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회
황제
▷한국인한국팀: 4시간 37분!! 4시간 37분 동안 블라인드라니!!!
▷심영왕곶아: 이보시오! 스트리머 양반! 내가, 내가 거의~ 5시간을!?
▷유동닉1호기: 기다리다 지쳤어요~ 하지만 다른 방송 봐서 버틸만 했음.
▷아엠코리아힙합: Yo~ 췍췍, 이줴~ 공개 해봐Yo. 우리 기다렸어Yo?
▷관음법궁예: 옴마니봤네흡! 내가 관음법으로 보아하니 하앍! 너무 좋은 걸 얻었다고 생각이 드는 구나?
▷서른마흔다짤: 뭔가 까리 뽕삼하게 바뀐 것 같은데예? 장비가 묵직허당?
▷Zeus_럽럽: 궁금궁금. 기다렸어요. 황궁가서 뭐하셨어염?
간달푸와 다시 트리톤에 도착을 하고나서, 인사도 없이 휭~ 떠난 간달푸를 뒤로 한 채 준혁은 바로 방송을 켰고 그와 함께 수 많은 채팅들이 쏟아졌다.
이에 준혁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일단 사과부터 진행을 하기로 했다.
"아~ 님들 미안합니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습니다. 차라리 그냥 혼자 진행을 하는게 나았을 것 같아요. 흐음. 이래저래 보안도 그렇고 좀 확인 받는 작업들도 있고 그래서 늦었네요."
준혁 자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뺨을 긁적이며 사과를 하니 시청자들은 너무 오래 기다려 불탔던 마음을 조금 가라 앉혔다.
<보안>, <확인> 이런 단어들을 쓰는 것을 보면 준혁이 황궁에서도 꽤 고생을 했다는 것인데 괜히 더 이야기를 해서 시간을 잡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공지를 해둔 상태이니 이걸 가지고 왈가왈부 떠드는 것은 방송 진행에도 좋지도 않았다.
▷유동닉1호기: ㅎㅎ, 그런데 장비가 달라진 것 외에는 별 다른 것 없는 건가?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거나.
▷별헤는밤: ^^; 혹시 뭐 특별한 정보나 그런 것 있나요?
▷차원매니저: 흐음, 변수가 있음? 궁금한데.
▷따블비양코: 일단 장비 구경 좀 시켜주세요~
▷특급소식전달자: +_+ 황궁에서 뭘 주었을까 기대 만빵. 호달달
사과를 한번 하고 나니 다시 빠르게 채팅창이 안정화 되는 것을 본 준혁은 장비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지는 않기로 했다.
옵션도 모르고 일단 껴 놓기만 한 상태라서 지금 공개를 하는 것은 좀 그렇고 장식용 등급의 아이템들을 받았다고 둘러대면 될 듯 했다.
'일단 귀족에 관련된 부분부터 말하면서 어그로를 풀어주자.'
이것만 터트려도 준혁은 아주 난리가 날 것이라고 여겼고 그 예상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음~ 일단 장비나 이런 것보다 님들. 저 귀족 작위를 받았습니다. 우르크 제국의 자작으로 임명이 되었어요. 아마 모험가 최초로 자작이 되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귀족을 상징하는 가문 심볼은 라온 길드 문양을 그대로 따왔고요. 음~ 아무튼 저 귀족이 되었습니다."
귀족이 되었다. 준혁의 이 말은 채팅창을 순식간에 폭발 시켜 버렸다.
최초의 히어로 크로니클 스트리머, 최고의 히어로 크로니클 전문 게이머, 최대 규모의 모험가 길드를 이끄는 수장, 최강의 모험가 불려지는 준혁이 또 한 번 일을 낸 것이다.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귀족이란 직위는 딱히 크게 눈에 보인다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할 수 있었다.
귀족은 지배계층이며 이들을 모욕하는 순간, 게임 인생은 그대로 피곤해지는 것이다.
물론, 보이지 않을 때야 세금이나 이런 것으로 불만을 터트릴 수 있겠지만 만약 그것을 가지고 누군가 증거와 함께 밀고를 하게 된다면? 해당 국가 혹은 해당 영지에 서 귀족 불경죄로 인한 처벌을 받는다.
그리고 이 처벌은 단순한 벌금이나 형벌 체벌이 아닌 구금을 하고 그 시간을 정말 게임 속에서 보내야 했다.
이는 해당 국가에서 활동을 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권한이며 만약 준혁이 따로 우르크 제국 내에서 영지를 만들어 활동하게 된다면 이런 권한이 생기는 것이다.
뭐, 이런 부분은 영지 소유 및 기타 여러가지 부분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해서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아무튼 가능한 것이었다.
그 나라의 법으로 합리적인 처벌로 모험가를 구금을 하는 것 만으로도 해당 모험가는 게임을 접는 것이 편안할 정도가 될 것이고 이래저래 준혁의 게임 내 입지와 권위가 올라갔다.
▷JM쨉쨉이: ??? 귀족이요 ??? 그것도 준남작, 남작도 아니고 자작으로 바로 뛰어 오르셨다고요!?
▷인생은타이밍: 지려따. 미르친.ㄷㄷㄷ
▷내생에봄날은: 헐. 자작이믄 이제 우리도 막 영지 가지고 그러는 거임!?
▷종자가달라: =ㅅ= 라온은 근본이 달라지네. 하아, 무슨 길드장이 귀족이 되버리누. 허허허.
▷씹덕도르: 이제 자작님이라고 불러야겠다. ㄷㄷ 인디고 대장이 아니라. ㄷㄷ
▷과몰입전문가: 와, 진짜 ㅋㅋㅋ 대박이다. 자작이라니! 최초의 모험가 귀족이라니! 이보시오! 그게 정말인 겁니까으!
▷유동닉 1호기: 역시 우리 길드장! 다르다. 달라! 크으. 좋구만.
마치 자신들의 일인 것처럼 기뻐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준혁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
"이런 최초의 기록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들은 사실 다 우리 가족분들과 함께 만들어 나갔기에 가능했습니다. 길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초기에 1골드 모금을 해서 만들어 나가고… 최초로 길드 의뢰를 수행해서 터틀 드래곤을 잡고… 브라운 공국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사이, 우리 라온 가족들이 우르크 제국에서, 트리톤에서… 다 함께 했기에 이런 것을 받았습니다."
진부한 이야기를 또 꺼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준혁은 진심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준혁의 진심 어린 발언을 많이 접한 시청자들은 채팅으로 기분 좋은 감정과 쑥쓰러움을 표현해 왔다.
"최근 들어서 정말 과한 사랑을 받다 보니… 이런저런 고민들도 많이 생겼고 과할 정도의 칭찬도 들어서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사실 제가 그렇게 좋은 녀석은 아닌데 그냥 평범한 녀석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좋은 녀석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해야 하나요?"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면서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준혁을 향해서 채팅창에는 이 말을 부정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원래부터 좋은 사람이었다는 듯 말이다.
"어휴, 채팅창 보세요. 제가 이러니까… 좋은 녀석이 될 수 밖에 없다니까요. 뭔가 책임감도 느껴지고 여러분을 실망 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좀 많이 그랬어요."
준혁의 이야기에 다들 <ㅋㅋㅋ>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확실히 수 천도 아니고 수 만을 넘어 수 십 만의 기대를 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다들 했다.
"아무튼… 그래서 늘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최대한 문제 없이 살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부모님도 좋아라 하시고… 그래서! 이 감사한 마음 보답을 하기 위해서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말을 하자마자 시청자들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고 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 지금 시청을 해주고 계시는 시청자 분이 음!? 40만 명이나 계시네요. 어이쿠. 갑자기 왜 더 늘었지. 아무튼 40만 명이 계시니까 백분의 일 확률로 치킨을 드실 수 있도록 4000마리 쏘겠습니다. 어~ 방송 진행 중에 추첨은 힘드니까… 음, 넥게더는 카테고리 항목이 좀 힘들고… 카페에 가입하시면 제가 따로 이벤트 카테고리를 만들테니 비밀글 형식으로 휴대폰, 이름, 넥스트TV 아이디 및 닉네임, 메신저 아이디 정도 등을 남겨 주세요. 제가 오늘 드립니다."
치킨 4000마리라는 말에 시청자들은 빠르게 이걸 계산해서 1억 원이라는 금액을 채팅창에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며 정말로 괜찮냐는 이야기를 해왔다.
불과 얼마 전에 준혁이 정말 큰 돈을 기부한 것을 알기에 걱정부터 한 것이다.
하지만 이미 준혁은 충분히 그 이상을 벌어드렸기에 이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을 향해서 웃으며 말했다.
"아이 참~ 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 참여를 해주시면 제가 방송 종료 시간에 빠르게 4000분을 뽑아서 진행할 거에요. 누구나 참여 가능하시니까요. 많은 참여 하시면서 치킨 당첨 되시길 바랍니다."
준혁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술렁임을 만들어 내었고 준혁은 방송을 보고 있을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했다.
"매니저님 카페에 이벤트란에 < 라온 치킨 감사제 > 라는 카테고리 만들어 주시고요. 게시글 쓰는 건 준회원도 그냥 쓰실 수 있게 해주세요. 제한 없게 해주시면 됩니다."
▶라온대장오른팔: 네. 알겠습니다. 바로 만들고 알리겠습니다.
바로 실시간 대답이 뜨자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번 이벤트 참가를 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제한이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를 해주었고 반응이 좋은 것을 보며 만족했다.
'예상보다 지출이 크기는 했지만. 말 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되버렸네.'
본래는 적당히 좀 하려고 했는데, 자신이 블라인드를 풀어버리자 평균 시청자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생기자 뭔가 더 마음이 울렁거렸는지 오버를 했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오버였고 준혁은 이렇게라도 좀 더 나눴다면 만족스럽다고 생각을 했다.
'좋은게 좋은 거지 뭐.'
시청자들에게 나눠서 나쁠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장식품 수준의 장비를 가져 왔다고 해도 뭐, 이벤트 때문에 덜 하겠지. 자작 작위를 받은 것들도 생각하면 여파는 덜할 거야.'
장비에 대해 기대감을 갖는 이들이 많았는데 대충 무난하게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 (블라인드)우르크 황제, 기르메쉬가 당신에게 재보의 사용을 허락 합니다.>
< (블라인드)봉인된 장비들이 족쇄가 풀리며 당신을 주인으로 인식 합니다.>
"네?"
준혁은 갑자기 뜬 블라인드 알림문구를 보면서 어벙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뭔 소리야?'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