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회
브랜드
"안녕하세요. 선배님!"
서영은 등장을 하자마자 90도 인사를 하며 김구림에게 인사를 건넸고 김구림은 이 상황이 제법 재미있다는 듯 가볍게 인사를 받아주며 다음 상황을 기대했다.
그리고 서영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더니 준혁을 향해서 말했다.
"인디고 대장님! 팬이에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굿즈 관련으로 제가 괜히 글을 써 가지고. 회사에서도 크게 혼났어요. 죄송해요."
"아닙니다. 괜찮아요. 예상 수량을 너무 잘못 잡아서 그런 건데요. 저도 그렇게까지 나갈 거라고 생각을 못해서."
"그, 그러니까요. 너무 하셨어요. 유신사에서 그거 보고 사려고 대기했는데 1차 매물 3333장이라는 소리에 충격 먹어서."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자 바로 태세를 전환하여 채팅창의 시청자들처럼 이야기를 하는 서영의 모습에 준혁은 확실히 자신의 방 시청자 같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다른 크루 멤버들은 좀 더 신경을 쓴다고 하니까요."
"지은 선배님 굿즈도 살 예정이에요. 매물 좀 많이 나오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너무 적어요."
"아, 네. 그 필라 측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근데 저 혹시 2차 콜라보도 하실 예정인가요? 기사 보니까요. 이야기가 잘 되면 진행할 거라는 말도 있던데."
"음, 고민 중에 있습니다. 뭔가 팬분들 주머니 얇게 만드는 것 같아서요."
솔직히 이런 콜라보 굿즈 판매는 준혁이나 다른 크루원들 입장에서 큰 수익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차라리 그 돈을 따로 후원을 받거나 꾸준한 구독이 발생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았다.
나름의 정산금이 있기는 해도 수익성 부분은 부족했다.
다만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하다 보면 아무래도 나름의 이름 값이 높아지고 광고나 기타 다른 사업적 효과가 발생되어 진행하는 것이다.
"아… 그렇긴 하겠네요. 역시 대장! 아! 저 그 싸인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네? 아아. 예. 영광이죠."
투명한 휴대폰 케이스를 빼서 유성팬과 함께 바로 건네주는 서영의 모습에 준혁은 당황했지만 바로 싸인을 해주었다.
"늘 행복 가득! 이렇게 적어주시면 안될까요?"
"물론이죠."
나름 정성을 다해서 글까지 마저 쓴 준혁은 케이스를 건넸고 서영은 호호 불어 잉크를 굳게 한 뒤에 바로 자신의 휴대폰에 장착했다.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데 준혁은 자기도 싸인 요청을 해야 하나 싶어 고민을 잠시 하다가 그냥 경황이 없어서 넘기는 것처럼 하기로 했다.
이를 본 김구림은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핑키 걸스도 준혁이 팬이야?"
"네! 저희 언니들도 다 봐요. 이런저런 게임도 많이 샀어요. 저보다 은하 언니가 더 오래된 팬이거든요. 언니가 방송에서 본 게임들 하나, 둘 사면서 같이 하다 보니까 방송을 그냥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 젊은 친구들이 다르긴 하네. 그나저나 경쟁을 할 건데 자신 있는 거야? 여기가 보통 대단한게 아닌데?"
"열심히 했어요. 그! 쿠킹 방송을 가지고 왔거든요. 제가 간식 많이 만들어서 숙소에서 하는 요리들로 하게요."
"아~ 그래?"
"네. 그리고 언니들도 스케줄 끝나면 도와주러 온다고 했어요."
"야~ 그러면 이거 모르겠는데? 준혁아, 너 잘하면 질 수도 있겠다?"
김구림의 이야기에 준혁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1등 지킨 것도 운이 좋았죠. 슬슬 내려갈 때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
"어허, 좀 더 박력 있는 말을 원했는데. 전혀 그렇게 말을 하지를 않아. 쩝. 아무튼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방송 내용은 더 알찰 것 같은데?"
"열심히는 해야죠."
"이것 봐. 어후~ 진짜 나만 너무 힘들어. 김PD 나도 좀 도와줘. 순위가 자꾸 하위권이야."
앓는 소리를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사실 김구림의 포지션이 딱 그 위치였으니 말이다.
고정 게스트 겸 MC인 만큼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보다는 중장년 층을 노리는 콘텐츠 위주를 짜서 진행을 했고 시청자를 다변화 시키는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었다.
말만 저렇게 할 뿐이지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게스트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었다.
물론, 이제는 고정 게스트가 된 준혁의 경우 슬쩍 방해를 하려는 모습도 보이며 방송의 흥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모습도 그리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김구림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뒤이어 온 게스트들도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합류가 될 수 있었고 서로 각각의 이슈를 이야기 하면서 방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 * *
준혁의 마인텔 방송은 켜자마자 해명을 하라는 식의 채팅이 도배가 되어졌다.
이래저래 굿즈 상품으로 인해서 논란의 중심이 되버린 준혁은 오늘 방송을 같이하는 서영과 어떤 대화를 했냐는 식의 이야기도 나오자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어휴, 님들. 그런 질문들은 좀 애매합니다. 그게 저도 그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그게 또 여기서 말을 하기가 그런게 굿즈 관련 이야기는 의류 브랜드랑 콜라보를 해서 이건 또 광고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게 말을 하기가 좀 그래요."
당황한 모습을 드러내며 준혁이 이야기를 하자 시청자들은 기세가 더 살아나서 이와 연관된 어그로 성 기사들을 가지고 오며 신나게 떠들었다.
"아~ 저번 개인 인터넷 방송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이쪽은 원래 수익보다는 기부 쪽으로 가닥을 잡고 했어요. 라온 크루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500개 ~ 1000개 정도만 제작을 했거든요. 이게 이렇게 경쟁률이 높은지 몰랐죠. 그냥 완판 되었다는 말에 아 이 정도는 완판 되는구나~ 이런 생각만 했고."
자신과 더불어 라온 크루의 선행도 슬쩍 이야기를 해주면서 어그로를 진정 시키는 발언을 하자 채팅창은 그래도 너무 적었다는 정도의 말만 나오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수요에 저도 놀라고 업체 측도 많이 놀랬습니다. 이래저래 저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네요. 방송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분위기를 살짝 감성적으로 준혁이 가닥을 잡고 이야기를 하자 불나던 채팅창들은 괜히 멋쩍고 부끄럽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역시 일부는 계속해서 서영과의 이야기를 원하는 이들이 있었고 준혁은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다.
"서영씨는 대기실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그랬어요. 죄송하시다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제가 죄송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하하, 뭐 사과에 사과를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이게 이슈가 되어버리다 보니 놀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준혁의 발언에 일부 시청자들은 당연히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 자신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식의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는데, 이런 이들은 운영자가 빠르게 강퇴를 날렸다.
"음, 유입되신 분들 중에서 잘 모르시는 분이 계시는데. 제 방송은 절대로 타인에 대한 비난, 비판 등을 그냥 두지 않아요. 무조건 영구 시청 금지를 합니다. 이후에 피해자분에게 자료까지 원본, 편집본까지 다 넘겨요. 소위 악성 댓글을 쓰는 악플러들에 대해서 굉장히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몇몇 분이 강퇴를 당하셨을 건데요. 추가적으로 영구 정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건 제 방송을 비롯해서 다른 크루원들의 방송에서도 채팅 기록이 이상하다 싶으면 확인하고 제재 요청하겠습니다."
굉장히 진지하게 준혁이 이야기를 하자 시청자들은 종종 준혁이 악플러들을 고소하기 위해서 칼춤을 추던 상태라는 것을 파악했다.
▷유동닉 1호기: ㄷㄷ 유입들아 선 넘지 말아라. 지금 숙청 모드다.
▷한국인한국팀: 질문과 비난은 다른 건디 ㄷㄷ 한번 정리 돼야 정신 차리지.
▷붓싼싸놔이: 마! 신규 유입들. 기존 인방이랑 채팅이 완전히 다르다! 조심해라!
▷관음법궁예: 살고 싶거든. 가족에게 내뱉어도 될 정도의 채팅만 치거라~
▷레트로매니아: ㅋㅋ 와, 채팅 엄격히 관리하는 거 모르는 애들도 있었구나.ㄷ
▷라온S2대장: 오랜 만에 칼춤을 추시는 겁니까! 대장! 제가 자료 준비를 해 놓겠습니다! 칼춤의 재료를!!
▷초보자의행운: ㅎㅎ 확실리 칼 같이 관리를 하시네요. 여윽시 대장이시다. 괜한 어그로 분자들은 목을 쳐내야죠! 암요~! 굿~!
이런 채팅창의 반응에 준혁은 굳었던 얼굴을 조금 풀면서 이야기를 했다.
"칼춤이라뇨. 이제 저에 대한 적당한 수준의 드립 비난은 그냥 넘깁니다. 다들 아시잖아요. 근데 그게 제 방송에서 타인을 비방하는 것이라면 여전히 엄격한 기준을 더할 겁니다. 그냥 저에게만 집중해주세요. 오늘 저한테 완전히 집중할 수 있게 재미있는 게임과 콘텐츠를 가지고 왔으니까요."
굳을 뻔 한 분위기를 준혁은 다시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오늘 방송을 할 콘텐츠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다.
확실하게 경고를 하고 방송을 시작하는 만큼, 시청자들은 더 이상 괜히 이상한 억측까지 내뱉는 우를 범하지 않았고 맛깔나게 진행하는 준혁의 방송에 하나, 둘 몰입을 하게 되었다.
또 준혁은 즉석해서 어제 있었던 콜라보 관련 대참사를 사과하는 의미로 시청자들에게 치킨 100마리를 추첨을 통해 주겠다는 발언을 했으며, 시청자들은 더 준혁의 방송에 몰입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준혁의 방송 템포 조절들을 보면서 제작진들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웃음이 지어진다는 듯 흐뭇하게 방송을 보면서 오늘도 분명 녹화 끝나고 난 뒤에 핫한 이슈가 번져 나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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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