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회
모두의 응원
'몬스터는 생각 외로 설렁한데?'
좀 더 빡빡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꽤 틈이 있어서 준혁은 라인 홀딩을 시킨 이후, 근접 딜러들과 함께 전진을 하며 부폰이 아닌 이그들도 상대할 수 있었다.
145레벨 이상의 고위 유저이자 임원급 인재로써 자신이 길을 뚫으면 이들이 유지를 해주며 언데드 진영을 활보할 수 있었다.
"의외로 할만하죠?"
"네. 오염된 땅이라고 해도 저항이 계속 뜨다 보니까, 딱히 문제가 없습니다."
"140레벨 이상에 신성 계열이면 더 할만 할 것 같은데요."
"은신 계열도 나쁘지 않습니다. 틈이 많아서 신성 폭발물들을 던지면서 돌아다니기가 용이합니다."
"최소 130레벨 기준으로 잡고 4강 수준의 언데드 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면 버티기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판단들이 나오면서 준혁은 종합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 정도면 확실히 승리를 하고 히어로 크로니클 유저분들에게 강화석 1개는 챙길 수 있겠네요."
"네. 그럴 것 같습니다. 딱히 추가적인 것이 없다면 말입니다."
"돌연변이 종 정도만 조심하면 될 것 같습니다. 브라운 공국에도 있었지 않았습니까?"
"신성 마력포를 2배로 늘릴 걸 그랬나 봅니다. 그러면 확실히 돌연변이가 나와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여기저기를 휩쓸어 보면서 이 정도 수준이라면 승리를 할 것이라는 것을 확정지으면서 준혁은 길드원들을 이끌고 다시 라인 복귀를 시작하며 지시를 내렸다.
"그러면 사제분들 치유 범위 내에서 근접 딜러 분들이 좀 더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본격적으로 빠르게 사냥 하도록 합시다. "
"그런데 중립 지역의 수준 치고 너무 약한 것 아닙니까?"
"음, 그래서 치유 범위 내에서만 자율 행동을 부여한 겁니다. 중후반으로 넘어가면 뭔가 있어도 있겠죠. 돌연변이들이나 뭐… 그렇지 않겠습니까?"
"무리를 하지 못하도록 계속 주의를 주겠습니다."
"물론이죠. 죽으면 이벤트가 실패할 수 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화력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임원분들 믿고 이런 지시를 하는 거니까 다들 잘 살펴 주세요."
"네!"
그렇게 준혁의 말에 이들은 마치 목숨을 다 받쳐 이를 수행해 내겠다는 듯 비장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버티는 유지 싸움은 사실 그리 큰 재미가 있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은 지루함이 살짝 느껴질 때, 각각의 스트리머가 배치한 진영을 찾아가 다양한 상황을 보았다.
최전방에서 벗어난 전군, 중군, 후군… 각기 다른 이유로 땀을 뻘뻘 흘리며 승리를 위해 하나된 움직임을 보이는 모습은 각각의 매력을 보였으며, 여기에 각각의 스트리머들의 지휘 방식이 재미있었다.
직업 마다 각자의 노하우와 같은 타이밍 잡기 등을 이야기 하면서 전투를 진행하는데 이게 아주 매력적으로 들렸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준혁의 방에 대폭 몰렸으나, 점점 여기저기 분산이 되는 모습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고 영어 방송까지 살짝 섞어 해주는 방송국 채널을 보는 외국인도 많아졌다.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다 진행되면서 좀 더 사기를 끌어 올리려고 하는 그 때, 준혁을 비롯한 모두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짓고 빠르게 라인으로 물러났다.
< 아리아나의 군단들이 광기가 더 심해집니다.>
< 아리아나의 군단이 광기의 군단으로 변모합니다.>
< 아리아나가 자신의 군단이 망가지는 것에 큰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 아리아나의 군단장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 광기의 군단이 군단장들의 통솔을 받아 더욱 강력해집니다.>
< 군단장들은 아리아나의 실망을 준 당신들을 절망과 공포로 몰아 붙이기 위해 움직일 것입니다.>
< 미치광이 현자, 레오나가 등장합니다.>
< 추악한 기사, 훈이 등장합니다.>
< 레오나와 훈은 당신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할 것입니다. 이들의 폭력적인 힘과 광기의 군단에 부디 살아남길 희망합니다.>
콰아앙!
자신에게 떨어지는 거대한 검붉은 마법의 구를 부폰을 밟고 올라가 기술을 중복 시켜 아주 든든한 자신의 방패와 부딪혔는데 준혁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마스터! 나보다 높다! 버티려면 최소 150레벨 이상!'
나름 예상은 했지만 팔 전체가 지릿하게 저려오는 전기가 느껴지는 것이 상당했고 아리아나의 군단에서 광기의 군단으로 거듭난 기존의 몬스터들이 온 몸 붉은 기류가 온 몸을 휘감더니 모든 것이 다 강해졌다.
공격력, 방어력은 기본이고 이들이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 등이 대폭 올라가면서 패턴을 새로 잡아야 할 정도로 높았고 120레벨 미만의 탱커들은 3명이 힘을 합쳐도 버틸까 말까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제야 여기저기서 수호석을 비롯해 각종 보호 주문들이 깨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단순히 광기의 군단으로 거듭난 녀석들의 공격 때문이 아니었다. 저기 멀찍한 곳에서 검강을 휙휙 던지고 마법을 난사하고 있는 레오나와 훈이라는 존재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결코 2명이 다가 아닐 것이라는 뜻이었다.
이 대규모 군단을 아무리 잘 통제를 한다고 해도 2명이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닌가?
뭐, 죽든 말든 상관 없다면 괜찮겠지만 말이다.
"네임드 공격은 최소 150레벨 입니다. 저와 비슷하거나 혹은 강합니다. 절대로 중급 미만 익스퍼트가 막다가 죽지 마십시오!"
마스터 이상의 등급이 나타났다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더욱 더 긴장감을 가지면서 더 강력해진 광기의 군단과의 전투를 지켜 보았고 정말 한 마음, 한 목소리로 응원을 했다.
▷Tusitak: 죽지 마라. 라온! 이겨라. 강화석 줘라. 우리들!
▷DDD3sad: 형제여! 이겨라. 악마를 잡아라. 좀비를 이겨라 전쟁 승리 기원합니다.
▷둡시딱둡시딱: 외국인 번역체들 응원 ㅋㅋ 귀엽다. 힘내십숑! 죽지 말아요!
▷SheIsYabJum: 와, 실드 까지는 거 보니까 장난 아니던데. 힘내자 라온! 가즈아! 이기자! 마스터고 뭐고 이기자으!
▷그놈의향수: 크으, 동맹 지원까지 받아줬으면 좀 더 수월했을 건데. 아쉽다. 그래도 열심히 응원한다 이 말이여.
▷매의눈도르: 와, 마스터도 쉽게 못 움직이는 정도인데 그걸 익스퍼트들이 파티로 버티네. 뭔가 짜릿하다.
▷NihaoRaonS2: 한국 라온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우리가 하나 되어 응원합니다. 라온은 즐겁게! 언제나 이깁니다!
채팅창의 반응을 보면 힘이 쑥쑥 솟아나기는 하지만 그건 정신적인 힘이 솟아나는 것이지 확실히 아까보다 훨씬 빡빡했다.
추가적으로 몬스터들이 빡빡하게 등장을 하지 않아 이렇게 잡아내고 있는 것이지 후방에서 폭격을 가하고 있는 저놈들이 설치기 시작하면 밀려 나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때는 145레벨 이상이 뭉쳐야 할 건데 인원이 되려나.'
레오나와 훈이 수준의 군단장들이 얼마나 나올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만약에 50명보다 많다고 한다면 패배를 할 것이고 50명 미만이라면 버틸 수 있을 것 같기는 했다.
단지…
'아리아나가 언제 움직일까. 저것도 신경 엄청 쓰이는데.'
아직도 보이지 않는 저 멀리 어딘 가에서 이 전투를 그저 지켜 보기만 하고 있는 이 존재가 움직이게 된다면…
'얼마나 죽을까…….'
버티지 못할 것이다. 만약 군단장들과 아리아나가 동시에 움직이는 상황이 생긴다면 무조건…
최소 4만 명 이상은 죽을 것이라고 확실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너진 라인을 상대로 잔병들이 침투를 하게 된다면 100레벨 미만은 전부 죽고 그 이상도 1만 정도는 더 죽을 것이다.
'아니… 이걸 나름 조절 해준다고 했으면서. 뭐도 없고 이벤트 진짜 너무 빡빡하게 하네. 뭐 뭔가 기존 세계가 아니라서 꼬인 건 알겠는데… 설명이라도 해줘야지.'
죽는 것도 인정을 하고 다 하겠는데… 진짜 말하는 것과 달리 너무 방치가 되는 듯 하여 짜증이 살짝 났다.
준혁의 입장에서는 운영자가 이곳으로 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어후, 나중에 앓는 소리 좀 해야겠다. 좀 더 챙겨 달라고.'
짜증을 내봐야 절대 갑은 그쪽이기에 준혁은 생각을 정리하고 눈 앞의 적들에 집중을 했다. 조금이라도 쉬운 공략들을 빨리 찾아야 점점 밀리려고 하는 이 라인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 * *
"라인이 흔들립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대로 3시간 내로 찾지 못하면 군단장 페이즈에 들어가서 66군단장이 모두 등장할 거고 이내 아리아나 파트까지 1시간 이내로 아리아나 파트로 넘어갈 겁니다."
"환장하겠네. 젠장! 자체적으로 힘든 거지?"
"라온 길드가 따로 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어서 저희가 백업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걸 못하는 상황이라서 좀 그럴 것 같습니다."
준혁이 최대치로 잡은 50명을 넘어선 66군단장이라는 말을 개발팀은 이야기를 했고 이는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무한 이동은. 어떻게?"
"30분 하고 강제로 접속 종료했습니다. 캡슐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구토 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빌어먹을. 그거 나도 그거 해야 할 것 같다. 팀장님이랑 애들 몇 명으로 그거 못 버틴다. 로테이션 돌려야 해."
"팀장님이 나오질 않습니다."
"어우, 노처녀 똥꼬집. 진짜! 절대 연결 시키지 마! 일단 라온이 버틴다는 기준으로 간다. 가이아한테 내가 간다. 미친 또라이 녀석이 지가 잘못을 해 놓고는 왜 우리 팀장님이랑 애들 죽이려고 들어!"
"다음이 어려울 겁니다. 어쩌면 권한 축소를 노리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랄. 지가 실수한 건 넘기고?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하지 말라 그래. 세상 개판 오분전으로 만들기 전에."
그렇게 왁왁 소리를 지르는 남성의 뒤통수를 터벅터벅 걸어온 장원영 팀장은 창백한 얼굴로 살짝 툭 치며 말했다.
"시끄러워서 일어났다. 이경. 좀 조용히 하자. 우윽!"
"이 노처녀 팀장님이 미치셨나. 누워서 쉬어야지!"
"넌 잠이나 더 자. 노총각아. 정력을 7일 밤 세우는 걸로 쓰지 말고."
"푹 잤다. 염병. 다들 안 깨워서 나만 몰랐네."
"넌 깨웠으면 요단강 건너니까 재웠지. 고함 지르지 말고 윙윙 거려."
이경은 장원영의 이야기에 불만 투성의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가이아랑 딜 할 거 하나 있으니까. 들어갈 권한이 주쇼."
"뭐?"
"그러니까 날 안깨우니 이 고생을 하지."
"진짜야? 뭔데? 아니, 그런 거 있으면 지금 쓰면 안 돼!"
"개 똥같은 소리하고 있네. 애들 죽이려고?"
"……."
침묵을 하는 장원영을 보면서 이경은 그녀의 목에 걸린 사원증을 받았다. 가이아랑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크게 2가지가 있었다.
모든 개발자들이 히어로 크로니클에 대한 밸런스 조절을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초적인 부분이랑 팀장의 권한으로 아주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하는 것.
이경은 후자 쪽을 진행한 것이다.
"팀장 자리 앉더니 아주 그냥 지가 다 총대 매려고 해. 짬밥도 낮은 노처녀가. 그리고 무식하게 무한 이동이 뭐냐. 무한 이동이. 그거 1차 테스터 때 하지 말라고 나온 결과를… 어휴."
"뭐, 뭐어! 어, 어때서!"
"됐다. 이거 해결되면 이벤트는 단계적으로 진행해. 연속 진행하면 라온이 밀릴 것 같더라. 아니면 최소 절반 이상은 죽거나."
"… 뭘, 어떻게 말하는데."
"그것도 떠 먹여줘? 대충 둘러 대. 라온 길드가 너무 잘해서 일부러 통제를 안 했는데 소모품 소모가 가속화 된 부분들을 생각하지 않고 물량을 밀어 내었다. 그래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후속으로 진행한다. 대충 말하면 되지. 코드도 정상화로 딸 거니까."
"아?"
"어휴, 내가 그러니까 너무 이상한 곳 가지 말라고 했지? 쎄하다고. 에잉. 말을 말아야지. 쯧. 다녀온다. 애들 쉬게 해. 금방 될 거야. 이건 큰 거라서."
그렇게 이경이 개발실을 나서자 직원들은 다들 존경 어린 시선으로 이경이 나간 곳을 보았다.
개발실의 불도저이자 여장부인 장원영을 아주 철저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묘한 분위기를 읽었는지 장원영은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여유가 넘치나 봐. 우윽. 음…?"
정말 나직하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들었는지 다들 고개를 돌리며 일에 집중을 했고 장원영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그냥 눕기로 했다.
"6개월 짬밥 많다고 까불어. 해결 못해 봐라. 로우킥을 차버릴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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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