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11화 (381/548)

411회

이게 뭔데

"…?"

QGN 방송국에 녹화를 하러 간 날, 준혁은 수 많은 인파가 방송국 근처에서 뭉쳐 있는 것을 보았다.

"오늘 무슨 특급 게스트 오나 보네. 몇 백 명은 되겠는데?"

보조석에 앉아 있던 지은은 이런 준혁의 말에 고개를 돌리니 대충 훑어 본 뒤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응 그러네. 한 250명 ~ 300명 정도는 될 것 같아. 아이돌 게스트가 왔나 보네."

"요즘 QGN 방송국 위상이 많이 올라가긴 했어. 라떼는 마리야~ 응? 방송국이 힘들어서 어엉? 중근 형님이 꼭 있어 달라고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자체적으로 아이돌 섭외도 할 정도로 좋나 보네. 다행이야."

"쿡쿡, 그것도 다 네 덕분이지. 네가 같이 기획해서 진행된 것들이 많다며? 아이디어 제공도 하고. 그걸로 뭐 더 받는다면서?"

"응. 그렇게 안해도 된다고 하는데… 굳이 그렇게 해줘서 계약서에 명시까지 해주더라고. 아무튼 그래서 종종 회식 여는 이유가 그 돈 쓰는 거야."

"그래서 그랬구나? 네가 너무 회식을 자주 쏘길래 의아했는데 이유가 있었네."

준혁은 QGN 방송국을 살린 부흥의 아이콘이었다. 준혁과 연결되어서 나쁘게 진행된 것이 단 하나도 없었고 방송국 전체를 먹여 살릴 정도로 흥하기만 했었다.

당연히 주변의 더 큰 방송국들이 탐을 낼 수 밖에 없으니 QGN에서 준혁을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챙겨줄 수 있는 것은 다 챙겨준다는 것이었다.

"먹은 놈이 풀어야지. 덕분에 스태프들도 우리 가족처럼 됐잖아? 완전 그냥 일심동체. 우리를 공격하는 녀석은 악당! 뭐, 그런 거지. 우리 편이 많아야 돼. 많이 버는 놈이 돈 쓰는 것에 인색하면… 좋지도 않고."

"하긴.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좋아. 마음도 좀 편안하고."

"베풀 수 있을 때 최대한 베풀어 놔야지. 그래야 지금처럼 편안하게 방송하고 그렇지. 여기서 우리 관련된 말 세어 나온 적도 없잖아."

"히히, 그건 맞아.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

QGN 녹화 방송은 일을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준혁과 지은의 데이트 장소이기도 했다.

볼거리도 많았고 가볍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도 이와 관련된 말이 하나도 세어 나가지 않는 것을 보면 얼만큼 신경을 써주는지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오늘 녹화가 뭐가 있지? 딱히 없지 않나?"

"그러게. 미리 땡겨서 녹화 하나?"

"음~ 나중에 중근 형한테 물어봐야겠다."

"어…? 잠, 잠깐만."

"응? 왜?"

"저거… 네 이름 적혀 있는데?"

지은의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준혁은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팬덤 무리를 쳐다 보았는데……

"어?"

[ 인디고 대자앙!S2 ]

[ 쭌혁 대장! 기다렸다규!]

[ 어서와 팬덤은 처음이지?]

[ 깜짝 놀랐즹? 서프라이즈.]

피켓까지 준비를 해서 흔들고 있었는데 준혁은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눈을 꿈뻑거렸다.

"뭔데? 이거?"

"그, 그러게?"

"누나는 뭐 아는 거 없어?"

지은에게 되물어 보니 지은은 당황해 하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아는게 뭐가 있겠어."

"뭐지? 왜 저렇게 많지? 나 아무것도 안했는데? QGN하고 뭐 있나?"

일단 차량을 몰고 주차장으로 들어가 제작진들을 만났는데 이중근PD가 아주 싱글벙글 웃으며 반기자 준혁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말했다.

"오오! 우리 스타분들 오셨는가! 어서 오시게! 하하."

"혹시 저 밖의 많은 분들… 형이 기획 하신 거에요?"

"그거야 당연하지… 응? 갑자기 근데 왜 그런 반응인거야?"

이중근은 준혁의 반응에 웃으며 이야기를 하다가 되려 의문을 표했는데 준혁 역시 고개를 의문을 표했다.

"예? 제가요?"

"아니… 그… 이벤트 끝나고 난 뒤에 통화를 했을 때… 이야기를 했잖아?"

"?"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준혁이 쳐다보자 이중근은 곤혹스러워 하며 상황을 설명했고 준혁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아니… 그 기억 안나? 이벤트 끝나고 난 뒤에 내가 지금 반응이 너무 좋으니까 이번 녹화는 랜덤 추첨으로 해서 300명을 스튜디오에 모시고 콘텐츠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 이랬잖아. 그 뭐지 인디 게임 위주로 좀 시청자들과 어울리는 걸로. 그래서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기, 기억이 안 나니?"

"아…?"

"기억 나지? 후우. 식겁했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일을 그냥 했으려고. 네가 수락했으니까 했지."

준혁은 심하게 속으로 당황을 했다. 그때 정신이 없는 상태였는데 이중근이 인디 게임 어쩌고 저쩌고 말을 하길래 그러자고 했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앞의 내용을 하나도 못 듣고 수락을 해버린 거구나. 아뿔싸!'

그렇지 않아도 머리 복잡한 일이 많은데 치우지는 못할 망정 아주 거하게 싸버렸다.

이에 대한 공지를 올린 적도 없었기 때문에 아마 참가를 하지 못한 시청자들도 엄청 많았을 것이다.

'이거 난리 나는 거 아니야?'

당황한 마음을 꾹꾹 누르며 일단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했다.

"깜빡 했나봐요. 어쩌죠. 이걸 공지도 못했는데."

"하하, 괜찮아. 내가 거 네 개인 카페도 그렇고 넥게더에도 글을 올리고 다 했지. 인기글로 매니저 분이 고정 시켜줘서 참여 많이 했다. 우리는 무슨 아이돌 화력 보는 줄 알았잖아."

"아? 매니저 분이?"

"응. QGN 업무고 허락도 받았다고 하니까 바로 고정해주더라고."

자신도 모르게 일 처리가 진행되었구나 싶어 준혁은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 뭐 잘 풀린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공지가 되어져 있었다면 그것 만으로도 할 만큼은 한 것이니 말이다.

"그랬구나. 다행이네요."

"그러게. 나도 네가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는 모습을 보여서 식겁했다. 뭐지? 지금 우리 다 준비했는데. 어떻게 되는 거지? 이랬어."

"아하하. 순서 좀 볼 수 있을까요?"

"어. 대기실에 큐시트 갔다 놨어. 보고 궁금한 거 있으면 진경 작가에게 물어보면 좋을 거야. 진경 작가가 힘 빡 줘서 진행했거든."

"아~ 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내가 고맙지. 얼른 가서 빨리 숙지하라고."

그렇게 이중근이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가니 옆에서 듣던 지은은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결론은… 준혁이 네가 정신이 없어서 모르고 있었던 거네?"

"어… 그랬나봐. 근데 내가 카페 공지랑 넥게더 공지 틈틈이 보는데. 왜 이걸 몰랐지?"

"공지가 너무 너저분하게 많잖아. 지금 공지만 15개 정도 달려 있지 않아? 이벤트 관련 때문에."

"아… 그런가."

확실히 카페와 넥게더에 공지글만 대충 15개 이상 유지되고 있었다. 끝난 이벤트라도 당첨자 확인을 위해서 1개월 가량 계속 글을 남겨 두는데 덕분에 너저분한 모습이 보여지고 있었다.

'후우. 내 잘못이지.'

정신이 없다고 공지도 제대로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이돌 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자기 얼굴에 금칠을 한 것처럼 되어버렸어."

"쩝. 그러게. 당황스럽구만. 흠. 그나저나 오늘은 같이 시간 보내기 힘들겠네. 팬들이 저렇게 많으니까. 뭐, 싸인도 좀 해드리고 사진도 찍고 그러면."

"앗! 그, 그렇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나도 겸사겸사 해드릴까?"

"음, 피곤하지 않겠어?"

"너 만큼 피곤할까."

지은은 최근 가장 큰 걱정이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준혁의 건강이었다. 외관은 아주 멀쩡해 보이지만 준혁은 최근 많은 무리를 했고 상당한 피로가 누적되어져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 몸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음식을 사와서 먹이고는 있지만 휴식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또~ 걱정하는 눈. 괜찮아. 나도 이번 스케줄까지만 좀 하고 설 기준으로 휴방도 좀 하고 그럴 생각이야."

"정말이지?"

"물론. 나도 쉬어야지. 뭐, 짧게 야방으로 만날 수는 있는데 그냥 짧은 인사 말 정도만 할 거고."

"흐음. 걱정된단 말이야."

"알겠어."

기승전~ 잔소리!로 이어지는 말이었지만 준혁은 되려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그나저나 그래서 스튜디오 대기실이 바뀐 거구나. 나는 또 이쪽 대기실이 따로 비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러게. 아무튼 빨리 가봐야겠어. 순서도 모르는데 갔다가 괜히 방송 망치면 안되니까. 진행이나 대본도 슬쩍 보고."

"졸지에 다시 팬미팅이네?"

"쩝. 뭔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아무튼 뭐라도 쏴야 하나? 그냥 보내는 것 같은 모양새인데."

"진경 작가님이니까 뭔가 준비하지 않으셨을까? 그냥 그것보다 빨리 확인하면 쉬울 것 같아."

지은의 이야기에 동의를 하면서 준혁은 대기실로 함께 이동을 했고 그곳에 준비되어진 자신의 굿즈 상품을 보며 눈이 커졌다.

진경 작가는 이중근PD에게 들었는지 대기실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였으며 놀란 준혁에게 설명을 바로 시작했다.

"설명 드릴게요. 굿즈 나눔은 저희가 따로 준비한 거고요. 그 라온미르MCN에서 이번에 준비한 견본품인데 미리 나눔을 하는 거래요. 이게 괜찮으면 그 준혁씨한테 허락을 받고 유통하고 싶다고 하면서요."

"아?"

"머그컵, 쿠션, 텀블러 이렇게 있는데 총 300명이라서 100개씩 나눠질 거에요. 그리고 여기 보시면 2시간 정도 싸인 해주는 시간이 있어요. 사진까지 찍는다고 하면 20초 정도 안에 끊으면 되는데요. 이거 가능하세요? 아니면 1시간으로 줄여도 돼요."

"아~ 뭐, 괜찮아요. 2시간이든 3시간이든 해드려야죠. 그건. 여기 지은 누나도 같이 한다고 하는데. 괜찮나요?"

"그럼 팬들도 좋고 저희도 좋죠."

진행 사항들을 체크하면서 준혁은 정말 알뜰살뜰하게 다 짰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거 하고 나면 좀 지치실 거에요."

"하하, 뭐 체력은 괜찮아요. 든든하게 식사도 했고. 신경 많이 쓰셨네요. 작가님."

"후훗. 대장의 미니 팬미팅인데 당연하죠. 예산도 두둑하게 뜯었어요. 후후."

"감사합니다."

"아무튼 화이팅이에요! 그리고 궁금한 점 있으면 바로 연락주세요. 팬분들 저도 통제 도우러 가야해서."

"네. 수고하세요."

진경 작가는 정말 급한지 후다닥 뛰어갔고 준혁과 지은은 대기실 쇼파에 기대어 앉으며 진행 및 대본 숙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준혁은 속으로 참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며 한숨을 내쉬곤 공지 관련이나 여러가지 부분들을 수정해야겠다고 여겼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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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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