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396화 (366/548)

396회

?

"음……."

준혁은 지은이 사온 찜닭으로 같이 식사를 하던 도중 황당한 통화를 옆에서 들어야 했다.

"… 여보세요? 사장님. 정말이에요? 오늘 이벤트에 그 라온 미르 소속 아이돌들이 전부 참여를 했다는 게요? 스케줄이 그게 가능해요?"

- … 짬밥 되는 애들은 부지런히 스케줄 먼저 정리했고 휴식기, 비활동기 갖고 있는 애들은 그냥 당연히 참여했고… 셜록 얘내들은 그냥 하루 펑크 냈어. 황당하지? 나도 그래. 허허허.

"아니… 그게. 좀…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일단 확실히 믿기지 않네요."

- 나도 딱 그래. 나는 얼마나 더 어후, 더 황당한 부분도 있으니까… 지은이 넌 덜 황당해 해도 된다.

박갑수 사장의 목소리에서 묻어 나는 진심 가득한 소리에 준혁과 지은은 어이가 없었다. 특히 스케줄을 펑크 낸 뒤에 이번에 진행하는 이벤트 참여를 했다는 이야기에 그런 일이 가능한지도 의문이었다.

셜록이라는 그룹은 라온미르를 공부한 자신이 알기에 2년차 그룹이었으니 신인과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라온 크루가 진행하는 이벤트를 핑계 삼아 단체로 놀러 간 것이 아닐까 추측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어 보였다.

"… 그럼 걔들 땜방은요? 설마 그것 때문에 저한테 전화 하신 건 아니시죠? 그러면 저도 한 2배는 더 황당할 것 같아요."

- 허허허… 뭐, 배우들이 땜방했다. 그렇지 않아도 영화 홍보를 좀 해줘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쪽도 원해서 잘 됐다.

"네? 그게 또 넘어갔어요?"

- 애들이 라디오국 관계자들한테 소고기 세트 선물하고 그러면서 밑 밥을 잘 던져 놔서 수습이 됐다.

"… 소, 소고기요? 어?"

소고기라는 단어에 지은은 자연스럽게 준혁을 쳐다 보았다. 준혁은 주변 지인들에게 소고기 선물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 허허, 그래. 네 남자 친구가 하는 거 그대로 따라한 것 같더라.

"맙소사!"

- 회장님 알기 전에 잘 마무리가 돼서 뭐… 상관은 없지만 서도 애들 따끔하게 혼을 내기는 해야지.

"네? 그러면 저희가… 방송 중에 이야기를 하라는 거세요?"

- 그건 아니고. 잠깐 저희? 혹시 둘이 같이 있어?

"아… 네. 찜닭 같이 먹고 있거든요.

- 오, 이런 맙소사. 하긴 지금 식사 시간이구나. 내가 실례를 했네.

"아니에요. 뭐, 괜찮아요. 뭐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는데요?"

- 어음… 그게 그냥 방송 시작하고… 소고기는 도주용 선물로 주면 안된다는 말을 한번 해줘라. 크흠. 그 정도면 된다.

푸흡-

웃음이 크게 터질 뻔 한 것을 간신히 손으로 입을 틀어 막은 준혁은 이 황당한 발언에 입술을 꾹 깨물며 버텼다.

- 저… 지은아 혹시 내 목소리가 들리니?

"… 한 뼘 통화 중이에요."

- 그만… 끊자.

"잠, 잠시만요. 사장님. 정말 근데 그거 말 해 달라고 전화하신 거에요?"

- …뜨끔 해야지. 뭐, 그럴 것 같아서. 크흠. 아무튼 둘 다 보기 좋고 음… 방송 잘 하고 응원도 하고 그렇단다. 끊자.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쉰 박갑수 사장이 종료를 하고 준혁은 몸을 부르르 떨면서 웃음을 참아낸 뒤, 최대한 진정한 상태에서 말을 했다.

"이거 진짜야. 몰카야 뭐야?"

"… 나도 몰라. 갑자기 전화가 와서 이러셨어."

"아니… 근데 왜 지인 선물 소고기를 그런 식으로… 흐읍. 했을까."

"늘 네가 이야기 했잖아."

"뭘?"

"고기는 배신하지 않는다. 고기 사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다."

"… 맞는 말이긴 하잖아."

"그건 인정."

상황이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알 수 없이 황당한 것이라서 그냥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는 하지만 준혁의 머릿속은 지금 복잡했다.

그리고 지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만약에… 라온 미르 소속 아이돌이… 다 라온 길드에 있다? 이런 상태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 제우스 재민이도 벅찼어. 최근에 문자도 좀 주고 받는데… 벅차."

"정말? 아직도 연락해?"

"먼저 이런저런 연락을 해. 방송이 정말 좋았다. 좋은 일을 하면 자기도 참여를 할 수 있느냐… 뭐… 이런저런 이야기들. 그리고 다른 멤버들에게 전화번호 알려줘도 되냐고 해서… 지금 이렇게 됐잖아."

준혁은 메신저 어플을 실행하여 채팅방을 보여줬는데…

[ ZeusRaon 8/8(비공개)+32 ]

"……."

"단체 비밀방 만들어서 종종 이야기도 하고 그래."

"맙소사!"

"벅차다. 벅차."

"어? 잠깐. 근데 지현 언니도 있고 다연이도 있네?"

"당연히 있지. 그리고 여기도 비공개 방이야. 종종 거기 그 멤버들이랑 먹으라고 소고기 좀 보내줬어."

"그거 외에는 없지?"

"응? 뭐? 혹시 소고기 못 먹는 사람 있어? 돼지 고기도 같이 보내긴 했는데?"

잠깐 이성을 놓고 다른 말을 내뱉은 지은은 준혁의 발언에 정신을 차리며 이야기를 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얘들 다이어트 기간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약간 그런 부분 커버하는 것들도 신경을 썼나 해서."

"아~ 그런 건 힘들지. 이미 다들 자기가 먹는 것들 있을 건데. 누나가 나한테 알려준 거잖아. 내가 먹는 영양제들도 그렇고."

"응. 그래서 그냥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야."

"그런 건 없어. 그냥 그냥 지인들 고기 돌릴 때, 종종 돌리는데… 와, 나는 여자애들이 그렇게 많이 먹을 줄 몰랐거든……. 아무튼 그래서 넉넉하게는 보네."

워낙 활동이 많으니 칼로리도 엄청 소비하는 부분이 많아서 고기 같은 것을 먹을 때 정말 야무지게 먹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은 자신도 앉아서 3인분은 충분히 먹을 정도로 고기양이 컸으니 말이다.

"많이 움직이니까 그렇지."

"하긴 또 그렇긴 해. 아무튼… 이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아차차. 그렇지. 이거 자칫하면 라온 길드에서 팬덤 전쟁 일어날 수도 있겠는데."

"곤란한데… 근데 팬덤 전쟁이… 라온 길드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나?"

"있을 수도 있어. 뭐, 그래도 같은 그룹 선배 아이돌이면 좀 잦아들기는 하는 편인데… 이쪽이나 저쪽이나 극단적인 팬들이 꼭 있고 이런 팬들이 불을 지피거든."

지금이야 딱히 문제가 없지만 라온 크루의 팬임을 이들이 자처하게 된다면? 이들의 팬들도 라온 길드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았다.

"무슨 팬클럽 총 본산처럼 되버리는 건가."

"음… 그럴지도. 그때가 되면 그냥 따로 분할할 준비도 해야 할 것 같기도 해. 진짜 난리나."

"… 머리가 아파진다."

마족만 신경을 써도 두통이 밀려 오는데, 여기에 갑자기 왜 자신이 아이돌 관리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팬인 건 좋은데… 애정의 후폭풍이 너무 묵직했다.

'아니야. 좋게 생각해 봐. 긍정적으로. 이들에게 마족에 대한 나쁨을 강하게 설파하고 이해만 시켜 놓는다면… 일단 세계적으로 마족에 대한 나쁨을 홍보하고 그러는 거잖아? 제우스 애들이 마족이 엄청 나쁜 녀석들이군요! 라고만 해줘도 세계 인구의 1% 이상이 반응 하는 건데?'

생각을 해보니 이건 기회라고 여겨졌다.

'이벤트 준비 중에 마족이 저지른 악행이 뭐 있는지 예시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딴 식으로 행동을 해서 우리가 탐험하는 세계를 박살 내려고 한다…를 설파하면 악감정이 자리는 확실히 잡겠지.'

내용이 꽤 잔인한 것으로 생각하려면 역시 인신공양 계열이 답이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은 하지 말자. 일단 이벤트에 집중을 해야 하잖아. 응?"

지은의 목소리에 준혁은 대충 생각을 정리하고 긍적으로 받아드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 일단… 그 전에 밥이나 먹자. 당면도 불었다."

"아앗! 맞다. 우리 식사 중이었지… 참."

이 황당한 사태로 인해서 식사의 흐름이 끊겨 식사를 한 건지 만 건지 알 수 없는 식사를 끝내면서 준혁이나 지은이나 평소보다 적게 식사를 끝냈다.

"으으… 장기간 접속이라서 든든하게 먹어야 하는데."

"나중에는 그냥 알약 하나 먹으면 그냥 식사 끝나는 제품이 있엇으면 좋겠다. 우주 식량 같은거……."

"에엑? 그건 별로이지 않을까?"

"뭐, 간편하게 해결할 때는 좋잖아. 소설처럼 가상현실 캡슐이 막 영양제 공급하고 그래서 장기간 게임하고 그러면 더 좋고."

"식사는 그렇게 대체한다고 치고 그러면 대소변은…?"

"아앗! 그건 어쩔 수 없지."

장기간 게임을 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것이었다. 그래서 종종 정말 장기간 접속을 해야 할 때는 이러면 부끄럽지만 성인용 기저귀를 구매해서 장착하는 이들도 있었다.

준혁은 회귀 전에도 회귀 후에도 그런 적은 없었지만… 그렇게까지 게임을 하는 스트리머들이 있었고 게이머들이 있었다.

"이번 캡슐도 이렇게 비싼데 그런 캡슐이 만약 나온다면 얼마나 할까? 억 소리 나는 가격일까?"

"그 정도 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가 쓰는 캡슐도 진짜 말도 안되는 성능이라고 다들 이야기를 하는데… 기술 개발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나 봐. 근데 준혁이 넌 이 캡슐을 만드신 분하고 알고 지낸다며… 뭐, 들은 이야기는 더 없어?"

"갑자기 왜 이쪽으로 이야기가 빠졌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엔 간단히 문자만 주고 받고 말아. 보안이 중요한 곳이라서 내가 먼저 거는 것도 실례고."

"아… 그렇긴 하겠네. 음~ 그런데 이거 소고기 선물 발언은 내가 먼저 할게. 내가 선배라서 이런 말 해도 좀 먹히긴 하니까."

"내가 해도 되는데."

"아냐. 그래도 쟤들은 솔로 활동할 때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하기 편해."

그렇다면 모양새가 더 좋기에 준혁은 이번 일은 지은이 먼저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 준혁과 지은은 굉장히 안일하게 생각했다. 심지어 박갑수 사장까지도 말이다.

그냥 반 장난 삼아 <소고기 선물을 못된 행동을 하기 위해서 입막음 용도로 쓰면 안됩니다.> 라는 말을 하며 셜록 멤버들에게 흘리는 것으로 입을 맞췄는데…

라디오 국에서 셜록의 이런 행동이 썩 귀엽고 재미나서 여기저기 이야기를 해 놓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연예부 기자들에게도 전해진 상태였고… 연예부 기자지만 준혁의 오랜 팬이자 방송을 보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었다.

지은의 뜬금 없는 소고기 선물 발언은 기자들 촉 좋은 기자들의 입장에서는 소스가 당연히 전달 되었을 것이고…

카더라~ 통신이기는 하지만 추측성 기사들이

[ 셜록, 히어로 크로니클 이벤트 참여하기 위해 소고기 선물?]

이라는 타이틀로 나오게 되었다. 당연히 팬덤 역시 반응을 하기 시작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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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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