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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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 길드원을 비롯해 시청자들은 생전 처음으로 게임 속에서 운영자를 보았다.
아무래도 인원 체크를 비롯해서 여러가지로 라온 길드 홀로 진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으니 운영자가 간단한 전체 버프를 통해서 이를 체크하러 온 것이다.
"와, 운영자는 뭔가 하얀 날개가 달려있네. 조인족은 아닌 것 같은데."
"그거 아닐까? 마족이 있으니까 신족? 정확히는 천사 계열 뭐, 이런 거 있잖아."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다. 대칭 개념으로."
"역시 대장이나 우리 길드가 추측한대로 마족이 문제라는 건데… 어흐 떨린다."
"그러게."
작은 소리를 주고 받는 것이지만 18만 8000명의 인원이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건 강렬한 소음이었다.
이들이 내딛는 발자국 하나는 땅에 진동음을 줄 정도로 높았기에 이벤트 진행을 해야 하는 약속의 시간이 딱 되자 운영자는 간단한 전체 버프를 통해서 인원수 체크에 도움을 주었다.
< 천사, ----의 바람이 당신의 곁을 감쌉니다.>
< 5초 동안 절대 무적 효과를 얻습니다.>
절대 무적이라는 효과를 얻는 다는 말에 떠들던 이들도 다 벙찐 표정을 지으며 무슨 일인지 확인했고 운영자는 태연히 하늘을 날아 준혁의 옆으로 와서 말했다.
"라온 길드 정말 대단하네요. 188,000명 전원 모두 참석이에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별 말씀을. 진영은 어떻게 할 건가요."
"이동이 되면 브라운 공국 기준으로 진행을 할 겁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그때를 기준 삼아서 저희도 1시간 정도? 정비 시간을 드릴게요. 가능하시죠?"
"물론입니다."
더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초반에는 분명 적당히 풀면서 몸을 풀게 한다는 말을 했고 긴박함이 좀 있어야 또 이런 대규모 이벤트를 하는 맛이 있으니, 흔쾌히 수락을 한 것이다.
"좀 부족할 것 같기도 한데. 그때는 병력도 있고 그랬잖아요. 괜찮아요?"
"공성 무기 관련으로 배려도 해주셨는데… 그 정도는 저희가 커버 해야죠. 전투가 긴박함이 없으면 안되잖아요?"
"후후. 좋은 말씀입니다. 그럼, 신호를 주면 바로 이동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준혁은 운영자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에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했다.
"자, 이제 곧 단체 이동이 됩니다. 배치는 브라운 공국 기준으로 배치가 진행될 것이며 100레벨 미만의 분들은 육방패라는 그런 말씀 마시고, 준비해둔 공성 무기를 통해서 후방 지원을 부탁 드립니다. 움직임이 잠시라도 멈추면 탱커 라인이 정말 수월하니까요."
시청자들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서 채팅창 반응은 딱히 보지 못했는데 준혁은 조금 이상한 것을 느꼈다.
'뭐야? 왜 이렇게 시청자가 많지?'
해외에서 유입이 되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긴 했지만… 이건 좀 과도하게 많지 않냐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거의 제우스… 재민이 팬 미팅 할 때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었잖아?'
혹시 넥스트TV에서 시청자수 펌핑을 해주는 건가 싶기도 하고 복잡 미묘한 느낌이 들었는데, 묘한 아이디들이 스쳐 지나갔다.
'어?'
▷셜록사랑재운짱: 오빠~~~~ ㅠㅠ 여기서라도 힘내욧!
▷패션7080꿀잼: 와~ 한 발자국 걸면 쿵- 하고 소리 나는게 쩌네.
▷Zeus재민이맘: 재민아~ 혹시 여기서 게임하고 있니~?
▷두시딱두시딱: 두시딱! 두시딱! 빨리 빨리 해달라!
▷GLand소녀S2: 다연아, 지윤아! 힘내랏! 아니면 어쩔 수 없고!?
일반 채팅 사이에 껴있는 미묘한 채팅들이 확 들어왔고 아이디를 집중해서 살피니 뭔가 이상하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뭐야, 왜 연예인… 팬클럽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몰려와?'
혹시 셜록이라는 그룹의 사건이 터져서 그런 것인가 싶어 고개를 갸우뚱 거렸지만…
'제우스도 있고 GLand라는 아이디를 보면… 소녀랜드 애들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셜록 이야기가 아닌데? 뭐지? 뭔데…? 이거?'
자칫 잘못하면 뭔가 굉장히 잘못될 것 같은 상황인데… 다행인 것은 게임 채팅을 치는 이들의 화력이 강력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도 자유롭게 채팅을 칠 수 있도록 설정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번역체들이 꽤 많이 있었고 또 이들은 장문으로 채팅을 치면서 빠르게 채팅 순환이 이뤄졌다.
'뭔가 지금 쎄하다. 빨리 진행해야겠다.'
이에 준혁은 사람들이 정신이 없을 때 후딱 진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방송 음성 송출을 막은 뒤, 운영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했다.
"저, 운영자님 밖에 무슨 일 났습니까?"
"예?"
"아니… 그 방송 채팅에 아이돌 팬분들이 대거 등장을 한 것 같은데… 지금 히어로 크로니클의 각국 해외 유저들이 참가를 해주고 그래서 이게 희석되는 것 같거든요?"
"네에? 아, 아이돌요?"
"예. 뭔가… 좀 이동 이후에 외부 사정 좀 알려주시면 될까요?"
"알겠습니다."
"어… 이동을 좀 빠르게 하겠습니다.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고 가려고 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어그로 튀어서 이벤트가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하도록 하죠."
운영자 역시 상당히 당황해 하면서 준혁의 말에 따랐고 준혁은 다시 음성을 송출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음… 긴 이야기 나눌 것 없이 이벤트 장소로 바로 이동을 하겠습니다. 연설은 없습니다. 간단하게 라온스럽게 즐기도록 합시다. 모두가 축제! 서로 편 가르지 않고 즐기는 축제! 갑시다. 히어로 크로니클 유저들에게 강화석 선물하러!"
우아아아아!
엄청난 함성이 울려 펴졌으며 준혁의 손짓과 함께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는 것으로 라온 길드는 전부 이벤트 장소로 이동 되었다.
그리고 채팅창 역시 뜨겁게 반응했다.
준혁이 100% 확률의 강화석을 반드시 선물하겠다는 듯 이야기를 하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응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채팅이 많아졌으며 팬덤들의 채팅이 빠르게 묻히기 시작했다. 이에 준혁은 살짝 안도를 하면서 이동된 지역을 천천히 살피며 오싹한 감각을 느꼈다.
여긴 일반적인 히어로 크로니클의 세계관이 아니었다.
* * *
'하늘이 다르네.'
히어로 크로니클의 세계관과 달리 달이 무려 3개나 떠 있었으며 별은 존재하지 않았다. 딱 봐도 기존의 세계관과는 다르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시청자들이나 길드원들은 그저 운영자가 다름의 설정을 해준 것이라고 생각을 다들 하면서 기대감만 표출할 뿐이었다.
'예전의 세계관 같은 케이스인가?'
분명 자신에게는 서버(주신)에게 나름 할당 받은 곳에서 진행을 할 것이라고 말을 했는데 그 할당 받은 곳이 이런 곳인지 몰랐다.
'감상은 이쯤 해두고…….'
새벽과 아침의 경계선에 있는 뭔가 기묘한 하늘의 색과 달은 꺼림칙한 느낌을 선사했지만 준혁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자, 다들 미리미리 연습을 했던 것처럼 움직입시다. 서브 탱커 및 근딜들은 2열까지 빠르게 자리 잡고, 사제분들도 축복 버프 돌리면서 미리미리 준비합시다. 그리고 서브 직업 건축 계열, 농사 계열분들 얼른 땅 갈고 공성 무기 이동 용이하게 만들면서 얼른 시작합시다. 이제부터 1시간 안에 언데드들이 옵니다! 부지런히 합시다."
자신의 말에 빠르게 이동하는 탱커 및 근딜들을 보면서 준혁은 말을 이었다.
"자, 탱커 근딜들은 언데들이 아주 환장하게 좋아하는 성수나 신성 폭탄들을 아주 야무지게 심어주면서 바리케이트 및 함정 지대 생성 하세요. 우리는 라인을 유지해야 하는 거지 돌파를 하는 것이 아니니까 배수진으로 아주 탄탄히 갑시다. 건축으로 나름 이동 방해물 설치해도 좋습니다."
대답보다는 몸으로 빠르게 수행을 하는 일사불란함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군기 체계가 확연하게 차이 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또 운영자 역시 이를 보면서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어야 했는데…
라온 길드가 굉장히 친모험가 성향에 매너가 좋은 길드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조직력이 대단한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거 진짜 라온 길드가 흩어져야 하는 이유가 있네. 그나마 길드장이 좀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 진즉 해 놓는 것 같은데. 확실히 밸런스가 안 맞아.'
이번 콜라보를 기점으로 운영진들은 나름 모험가들을 위한 이벤트들을 많이 준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라온 길드의 조직력을 보면서 자신들이 관리하는 곳들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평균 레벨, 장비 수준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최소 반 보 이상 나아가고 있었다.
'라온 길드가 정보를 많이 공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알짜 정보들은 내부에서 일단 어느 정도 돌려진 뒤에 나올 테니… 이런 부분도 더 있을 거고. 제작 장인 관련에 있어서도 확연한 차이가 나겠지.'
라온 길드는 초반부터 생산직 계열의 비전투 직업군에 대해서 빵빵한 지원을 하면서 이들을 모집했는데… 초기부터 키워준 탓에 시간만 조금 드리면 싼 가격에 유니크 제품들을 뽑아낼 수 있는 수준까지 다들 되었다.
레어 장비들의 경우에는 무난히 뽑아내는 수준이었고 말이다.
'여긴 분산을 해야겠다. 확실히 이번에 진행하고 난 뒤에 확실히 분산 작업을 해서 돌려 놔야겠어.'
길드원들을 진두지휘 하면서 솔선수범 움직이는 준혁을 보니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 밖에 들지 않았고 트리톤에는 최대한 초보 유저들만 머무를 수 있게 사냥터 조절에 들어가야겠다고 여겼다.
'트리톤… 거 우리 황제님이랑 조율을 해야겠군. 사냥터 조정 작업에 동참을 해 달라고…….'
거부를 하면 아주 곤란해지지만 적당히 130레벨 이상의 사냥터를 이상 번식 현상으로 제거를 해 놓으면, 다른 곳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여겼다.
준혁도 준혁대로 골치가 아프고 일이 한가득이지만 운영자 역시 시청자 반응과 여러가지 것들을 체크 하며 밸런스 조절을 진행하자는 생각에 서로 바쁜 이벤트가 진행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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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