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92화 (362/548)

392회

떡밥을 뿌려

"… 규모가 예상 외로 크네요?"

"죽더라도 함께 이벤트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많아서요. 아무래도 제가 불찰이 많은 것 같네요. 같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는 했어도 참여를 하며 할 수 있는 것은 제대로 한 적이 없네요. 쩝."

"으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정말 길드를 위해서 많이 노력을 하시는 군요."

"길드장이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해야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즐기는 게임이 되는 거구요. 이게 게임의 고인물… 진행이 되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게임의 고인물화라는 발언에 치트키 사에서 위신을 대신하여 만남을 갖고 있는 개발팀의 팀장인 장원영은 미간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벌써부터 고인물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게임사 입장에서는 전혀 좋은 소식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건 좀 그렇네요. 고인물화……."

"애초에 콘텐츠 부분에 있어서 뉴비 모험가들이 접하기가 힘들죠. 그래서 저희가 최대한 정보를 뿌리는 거지만… 결론적으로 다양하지만 제한적인 것들이 많아요. 특히 일반적으로 기타 게임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던전 시스템 같은 개념도… 사용하기 쉽지가 않잖아요?"

"으음… 그렇긴 하군요."

"오픈된 던전이 있지만 제한된 지역, 제한된 세력, 제한된 인원만 통과가 되니 오픈 필드의 여러 곳을 둘러 봐야 하는데… 장비를 맞추려면 서브 직업을 부지런히 키워야 하거나 사냥을 죽어라 해야 하는데… 비슷한 수준의 유저가 없다면 파티 맺기도 힘든 상황이죠."

"……."

"그런데 고레벨이 도와줘도 문제가 생깁니다."

"뭐죠?"

"레벨은 오르지만 기술 레벨이 낮으니까요. 차후에 데미지가 제대로 뽑히지 않아서 레벨에 비해 저급한 사냥터를 뛰어야 하고… 지치겠죠?"

팩트였다.

그리고 장원영 팀장은 준혁이 이런 부분까지 생각을 하면서 히어로 크로니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 몰랐기에 정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까지?"

"히어로 크로니클은…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많이 허물어 나갈 겁니다. 저희 길드 내부 상황을 따졌을 때… 확실히 그럴 겁니다."

"어떤 부분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길드 내정을 관리해줄 수 있는 전문적인 이들이 필요합니다. 단순 임원과 전업 임원으로 구분을 지어서 골드 지원 등으로 약간의 차별을 주면서 업무 소화를 다르게 배정하는데… 전업 임원의 경우 한 달 월급을 최소 400만 원 수준이 나오도록 기존에 지원하는 현금과 함께 골드를 지급합니다."

임원들에게 현찰을 지급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장원영 팀장은 놀랐고 전업 임원의 월급이 400만 원 수준이라는 말에 더 놀랐다.

"그렇게나요?"

"10만 명이 넘어가는 시점부터 관리가 힘들었고… 20만 명이 넘어간 현 시점은 트리톤 내에서 내정 관리 NPC들을 고용하고 임원을 늘려도 무리죠. 어디서 즉시 이런 부분들을 처리해줄 수 있는 영입을 해야 하는데… 게임 내에서 쉽게 구해질까요?"

"… 아니겠죠. 현실에서 구해지고… 아?"

"현실의 재능을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살려 직업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적당히 주변 몬스터들도 사냥도 하고 즐기면서 업무를 보겠죠. 아직 최저 시급만 받고 일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 쪽에서 계약 기간만 확실히 보장하면… 혹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

장원영 팀장은 갑자기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늘 현실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히어로 크로니클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런 부분은 전혀 생각지 않고 그냥 개발만 했다.

그런데 자신의 앞에 있는 준혁은 그런 것을 넘어서 더 많은 부분을 생각하고 길드를 운용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찌르르-

갑자기 발끝부터 쫙- 올라오는 소름에 움찔거릴 뻔 했지만 꾹 참으며 말했다.

"그렇게 되겠군요. 정말 경계가……."

"옅어지고 많은 말들도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뭐, 치트키 사가 워낙 대단해서 지금도 많은 부분이 통제가 잘 되는 것 같지만… 아무튼 히어로 크로니클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올바르게 모험가들이 최대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올바르게 모험가들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라……."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옅어졌는데 미치광이들이 돈 많다고 까불거리는 망나니들이 게임 자체를 흔들려는 식으로 행동을 한다면? 혹은 벌써부터 발생했던 골드 노가다를 이용해서 특정 국가가 수작질을 하려고 한다면? 이런 것들이 먼저 자리 잡기 전에 라온 길드는 최대한 모험가들이 흥미를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거죠."

자신을 왜 준혁과 만나게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개발자와 이를 즐기는 유저와의 차이를 그리고 더 나아가서 히어로 크로니클 전체를 분석하면서 즐기는 공략형 유저와의 차이를 장원영은 뼈저리게 느꼈다.

"많이 염두하고 진행하겠습니다."

"히어로 크로니클의 부가 곧 현실의 부로 변환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템 거래를 하는 곳을 보면 이미 70레벨 정도에 사용하는 유니크 아이템 검이 7강화가 되었다고 무려 4억에 팔렸더라고요."

"……."

"그러니 최대한 뉴비들이 즐기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이벤트가 있어야 할 겁니다. 저 역시 최대한 시선을 돌리지만… 해외 영역까지 나름 퍼지게 되면서 이를 진행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져서… 아무튼 라온 길드와 유입되는 초보분들이라도 잘 챙겨보려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 장원영 팀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 치트키사가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확실히 진행을 해주겠노라 선언을 했다.

"콘텐츠 관련으로 개발진들을 독려하여 이와 관련된 부분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준혁은 장원영 팀장의 발언을 통해서 확실히 깨달았다.

'개발팀은… 지금의 세계에 확실히 힘을 쓸 수가 있구나. 서버 컴퓨터와 어떠한 무엇을 하기는 하겠지만 힘을 쓸 수가 있어. 그렇다면 좀 더 우리 쪽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도 있겠다.'

단지 그게 자신과 라온크루, 라온길드의 이익이 아닌 지금과 같은 모험가들을 위한 이야기여야 했다.

"정말로 우리 회사로 영입을 하고 싶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저기서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려고 하니 그냥 좋게만 봐주세요."

"진심입니다. 우리는 만들고 관리를 할 뿐이지 그 이상을 살피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모든 것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죠. 지금도 대부분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니 좀 심란해지네요."

장원영 팀장은 자신을 거둬 딸처럼 키워주신 삼촌이 모든 것을 걸고 만든 이 히어로 크로니클이라는 게임이 정말 오래오래 가는 명작이 되길 희망했기에 지금 해준 준혁의 조언이 너무 고마웠다.

아직 긴 시간이 되지 않은 만큼, 충분히 이를 수정하고 자리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여유가 있었다.

"하하, 뭐… 이런저런 덕담을 주고 받으면 시간이 덧 없이 지나갈 것 같으니… 본론으로 말씀을 드리면… 현재 인원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 겁니까? 콜로세움으로 진행을 한다고 했지만 뭔가 아직 제대로 감이 잡히지 않아서요."

"음, 콜로세움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륙의 파편에서 이번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대륙의 파편이요?"

"네. 뭐… 그냥 연습으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하는 곳인데…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 곳입니다. 나름 저희가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이 정도는 충분합니다."

"아… 다행이네요. 그러면 혹시 100레벨 이하 분들이 너무 빨리 죽는 모습은 나오지 않게 조절도 가능하겠습니까? 물론 패배를 해도 되지만 그냥 이분들이 육방패라는… 그 자신을 비하하는 단어로 참가를 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이벤트를 참가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부분을 준혁을 필두로 라온 크루 멤버들과 임원들도 모두 동의를 하는 바였다. 그래서 자신들이 참여하는 이벤트의 보상이 없더라도 이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챙겨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준혁은 이야기를 했다.

"으음……."

"개인적인 저와 관련된 이벤트로 보상이 없어도 되고 라온 크루 및 임원들의 보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야기를 모두 나눴습니다. 그냥… 다 같이 즐기는 이벤트가 되었으면 해서요."

"그렇게까지…! 음…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하죠. 100레벨 수준의 언데드를 저희가 따로 추가 양산을 하겠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돌격 공격을 하는 수준으로 적도 아군도 모두 걸리적 거리는 존재로 설정을 할테니… 그 100레벨 이하 구간의 분들이 공성 무기를 사용하는 걸로 하죠."

"그렇게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실험작으로 한번 이번 이벤트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팀장님."

"별 말씀을요. 제가 더 감사합니다. 그리고… 공성 무기 관련은 저레벨 분들이 나름 설치를 해야 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래야 더 현실감 있게 즐기겠죠?"

준혁은 그 말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지금 번뜩 스쳐가는 아이디어를 말했다.

"그러면 몬스터들의 전투 시간도 조절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저레벨 분들이 공성무기 제작을 하는 부분을 제가 처음에 지휘를 하면서 천천히 최전방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몬스터들의 강함도 점차 증가를 하고… 그러면 더 괜찮지 않을까요?"

"그거 훌륭하네요! 다 같이 즐기는 그런 이벤트…! 정말 근데 저희 회사 안 오실래요? 기가 막힌데요?"

"아하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원영과의 세부 사항 조절은 아주 깔끔하게 끝이 났고 장원영은 게임을 잘 만들었다고 끝이 아님을 깨달으며 라온 길드의 움직임을 많이 참고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렇게 준혁은 치트키 사의 굵직한 인물 중 한 명에게 호감을 아주 제대로 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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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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