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회
브랜드
윤준수 대표는 박지영 팀장이 가지고 온 문자 내역을 보면서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녀석이 뭔가 눈치를 챈 건가?"
"제가 흥분을 해서 살짝 노출을 했습니다. 누를 때는 눌러 버려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 정도로 그 이상의 것을 추측한다는 것 자체는 확실히 그냥 착하기만 한 녀석은 아니라는 것이지."
"저와 반말로 이야기를 하다가 존댓말로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공과 사를 구분해서 말을 하다가도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의견을 관철 시킬 때 대부분 일어납니다."
"오호? 결과는?"
"합리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많이 참고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한 박지영의 대답에 윤준수는 확실히 그간 보고서들을 살피면 박지영스럽지 않은 몇 개의 일들이 있음을 느꼈는데, 그게 준혁의 머릿속에 튀어나왔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랬군. 라온 크루 상황을 좀 듣고 싶은데. 현재 상태 같은 것들 말이야."
"네. 인디고는 마인텔 4회 차, 방송이 되었을 때 U튜브 게임 방송 스트리머 역사상 최초로 4000만 명을 넘겨 4008만 명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마인텔 방송으로 인해서 동남아 팬덤이 생긴 듯 보입니다."
"4008만. 하, 진짜 대단하군."
"그리고 산하 채널들 운영에 있어서 공략 채널 780만 명, 이벤트 확인 채널 890만 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라온 크루 전체 채널 역시 인디고가 운영, 관리를 하고 있는데 1350만 명으로 80% 가까운 비중으로 한국인입니다."
"고정 팬들은 얼마 정도지?"
"빅데이터로 채팅 및 댓글을 살펴 보면 구독 수익으로만 수십 억 원을 챙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후원 및 집게 되지 않는 넥트 후원까지 포함하면 월에 100억 이상의 수익이 나올 것으로 추정됩니다. 단순 후원과 구독 수익인 만큼, U튜브 수익까지 산출 한다면 저희 애들 수준으로 벌어드릴 겁니다. 그 규모는 최소 1년 이상까지는 빠르게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준혁 스스로가 이미 돈에는 엮이지 않을 정도로 큰 부자가 되었다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윤준수는 이 정도까지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관리하고 있는 인터넷 방송인들 역시 기껏해야 30억 정도의 수익을 내는 이들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거 9:1 계약 비율로 갈 걸 그랬나?"
"그렇게 했다면 아마도 강준혁은 따로 MCN을 차렸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현재 라온 크루의 브랜드 가치를 라온미르MCN에서 배제를 한다면 주가가 30% 이상은 떨어질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냥 하는 소리지. 보유 하고만 있어도 주가를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굳이 배를 가를 필요는 없으니까."
윤준수는 최근 일부 업체에서 라온 크루 멤버들에게 접근을 하여 헤드 헌팅을 시도했다는 것을 보고 들어 알고 있었다.
무조건 라온미르MCN 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다.
다만 이런 시도는 준혁의 관리로 인해서 대부분 당일에 바로 보고가 되어 올라 왔는데, 버러지들에게 확실히 힘의 논리를 보여주었다. 과거를 털어서 먼지가 나오지 않는 이들은 없으니 말이다.
"저희와 계속 상생을 가고자 하는 크루인 만큼 지금처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얻게 지원을 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라온 크루가 따로 MCN을 설립한다면 소속될 인원들이 적어도 대기업, 중견기업 규모의 스트리머들만 30명 이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바로 거대 MCN이 되겠군."
"네. 거기에 게임사들과도 아주 관계가 좋습니다. 인디 게임사는 라온 크루를 거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추종하고 있고 대기업들 역시 프로스트와 파이트 게임즈의 점유율 상승 효과를 보고 난 뒤에 어떻게든 엮이려고 애를 쓰고 있고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적을 만들지 않고 아군만 만드는 준혁의 방식은 불합리함이 발생했을 때, 생각 이상의 타격이 될 것이다.
"그렇군. 내가 접는게 낫겠네. 괜히 우리 귀한 고객이 싫다는 것을 하면 좀 그러니 말이야."
"아무래도 그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강준혁, 인디고를 제외하고 나더라도 현재 라온 크루의 최소 U튜브 구독자는 101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하나, 하나가 다 대형 스트리머입니다. 만약 저희 일로 흠집이 났다고 하면 즉각 반발을 할 수도 있습니다."
걸릴 일이 없지만 걸릴 수도 있었다. 사람 일이라는 것은 100% 장담을 하지 못하니 말이다.
"흠, 그러면 집안 자체를 누르는 걸로 하지. 괜히 이상한 일은 엮지 말고 말이야. 뭐, 어디라고 했지 무슨 중소기업이던데. 특허청에 꽤 괜찮은 것도 기재된 곳이라고 하던데."
"네. 나름 탄탄하다고 합니다. M&A 하셔도 좋은 곳입니다."
"그러면 이걸 누굴 시켜야 하나. 그래, 조진구 사장을 시켜야겠군."
"조진구라면 찬성입니다. 확실히 서서히 목 조이는데 탁월한 친구니까요."
"꽤 적극적으로 찬성이군."
"라온 크루는 저희의 간판 브랜드입니다. 거기에 지은이도 그곳에서 많이 행복해 하고 있고… 이래저래 고마움이 많은 곳이니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임지은은 라온미르에서도 아픈 손가락이다.
윤준수 역시 임지은을 아주 오랫동안 알고 지켜 보고 있었다. 뭐, 딱히 이성적인 관심으로 본 것은 아니고 특이한 케이스였다.
본인은 소심하지만 그것을 숨기고 주변은 밝게 만들면서 온 몸을 태우는 존재였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촛불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런 케이스들은 연예계에서 쉽게 보이지 않는 케이스이며 윤준수는 이런 케이스를 썩 괜찮게 여겼다.
회사에 이득도 많이 주고 팬들에게도 잘 팔리는 좋은 이윤 창출 창구였으니까.
그래서 이들에게는 특별히 나름 더 신경을 써주고 자신이 직접 관리를 하는 일들도 많았다.
그러다 직원의 실수로 좀 무리하게 잡힌 일정을 소화하고 성대 결절이 와서 가수로써 치명상을 입은 임지은을 봤을 때 윤준수 촛불이 점점 마지막을 치닫고 있음을 느끼며 최후의 관리를 해주기로 여겼다.
어떠한 것을 원하든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었고 일단 휴식기에 하고 싶은 것을 전부 하라고 편안하게 짜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지은은 회사에 누가 되기 싫었는지 적어도 화보 촬영이나 이런 부분들은 모두 끝내고 휴식을 취했다.
프로페셔널한 정신은 윤준수가 가장 높게 삼는 가치이기에 더 신경을 써주었고… 임지은의 선택은 게임 스트리머, 그리고 라온 크루였고 강준혁이라는 존재였다.
이를 확인한 윤준수는 이들 모두를 임지은을 위한 관리 명단에 넣었고 케어 중이었다.
그러다 강준혁의 재능이 임지은 못지 않은 부분까지 성장을 해버리자 본인의 관리 방식에 살짝 오류가 온 상태였다. 강준혁은 임지은과 달리 착하지만 영리한 부분이 있었다.
계산적일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종 잡을 수 없는 케이스라서 박지영에게 이 부분을 일임했다.
그랬더니 박지영도 강준혁에게 뭔가 변화를 겪는 모습이 생겼는데 그게 지금 살짝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뻔 했다.
'라온 크루를 먼저 이야기를 하는군. 임지은에 대한 감정 못지 않게 라온 크루가 박지영에게 커진 상태야. 간판이라고 해도… 임지은을 먼저 챙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관리용을 둔 것인데.'
이런 박지영 마저 라온 크루의 추종자로 바꿔버린 준혁의 능력에 윤준수는 정말 탐이 났다.
이런 매력적인 인재가 인터넷 방송에서 썩고 있는 것이 아쉬웠다.
'옆에 두고 가르치면 내 뒤를 이을 수 있는 인재다.'
회장님의 곁까지 오를 수 있는 인재지만 이미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보였다.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저 정도의 월급을 줄 수는 없고 냉정한 수단을 보이지 않는다면, 아쉬운 상황만 생기겠지.'
강준혁을 볼 때면 자신도 이런 저런 생각이 복잡하게 드는 것을 깨달은 윤준수는 확실히 라온 크루가 라온미르MCN을 아주 단단히 홀린 것 같았다.
특히 강준혁은 더욱 더 그러했고 말이다.
"이래저래 라온 크루와 강준혁에게 단단히 홀린 것 같군."
"… 이번에 굿즈 상품 제작 이후에 그런 것 같습니다."
"하긴 굿즈 수량 제한은 1000개 인데 5초 만에 다 팔렸다고 했지?"
"네.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그리고 항의 전화도 엄청 많이 왔고요."
"뭐, 그건 상관 없지. 필라(FeelLa)에서 의류 콜라보를 위한 준비니까. 정산 비율 조정은 잘 했나?"
"라온 크루 멤버들과 쭉 할 수 있으니 필라가 욕심을 내진 않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다르니까요."
"강준혁은 어떤데?"
"수락했습니다. 필라에서 견본품들이 오면 입고 방송을 하면서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듣자 윤준수는 확실히 강준혁이 욕심도 제법 있다는 것이 더 느껴졌다.
'회색빛으로 살기 딱 좋은 성격인데, 선하게 살려고 노력을 하다니. 희한한 녀석이야. 희한해.'
부모의 가정 교육 때문인지, 아니면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서 자신을 억누르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아무튼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살까?"
"일단 필라에서 1만 장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 2차 판매는 예약제로 가보자는 말을 하고 있고요."
"음~ 그게 나쁘지 않지. 1만 장을 조기 매진 시키고 그러면 괜찮겠어. 아무튼 그럼 그 일은 조진구가 하는 걸로 담당자를 돌리고 일을 진행하자고."
"아! 그리고 SBC의 차지철 PD가 Tv J로 팀을 꾸려서 온다고 합니다. 아마도 MBS가 강준혁을 낚아채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 거 잘 됐네. 회장님이 눈 여겨 보던 녀석인데. 드디어 오는군. 어떻게 라온 크루랑 엮이는 일은 다 즐거운 소식들인지. 후후. 정말 이렇게만 일을 하면 좋겠군."
윤준수는 자신이 직접 영업을 했던 인물이 차지철이었기에 그가 온다는 소식에 미소를 지었다.
꽤 쉽지 않았을 것인데 말이다.
'Tv J의 채널이 한층 더 풍족해지겠어. 그야 말로 행운 덩어리로군.'
흰색이든 회색이든 회사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녀석인 만큼, 윤준수는 아주 꽁꽁 준혁을 라온미르MCN에 묶어 두기로 했다.
떠날 생각도 들지 못하도록 말이다. 자신은 그런 것을 매우 잘 할 수 있는 인물이니까.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