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31화 (401/548)

431회

당신이 없는 사이에.

마계는 수 많은 세계의 파편들이 강제적으로 묶여져 하나의 차원을 만든 곳이다.

물론 지금의 마계에 존재하는 녀석들의 대다수는 이런 역사도 모르고 그저 마계에서 살아가는 녀석들이지만… 마족 중에서도 나름의 대영토를 갖고 가문을 만들어 생활하는 녀석들이라면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중간계에 대해서 딱히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들의 힘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면 이걸 분출해주는 곳으로 중간계를 택할 뿐이다.

실패를 해도 상관이 없고 성공을 해도 딱히 상관이 없다. 그저 마계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이 많았다.

어차피 이 세상도 실패를 하면 결국 마계가 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모험가들의 등장으로 인해서 이번 세계는 성공한 자신들과 달리 영원히 지속될 수 있는 세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마계가 아닌 중간계에서 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 둘 생겼다.

척박한 마계보다는 확실히 중간계가 좋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중간계에는 자신들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가동 범위가 굉장히 줄어들고 일정 수치가 넘어가면 신들이 직접 개입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중립에 있는 녀석들도 이런 경우에는 몸소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움직이는데 그렇게 되면 승패의 추가 확실히 기울어 버린다.

중립에 위치한 녀석들은 중간계에서 무적이나 다름이 없었다.

문명의 방파제, 전달자 역할을 하면서 수 많은 세계들이 멸망이 되어도 그들의 영토는 유지 되었다.

그게 그들의 거래 내역이었다.

이들의 개입을 방지하려면 중간계 생명체들이 자신들을 직접 찾고 강림하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수 많은 신의 잔재들이 깔려진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것도 쉽지 않았다.

신과 지상의 생명체들이 현재 가장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있고 모험가들로 인해서 더 소통이 잘되는 상태였다. 그러니 자신들을 찾기보다는 신을 찾는 것이 더 나았다.

그래도 호기심에 혹은 엇나간 마음을 갖고 있는 녀석들이 자신들을 찾았고 마계에서 서열 59에 위치해 있고 대귀족이라 불리는 이들 중 한 명이자 7번째 세상의 생존자인 오리악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리악스는 서대륙에 자신의 권속을 만들며 황제의 눈에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행동을 하며 나름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리고 멀찍히 떨어진 중립 지역에서 지금의 기반을 가지고 자신의 권속들을 직접 중간계에 보낼 준비도 하고 있었다.

"후후, 길고 길었던 작업이 끝이 나는구나. 수고했다."

"아닙니다. 오리악스님. 그저 오리악스님이 지상에 얼른 모습을 드러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일단 내 직속 권속들이 나갈 수 있다면, 마계화 작업도 손쉽게 될 것이니 금세 내가 지상에… 음?"

오리악스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작스레 들어 닥친 존재들을 보며 이야기를 끝까지 내뱉지 못했다.

그리고 이내 그들이 자신의 권속들을 베어 넘기는 것을 보면서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갑자기 이게 무슨 행동이지?"

"당신들의 왕이 중간계에 강림했지. 균형이 무너졌다. 그리고 일부의 거점이 파괴될 것이다."

"뭐라고!? 루시퍼님이!?"

오리악스는 당황한 표정을 유지하며 뭔가를 알아보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더니 이내 거짓이 아니라는 말을 전해 듣고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럼 진행을 하도록 하지."

"자, 잠깐!"

"왜 그러지? 오리악스."

"내 거점 말고 다른 녀석들의 거점을 부수면 안되나? 나는 솔직하게 규칙을 잘 지켰잖아? 내가 부숴지면 억울한데?"

"21번째의 거점으로 파괴 되는 것이니 그리 억울할 필요는 없다. 위험도에 따라서 거점이 3개도 파괴된 이들도 있다."

"… 21번째면 나는 몇 개나?"

"이 거점만 파괴될 것이다."

그나마 좀 억울함이 가시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이내 황제의 기사단원 중 한 명이 자신들의 권속이 쓴 보고서를 읽고 미간을 찌푸리는 것을 보며 소리쳤다.

"어엇! 그건!"

"음? 직속 권속을 보낼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나? 음… 거점이 서대륙에만 집중되어져 있군. 42개라… 확실히 이 정도면."

"아니! 그게."

오리악스는 이 모든 것이 노출되었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자신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것에 스트레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루시퍼의 행동으로 발생된 여파기에 오리악스는 화를 낼 수는 없었다. 그는 루시퍼의 권속에 속하는 존재였다.

마계에 입성했을 때, 루시퍼가 그를 비호해주었고 지금까지 성장을 해올 수 있었다.

"루시퍼와 관계가 깊은 이들까지 선정해서 진행을 했어. 불만은 없길 바라지."

"으음. 나머지 거점에 대해서는 비밀로 해줄 수 있나?"

"글쎄. 직접 강림이라는 핸디캡이 워낙 대단해서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명을 따를 뿐."

"수백 년의 노력이 이렇게!"

그 말을 끝으로 마계와 연결되어져 있는 오리악스의 링크가 깨어져 끝이 났고 기사단들은 오리악스의 거점을 완벽하게 정상화 시켰다.

특유의 마계 기운이 사라지자 거점에는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이곳이 상당히 좋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던 영토임을 알 수 있었다.

"좋은 곳에도 자리를 잡았군."

"그러게나 말이야. 그나저나 오리악스의 직속 권속이 중간계에 온다고 한다면 이건 우리가 나서야 하는 일 아닌가?"

"우리는 결정하는 자가 아니다. 수행하는 자일 뿐. 폐하께서 지시하는 것만 하면 되는 거야."

"그렇긴 하지. 근데, 제국에 피해가 올까 봐 그런 거지."

"후후. 롤랑. 제국의 힘은 강하다. 본래 서대륙 전 영토가 우르크의 땅이나 다름이 없었어. 그저 자유롭다고 외치기에 놓아 주었을 뿐이다. 서대륙은 폐하의 정원과 다름이 없다. 그렇기에 이번 일도 보고를 드리면 폐하께서 답을 내리실 거다."

롤랑이라는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면서 마계에서 서열을 갖고 있는 존재들의 직속 권속들이 지상에 모습을 보일 정도로 타락을 했다는 것에 씁쓸함이 몰려왔다.

"라온 길드 녀석들을 보다가 이런 쓰레기 같은 녀석들을 보면 빈정이 상해서 그러는 것 같아."

"으음?"

"녀석들은 말이야. 우리와 같이 잘 어우러지기 위해서 노력도 하지. 그리고 법과 규칙을 존중하면서 선을 추구하며 살아가. 노력하고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받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유희를 즐기러 와서도 말이야. 그런데 이런 새끼들은 뭐하는 거지? 지상을 위험에 빠트릴 계획을 꾸미면서 좋아하고 있잖아. 나는 이런 녀석들이 역겹고 빈정이 상해. 그리고 모험가 보기 쪽 팔린다고 해야 하나."

기사단원들은 롤랑의 이야기에 자신들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자신들은 지키고 수행할 뿐이기에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저 틈틈이 슬쩍 그들을 봐주는 정도로만 케어를 해줄 뿐이었다.

예쁜 놈 포션 하나 더 준다는 개념으로 말이다.

"맞는 말이야. 하지만 롤랑 너의 뜻을 강하게 주장하진 마라. 우리 기사단은 그래야 만 한다. 폐하께서는 자유를 주었고 그걸 원하는 이들은 각기 다른 왕국을 세웠다. 그리고 자유를 주었기에 우르크 제국에 영지가 생겼지. 하지만 우리 기사단은 그걸 거부하고 폐하를 모시는 것이다."

"알고 있다고. 그냥 내 생각일 뿐이야. 이런 걸 폐하께 고하진 않아. 그냥 이런 쓰레기들을 보니까 답답해서 그래. 폐하께서는 늘 고생인데 이런 개버러지 같은 종자들이 있다는 것이 화가 나니까."

"신이라고 다를 것 같나? 그들 역시 세계를 멸망 시킨 자들이다.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내렸다. 그렇기에 폐하는 중립이신 것이다.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오로지 폐하만 믿을 뿐. 그러니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발언은 그만 하도록."

맞는 말이긴 하다.

마족들도 피해자 집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 집단이라도 전혀 상관 없는 중간계를 침략하고 더러운 수작질을 부린다면 그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차라리 중간계에 자신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고 뭐라도 했다면 이해나 가는데 이들은 그냥 중간계를 수복 하려는 것 뿐이었다.

"으음. 미안."

"오직 폐하만 믿으면 돼."

광신도적 생각이지만 롤랑은 자신의 실수를 순순히 인정했다. 신들은 그래도 중간계의 유지를 위해서 노력을 하는 케이스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들도 결국엔 수틀리면 멸망을 진행하는 종자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론은 그들도 믿을 수 없는 존재가 맞았고 오로지 우르크의 황제이자 자신들의 주군만 믿고 따르면 되는 일이었다.

뭔가 깨달았다는 듯한 롤랑의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은 롤랑을 보면서 다른 기사단들은 조용히 있어주었고 이내 롤랑이 눈을 뜰 때는 맑은 정광이 뿜어져 나왔다.

"깨달음을 얻었나?"

"그래. 답을 얻었다. 아마도 심마에 휩쓸린 듯 하군."

"부정한 모든 것의 기운이 증폭되는 곳이니 그럴 수 있지. 다행이군."

그렇게 이들은 앞으로 나아간 롤랑을 축하해 주면서 오리악스의 거점을 정리했고 모든 정리가 끝이 났을 때, 웃으며 말했다.

"이거 내가 너무 성장해서 네 자리가 위험한 거 아니야? 카사."

"지금의 너라면 내 자리를 줘도 상관이 없다. 롤랑."

"흠, 농담이야. 아무튼 어서 가도록 하지. 아! 잠시 나는 깨달음을 좀 더 갈무리 하고 가고 싶군. 뭔가 많이 얻을 것 같아."

롤랑의 이야기에 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하면서 다른 이들과 먼저 자리를 떴고 롤랑은 조용히 석재 의자에 앉아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오리악스와 링크 되어졌던 돌에 자신의 오러를 주입했고 오리악스는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봐, 오리악스. 경고를 줬는데도 걸리면 어떻게 하나."

"그래야 위장이 되니까. 롤랑. 아주 열렬한 정의의 사도 흉내 잘 보았어."

"내가 또 그런 일은 잘 하지. 아무튼 반대 거점에서 잘 진행하라고. 너희들이 난리를 쳐야 쓰레기들이 모습을 드러내니 말이야."

"후회하지 않나?"

"후회는 무슨. 쓰레기들이 빨리 정리되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야. 루시퍼의 계획도 나쁘지 않았고 말이야."

"그 말, 그대로 전달하지. 고맙군."

오리악스는 인사를 하며 사라졌고 롤랑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정광을 뿜었던 눈이 한 없이 우울하고 어둡게 변한 색을 뿜어내었다.

"모험가보다 못한 존재들이 득시글 거리는 세상이라니. 그냥 다 뒤져버리고 제국의 신민만 살아 남는 것이 낫겠지. 자유를 원해서 미친 짓거리를 하는 녀석들이라니. 살 가치도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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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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