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60화 (330/548)

360회

과거와 현재

피파 마스터20

1년 마다 나오는 시즌 게임이라서 굳이 과투자를 해서 좋을 것이 없는 게임이었다.

또 축구 시즌이 시작되면 이 주의 베스트, 이 달의 베스트 선수들이 나오면서 기존에 자신이 소유한 선수지만 더 좋게 포장되어 나오는 탓에 돈을 지속적으로 써야 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준혁은 그래서 이러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피파 마스터 시리즈를 방송에서 보이지 않았다.

DLC 정도만 추가하는 콘솔 게임 위주로 플레이를 하면서 수십 만 원을 투자해야 하는 이런 류의 게임들은 좋지도 않을 뿐더러 메인 게임으로 삼기에도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편이라서 거의 건드리지도 않은 수준이었다.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친선 대회이기는 하지만 준혁은 자신이 이런 게임을 가지고 친선 대회를 참여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회귀 전에는 축구에 눈 돌아간 녀석들이 많아서 크루 자체로 실력 우위를 판가름 내는 것도 자주 하기는 했지만…

"음, 기분이 묘하네."

- 뭐야, 준혁이 지금 너 밑밥 까는 거 아니지? 너 그러지 마라. 네가 밑밥 깔면 안돼! 네가 그러면 만약에 우리가 졌을 때 후폭풍이 엄청나!

열혈도르의 다급한 목소리에 준혁은 상념에서 벗어난 뒤, 피식 웃으면서 채팅창을 살폈다.

▷한국인한국팀: ㅋㅋㅋㅋㅋㅋ 매장 시킬 각 완료!

▷라온을위하여: 아니 무슨 긴장되는 척을 하셀!?

▷유동닉1호기: 방금 전에 몸 풀기로 온라인 매칭 유저 7:0으로 잡은 사람이 갑자기 앓는 소리를 할 수 있다?!

▷별헤는밤: 이건 좀 ㅋㅋ

▷대장대협빛디고: ㅋㅋ 도르님 목소리 다급하네 ㅋㅋㅋㅋ

▷주먹왕두한: 욥욥, 보셈님도 클립 전송 받고 얼굴 썩어들어갔는뎈ㅋㅋ

▷킹치만킹받네: ㅋㅋ 밑밥 설계에 욥욥님 보셈님 ㅋㅋ 침묵 실화.

시청자들은 자신의 발언을 그저 약한 소리를 슬쩍 내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고 준혁은 이들의 반응에 맞춰 주기로 했다.

자신이 여기서 회귀 전의 기억이 떠올라서 그랬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미친놈 되는 것일 뿐이니 말이다.

"어휴~ 운 좋게 이긴 것을 가지고. 한 판 해본 거죠. "

- 준혁님!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 진짜 우리 맥이는 건데!? 도르형! 보셈아 빨리 말려 봐!

- 나는 모르겠다. 솔직히 나는 2등이면 만족해서. 어차피 나는 준혁님 다음으로 적게 결제한 사람이잖아? 900만원을 지른 열혈도르 형이나 550만 원을 지른 욥욥이 너랑 달리 70만 원 정도 질렀는데. 뭐, 어쩔 수 없지.

- 야!? 너 그걸 이렇게 빠져 나간다고!? 도르형이랑 나는 죽으라고!?

갑작스러운 전개였지만 준혁은 여기서 보셈의 편을 들어주기로 했다.

"보셈님은 연습을 안 하셔서 그렇지 재능러잖아요. 게임 몇 판만 하셔도 그냥 쑥쑥 잘 하시던데. 집중만 하셔서 딱 하셨으면 금방이신데. 그냥 적당히 저처럼 즐기려고 하시니까 뭐, 그렇죠."

묘한 준혁의 발언을 듣고 보셈은 열혈도르와 욥욥을 버리고 바로 준혁과 같은 라인이 되었다.

- 아하하, 역시 인디고님이 잘 아시네. 저도 사실 몇 판 안했거든요. 그래도 저 둘이 너무 좋은 카드가 많아서 적어도 그냥 비슷하게만 하려고 하니까 이렇게 질렀는데. 하하.

"그렇죠. 카드 복불복이 심해서."

- 저는 저렇게 카드도 엄청 까고 목숨 걸면서 피파 마스터를 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냥 즐기는 거죠. 인디고님처럼. 적당히 뭐 2등 정도만 해도 충분한 과금 수준이라서. 하하하.

보셈의 이탈에 욥욥은 침묵을 유지했고 열혈도르는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 둘이 혹시 뭐 따로 연락하고 짰니? 너희 끼리 재능충 코스프레하고 우리 둘이 맥이라고 그러는 거지? 어! 야. 그러면 안돼!

- 아니 형! 어떻게 그런 말을 해요. 그냥 인디고님이랑 저는 순수하게 즐기려는 입장인데. 대회를 뭐 그렇게 진지하게 해요. 설마 형, 인디고님한테 저번에 너무 발려서 그런 거에요? 이 형 승부욕은 정말. 저나 인디고님처럼 즐겨요.

- 어~ 알았어. 어어. 이렇게 나온 다는거지? 와 내가 반드시 이긴다. 어~ 그래.

분위기가 희한하게 되어 버리자 준혁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어휴~ 즐겨요. 재미 있자고 하는 게임인데요. 도르형, 욥욥님. 보셈님이랑 저처럼 편안하게 해요. 너무 민감해 하시지 마시고요."

- 맞아. 인디고님 말 다 맞아. 둘이 너무 민감해. 많이 지른 건 알겠는데. 민감할 필요는 없어.

"역시 보셈님은 저랑 뭔가 잘 통하는 것 같네요."

- 하하, 뭐 이게 즐기는 자들의 그런 교감이 아닐까요? 적당히 즐기면서 실력도 있는 그런 사람들? 아하하하

보셈의 도발에 침묵을 지키던 열혈도르는 입을 열었다.

- 반드시 보셈이 너는 이긴다. 내가 준혁이는 재능을 인정하는데. 너는 아니야. 너는 그런 코스프레를 하면 안돼! 우리랑 하니까 돋보이는 거지!

- 맞아! 너는 좀 오버야! 와~ 반드시 혼내줘야지. 재능이 없으면 돈이라도 질러서 균형을 맞춰야지! 어디 코스프레로 넘어가려고 해!

두 사람의 말에 보셈은 능글거리면서 놀리고 음성 채팅은 그야 말로 혼돈의 카오스가 되버렸다.

▷한국인한국팀: ㅋㅋ;; 뭔가 방송 초반에는 3명 이서 단합해서 이겨보겠다고 으쌰으쌰 했던 것 같은데.

▷마췍췍원투: 열혈도르와 욥욥의 분노가 전해진다. ㅋㅋㅋ

▷잔디왕축구왕: ㅋㅋㅋㅋㅋ 빵터지네. 친선전 시작 전부터 재미있누?

▷너의수준은간손미: ㅋㅋㅋ 보셈을 띄워주면서 상대의 멘탈을 뽀갠 대장의 계략 아니누? 거의 공명급 함정 같은데.

▷흥궈신반달가면: 이미 1위가 누구인지 정해진 것 같은 기분이군. ㅋㅋ 멘탈 와창장! 쨍그랑이네.

시청자들 역시 즐거워했고 준혁은 딱 좋은 분위기가 되었다고 생각을 했다.

크게 노린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흥분을 한 3명과 달리 자신은 평온한 상태였으니 게임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얼른 중재의 말을 하면서 대회 시작을 하자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3명의 3362 멤버들은 그렇게 흥분을 가다듬지 못하고 대회를 시작해야 했다.

당연히 흥분한 상태에서 진행된 경기는 준혁에게 이로운 점들이 많았고 부쩍 연습한 기본기와 슈팅을 이용해서 누구든 평등한 득점을 만들어 내었다.

3점을 먼저 낸 뒤에는 점수를 내려는 모습 보다는 지속적인 패스를 하면서 점유율을 끓어 올리고 상대가 거친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했으며 PK를 받거나 상대가 퇴장을 받으면 다시 공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주 악독하게 탈탈 털었다.

그야말로 영혼까지 털면서 각각의 멤버와 3경기를 펼쳐서 9승으로 전승을 달성하였다.

총합 스코어는…

열혈도르 3경기 총합 스코어 14 : 1

욥욥 3경기 총합 스코어 18 : 1

보셈 3경기 총합 스코어 14 : 3

을 기록했는데 아주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처음에는 열혈도르와 욥욥이 뭉친 것 같았지만 보셈이 열혈도르와 1승 1패 1무를 기록하면서 실력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고 또 자신과의 경기에서 똑같이 14실점만 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마치 동일한 수준으로 열혈도르를 칭찬하자…

열혈도르는 잠시 침묵을 하더니 욥욥에 대해서 바로 디스를 하며 보셈과 편을 먹었다.

- 어휴 그럼! 보셈이가 뭘 좀 아네. 쟤는 실력이 없어서 더 질러야 하는데 지가 대단한 줄 알고 650만 원에서 현질을 멈췄어. 나 같으면 죽어라 더 카드깡을 해야 하는데… 근성이 없어. 근성이. 실력이 없으면 나처럼 노력이라도 해서 맞춰야 할 거 아니야.

- 에이~ 형 아니죠. 형도 재능이 있는데 카드깡에 너무 시간을 투자했을 뿐이라고요. 그걸 인디고님과의 경기에서 증명한 거에요.

- 아하하, 그런가?

- 그럼요. 14실점 밖에 하지 않은 우리와 18실점을 한 욥욥이랑은 질적으로 차이가 나죠.

욥욥은 이런 상황에 억울해서 말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열혈도르에게 1무 2패를 기록했고 보셈에게도 1무 2패를 기록하면서 유일하게 승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 혀어엉… 우리 같은 편이었잖아요. 보셈이… 혼내준다고 했잖아요.

- 어허! 승리도 없는 녀석이 어디서 재능러들 사이에 겸상을 하려고 그래! 좀 더 카드깡해서 현질하고 와!

- 혀엉!?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 형, 형, 형 그 놈의 형 소리! 넌 어리광 밖에 할 수 없는 거야? 실력을 키우라고. 보셈이를 봐. 즐기면서 이 정도잖아. 그리고… 준혁이를 봐라. 너는 준혁이 수준의 재능이 아니라면 카드를 까야지.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에이! 속상해.

욥욥의 방 시청자들 역시 그렇게 질러 놓고 결과가 0승이냐며 날 선 말을 하면서 이런 역겨운 상황극의 희생양이 되는 것이 옳다는 말을 하자 욥욥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받아드리기로 했다.

- 카드… 까겠습니다.

- 욥욥아. 이미 늦었어. 그냥 그렇게 있어도 돼. 어차피 열혈도르 형도 히어로 크로니클 집중해야 하고… 인디고님, 인디고님도 바쁘시죠? 일정.

이 상황극을 지켜보던 준혁은 보셈의 질문에 살짝 웃음을 터트리면서 말했다.

"하하, 저야 바쁘죠. 오프라인 일정도 빠듯하고 2부 콘텐츠도 진행할게 많아서 오늘처럼 빼기가 힘들죠."

- 들었지? 그냥… 그대로 해도 될 것 같아. 욥욥이 너는 너무 건방졌어. 재능 있는 인디고님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기초 훈련을 하고 열혈도르 형은 거기에 맞춰서 열심히 카드깡을 했고… 너는 뭐야? 이미 늦었다고 욥욥! 정말 친구로써 속상하지만… 너의 피파 마스터20은 여기 까지다.

중2병 오그라지는 청춘 대사들을 날리듯이 이야기를 하면서 방송 마무리를 하는 이들의 모습에 준혁은 웃음을 계속 터트렸다.

- 보셈아. 그만해. 욥욥이도 많이 깨달았을 거야. 우리가 이해해야지. 부족하지만 그래도 동료잖아.

- 하아, 역시 형은 마음씨가 넓네요. 맞아요. 그래야겠죠. 우린 동.료.니.까

- 그래. 우린 동.료.야. 욥욥아. 다음부터는 준비 열심히 하자.

- ……알… 겠…어요. 도르…형. 보…셈아. 저 음성 채팅 좀 나갈게요오옮ㄴ뱌ㅏㅐㅇ럼니야ㅏㄹ;ㅓㅁ니ㅏㅇ럼;닝ㄹ!!!! 쾅쾅!

지속적인 딜을 맞아서 그런지 욥욥은 결국 참지 못하고 마이크를 끄기도 전에 비명을 지르고 테이블을 쾅쾅 내려지면서 울분을 토했으며 열혈도르와 보셈은 얄밉게 그 소리에 박장대소를 하면서 준혁과 깔끔히 인사를 나누면서 대회 마무리를 했다.

마치 욥욥은 상관도 없다는 듯 말이다.

여기에 준혁 역시 동조를 하면서 장장 4시간이 걸린 이 콘텐츠를 아주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으며 시청자들에게 축하의 후원을 받았다.

단순히 자신의 방 시청자뿐만 아니라 열혈도르, 보셈, 욥욥의 방 큰 손들이 찾아와 축하의 후원을 해주었는데 해외 시청자들이 주는 금액을 배제하면 한국 시청자들이 준 후원금으로 역대 급에 속할 정도로 대박을 친 방송이 되었다.

그리고 이 후원 금액에 준혁은 저들의 방 시청자 중에서 자신 방을 보지 않는 이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으며 대기업으로 꾸준히 유지를 하고 있는 저들의 저력을 실감했고 동맹으로 삼은 것은 신의 한 수 였음을 느꼈다.

'라온 크루와 구분되는 팬덤인 만큼, 한국에서 동맹으로 맺기에는 아주 탁월하고 믿음직한 곳이야. 회귀 전이나 회귀 이후나 3362 멤버들의 팬덤은 명불허전이구나.'

큰 후원들을 받은 만큼, 준혁은 친선전을 진행한 각 방에 가서 즐겁게 시청을 한 시청자들을 챙겨주라는 명목으로 치킨 25마리 정도의 가격을 후원으로 다시 뿌리면서 피파 마스터20의 콘텐츠를 완전히 종결 시켰다.

'할 일도 깔끔히 했으니 이제는 프로스트와 파이터 게임즈를 바짝 챙겨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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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요새...유툽 에이전시에 대해서 말들이 많네여.

음 불공정 계약에 대한 이야기로..시끌시끌..하던데

음... 급속하게 성장을 해서 그런지..몰라도...

음과양이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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