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30화 (400/548)

430회

당신이 없는 사이에.

준혁은 마스터가 된 이후로부터 뀽의 훈련을 받지 않았다.

마스터의 전투 운영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정도를 진행하기는 했으나, 아무래도 다칠 위험도가 높다 보니 이론 위주로 이야기를 해주었고 전투 센스가 뛰어난 편이다 보니 몇 번의 가르침 이후에는 뀽에게 무엇을 더 배울 필요가 없어졌다.

뀽은 이런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준혁에게 자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인연이 여기서 흐지부지 끊기면 어떻게 되지? 라는 의문이 생겼다.

거기에 최근에는 라온 길드가 대규모 원정을 떠난 후 자신보다 높은 경지에 입문한 듯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본인이 가늠하지 않은 어떠한 영역에 도달을 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모험가의 성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다고는 하지만 뀽은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짐작을 하지 못했다.

단지……

"인디고의 옆에 있어야 해."

이제는 자신이 준혁의 옆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저 정도로 성장을 했다면 음지에 숨어 있는 적들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끈질긴 공격을 펼칠 것이며 자신은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은 그렇게 만들어져 가고 있는 존재이니 말이다.

"후회는 없어. 이게 서번트의 의미."

모두의 희생이 있었고 많은 희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반푼이 서번트 밖에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이 걸려 만나게 된 이 인연을 계속 이어가야만 했다.

"하지만 이상해… 뭔가 달라졌는데……. 과거에는 나의 서번트적 특성이 분명 인디고랑 연결이 되서 감응을 했는데, 이제는 그냥 그런 것보다는 자연스럽다라는 느낌이야.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인디고는 인디고라고 생각했고 그가 어떠한 거대한 성장을 하면서 이런 변화가 생겼다고 여겼다.

"아무튼… 중립 지역으로 떠난다는 말이 있던데. 나도 따라가야지. 분명 전력적으로 도움이 되니까 가능해."

뀽은 지금 라온 길드에서 많은 심부름들을 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덕분에 라온 길드원들과도 상당히 친한 상태였다.

"떨어지지 않을 거라구!"

* * *

루시퍼…

마계의 왕이라 불리는 그는 중간계에 있는 권속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우르크 제국에서 정보를 수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들은 명령을 듣고 트리톤으로 와서 정착을 한 뒤에, 라온 길드에 대한 정보를 재확인하고 새로운 것들을 수집하면서 루시퍼에게 보고를 올렸는데…

"음……."

갑자기 나타난 존재가 보고를 올리는 자신의 권속들을 그대로 목을 따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침음성을 삼켜야 했다.

"중립 지역의 특수성을 잊지 말라."

"실수를 인정하지. 변명을 하자면 직접적인 확인을 위해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네. 자네들이 보면 알다시피 딱히 무력을 뽑아낼 수도 없는 육체이니 양해를 해주면 안되겠나?"

"중립은 그 어떤 것도 균형이 이뤄져야 하지. 루시퍼. 자네의 행동으로 반대 쪽도 직접 개입을 할 수 있음을 알려 주도록 하지."

"이런. 야박한 친구들 같으니. 그래도 뭐, 어쩔 수 없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거든. 황제에게 사과의 뜻을 나중에 추가로 전하도록 하겠네."

루시퍼의 권속을 순식간에 제거한 이들은 다름 아닌 기르메쉬의 기사단이었고 그들은 황제에 직접 사과한다는 루시퍼의 이야기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말했다.

"그걸 감안해도 결과는 다른 것이 없네."

"음. 딱히 결과를 달리 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과를 한 것이니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군. 그저 내가 살펴야 하는 것들이라서 어쩔 수 없었으니까."

죽은 녀석들이 가지고 있던 것들을 힐끔 쳐다본 기르메쉬의 황실 기사단들은 라온 길드에 관련된 내용임을 깨닫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모험자의 타락을 꿈꾸는가."

"음… 그러면 편하기는 하겠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 유희를 즐기러 온 모험자들이 굳이 복잡하고 어려운 마계의 소속이 될 이유도 없고."

황제의 기사단들에서도 라온 길드는 꽤 좋게 여겨지고 있었다.

가장 우선적으로 황제가 직접 관심을 갖고 있는 모험가라는 것이고 그들의 행동이 이곳 세계와 동화되기 위한 작업도 많이 하고 있으며 선행을 주로 하면서 자신들의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모습은 모험가의 교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특히 의리를 중요시 하는 그들의 행보는 자신들이 파악한 모험가들과는 제법 다른 모습이라서 나름 저런 악의 종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나름 관리를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왕이라 불리는 거물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고 이는 확실히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직접적인 무력을 드러내어 전부 사살을 한 것이다.

'이렇게 될 것을 알고도 라온 길드를 파악하려 애를 쓴다고?'

그렇게 황제의 기사단이 의구심을 가질 때, 루시퍼의 뒤에서 간달푸가 나타났다.

"음~ 파편이라고 할 지라도 직접적인 모습의 드러냄은 우리의 무게추도 기울어진다는 것을 파악하고 행동한 것이겠지? 루시퍼."

"… 고약한 친구가 왔군."

"황제께서 보내셨지. 전권 위임을 받은 인물이니 협상을 진행하지. 그리고 자네들도 수고했네. 일단 파악한 거점 67곳을 파괴하도록 하게. 이쪽도 이미 소식이 들어갈 테니 할 말도 없을 거야."

간달푸의 말에 기사단은 바로 작게 목인사를 하고는 사라졌고 루시퍼는 간달푸의 이야기에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무 하는 군. 제재는 제재대로 가해지고 67곳의 거점 파괴에 더 뜯어내려고 협상까지 하다니."

"직접적인 현신과 다른 없는 상태인데 그 정도야. 트리톤에 성역들이 밀집해서 아직 여파가 없는 것이지, 그 정도면 지상에 문제가 생길 정도임을 알고 있을 건데."

"음. 이거 손해가 심한 걸. 그 정도인가."

"우르크에서 가장 쓸모 있는 모험가니까. 폐하의 애정도 남다르시지."

"하긴, 그가 입고 있는 무장들을 보면 확실히 그럴만 하더군. 과거의 잔재들까지 줄 거라고 생각 못했거든."

지금의 세상에서는 나올 수 없는 제품들이었다. 그걸 사용 가능하게 구현하기 위해서 성능이 많이 하향을 먹은 듯 하지만 모험가 입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알면서 하는 것은 더 나쁘니 이건 추가로 더 받겠어."

"이런. 실수를 또 하게 되는군. 음~ 기사단이 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거점 파괴는 그렇다고 쳐도 기울어진 추는 좀 수정해주면 안되겠나?"

"대가를 지불한다면 얼마든지. 단, 폐하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면 되려 더 기울어질 수 있음을 말해주지."

"마과(魔菓)는 어떤가?"

"음? 마과를?"

마과는 마계의 영지 중, 루시퍼의 영토에서 생기는 과일로 5000년에 하나가 생성되는 귀한 과일이었다.

이 마과가 열리는 나무는 부러진 거목이라는 나무에서 열리는데, 부러진 거목을 앞선 세상의 세계수로 추정을 하고 있었다.

즉, 세계수의 열매라고 볼 수 있는데 마계 특유의 기운까지 엮여져서 아주 귀한 열매이긴 했다.

"그 정도면 화가 좀 풀리지 않을까? 이번에는 좀 오래 걸려서 열렸는데. 7500년 짜리거든."

"거점 파괴는 지속될 것인데?"

"그건 상관이 없지. 각오한 일이니까. 단지 무게추까지 훅 기울어지면 좀 그러니 나름 내가 먼저 타협을 하는 거지."

"흠. 구미가 당기는 군."

뭔가 더 내놓으라는 듯한 간달푸의 모습에 루시퍼는 강도와 나름이 없는 녀석이라고 여겼다.

"과거의 연을 봐서 이 정도로 만족을 해달라고 하면 자네가 비웃겠지?"

"물론. 덕분에 나 역시 반마가 되어서 고생을 했으니까. 폐하가 아니었다면 장난감이 될 것 아니었나?"

"이런. 나는 주의를 줬는데. 조금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서 무엇을 더 원하지."

"인디고를 계속 신경 쓰는 이유를 알고 싶은데."

간달푸의 이야기에 루시퍼는 다 알면서 자신에게 능청스레 묻는 질문을 하는 모습이 정말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벨페고르 같은 녀석.'

과거에는 그래도 순진한 맛이 있었는데, 이제는 얄짤도 없었다. 물론,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알고 있지 않나? 그가 수호자임을 우리 입장에서는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지."

"수호자라~?"

"능글거림은 거절하지."

"흐음. 판단은 자유니까."

"뭐, 살펴 보니 동방의 옛 존재들과 연결된 수호자인 듯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녀석은 아닌 것 같아서 나 역시 이번 조사를 마지막으로 적당히 물러날 생각이야. 확실히 확인을 하는 것이 좋으니까."

"물러난 뒤에는?"

"번거롭지만 괜히 딱히 건드리지 않으면 폭탄이 되지 않는 존재를 건드릴 생각은 없지. 기운이 다르니까."

기운이 다르다는 루시퍼의 말에 간달푸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까지 근접해서 살폈다고?"

"죽어서도 내 권속이니까."

루시퍼의 옆에는 기사단에게 죽었던 그의 권속들이 영혼의 상태로 스르르 모습을 드러내었으며 간달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

"동방과 교류를 할 생각인가? 녀석을 아끼는 것 같던데."

"우리를 유희의 대상으로 보는 녀석들을 아낄 이유는 없죠. 다만 이해 관계가 맞으면 서로 이용을 하는 것일 뿐. 그 중에서 라온 길드는 뛰어난 카드니까 적당한 신경을 써주는 것이고."

"라온 길드에서 손을 떼도록 하지. 다른 모험가들도 많으니까."

"뭐, 떼지 않아도 됩니다. 선택은 언제나 자유니까."

"무게추를 조금 가볍게 하려면 이것도 좋은 방법 같아서."

간달푸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대답을 마무리했고 루시퍼는 그런 간달푸에게 말했다.

"마과는 내가 직접 건네주도록 하지. 그리고 이 말을 해주고 싶군. 저 위의 녀석들은 중립을 지켜줄 정도로 좋은 녀석이 아니라고 말이야."

"폐하의 말은 절대적으로 옳지. 그렇기 때문에 그런 주제 넘는 발언은 사양하도록 하겠어."

광신도적 모습에 루시퍼는 그런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뒤 허리춤에 달려 있는 검을 가지고 자신의 심장을 푹 찌르며 말했다.

"이렇게 강제 귀환을 스스로 하는데, 잘 좀 봐주길 희망하지."

"그 정성을 높이 사서 추가적으로 말을 해주도록 하지."

"역시, 인연이라는 것이 좋은 것이로군. 후후."

그 말을 끝으로 루시퍼는 쓰러졌고 마치 증발이 되는 것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간달푸는 이 모든 것을 본 뒤에 한숨을 내쉬며 보고 문서들을 집어 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중립 지역에 영토 확장을 하는 것까지 다 파악을 했군. 그것 참. 이 녀석은 어디서나 인기가 많아. 신기한 놈 같으니."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