈 것을 이야기 삼아 호스팅을 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기회였다.
허밍조를 비롯해서 메인급으로 세울 스트리머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를 슬쩍 해 놓은 상태이기에 열심히 잘 해보라는 말도 전해 놓은 상태였다.
'미래를 대비 해야지.'
4개로 나뉘어진 라온 크루가 언제까지 유지가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렇게 메인으로 세울 스트리머들을 잘 박아 놓고 도움을 준다면, 이들이 떠나는 날이 올 지라도 라온 길드의 위험을 그냥 가만히 지켜 보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헤어지는 것에도 준비를.'
방송 마무리라서 그런지 몰라도 12만 명으로 줄어든 시청자이기는 해도, 규모가 다른 호스팅이 257명의 시청자가 있는 방에 꽂혀지니 해당 스트리머는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고 그 방의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호스팅을 한 준혁은 바로 후원으로 10만 원을 쏘면서 채팅을 남겼다.
▷인디고: 귀 정화 방송이라고 해서 왔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 인디고 님이 10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럼 수고 하세요.
호스팅을 해준 것은 물론 10만 원이라는 거금 후원까지 보내주니 채팅창에는 해당 스트리머의 이름을 말하면서 난리가 났다.
▷새벽감성초생짱: 와, 초생짱님 대박 미쳤따!
▷피웨노우갬성: 으아앗! 누추한 곳이 귀한 분이! 이건 진짜잖아!!
▷분위기에취한다: ㄷㄷㄷ 나작스(나의 작은 스트리머)가 대기업이 되겠어!
▷허밍조와초생짱: 지렸다. 대장이 오실 줄은!
▷달콤살콤초생: 허걱!? 호스팅에 큰 후원까지! 여윽시. 트위치 대장님!
준혁은 채팅창의 반응을 보면서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바로 로그아웃을 하면서 방송을 종료했다.
계속 남아 있는 것은 어그로를 끄는 것 밖에 안되기에 바로 나가준 것이다.
"초생짱. 듣지 못했던 스트리머인데. 하긴 이쪽은 내가 문외한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허밍조 때문에 키워진 것 같기도 하고."
초생짱은 히어로 크로니클을 플레이 하지 않고 현실에서만 음악을 하는 인물이었으며 대부분 연주와 잔잔한 노래, 소통 방송을 주로 하는 이었다.
"이렇게 우직하게 가면 골수팬, 콘크리트는 확실히 생기고 탄탄한 중기업은 되겠지. 허밍조와의 친분이 유지되면."
이쪽 부분으로 이렇게 몇몇 이들을 도와준다면 허밍조도 강한 발언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도 갖고 있지만 딱히 그렇게 하지 않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보여서 음악 관련으로 방송을 하는 이들이 허밍조를 좋아하고 인정을 해주는 것이다.
자신을 향해서 초생짱이라는 이가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시청자들은 이미 사라졌다고 말을 했지만 그래도 고마움을 계속 표해 왔다.
넥스트TV 파티에서 친분을 다지기는 했어도 전화번호를 교환하거나 혹은 메신저에 친구 추가를 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다.
허밍조를 통해서 알게 된 것 외에는 없었으니 의아함도 있을 것이고 기쁜 마음도 있을 것이다.
"허밍조 측으로 3명, 휴먼캔디 4명, 악크 2명 등등… 내년 1월 초까지 호스팅을 부지런히 돌려줘야 자리를 잡겠어."
대략적인 계산을 하면서 준혁은 채팅창의 분위기를 로그아웃으로 살폈는데, 계속해서 이어지는 즐겨 찾기의 향연에 초생짱은 감사의 인사를 계속하는 것보다 새벽에 어울리는 감성으로 연주를 시작하기 시작했고…
채팅 창에는 아주 좋은 말들이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히 기존의 초생짱의 시청자들 역시 기뻐할 만한 채팅이었으며 분위기는 아주 훈훈하게 이어졌다.
또 좋은 연주를 해준 덕분에 일부 시청자들은 후원도 쏘아 주었으니… 아마 초생짱에게 오늘의 기억은 매우 크게 기억될 것이다.
* * *
"그러면 황제를 만나기는 하는데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는 거네?"
지은의 물음에 준혁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어. 그냥 트리톤 지역 전체가 위기가 오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좋게 생각을 했나 봐. 그리고 끝까지 이탈하지 않고 지킨 것도 컸고. 그때 사실 우리 다 죽을 뻔한 부분 있었잖아."
"그렇긴 했지. 우리 처음 죽는다고 속으로 내심 걱정도 하고 그랬어."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은데 혼자만 불러서 신경도 쓰이고 그렇네."
"에이~ 너랑 우리랑 완전히 달랐는데. 너는 진짜 대박이었잖아. 우리도 양심이 있지. 네가 상대한 몬스터들을 우리가 상대했어 봐. 진즉에 전멸했을 걸."
라온 크루원들을 비롯해서 참여를 한 길드원들 역시 다 동일한 생각이었다. 엄청난 레벨 업을 하고 트리톤에서 받은 각종 보상과 혜택으로도 충분하다고 다들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말이다.
무엇보다 준혁은 원정대를 지키기 위해서 현무부라는 희대의 아이템을 사용해서 모두를 구원한 부분도 있었고 양심이 있다면 황제와의 독대를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다들 고생한거지 뭐."
"그래도. 너는 소모성 아이템도 과하게 썼고. 다들 인정하고 있지. 되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 너만 그때 딱히 뭐 더 챙기려고 그러지도 않고 그래서 다들 신경 쓰고 있었거든."
당시에 아이템을 비롯해서 골드 등 많은 것들이 풀리긴 했으나, 준혁에게는 딱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골드 정도만 더 수급하고 아이템은 지휘를 한다고 고생한 길드 임원이나 크루원들에게 넘겼는데, 이렇게라도 추가로 보상을 받게 되니 다들 기쁜 마음이었다.
"음, 그러면 다행이고."
"근데 황제를 만나면 뭐 어떻게 할 거야?"
"그냥. 고맙다고 하고 주는 거 받고 끝나지 않을까 싶네. 거기에서는 블라인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칼스 레이너 백작과도 이야기를 할 때면 블라인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황제는 더 하겠지."
"그렇긴 하겠다. 보안도 중요할 것 같고."
"뭐, 자세히 아는 것이 없으니까 모두 가설일 뿐이겠지만. 왜 만나려고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권력자와 너무 깊게 연관되는 것은 좋지 않다. 그것도 권력의 최정점에 위치해 있으며 엄청난 무력과 수상한 모습을 보인 황제라면 더욱 더 말이다.
칼스 레이너 백작의 경우에는 예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르크 황제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냥 처음부터 호의를 보였단 말이지.'
찝찝함이 적잖게 있었고 경계심이 오를 수 밖에 없다. 이유 없는 친절은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근데, 오늘 방송 좀 오래 하는 것 같던데. 편안히 쉬지."
"그 말해줄게 있어서."
"뭐?"
"팬미팅 관련해서 말이야."
"팬미팅? 어떤 거?"
"어~ 나를 통해서 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서."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는 표정을 짓자 지은은 본인도 황당함이 적잖게 있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요즘에 월드 투어를 도는 제우스라는 그룹 알아?"
"제우스? 어~ 알지. 그 라온미르 소속이잖아. 멤버 이름은 모르는데 그룹은 외워 두었지. 음. 그런데?"
"거기 멤버가 네 팬미팅 당첨 됐어. 제우스 애들 멤버 전원이 너 팬이라는데."
"뭐?"
순간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듯 준혁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지은은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주었다.
"애들이 다 네 팬이고 멤버 중 하나가 팬미팅 추첨이 되어서 그때 간다고 하더라고. 휴가 때랑 잘 맞아 떨어졌나 봐."
"… 쉽게 진행되는게 없구나. 지져스."
준혁은 아찔함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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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