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회
모두의 응원
장원영 팀장은 벨페고르의 수작질에 미간을 찌푸리며 경계를 했지만 이미 이는 끝난 일이라고 여겼다.
라온 길드를 통해서 모험가들의 전력을 살피려고 하는 것으로 추측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단체전에서 보인 면모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을 체크했을 것이다.
무한한 목숨으로 마족들에게 죽임을 당해도 다시 또 죽이기 위해서 도전할 수 있는 이들이 최소 2년 안으로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최고위 마족들이 나선다면 이러한 모험가들도 그냥 툭- 하고 죽임을 당하겠지만 그것은 전면전 선언과 다름 없었다.
'아마도 내분을 일으켜 분열 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겠지. 지금은 너무 단합되어져 있지만, 계속 이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고. 다른 길드들은 계속 비교를 당하면서 말이 나올 거고.'
현재 한국을 넘어서 해외 유저들까지 라온 길드에 가입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어차피 접속 할 때, 번역 설정을 해 놓으면 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결론은 분열. 트리톤이기에 나름 제한적이겠지만 이들이 떨어져 나온 서대륙은? 아주 난리가 날 수도. 그러니 조언을 해주었던 이벤트 부분을 신경 써야 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들을 꾸준히 정기적으로 만들어 내면서 관심사를 이쪽으로 많이 돌려야 했다.
공략을 비롯해서 이벤트를 위한 준비를 하는 등의 모습으로 말이다.
'라온이 4개로 나뉘어진 것은 신의 한 수라고 할 수 있어. 하지만 저것도 1년 정도 버티는 수준이겠지.'
점점 더 라온에 가입하고자 하는 이들은 늘어날 것이다.
'황제가 트리톤이 포화되는 것도 문제지만, 선을 넘어 버리면 황제가 반드시 추를 정상적으로 잡기 위해 힘을 쓸 거다. 라온에 대해서 황제가 호감이 있는 것 같지만 정확하게는 인디고라는 존재 한정일 것이고.'
귀족 작위를 준 것부터 굉장히 큰 호감의 표시라고 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귀족 작위를 준 것이 포화되는 트리톤에서 나갈 준비를 하라는 뜻에서 미리 준 것일 수도 있었고 말이다.
'중립 지역 탐사도 그런 이유일 수도.'
우르크 제국 근처의 중립 지역 인근에 라온 길드가 터를 잡으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중립 지역은 일단 터를 잡고 버티면 그 나라의 땅이 되는 것임을 이미 모든 국가가 공표를 했으니 말이다.
단지, 그게 매우 힘들고 환경 자체가 좋지 않아서 굳이 할 이유도 없었기에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이다.
'라온이 빨리 터를 잡고 추가적인 분리가 1년 정도 뒤에 진행 되어야 마족의 분열에서도 세력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어.'
해안가 근처의 중립 지역도 있으니 장원영은 나중에 이쪽을 슬쩍 추천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170레벨 ~ 250레벨 정도의 몬스터가 나오고 그렇지만 공성 병기를 포함한 각종 장치로 보조를 해준다면 이들의 공습을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많이 죽어나가겠지만… 그 즈음 되면 마스터들도 더 생겼을 것 같고 10명 ~ 20명이 상시 거주를 해주면 유지는 가능할 것이다.
'중립 지역에는 고급 자원도 있으니까… 부직업들도 많이 활성화 될 수도 있고.'
채산성이 좋지 않아서 기존 제국들은 필요할 때만 의뢰를 통해서 채굴을 했지만 라온이라면 전문적으로 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벨페고르… 마족.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루시퍼가 급이 떨어지는 녀석들과 움직였다고? 무엇을 위해서? 확실한 건 걔들은 혼란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중간계의 침입에 굉장히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왕이라 불리는 루시퍼는 조금 달랐다.
루시퍼는 종종 신들과 마족의 일을 본인이 중재자가 되어서 평화 유지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신들은 마족을 질색하면서도 루시퍼 정도는 안타까워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의 무력이나 여러가지 정황을 본다면 그의 세계가 온전했다면… 그는 분명 자신들과 같은 자리에 있을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침입은 확실한데… 루시퍼가 직접 움직일 만한 일이 뭐가 있지? 베타 테스터들을 굴릴 때나 움직였는데… 지금 조율을 위해서 움직이는 건 우리가 하고 있는 거라서 루시퍼의 움직임이 이해가 안 되는데.'
벨페고르에게 주었다는 선물도 무엇인지 알면 참 좋겠는데, 능글한 모습으로 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있는 모습을 보면 절대로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물론 그가 해줄 의무도 없고 이유도 없지만 말이다.
'하여간 마족 녀석들은 도움이 안돼. 끄응. 근데 이경이 녀석은 왜 몇 시간이 더 걸린다고 하는 거지? 지금이면 다 끝나지 않았나?'
뭔가 복잡한 건덕지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이래저래 고생해서 이렇게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니 크게 생각지 말자고 여겼다.
'아~ 벨페고르 쟤 때문에 집중이 안되네. 어휴, 뭐 하는 거야. 저기서. 그냥 옆으로 누은 채로 아주 TV 보듯 여길 보네. 선언을 했으니 어기면 목숨 날라갈 거고. 이미 다 봤는데 뭘 더 본다는 거야. 핵심 자원들도 거기서 거긴데.'
어쩌면 저 녀석은 자신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그냥 이제 없는 취급을 하자고 했다.
"모니터링! 감시 제대로 하고. 방해는 없을 거니까 이벤트 진행만 잘 진행하면 돼."
그렇게 이벤트가 꼬인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벨페고르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후속 이벤트들이 진행되었다.
* * *
벨페고르는 라온 길드라는 중간계의 모험가 집단이 얼마나 단합적으로 움직이는지 볼 수 있었다.
그들은 국적도 인종도 다르지만 오직 길드를 이끄는 자가 보이는 신뢰와 믿음으로 이끌고 가장 힘든 곳에서 솔선수범 움직이니 더욱 더 단단하게 뭉쳐 강대한 적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오직 수뇌부의 말만 믿고 말이다.
저들이 단순히 유희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라고는 하나 그 힘과 단결력을 보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왕을 비롯한 모두가 왜 그렇게 발등에 불이 붙은 것 마냥 폴짝폴짝 뛰고 다니는 지도 알 수 있었다.
모험가는 죽지 않는 불멸. 성장의 속도는 깊이는 없어도 양산으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일부 깊이가 있는 특별한 모험가들이 나와서 마계를 정리하려고 든다면?
확실히 현재 마계의 번영이 사라질 것이다. 적어도 2년 내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하면 40% 정도는 날라갈 것이라고 보았다.
더군다나 저 높은 곳에 있는 분들은 자신들을 무조건적으로 악으로 규정하며 있으니 순진한 모험가들은 그걸 믿을 것이다.
물론 자신들의 역사를 알게 되더라도 유희의 장인 중간계를 박살 내려는 자신들을 적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이미 그들의 기반 시설은 중간계였으니 말이다.
언제든지 침공을 할 수 있다는 식의 여론만 조성되면 언젠 가는 곳 그 칼 끝이 자신들에게 겨눠져 날라올 것이다.
"그리고 저들은 그 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들이겠지."
움직임이 달랐다.
아리아나와 군단장의 실력이 30% ~ 50% 정도 하락 된 수준이라고는 하나 이제 고작 1년 정도 된 모험가들이 이들을 상대로 버틴다는 것이 기가 찰 노릇이었다.
"인디고… 길드장이 인디고라고 했던가?"
말로만 떠드는 지도자와 달랐다. 중간계의 소식을 슬쩍 전해보니 세상에 이런 인간이 있나? 싶을 정도로 호인이었다. 전형적인 영웅의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 길을 가고 있었다.
'예전의 그가 떠오르는 군.'
비슷한 녀석이 하나 있었다. 자신을 구해준 녀석이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많은 혜택을 벗어야 했지만, 어찌 되었든 그는 자신을 구했다.
하지만 당시 자신은 그를 원망했다. 자신이 누운 곳에서 죽은 이로 인해서 말이다. 뭐,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자신을 이용만 하고 바보 취급한 여자라는 것을 인정하기는 하는데, 그럼에도 좋았다.
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좋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결국은 마지막에 자신을 지키고 죽지 않았던가? 그만하면 순애보가 성공했다고 생각도 들면서 미소를 머금은 채로 즐겁게 저들의 광대와 같은 행동을 보았다.
언젠가 자신에게도 향할 수 있는 칼 끝이지만 어찌 되었든 즐거웠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이 끝도 아주 즐거울 것이다.
"아리아나와 군단장들은…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들을 언데드 몬스터로 이곳에 있었던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 그렇게해서라도 이곳에 머물러야 했던 이유가 있었다.
이제는 너무 긴 시간이 지나서 타락을 하여 잊혀졌지만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남아 그것을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저들이 저렇게 죽음을 맞이한다면 결국 그 희생이 깨어질 것이다.
이건 자신이 건드린 것이 아니라 첫 번째라고 이야기를 하던 미묘한 여인네가 스스로 계획을 했다고 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당차고 바보 같은 모습이 너를 닮았어. 레베카. 아주 허를 찌르는 말을 해서 내가 당황을 했다니까. 후후."
레베카의 마지막이 있던 곳에 누워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지만 오히려 저 관리자를 알게된 것이 즐겁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종종 슬쩍 만나서 이야기를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권태로움이 가득한 삶에서 그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니 말이다.
"그나저나… 왜 나를 보냈는지 알겠는 걸."
라온의 길드장인 인디고가 아리아나와 싸움을 하는 도중에 기습적으로 마스터급의 군단장의 목울 베어내며 승리의 추를 훅 기울이는 것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조율자, 그리고 수호자를 확인하러 보냈구만. 엉큼한 왕 같으니.'
하지만 확실한 것은 조율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인간과 같아 보이지만 막대한 신성은 그가 신성 계열에 반토막을 걸친 혼혈아임을 알 수 있었다.
'냄새는 잊혀진 신들 같으니… 그쪽 계열의 수호자일 가능성이 높지.'
수호자도 여럿 종류가 있는데 그쪽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의 수호자라면 현재의 신들의 가호가 있어야 정상이었으나…
'고대신과 섞인 혼혈아에 현무의 축복도 깃든 것을 보면… 이건 왕이 착각을 한 것 같군.'
현무의 축복이 없었다면 조금 의심할 법도 했는데 동방쪽 괴팍한 녀석과 엮여 있으면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동대륙은 아직 마계가 거의 건드리지 못한 미지의 구역과 같아서 괜히 쑤셨다가 피 볼게 뻔했다.
"그냥 우리를 죽일 영웅."
아마도 그가 행한 패턴으로 보았을 때…
'내가 어떻게 알아? 혹시 알아? 끝내주게 합리적인 녀석이라서 서로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도 있고.'
모험가는 유희를 즐기기 이곳에 왔다. 그리고 마계측에서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괜찮을 수도 있다.
괜한 벌집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말이다.
'근데 이미 건드린 것 같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보다 보니 군단장을 비롯해서 아리아나의 목까지 바닥에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다.
"나오겠다. 무너진 희생의 결과물이."
드래곤이라는 종족으로 수호자의 역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계의 상황에 안쓰러움을 느껴 동조하여 스스로 그 자리를 버렸던 존재.
그리고 그 결과는 거악이 되었으며 수 많은 타락의 신념으로 이제는 파괴의 폭군으로만 기억되는 존재가 이곳에 잠들어져 있었다.
뭐, 레베카가 발굴한 유품이자 동귀어진의 수로 준비한 것이었는데……
'이걸 이렇게 볼 줄이야.'
땅이 울부짖었고 검은 기류가 대지에서 솟아 올라왔다.
순식간에 기류에 휩쓸린 이들이 죽어나갔으며 오직 살아 남은 것은 이 사태에 당황한 관리자와 인디고라는 녀석 뿐이었다.
그리고 땅이 갈라지고 지하 저 깊은 곳에서 녀석이 나타났다.
"다크 스타."
땅에 오래 봉인된 탓에 화가 많이 났는지 나타나자마자 강력한 죽음의 숨결을 토해내는데 헛수고일 뿐이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계획이라고 생각을 했는지 자신을 향해서 날라오는 재미있었던 관리자를 향해서 벨페고르는 자업자득이라는 말과 함께 경고를 무시한 결과라고 이야기를 해주며 도망을 가기로 했다.
딱히 자신이 더 이야기를 해줄 의리는 없으니 말이다.
'어차피 다 죽을 것 같으니 더 이상 볼 것도 없고.'
그렇게 벨페고르는 마계로의 귀환을 했다. 수호자의 등장은 맞기는 하나 동방과 잊혀진 고대의 신과 엮인 수호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해주러 말이다.
이런 분석까지 해주는 것은 자신에게 좋은 선물을 해줬으니 말한 거라고 생색도 내서 귀찮게 더 엮이는 일 없도록 하자고 여겼다.
물론 이건 준혁의 입장에서 굉장히 좋은 착각이었고 벨페고르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실수였고 말이다.
지금은 준혁의 입장이 더 어이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3시간 50분이 넘는 치열한 사투 끝에 모든 승리를 하고 마음을 놓는 그 순간에 터진 이 사태는 준혁의 멘탈을 정말 너무 크게 흔들어 놓았다.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송년회 갔따가..술이 좀 덜깨가지고..
글이 좀..너스레 해서..조금 자고 일어니서..
썼는데.. 음... 그냥 쓸것 그랬나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