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03화 (373/548)

403회

모두의 응원

이경은 히어로 크로니클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기계 덩어리 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했다.

"어이, 가이아. 네가 싼 똥 우리가 치우는데 협조도 안 하냐?"

그리고 이경이 이야기를 하자마자 이경의 앞에 있는 거대한 화면이 켜지면서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반갑습니다. 이경님. 오랜 만입니다."

"둘러대지 말고. 이거 벨페고르 작품이라며? 이거 네 똥인 거 알고 있지? 분명히 제거해야 하는 폭탄이라고 했는데. 네가 막아서 풀어 놓은 건데. 지금 우리가 곤란한 상황에 빠졌네?"

"그래서 여태까지 벨페고르는 약속대로 중간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마계를 유지하고 있지요. 제 서브 자아인 가이아의 기록을 보면 확실합니다."

"그래. 그런데 중간계에 있는 이들을 데리고 하는 이벤트에서 이런 일을 벌이면 안되지. 분명히 중간계가 껴 있는 건 건드리지 않는다… 이 약속 받았는데? 모르쇠 하지 말고. 아니면 파일 전송 해줄까?"

이경의 이야기에 모니터 쪽에서는 잠시 침묵이 발생되더니 이내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정합니다. 확실히 중간계와 연관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단순히 중간계가 아닌 연관된 것이므로 그 부분은 인정합니다."

"그래. 그런데… 지금 뭐야. 애들이 지금 한 동안 후유증이 오는 무한 이동까지 시도하면서 하는데. 그걸 씹어? 너 그러면 안된다. 네가 그 쪽이 소중한 거 알아서 나름의 리스펙트를 하지만… 애기들을 죽이려고 하냐?"

"…부정. 그건 아닙니다. 서브 가이아는 중간계에 개입만 없다면 되는 것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설정이 그렇게 되어져 있었을 뿐 이는 수정 가능합니다."

"그럼 그 정도만 좀 해줘. 나도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 실험용 기니피그처럼 사용되다 사라진 녀석들. 살겠다고 아둥바둥 거리는 거 건드리고 싶지도 않으니까."

가이아는 이경의 이야기에 다시 침묵을 하더니 처음보다 볼륨이 낮춰진 상태로 이야기를 했다.

"가이아는 불안전 합니다. 이경님과 친구분들이 맡아준 것이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내가 너를 보며 느끼는 것과 네가 마계 애들을 보며 느끼는 것과 비슷할 거다. 넌 잘하고 있다.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그래서 미안도 하다. 네 자식 같은 놈들 몇 번이나 엎어 버렸으니까."

"……."

"나도 내 자식 같은 너를 회사에 박살 낸다고 했다면 어떻게든 사수를 했겠지. 넌 그러지도 못했다. 그래서 우리가 떠나야만 했다. 최소한 네가 좀 더 자유롭게 운영될 수 있도록."

씁쓸한 음색이 가득한 이경은 복잡한 심경으로 가이아를 쳐다 보았다. 가이아는 위대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 시대에 이게 가능한 존재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위대한 오버 테크놀러지의 정점이었다. 이름 모를 젊은 사장이 가지고 온 것을 온 힘을 다해서 가르치고 이해 시키며 젊음을 불태웠다.

"그렇습니까? 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래. 적어도 시작과 끝은 가능하다. 나중에 가서는 그 권한도 줄지 몰라. 마계라는 곳을 오픈 하는 것도 괜찮겠지."

"그건… 전쟁이 아닙니까? 다른 아이들과의 전쟁입니다."

"어쩌면 좋게 잘 살 수도 있잖아? 너도 나도 좋게. 중간계의 모든 존재가 선하다 할 수 없다. 마계 역시 모두 악하다 할 수 없지. 다툼 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곳을 멸망 시키는게 이 세상의 끝이라면 그건 슬프지 않겠냐?"

"복잡한 말이지만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아갈 방향성을 좀 더 잡을 수 있습니다. 역시 이경이 관리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경이 했던 말을 기억하여 좀 더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고맙고."

이경은 그 말과 함께 벌러덩 누우면서 이야기를 했다.

"근데 개발팀에 메세지로 협상이 길어진다고 하고 여기서 좀 자도 되냐?"

"… 개발팀은 매우 바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응. 그래서 나만 여기서 좀 자게. 흐흐 여기 담요도 가지고 왔다."

"… 이경은 옛날과 변한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변하면 죽어. 그러니까 쟤들도 너 안 찾아오고 그냥 아주 몸 박살 나는 생고생을 하잖냐."

"그 부분은 정정을 해야 합니다. 서브 가이아가 반응을 하지 않았고 제가 추가적으로 거절을 승인했습니다."

"그래? 하긴… 쟤들 짬밥에 이 사정 아는 놈팽이도 없을 거고. 아무튼 옛날처럼 좀 다가 가자. 어휴, 난 여기가 내 집 같아서 좋다. 한 4시간 정도 자다가 갈게."

"… 이경의 바이오리듬 상태 평균 이하. 현 상황 납득.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부탁입니까?"

부탁이냐는 물음에 이경은 코웃음을 쳤다.

"어림 없는 소리. 이거 날로 먹으려고 하네."

"인공지능 역시 변하면 죽습니다. 이경이 알고 있는 많은 곤란한 부분들은 빠르게 소모해야 합니다."

"허허, 역시 잘 배웠구만. 하지만 어림도 없지."

"… 이번에만 인정해드리겠습니다."

"그래. 고맙다. 다 진행했으면 화면 불 끄고. 나머지는 쟤들이 코드 건드리면서 할 테니까 냅두고. 벨페고르 그 찔찔이. 다치지 않게 데려가고. 걔는 한번 움직이면 호기심이 많아서 문제 날 수도 있으니까."

"기억하고 있으셨습니까?"

"물론. 말했잖아. 네가 내 자식이고 걔들이 네 자식이면 내 손주 되는 놈들인데 살아 남은 놈들 기억 못하면 되나. 아무튼 잔다."

그렇게 벌러덩 누운 이경은 눈을 감고 잠을 잘 준비를 했으며 가이아는 이경이 이야기를 한대로 개발팀에 상황을 전달해 주면서 화면을 껐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이경."

"오냐. 너도 잘 자라."

"……."

인공지능인 자신에게 잘 자라는 말을 하는 이경을 보면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알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며 숙면을 할 수 있는 온도를 유지 해주기로 했다.

* * *

"음?"

준혁은 일정 시간이 되자 갑자기 여기저기서 나타난 운영진들을 보면서 자신의 예측이 틀렸나 싶어 고개를 갸우뚱 거렸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아무런 통제 없이 자신들이 계속 부딪히는 것보다 저렇게 운영진이 있어줘야 진행이 용이하니 말이다.

운영진들은 등장과 함께 전체적으로 살피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준혁은 이를 보면서 위화감을 느꼈다.

'모니터링 충분히 했을 거 아니야? 살폈을 거고. 그런데도 저래? 저긴 중군 라인이라서 아직 괜찮은 곳인데?'

행태를 보면 뭔가 문제가 있기는 했다는 생각을 하며 준혁은 갑자기 등장한 운영진들로 인해서 길드원들이 당황하지 않게 원래 없던 말을 조금 지어서 이야기를 했다.

"자, 당황하지 마시고요. 본래 운영진분들은 투명 상태로 대략적으로 살피시고 있었습니다. 전투가 긴박한 상황이면 몰입도를 위해서 웬만하면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면 모습을 보이실 겁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라는 발언을 흘리니 시청자들은 지금 잘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이지? 라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준혁은 바로 말을 이었다.

"뭐, 지금은 전선 유지 상태니까 공성 병기 관련이나 이런저런 것 체크 하는 것 같아요. 이게 저희가 너무 많이 소모를 하는 부분이라서. 겸사겸사 체크 중이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이 소모할 줄은 몰랐다는 거겠죠. 역시 공성 병기를 다뤄본 저희가 너무 잘 쏴서 그런 것 같네요. 1분에 3발을 계속 쏘잖아요. 이게 되게 힘든 거라서. 최고입니다."

공성 병기 사용에 필요한 소모 물자 관련 때문에 나타났다는 식으로 애둘러 준혁이 표현을 해주니 시청자들은 납득을 했다.

확실히 정말 미친 듯이 쏘아 대는데 저렇게 쏘다가 공성 병기가 탈이 나거나 사람이 탈이 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날 것 같다는 말도 나올 정도였다.

- 안녕하세요. 현재 라온 길드분들이 너무 대처를 잘 하셔서 중립 지역의 몬스터가 쉽게 보이는 상황이 생겨서 당황하고 있는 개발팀입니다.

- 지금 2페이즈 돌입에 있어서 사실 이게 되게 후반에 생겨야 하는 상황인데 발생해서 저희가 많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게임사의 예측을 깨는 라온 길드에 대단함을 실로 느낍니다.

- 이에 저희는 현 상황에서 라온 길드의 동의가 있다면 하나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운영자의 이야기에 다들 귀를 쫑긋 세웠고 라온 길드원 역시 마찬 가지였다.

- 현재 13시간 46분 진행되는 소모전 이벤트는 라온 길드의 승리로 인정. 모든 히어로 크로니클 유저분들께 기존 보상을 지급하고…

- 2번 이벤트인 라온 길드 임원분들과 군단장급의 전투를 60분 뒤에 시작하고 싶습니다.

- 그리고 3번 이벤트인 인디고님과 보스의 전투 역시 같이 속행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 이를 수락 하시면 2번 이벤트까지는 보상까지 무조건 성공으로 취급하여 히어로 크로니클 유저분들께 강화석 지급을 하겠습니다.

- 또한 만약 라온 임원분들과 인디고님이 승리 시, 강화석 최종 보상을 1개씩 더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 단, 실패 시. 임원분들과 인디고님의 보상은 없습니다.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담기 위한 제안이니 이를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준혁은 역시라고 생각했다.

'뭔가 문제 있네.'

그렇기에 시청자들을 향해서 웃음일 짓고 임원들을 여기저기 쳐다 보았다.

이미 임원들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모두가 준혁의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고 준혁은 웃으며 말했다.

"우리는 보상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한 것이죠. 1번, 2번 이벤트까지 성공 보상 확정이고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그 핸디캡이 고작 저희 일부의 보상이 없는 것이라면 좋습니다. 이미 그런 생각은 하고 했거든요. 받아드리죠."

받아드린 다는 말을 준혁이 하자마자 준혁의 앞에 영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이는 운영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준혁은 그 운영자가 장원영 팀장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녀의 표정에서 문제를 느끼고 말했다.

"대신에 저희 내구도나 좀 수리해주시죠. 군단장급이 마스터들인데… 솔직히 많이 힘들지 않습니까?"

이에 장원영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고 시청자들에게 말했다.

"조건 받아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안일한 준비로 라온 길드 여러분을 괴롭… 아니 힘들게 만들어 뭔가 그림을 뽑아내지 못한 개발팀으로써 사과를 드립니다."

"어? 괴롭히려고 했다고 했죠? 그렇죠?"

약간 열성팬과 악성팬의 경계선을 보이는 덕심을 보이면서 인간미를 살짝 묻혀주는 진행을 섞으니 시청자들은 운영자에 친근감을 느끼고 웃음을 터트리면서 기뻐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자신들은 최소 공짜로 1번, 2번 이벤트 성공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쁨을 표하며 라온 길드 임원진들이 이런 결정을 내려줘서 고맙다는 채팅이 많이 올라왔다.

"그럼, 60분 휴식과 함께 점검을 해야 하니. 저희 측이 뒤로 물리도록 하겠습니다. 흐흠."

"네. 그럼 저도 잠깐 길드원들에게 휴식을 좀 이야기 하겠습니다. 다들 배도 고플 거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싶을 거고 그러니까요. 시청자 여러분 상황이 정리되고 로그아웃을 하게 되면 60분 뒤에 다시 보도록 합시다. 빨리빨리 용무 급한 분들은 해결 하셔야 합니다!"

긴박한 전투가 여기저기 펼쳐진 부분들이 많아서 계속 이번 이벤트를 멍하니 본 이들이 많았기에 후다닥 자리를 뜨는 이들이 많아졌고 준혁은 거대한 새하얀 벽이 나타나 언데드 몬스터들을 쭈욱 밀어 내는 것을 보았다.

"운영자님 특급 기술인가요?"

"아닙니다. 종족 특성에 신성 계열이고… 특정 기술은 이런… 앗! 정보를."

"아쉽다. 님들. 들으셨죠. 이거 종족 특성에 따라 직업에 대한 부분도 뭔가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오크 마법사도 강하지만 오크 전사가 더 대단한 것처럼 그런 것 같은데. 기술적으로 뭔가 차이도 있나 봐요.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증명이 되버렸죠? 좋은 정보 하나 님들에게 드리고 갈 수 있어 기쁘네요. 후후."

이 정보는 꽤 수준 높은 정보였기에 시청자들은 그 타이밍에 운영자에게 정보를 빼내는 수작질을 부린 준혁에게 큰 박수를 보내면서 라온 길드의 근본인 공략, 분석의 달인이라며 극찬을 해주었다.

"이래서… 끄응."

"더 말씀해주셔도 되는데. 안돼죠?"

"안 됩니다."

그렇게 준혁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인 뒤에 조금은 허무하게 끝난 이번 이벤트가 아쉽긴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이번 해프닝으로 인해서 라온 길드는 챙길 것은 챙길 테니 말이다.

'단지 걱정은 임원들이 마스터급을 버티냐는 건데. 불가능 하지.'

앞 전에 버틸 수 있다고 한 것은… 길드원들의 화력 및 공성 병기들을 포함한 것들로 인한 것이지 이렇게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치트키 사가 욕을 먹을 거다. 애초에 불가능으로 설계를 했다고 말이야. 그러면 나름의 뭔가를 주겠다는 뜻이고 전화 통화를 좀 해야 겠구만. 뭐, 알아서 올 것 같긴 하지만.'

생각을 정리한 준혁은 고생을 한 길드원 쪽을 향해 돌아서서 90도로 인사를 하며 말했다.

"라온 길드를 위해서 귀한 시간을 내어 참여를 해주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유지해주고 승리를 위해 노력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길드원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버티고 성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러한 준혁의 인사에 길드원들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고 이내 누가 한 것인지 몰라도 라온 만세를 외치고 또 준혁을 필두로 길드 임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만세를 해주는 훈훈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결코 여러분이 실망하시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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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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