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00화 (370/548)

400회

모두의 응원

"우리가 저런 몬스터도 만들었나?"

이번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힘을 쓰고 있는 장원영 팀장은 부하 직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꽤 그럴 듯한 몬스터라서 좋기는 하지만 정보가 출력 되지 않아 괴팍한 네이밍이 붙여졌기 때문이다.

"그게… 저희도 지금 파악 중입니다. 저희가 구현한 코드에는 없는 몬스터라서……."

"뭐? 그게 무슨 말이야. 그걸 지금 이야기 해?"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희도 이제 막 코드 파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이벤트 몬스터 만든 직원들이 취침을 좀 하고 온다고……."

"흐음……."

이번 이벤트로 인해서 거의 수면도 포기하고 일을 했다는 걸 장원영도 알기에 반박을 하지 못했다. 본인도 지금 일 주일 동안 20시간 정도 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악이 된 거야?"

"그게… 분석을 해보니까… 저희가 양도 받은 곳에 있는 코드는 확인이 되었습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여기가 우리 실험실인 건… 잠깐, 설마 마족이 여기에 농간을 지겼다고 지금 추측하는 거야?"

"… 그런 가능성을 두고 있습니다. 코드가 과거 코드입니다."

"이런 망할! 우리가 만든 언데드들은? 중립 지역 관련 코드 복사한 것들은 어떻게 되었는데?"

"있기는 한데 중간에 농간을 부린 녀석들이 확인될 경우 반드시 돌연변이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마족 이 썩을 놈의 버그 코드 덩어리 같은 녀석들이!"

장원영의 외침에 다들 이벤트에 모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계가 연관 되었음을 파악했다.

"언제적 코드야?"

"4년 전 코드로 4번째로 추측 됩니다."

"4번째? 거기는… 잠깐, 4번째면 벨페고르 아니야? 엉덩이 무거운 녀석."

"예… 맞습니다."

마족 서열 4위인 벨페고르는 장원영 팀장이 파악을 하기로 상당히 게으르다.

실제로 자신의 영지가 반토막이 나는 상황에서도 딱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자신의 성 입구까지 와서 시끄럽게 굴자, 적들을 일소 시켰다.

무력은 높으나 애초에 딱히 무엇을 하고자 하는 욕망이 적은 존재로써 그저 편안하게 쉬는 것을 낙으로 삼는 집돌이 녀석이라고 할 수 있었다. 가장 문제가 적은 녀석이었지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귀찮게 한 분노를 아주 단단히 쏟아내어 문제 자체를 발본색원 해버린다.

"… 여기가 벨페고르의 세계였다는 것은 그렇다 치고 움직인 이유는? 이유가 있으니까 그 게으른 녀석이 움직였을 거 아니야?"

"아마도 다른 상위 넘버 녀석들과 모종의 거래가 있어서 이런 짓을 한 것 같습니다. 마계는 저희도 차단된 정보만 얻고 있는 상태라… 더군다나 여긴 지상계가 아니라 벨페고르의 세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무슨 소리야 우리가 할당 받은 곳인데."

"그렇지만 벨페고르 역시 인정 받고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다른 녀석들은 안되겠지만, 벨페고르는 개입이 가능합니다."

"… 그러면 벨페고르에게 모험가들의 수준을 체크하기 위해서 저 위의 놈들이 뭔가를 양보를 했다는 거네?"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녀석을 이 정도로 움직였다면 정말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손해를 반드시 지상계에서 메꾸려고 손해 본 녀석들은 움직이겠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지금 당장에 이벤트를 취소해야 할 것 같은데, 취소를 해버리면 전 세계인들이 보는 앞에서 개망신을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이벤트를 진행 중인 라온 길드도 난리가 날 것이다.

"이런… 하아."

"가이아는 왜 이런 걸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지? 여긴 우리 소유라는 말을 했잖아. 이 부분을 빨리 따져 봐."

"저… 이미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소유는 확실히 저희 측에 있다는 말만 할 뿐 추가적인 말은 없습니다."

"이 바보 멍청이 고집불통 기계 녀석이?"

"일단… 후우… 최대 몇 시간 전투로 설정을 했지?"

"20시간 입니다."

"…7시간 정도 분량 몬스터 빼자."

35% 수준의 병력을 감축하라는 소리였지만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

"후발대 몬스터는 그럼 더 뺍니까? 자칫 정보가 이상하게 꼬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중립 돌연변이까지는 올려야 합니다."

"… 하아. 메인 몬스터들은 돌리되 어중간 한 애들은 50% 이상 줄이는 걸로 하자. 원거리 비중을 좀 많이 줄여."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시 캡슐에 들어가서 살필 테니까 캡슐로 바로 다이렉트 소통을 하는 걸로 하고. 광역 버프든 뭐든 내가 서포터 할테니까."

사실 이번 이벤트는 운영자의 손이 거의 닿지 않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될 수 있기에 장원영은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최악보다는 차악이 나은 것처럼 쪽박을 치는 것보다 본전을 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었다.

또 적어도 유저들에게 1개의 이벤트는 성공 시켜서 강화석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식으로 둘러대면 나쁘게 받아드리지 않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 괜찮을 것이다.

다만, 라온 길드의 이름이 좀 훼손이 올 수도 있어서 문제지만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건 나중에 따로 보상을 해도 되는 부분이니 말이다.

"빨리빨리 움직이고 사태 파악하고. 마계쪽 뭐 있나 움직이고 전원 감시로 돌입하는 걸로 하라고."

장원영의 외침에 다들 큰 소리로 대답하며 비상 체제로 돌입했으며 장원영 역시 복잡한 표정으로 게임으로 진입했다.

* * *

밖의 상황이 어떻든 간에 게임 내에서는 전혀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뭔가 변신을 해서 몰려오는 적들도 그렇고 신선한 언데드 몬스터라서 그런지 징그럽기는 해도 호기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뱀염소라고 지칭한 언데드 몬스터가 계속 나오면서 슬슬 신규 언데드 몬스터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상체는 거대한데 하체의 골격은 작은 해골 군단들이 등장했고 이들은 자신의 뼈를 무기로 아주 묵직한 공격을 퍼부었다.

익스퍼트의 검기에 작은 흠집이 날 정도라서 제대로 된 타격을 주기 위해선 그들의 급소를 노려서 진행해야 했는데, 준혁이 공략을 하기 전까지는 그냥 막아내는 것이 한계였다.

그러다 준혁이 두개골 쪽에서 어떠한 마력의 작동되어 진행된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를 중점적으로 노리니 사냥이 용이해졌다.

물론, 이걸 노리려면 녀석들의 움직임이 일단 제한된 상태여야 했기에 이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동선을 대략적으로 구축한 뒤에 준혁은 이를 빠르게 공지했다.

"몬스터를 롱상체… 라고 가칭을 하고 취약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두개골에 몸이 구동되는 마력의 근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 되었으며, 두개골은 공격을 가하는 뼈들보다 내구성이 약한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뚭따다라락: 지독한 네이밍 센스다. 와, 롱상체 ㅋㅋㅋㅋ

▷밥버거먹고싶다: ㅋㅋ 대장. 흉악하게 생긴 녀석한테 ㅋㅋㅋ 롱상체ㅋㅋㅋ

▷6251129: -_-; 정말 네이밍이. 핫 ㅋㅋㅋ 진짜 ㅋㅋㅋ 너무 합니다요.

▷모기고문관: 하~ 진짜 센스 넘치는 네이밍이라니까 바로 딱 어떤 몬스터인 줄 너무 잘 알겠다. 대신에 코믹해지네 허허허.

▷댄싱머신: ㅋㅋ;; 전 세계인들에게 특급 네이밍 센스 발휘 중. ㅋㅋㅋ 대자응 너무 부끄럽다요.

▷야식은라면: ㅎㅎ;; 정말 세상 다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네이밍 센스는 아니구나. ㅎㅎ;; 많이 당황스럽다. ㅎㅎ;;

준혁은 자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올라오는 채팅의 반응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직관적으로 딱 알 수 있는 완벽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음? 채팅이 음?… 아무튼 공략 방법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두개골을 노리기 쉽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공격 패턴 중에 찍기 패턴을 발동해야 하는데 탱커가 1차적으로 막는 척 하고 앞으로 쑥 들어가면 피해집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바로 모든 딜을 두개골에 넣으면 일단 제거가 됩니다. 다른 패턴은 분석 이후에 추가로 공지하겠습니다."

이 말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롱상체가 쓰러지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시청자들은 이를 보며 이야기를 했다.

▷바람의왕국맨: 공략은 잘해. 일단 공략을 잘하면 되는 거지. 허허. 그래. 우리 대장은 공략을 잘해!

▷린저씨입니다: 허허, 네이밍과 공략 실력은 비례하는 것인가.

▷니렙에잠이오나: 진짜 공략은 깔끔하게 빨리 뽑네. 와, 근데 네이밍도 진짜 깔끔하게 이상하네.

▷이름짓기마스터: 차라리 롱스컬이라고 하지. 롱상체는 좀. ㅋㅋ;;

▷걷기왕워킹맨: ㅋㅋㅋㅋ 롱상체 입에 근데 이상하게 달라 붙네. 희한하네.

▷어그로킹: 와, 롱상체 어그로를 못 이기겠다. 네이밍이 진짜 환상적이네. 캬, 사스가 대장! 그냥 다 이겨!

진짜 뭔가 네이밍이 이상한 가 싶어서 준혁은 채팅창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그래도 뭐 나름 직관적인 것이 있길래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음, 롱상체가 좀 이상하다는 채팅창의 의견이 많아서 그 롱스컬이라고 표현을 할게요. 시청자분 중에서 채팅을 쳐주셨는데. 음, 롱스컬입니다. 네. 쩝."

이러한 모습은 언제나 공략 마스터로써 완벽한 모습을 보이던 준혁에게 인간미를 느끼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은 이를 굉장히 좋아하며 큰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는 왜 준혁의 기를 죽이냐고 장난스레 타박도 하며 네이밍 센스가 좋다는 말로 포장을 해주려 했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쏟아지자 사과를 하며 준혁을 더 웃프게 만들었다.

"커흠. 아니, 그게. 쩝. 영자님들은 왜 이름을 안 지어주셔서. 크흠. 음!"

변명을 하려다 이상해질 것 같아 말을 삼킨 준혁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덕분에 좀 더 친근한 이미지가 생겨 준혁은 방송은 살 것 같았으니 말이다. 물론, 이후에 이래저래 놀림을 당할 걸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긍정적인 것이 좋은 것이었다.

'끄응. 모든 걸 다 얻을 순 없지. 아무튼 이대로 계속 이벤트를 진행해 보자고. 그나저나 시스템 알림도 안 뜨고 뭘 알 수가 있나. 이거 계속 이대로 가는 건가?'

괜히 운영자를 향해 한번 투덜거려본 뒤, 준혁은 다시 이벤트에 집중했다. 이 녀석들도 여간 성가신 녀석들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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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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