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회
모두의 응원
"벨페고르라는 마족이 농간을 부려서 그렇다는 것으로 추측이 된다는 뜻이죠?"
준혁은 자신의 물음에 장원영 팀장이 머뭇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에 솔직하게 답변을 하길 희망했다.
"저, 저한테 숨기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지금 저도 좀 복잡하거든요."
- 미안해요. 솔직히 말하면 벨페고르는 경고를 했습니다.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러면요?"
- 새로운 몬스터를 사용한다고 기존 코드를 가져다 썼는데, 저희 측이 꼬인 것 같기도 한데. 벨페고르가 이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니 솔직히 모르겠네요. 다만 확실한 것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저희 측의 실수입니다.
장원영 팀장의 솔직한 대답에 준혁은 일단 라온 길드 전원이 아무런 이상 없이 회생되었다는 것에 초점을 잡아서 일을 잘 풀어나가길 희망했다.
여론 조성도 확실히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내 고민을 하다가 이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 이렇게 하면 어떻습니까?"
- 네? 어떻게요?
"약간의 실수를 인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마족의 독립성에 대한 부분을 거론 하는 것이죠. 운영자의 권한에는 부족하지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버그와 같은 존재라는 걸요."
- …네?
"본래는 죽이는 것이 아니라 모두 생명력 1을 만들고 기절을 해서 쓰러트려 놓는 것이 목적이었다. 혹시 문제가 생길까 봐, 그… 이렇게 전원 부활 설정을 해놓았다는 것으로 포장을 하는 겁니다."
- 그러고요?
"그런데, 원래 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족의 개입이 있었고 이게 전원 사망이 되었다. 다만 1번 공격을 하면 사망하게 설정을 해서 쉽게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아……."
"이미 꽤 많은 인원들이 운영진의 당황한 모습을 찍힌 영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에 대해서 인정하고 발표를 하는 겁니다. 괜히 이상한 것보다 이게 나을 수 있습니다."
장원영은 준혁의 이야기에 고민을 했다. 득실을 따지면 이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그리고… 마족은 중간계의 이벤트를 망가트린 주범이 되는 겁니다. 아마… 이곳을 유희로 즐기는 모험가가 배알이 꼴려서 이런 행동을 했다~ 뭐, 이렇게 꾸미면 좋지 않겠습니까."
- 아! 그렇군요?
"단지. 벨페고르라는 마족은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말고~ 그 중간계를 쑤셔 봤다는 애들을 거론하는게 어떻습니까. 의외로 정보원이 될 수도 있잖아요?"
벨페고르가 경고를 해준 것인지 원흉인지 알 수는 없으나 확실히 장원영은 준혁의 말이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나 벨페고르는 중간계 침략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는 눈치지만 언급된 3명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 고마워요. 뭔가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별 말씀을. 쌓인 데이터로 열심히 이벤트 준비해주시고요."
- … 하아. 네. 알겠습니다.
"화이팅."
- 차후에 이와 관련된 부분은 따로 감사의 말을 전하겠습니다. 정말 수습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비 관련에 있어서는 음… 저희가 따로 보상을 하겠습니다.
"네? 아~ 괜찮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거죠. 좋은 아이템이기는 했지만… 뭐, 괜찮습니다."
- 아닙니다. 그 옵션이 굉장히 사기적인 부분이 있으니 차후에 레이드 관련 부분이 더 활성화 된다면 값어치가 무궁무진했을 겁니다. 이건 본사 차원으로 사과의 뜻을 확실히 책임 지겠습니다. 아이템을 직접적으로 드리고 싶으나 이게 좀 나름의 제한적인 부분이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이라도 보상을 하겠습니다.
준혁은 장원영의 이야기에 난감함이 차올랐다. 사실 정말 괜찮았다.
수호자에서 각성하여 세이비어라는 신 직업으로 변모를 하고 거기에 자신의 캐릭터는 신룡족이라는 희한한 종족으로 변했으며 온갖 수치가 미쳐 돌아가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히어로 크로니클 로그아웃 직전에 멘트를 치다가 본 것이지만…
종말의 용, 다크 스타를 잡고 난 뒤에 아이템 보상이 있었다.
얼핏 봤을 때… 아이템도 정화된, 침식된… 이런 단어가 있었는데 혹여나 자신이 수습을 하지 못할 까봐 그냥 바로 닫아 버리고 다음에 확인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그냥 진행을 했다.
이 아이템들만 해도 이미 충분히 과도한 보상이었기에 레드 오우거 구룬은 솔직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정말 괜찮습니다. 저희는 받은 만큼 일을 합니다. 그리고 유저들을 위해서 이렇게 노력도 해주시고 그랬는데. 받기가 좀 그렇습니다. 저도 즐거웠고요. 뭐, 다크 스타인지 뭐시기인지 본 드래곤 같은 거 잡아 보기도 했잖습니까. 음! 괜찮습니다."
- 아닙니다. 이건 저희가 꼭 보상하겠습니다. 도움을 엄청 받았습니다. 이 부분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습니다.
돈을 받기 싫은 적은 처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준혁은 뭐라도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장원영은 강하게 이를 이야기 했고…
준혁은 딱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처치 곤란한 것을 받았을 때는… 이게 최고지.'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시청자에게 이를 바로 환원하는 것이고 아니면 그냥 좋은 일에 쓰는 것이다.
"음… 알겠습니다. 그러면 받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액세서리 세트가 망가진 것이고… 따로 이를 구해야 하는 비용도 드실 테니…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1억 원을 가량을 산출했습니다.
"예?"
- …이와 관련된 부분은 확실히 저희 측에서 세금 공제를 비롯해서 깔끔히 처리하여 오늘 중으로 30분 내로 입금이 될 겁니다.
"그건 금액이… 너무… 음!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잘 받도록 하겠습니다."
- 배려 감사합니다. 준혁씨. 라온 길드와 이렇게 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수습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네. 알겠습니다. 힘내십시오.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 네. 수고하세요.
통화는 끝이 났고 준혁은 뭐만 하면 요즘에 억억 소리가 나는 수익에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잠시 음소거 형태로 블라인드를 해두었던 방송을 다시 켜면서 이벤트를 관람한 시청자들에게 수고함을 표하고 길드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그렇게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1억 원이 정말 입금 되었다는 문자가 휴대폰을 통해 날라왔다.
그리고… 이를 본 준혁은 시청자들의 채팅 중에서 자신의 액세서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보여 이때다 싶어 바로 이야기를 했다.
"아~ 많은 분들이 음… 제 레드 오우거 구룬 액세서리 세트를 가지고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운영자가 인 게임 내에서 아이템 관련으로 직접적인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은 안된다고 하셨어요. 아까 통화 내용도 그런 부분이 있었고요."
이에 시청자들은 그러면 너무 한 거 아니냐는 말을 채팅창에 쏟아 내기 시작했는데 준혁은 바로 브레이크를 걸어 주었다.
"그.래.서! 이벤트를 진행하셨던 팀장님이… 게임 골드를 주거나 그러진 않고 현금으로 정말 과도한 금액을 주셨습니다. 뭐, 앞으로 레이드 시스템이 활성화 되고 그러면 가치도 더 높아질 수 있는 세트들이고 그렇잖아요? 90일 쿨타임이 있지만 1회의 죽음을 막아주는 건데."
시청자들은 이에 동의를 했다.
처음에는 그 옵션이 가장 무의미한 것이라고 여겼는데 브라운 공국을 비롯해서 이번 사태까지 가장 핵심적인 옵션으로 자리 잡고 대단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이 부분을 금전적으로 정말 깜짝 놀랐네요. 너무 크게 주셨습니다. 뭐, 제가 다시 장신구를 맞추고 그래야 하니까… 이렇게 주신 것 같은데… 저는 현금 거래를 하지는 않는 스타일이라서… 게임 내 이야기는 게임 내로 해결한다! 이런 행보를 걸어온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스타일로 방송을 해서 준혁은 사실 게임 내에서 딱히 현금 결제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었다. 과금 게임에서도 총 과금 금액이 50만 원 ~ 100만 원 수준일 때가 많았고 딱 라이트 유저가 적당히 지르고 노는 정도로만 했다.
이에 시청자들 역시 준혁의 스타일을 잘 알기에 다시 동의를 표했다. 자신이 진행하는대로 시청자들의 반응이 잘 끌려오자 준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이 돈을 그냥 기부하겠습니다. 정말 미안하셨나봐요. 이런 금액은 사실상 제가 부담스러울 정도에요. 1억 원이라는 금액을 주셨는데… 음, 그냥 싹 다 기부를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어려운 분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도 곧 다가 오고 설날도 곧 다가오는데… 좋은 일에 쓰이도록 할게요."
준혁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잠시 채팅도 치지 못하고 정적에 빠졌다가 이내 경악을 했다.
1억 원이라는 금액에 놀랐고 그걸 또 준혁은 그대로 기부를 한다는 말에 더 놀랐다.
대단한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현금 가치로 따졌을 때 2000만 원 ~ 3000만 원 사이가 아니겠냐는 말이 채팅창에 살짝 있었는데 예상치를 압도하는 금액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준혁은 이걸 받고도 그냥 기부를 해버린다고 하니 더 기가 찼다.
"음, 네? 어어… 하하. 챙길 건 챙기라고요? 아~ 괜찮습니다. 님들이 이렇게 방송 봐주시고 시간 나실 때 U튜브 영상도 한, 두 편 보시면 충분히 저도 수익이 납니다. 괜찮아요. 그리고 돈도 좀 모아둔 게 있으니까 그걸로 대체하면 충분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에 시청자들은 연신 칭찬을 하면서 이벤트 보상으로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어 훈훈하고 1억 원 기부로 마음도 훈훈해졌다며 후원 릴레이가 시작되었다.
준혁은 이에 방송을 곧 종료할 것이기 때문에 후원을 하지 말라고 말을 했으나 준혁의 말을 들을 시청자들이 아니었다.
'미치겠네. 진짜.'
1000원부터 10만 단위의 금액이 주르륵 쏟아져 오는데 이게 괜히 공개되면 난리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빠르게 방송 종료를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음, 모두 수고하셨고요. 오늘 방송은 일단 여기까지 할게요. 이틀 정도 진행될 거라고 했는데 다행히 22시간 안에 방송 종료가 되었네요. 그래도 계속 전투를 이어나가서 좀 피로한데… 다음 방송은 가볍게 추천 받은 인디 게임들 좀 진행하면서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음! 다들 빠이빠이. 도망가겠습니다!"
커다란 후원이 터지기 전에 준혁은 빠르게 탈출을 했으며, 순식간에 쌓인 후원 금액이 4500만 원이 넘어가는 것을 보며 식은 땀이 주르륵 흘렀다.
그러다 문득 해외 큰 손들이 조용했던 것이 떠올라 넥트를 확인해 보니 기겁을 했다.
그곳에는 자신이 기부를 하기로 했던 1억 원의 금액이 넥트 후원으로 각각 알알이 박혀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이게 아닌데. 아~ 불편하다. 마음이 되게 불편하다."
아직 아이템도 확인 못한 상태에서 이런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니 준혁은 큰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하아… 이제는 정말 후원을 하지 말라고 해야겠다."
U튜브도 지금 엄청 늘었다는 많이 나왔는데 그게 얼마 만큼 늘었는지도 감이 오질 않은 상태였다.
"… 바르게 살려고 하는데. 이건 진짜 시련의 연속이다. 양심이 막 그러네. 이래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것인가. 숨기지 말고 했어야 했나? 끄응! 머리가 아프다. 머리가. 으으으!"
방음 부스 방에서 그대로 벌러덩 누우며 준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가서 말도 못하겠고 답답해 죽겄네. 진짜. 이런데 범죄 저지르고 오리발 내미는 놈들은 무슨 마음으로 살아가는 거냐… 존나 대단한 놈들."
이벤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나 준혁의 고뇌는 더 깊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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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고뇌에 빠져라..커플은 12월 24일. 25일..
정신적으로..육체적으로..힘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