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회
예상치 못한
'평범… 하네?'
준혁은 판교에 위치한 히어로 크로니클 본사 건물을 보면서 고개를 뭔가 조금 아쉬움을 느꼈다.
마천루와 같은 초고층 건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건물 빌딩에 본사가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10층 정도 되는 높이의 무난한 대기업 게임사 수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특이한 것도 없고. 여기서 뭐가 이뤄진 거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주차장에서 1층 로비로 가니 보안은 정말 끝내주게 잘 되어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드를 비롯해서 각종 보안 장치들이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져 있었으며, 무인 드론 및 기타 여러가지 첨단 장치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건물은 작아도 속이 알짜인 건가. 게임사가 이 정도 보안이라면. 하긴, 충분히 이렇게 해야 하는 수준의 게임이지.'
회귀를 한 자신도 그리고 앞으로 게임을 개발할 이들도 히어로 크로니클의 게임 엔진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도 몇몇 유명 대기업들이 히어로 크로니클과 비슷한 게임이라도 만들어 보겠다고 뭉친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오고는 했는데…
결론은 현재 기술로 저런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즉, 오버 테크놀로지로 분석이 분가능하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다만 그래도 서버 구축에 대한 부분이나 기존의 양산 게임이 아닌 그래픽 수준이 꽤 상승되어 즐겨 볼 수준의 게임이 만들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기는 했다.
그리고 히어로 크로니클은 세계관이 익숙하지 않은 오픈형 MMORPG에 가깝다면 자신들은 플레이어들이 익숙한 세계관들을 가지고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나왔다고 추가로 첨언을 했다.
이에 대해서 준혁은 나름 동의를 하는 부분이었다. 히어로 크로니클의 세계관은 너무 방대했고 한 대륙의 역사를 넘어서 한 제국, 왕국의 역사도 파악하기 힘들 정도였으며 더 나아가 자신이 선택한 종족의 역사를 알기에도 벅찼다.
하지만 기존에 게임들은 여태까지 플레이를 한 정보를 가지고 맞춤형으로 잘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리스 및 북유럽 신화 쪽이나 삼국지 쪽 등으로 말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락을 하는 거지.'
더 나은 것을 계속 개발을 해야 하는데 성장하는 속도 자체가 히어로 크로니클 측과 너무 달랐다.
애초에 설비가 다르고 배운 것들이 다른데 따라잡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이야기었다.
아침에 자신이 지은에게 설명해준 트리톤에서 창설된 라온 길드 의외의 길드들에 대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더욱 더 바짝 이 쪽과 친분을 가져야 해. 다른 쪽은 최대한 몰락을 천천히 진행 시키면서 나도 부스러기 챙기는 정도만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안내 데스크까지 도착을 했고 준혁은 미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했다.
"앗! 대장님!"
"네?"
"아앗, 팬이라서요.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아닙니다.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데스크 직원이 자신을 알아본 탓에 준혁은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머리를 좀 식힐 수 있었고 이후에 나름의 서비스 정신까지 진행하면서 추가로 이야기를 더 나눴다.
"근데 어떻게 오신 거에요?"
"어~ 무슨 이벤트 같은 걸 진행하려고 하는데 협업을 하고 싶은 것 같더라고요. 자세한 부분은 만남이 진행되면 되는 거라서."
"아. 역시! 저 말고도 회사 내에서 인디고님 팬 되게 많아요. 게임을 아주 게임답게 즐기는 스트리머라고… 좋아하세요. 좋은 일도 많이해서 더 좋아하시고."
"감사하네요.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대답을 하면서 준혁은 안내원이 이야기를 한 엘리베이터가 오자 그것을 타고 7층으로 이동했다.
7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한 남성이 씨익 웃으며 서 있었고 준혁은 어디서 본 얼굴이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앗! 시계를 주신!?"
그는 다름 아닌 자신에게 5000만 원 상당의 시계를 선물하고 갔던 큰 손이었으며 준혁은 그의 등장으로 인해서 어안이 벙벙했다.
"반갑습니다. 강준혁씨. 이름은… 한국 이름은 위신이라고 하죠."
악수를 건네며 이야기를 하는데 준혁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악수를 하면서 말했다.
"아… 네 반갑습니다. 저는 강준혁이라고 합니다. 어… 조금 많이 놀랐네요."
"위신님이시군요?"
"성이 좀 특이하죠?"
성도 이름도 특이했지만 준혁은 그저 멋쩍게 웃는 것으로 대답을 하며 말을 아꼈다. 자신이 보기에 상대는 보통의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졌으니 말이다.
준혁의 멋쩍은 웃음 뒤에 안내를 받으며 도착한 곳은 정말 커다란 회의실이었고 단 둘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곳에서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 준혁은 살짝 긴장이 되었다.
'기를 죽이는 건가?'
딱히 밀당을 할 생각이 없지만 이런 식으로 나오면 솔직히 빈정이 상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준혁은 그런 감정보다는 왜 이곳에 자신을 데리고 왔는가에 대한 의문만 생길 뿐이었다.
'이상하잖아.'
데스크 직원이 약속에 대해서 제대로 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었다. 적어도 라온미르MCN 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미팅을 잡을 정도라면 나름의 소문이 돌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준혁은 불쾌한 감정보다는 왜? 라는 의문만 가득한 시선으로 위신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자신의 방 큰 손이자 상대를 쳐다 보았다.
"흐음. 긴장하지 말고 일단 이곳으로 초대를 한 것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최초의 이벤트를 대충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유저들 수준 점검이고 본 목적은 판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좀 살피기 위해서라고 해야 하나."
회의실에 오자마자 갑자기 말을 편안하게 하면서 내뱉은 위신의 이야기 내용은 준혁이 미간을 찌푸리게 하기 충분한 수준이었다.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습니다만."
"음~ 기르메쉬. 골치 아픈 녀석이 잔재주를 부렸던데… 대화 내용을 좀 알고 싶은 것도 있고… 우리 인디고씨가 어디까지 파악을 하고 또 얼만큼 준비를 해야 하는지도 생각을 해야 하고. 그러면서 히어로 크로니클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좀 해봐야 한다? 뭐… 그 정도."
다 알고 있다고 봐도 되는 내용에 준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기르메쉬와 자신의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간달푸가 취했던 그 보호막 같은 것으로 인해서 차단이 된 듯 싶었다.
'파악이 가능한 건가? 원래는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준혁은 일단 게임사 측 대표로 보이는 위신이 요구하는 것을 이야기 해주기로 했다.
히어로 크로니클의 본사와는 자신이 인연이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현재 캡슐을 팔고 있는 원일의 회사가 인수 합병이 된 곳이었고 지금도 열심히 다니고 있었다.
캡슐 판매 대금에서 일정 부분 스폰을 받기도 하는 상황에서 좋게좋게 가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렸다.
"무난한 역사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었습니다. 뭐, 세계관의 탄생 비화나 그런 것들이었죠."
"그렇군. 흐음. 이래서 잡을 것은 잡았어야 했는데. 후후. 뭐, 재미있었겠군."
"조금 흥미롭기는 했지만 이내 골치가 아팠죠. 너무 판이 컸으니까. 기껏해야 이제 우르크 제국 내에서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는데……."
"음~ 솔직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꾸준히 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대화는 꽤 좋게 될 것 같아 기쁘네."
"딱히 나쁘게 갈 이유는 없죠. 둥글게 모두가 좋은 길이 있다면 그걸 택하는 것이 제 성향이라서."
준혁의 이야기에 위신은 씨익 웃으며 태블렛PC를 쓰윽 꺼내어 화면을 보여 주면서 말했다.
"지금 이대로 진행이 되면 일단 북대륙은 1년, 남대륙 1년 6개월, 동대륙과 서대륙은 간신히 버티는 정도… 수준으로 세계가 피폐해질 거야. 뭐… 동대륙이나 서대륙의 일부 인사들이 나서면… 수명 연장이 되겠지만 여기도 중립을 지키는 인사들이 있어서. 쉽지도 않을 거고."
"기르메쉬 황제와 같은 존재들이 또 있다는 겁니까?"
"몇몇 있지 그리고 그 몇몇 중에 이미 한 명을 만났잖아?"
"이미 만났다고요? 음? 아!? 단군?"
"정답. 기르메쉬 만큼이나 골치 아픈 존재지. 되려 더 골치 아파. 용병으로 이곳저곳 떠도는 성향이 있어서. 기르메쉬는 우르크 제국에서 딱 자신의 백성만 커버를 해주는 정도라면 단군은 이야기가 다르지. 좀 더 많은 이들을 품으려고 해."
단군에 대한 생각을 하니 납득이 되기는 했다.
현무와 같은 존재들을 부리는 존재인데 보통의 존재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는 했다.
'와, 진짜 게임 인생 스펙타클하게 했네. 뭐 딱히 제대로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생각에 잠시 잠겼던 준혁은 위신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면 게임사 측은 어떤 도움을 줍니까. 솔직히… 게임 판이 망가지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음… 일단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고… 모험가들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줄 수 있겠지. 지금처럼 선구자의 위치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딱히 그런 위치는 좋아하지 않지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겠군요."
"말이 통하니 좋군. 후후."
"근데… 위신씨 당신에게 그 정도의 힘이 있는 겁니까?"
"음~ 물론이지. 내가 여길 설립했으니까."
잠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던 준혁은 이내 비명도 못 지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
"간단해. 이 회사를 지은 것은 그냥 한 젊은 청년의 꿈을 실현하라고 만들고 투자를 해준 거라서. 게임 자체가 엎어져도 상관이 없지만… 꿈꾸는 이는 게임이 살기를 희망하거든. 뭐, 그래서 자네를 통해서 살려볼 요량이네. 자네도 썩 마음에 들고."
"이해…가?"
"거참 못 믿는군. 명함이나 한 장 받도록 하지."
Cheat Key
Chairman
Wi Sin
영문으로 되어져 있었지만 확실하게 체어맨이라는 표기가 되어져 있는 것을 보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맙소사!?"
"개인적으로도 자네에게 호감이 많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게임을 다각도로 살리려는 모습은 꽤 보기 좋더군. 우리 꿈꾸는 이도 깨달은 것이 있어서 소스도 풀고 그러더라고."
"아…네?"
"아무튼 한 2년 정도만 바짝 고생하면 적당히 자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거야. 뭐, 그 전에 큰 위협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자네 직업을 탓해야지."
"……."
"하하, 그리고… 이벤트는 대충 자네들이 상대해야 하는 적들의 수준을 잡고 진행을 하는 걸로 하지. 꽤 재미있을 거야. 그리고 페이는 돈을 쓸어 담는 만큼 두둑하게 챙겨 줄테니 걱정 말고."
준혁은 위신의 이야기에 완전히 코가 꿰였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럼 그때 운영자들이 다 거짓말 한 건가. 하긴 제대로 정보를 풀 리가 없겠지. 에이… 그래도 나쁘지는 않으니 다행인가.'
조건도 후하게 해준다는 말도 하고 자신들을 좋게 봐준다고 하니 준혁은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어찌 되었든 대외적으로 자신들을 잘 챙겨주는 것이니 말이다.
"… 일단 프로스트와 리그 오브 파이트 대회가 종료 이후에 해야 하는데. 괜찮은 겁니까?"
"나는 상관 없지. 급한 것은 자네니까."
"… 그건 그렇군요."
"후후. 아무튼 말이 잘 통하니 정말 좋군. 후후. 정말 즐거운 상대를 만난 기분이야. 하하하."
위신의 웃음에 준혁은 그저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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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라코는 사태가 점점 산으로 가네유..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