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회
과거와 현재
프로스트 지부장으로 있는 백재영 사장은 준혁과의 계약을 직접 체결하기 위해서 라온미르MCN으로 왔다.
뭐, 파이터 게임즈 측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어찌 되었든 최대한 적극적인 계약을 하기 위해서 준비를 했다는 자세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자리 보존을 위해서 반드시.'
흔들리는 본사의 위치에 임원들의 자리는 떨어지는 낙엽처럼 아슬아슬한 상태였으며, 이 와중에 사내 정치까지 심각하게 돌아가는 탓에 숨이 턱턱 막히는 상태였다.
그래도 그나마 자신이 준혁과의 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 성공을 했다는 것 때문에 반대 세력이 이번에 많이 나가 떨어지기는 했어도 제 2의, 제 3의 녀석들은 곧 등장을 할 것이다.
본사에서 그렇게 만드는 상태이니 말이다.
"파이터 게임즈… 에서 그렇게 수를 둘 줄이야."
단편적으로 알려진 것만 해도 지금 공개적으로 밝힌 것만 해도 자사와의 게임과 굉장히 겹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1년 이내로 추가적인 개발을 완료하여 베타 테스터로 진행될 게임이 FPS, 격투 대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쏟아낼 예정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마치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너희들을 위해 이것저것 다 준비를 했다는 듯 홍보를 하면서 말을 하고 있는 중인데…
이게 굉장히 잘 먹혀 들어간 상태였다.
하지만 프로스트는 현재 데빌 헌터를 모바일로 내어 놓고 기존 작품을 리마스터를 하는 정도가 끝이었다.
그 와중에 내놓는 패치는 발전이 없다고 대차게 까이고 있는 상태였으며, 과거 홍콩과 중국의 민감한 문제에 있어서 본사 쪽에서 헛 짓을 하면서 중국 자본에 침식된 과거의 영광에 취한 게임사라고 욕까지 먹고 있었다.
'파이터 게임즈는 100% 중국 자본이었는데… 대처가 달랐지.'
파이터 게임즈는 실시간 승자 인터뷰의 위험성을 판단, 게임 진행은 그대로 실시간으로 진행을 했지만… 인터뷰 관련은 5분 딜레이를 걸어서 위험 요소가 나오면 바로 커트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이런 부분을 언급하는 선수도 없어서 그냥 무난한 대회가 지속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어찌 되었든, 프로스트는 헛질을 했고 파이터 게임즈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차근차근 플러스 이미지만 챙기면서 성장했으며 모든 것이 엇갈렸다.
하지만 결국은 파이터 게임즈 역시 히어로 크로니클이라는 설명불가의 가상현실 게임이 등장하면서 무너졌다.
플러스 이미지로 인해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기는 한데… 이번에 확실히 틀을 잡지 못하면 한층 더 무너질 것이다.
'중국 시장이야 자기들이 잡겠지만… 한국은 아니지.'
E 스포츠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은 한번 자리 잡은 게임은 정말 오래한다.
자신들의 스타 워 크래프트의 시리즈들도 아직까지 점유율이 0.5% ~ 1% 정도를 유지할 정도였고 소규모 리그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히어로 크로니클이 이 모든 것을 박살 냈다.
자리를 잡았건 말건 그런 것에 상관 없이 한국의 게이머들을 사로 잡아서 미친 듯이 히어로 크로니클로 잡아 삼켜 먹고 있었으며 그 중심에 있는 이들이…
"라온 크루……."
게임은 모두가 즐거워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세계 최초 히어로 크로니클 방송을 진행하면서 각종 노하우와 정보를 무료로 공유하며 성장을 한 이들은… 그 어떤 국가의 길드도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로 빛나는 위상을 자랑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제는 1억 명이라는 수치를 넘겨 버린 U튜버 크리에이터인 퓨어파이마저 이들의 이상에 감화하여 팬이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말할 정도였으며… 라온 크루의 수장인 인디고는 꾸준히 미친듯한 U튜버 성장세를 보유하여 지금 16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국민 수가 현재 8300만 명 정도 되는 상태인데… 1620만 명이라는 수치는 정말 말도 안되는 수치였다.
"히어로 크로니클을 메인으로 진행하지만 다양한 게임이 있어야 한다는 명분 아래 2부 방송으로 꼭 다른 게임들을 하면서 게임 홍보를 하는 괴짜… 라고 말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천재지."
백재영은 준혁이 정말 천재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위치와 힘을 아주 필요한 곳에 적재적소 잘 사용을 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이득도 확실히 취하고 있었다.
다만 모바일과 콘솔 게임 위주로 이 힘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온라인 게임에 관심을 보였고 가장 큰 돈을 준비할 수 있는 프로스트와 파이터 게임즈를 선택했다.
그리고 자신들은 파이터 게임즈에 비해서 보여줄 것이 적기에… 더 많은 것을 주고 계약을 해야 했다.
하지만 결코 이게 아쉽거나 불쾌하고 그러지 않았다. 되려, 파이터 게임즈가 자신들만 살 길을 도모하기 위해서 더 좋은 제안을 하면서 독점 스폰을 제안하게 된다면 피를 보는 것은 프로트스였고 자신들이었기에…
절대적으로 이런 제안을 자신들이 해야 했다.
실제로 넥스트TV 파티에서 준혁과 나눴을 때랑 라온미르 MCN에서 견적과 사이즈를 뽑고 이미지 관련 부분까지 다 계산을 하여 나눈 사업적인 내용을 떠올리면 안일하기 그지 없이 준비했음을 뼈 깊이 느꼈다.
만약 준혁이 연락을 취해서 그냥 좋게좋게 가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계약을 하러 이곳에 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사장의 자리는 다른 이가 차지를 했을 것이고 말이다.
'그러면 한국 직원들도 많이 잘려 나갔었겠지.'
자신과 연관된 모든 이들이 칼 춤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니 이번에 쫓겨져 나간 이들보다 2배는 더 많은 이들이 날라갔을 것이다.
그렇게 긴장을 하면서 미팅을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면서 파이터 게임즈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이현승 대표가 들어왔다.
"일찍 오셨군요?"
"네.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보니 설레서 말입니다. 하하."
"저도 좀 일찍 왔는데 이것 참… 한 발 늦었습니다. 그나저나 무슨 말씀 나눈 것은 없는 겁니까?"
혹여 어떤 이야기라도 나눈 것이 있는지 경계를 하며 질문을 하는 이현승 대표를 향해서 백재영은 고개를 저으며 솔직하게 답변을 해줬다.
"아직요. 안내만 받고 여기서 대기 중입니다."
"그렇군요."
"그나저나… 파이터 게임즈에서 상당히… 많은 것을 준비했더군요."
"그렇죠. 그리고 준비 하고 있는 상태죠. 어쩌면 예정보다 빨리 많은 것을 소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물이 들어오는 상황이 생기면 부지런히 저어야죠."
"그렇긴 하군요. 근데 그렇게 여러가지를 한번에 진행하면 괜찮겠습니까?"
"본사에서 잘 준비를 했으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훌륭한 게임들이 어떻게 발전과 쇠락을 했는지 많이 교육도 했으니까요. 과거를 살피고 현재에 도전 중이죠. 그러면 최소한 실패를 하는 미래는 적지 않을까 싶네요."
뭔가 뼈를 때리는 말이었지만 백재영은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이건 입을 열면 지는 것이니 말이다.
"음… 그나저나 프로스트는 아무것도 없는 겁니까? 사실 이 상태라면 가장 위험한 것은 프로스트일 것 같은데."
"글쎄요… 본사에서 이번 프로즌컨에서 무슨 발표를 할지 알 수가 없군요. 12월 말에 항상 여는 것이니… 뭔가 나오길 기대해야죠."
프로즌컨, 프로스트사가 매년 진행하는 프로스트 사의 게임 행사로 십 수년을 이어온 정통 넘치는 게임 행사였다.
프로스트가 만든 모든 게임의 미래에 대한 발표를 하고 신규 게임 관련 이야기나 다양한 정보들을 풀어내는 것이었다.
"뭔가 있기는 하다는 말씀이네요."
"글쎄요. 오랜 명문이라는 것은 위기에서 저력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뭐, 그게 차이죠. 다양하게 하는 것보다 기존의 것을 새롭고 탄탄하게. 발전 시키면 그게 좋은 것일 수도 있고요. 익숙함이라는 것은 무서우니까요."
"음… 그렇죠. 리그 오브 파이트의 익숙함은 무섭죠."
이현승 대표는 뭔가 살살 긁어서 얻어낼 것이 없나 싶었는데, 우직한 곰이라 평가 받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입을 꾹 다문 백재영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자신도 본사에서 진행하는 이 대규모 게임 출시들이 성공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공통된 세계관을 갖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출시를 하는 것 까지는 좋으나… 살펴보면 경쟁해야 하는 회사들이 너무 많았다.
당장에 앞에 있는 프로스트를 비롯해서 수 많은 콘솔 게임과 유명한 온라인 게임사 등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펼쳐야 했다.
"다양한 것을 보이면 다양한 경쟁사도 나오는 것이고 파이터 게임즈로 인해서 다양한 경쟁이 펼쳐질 것 같아 다행입니다. 좋은 경쟁으로 인해서 더 좋은 게임이 나오고 그러는 것 아니겠습니까."
"… 으으음."
"뭐, 우리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 봤자… 대세는 이미 정해진 것이니 서로 뭉치고 노력을 해야겠지만요. 날 세울 필요가 있겠습니까."
"… 하아. 제가 실례를 했군요."
이현승은 긁어도 얻을 정보도 없어 보이고 뼈를 맞는 발언도 이제 슬슬 듣는 것 같고 바로 사과를 했다.
"별 말씀을. 사실 우리끼리 떠들어 봤자 의미도 없지 않습니까."
"… 뭐, 저도 시키니까 하는 일이라서."
"월급 대표가 다 그런 것이죠."
"흐음. 그래서 말씀드리는 것인데… 이번 계약. 저희도 프로스트사와 무조건 동일하게 가는 걸로 했습니다. 뭐… 본사 측에서는 홍보 대상의 상태가 아주 좋다는 것을 파악하고… 오래오래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을 쓰라고 해서 말입니다. 독점을 하면 좋겠지만… 그건 힘들 것 같아서."
백재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현재와 과거를 이야기 했지만 우리 프로스트가 과거를 이야기 한 것처럼… 파이터 게임즈 역시 엄청난 존재로 인해서 과거를 이야기 하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 쪽을 많이 살펴서 오래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군요."
"……."
"뭐, 이번에는 버텼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저는 장담을 할 수 없어서."
이번에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다음에는?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장을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도 이번에 숨통이 연장이 되어서 나름 미래를 살아갈 수준은 벌어 놓을 수 있을 것 같기에… 자신을 먼저 긁은 이현승에게 백재영은 나름의 충고를 해주었다.
자신은 40대 후반을 달리지만 아직 그는 30대 후반을 달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이현승은 백재영의 이야기에 부끄러움이 몰려왔지만 감사함을 표했고 백재영은 그것을 받아 주었다.
그리고 둘의 분위기가 훈훈해지는 그 순간, 노크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고 박지영 팀장과 오늘 자신들이 만나야 하는 라온 크루의 수장, 준혁이 들어왔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적당히 둘이 훈훈하게 분위기가 감지 되어진 상태를 느끼고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느낀 준혁은 활짝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계약을 진행을 하면서 감정적인 상태라는 것은 훈훈한 말을 하면서 좀 더 이곳저곳을 야금야금 뜯어 먹기 좋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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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