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회
당신이 없는 사이에.
트리톤의 영주 칼스 레이너 백작은 라온 길드가 중립 지역으로 제 2의 길드 하우스를 생성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것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트리톤에 있으라고 하고 싶지만, 라온 길드의 증식 속도를 보면 그러면 안되는 상태였다.
되려 지금도 너무 늦게 찾는 것이라고 말할 수준이었다.
애초에 황제가 모험가에게 자작이라는 직위를 주었다는 것 자체가 암묵적으로 독립을 하라고 이야기 한 것과 다름없는 것이었다.
또한 라온 길드의 베이스가 되는 자신에게는 알아서 잘 지원을 해주라는 말이었다.
"해리가 트리톤 영지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군."
"아무래도 라온 길드에서 자신의 능력을 빛을 보이는 일들이 많아지니 그런 것 같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올라왔고 능동적으로 길드의 업무를 본다고 합니다."
"빠져도 너무 빠졌어. 하아, 해리의 마음을 너무 잘 다독여 준 것이겠지."
"인디고의 성향을 보자면 그럴 것입니다. 백작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인디고의 성향이 주변 인물들을 정말 살뜰하게 살피지 않습니까."
"끄응. 난감하군. 내가 부탁한 것을 잘 들어줘서 해리가 저렇게 변한 것인데 정작 내 목표는 이루지 못하겠어."
해리는 이번에 자신에게 제 2의 길드 하우스로 가고 싶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아무래도 초반에 성장을 해야 하는 만큼, 진두지휘를 해야 하는 이가 필요한데 그게 자신 밖에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건 절대 안되는 소리였다.
해리는 차기 트리톤의 후계자로 내심 여기고 있는 존재인 만큼, 만 분의 하나라도 그곳에서 잘못되는 일이 생긴다면 치명타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라온 길드에 제 2의 길드 하우스 진출을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건 황제의 뜻에 반하는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겠나?"
"라온 길드에서 거절을 하고 트리톤에 앉히는 것인데. 내정 관리에 있어서 사실 가장 필요한 인재가 해리가 아니겠습니까."
"인디고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볼까? 해리에 대해서 말이야. 인디고는 대충 파악을 하고 있는데 말이지."
과거에 자신과 대화를 통해서 해리가 차후 트리톤의 후계자가 될 것임을 충분히 짐작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해리와 좋은 유대 관계가 되라는 뜻으로 라온 길드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 것도 있었다.
"백작님의 말씀이라면 충분히 따를 겁니다. 다만 계속 말씀드리고 있지만 문제는 폐하의 뜻에 차질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으음!"
"적어도 제 2의 영지에 해리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마스터급 이상의 인물이 배치가 되어야 괜찮을 겁니다. 적어도 인디고가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이니 말입니다."
"인디고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곳이 라페오 해안이라고 했지?"
"그렇습니다. 항구 개발도 가능하고 해로에도 전투 함선 3척만 운영하면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고생만 하면 일단 해안가 정착까지는 어찌 되겠군. 해저 동굴만 조심한다면 말이야."
"예. 그것에 대한 대비로 인디고가 직접 지질 탐사를 하면서 돌아다니며 체크를 할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는 광부로써도 훌륭하지만 지질 탐색도 우수한 편이니 그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재주가 많아. 참, 벌써 그 정도라니."
지금까지 꾸준히 준혁은 광부일을 했으며 이번에 광부의 레벨이 200이 넘어가면서 마스터 등급이 되자 한번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서 이리저리 광산을 헤집어 보았고 확실히 기존에 일하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채굴 및 탐색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러한 준혁의 변화는 광산의 관계자들에게도 알려졌고 <장인> 이라는 별명으로 불러주면서 준혁에게 광산 업무의 자율화를 부여했다.
더 이상 광산 일에 얽매이지 않고 종종 나와서 광맥의 흐름을 살피는 업무를 하면 되는 정도였다.
당연히 이 소식은 광산의 주인인 칼스 레이너 백작에게도 전달이 되었고 귀한 인재가 나왔다며 칼스 레이너와 그의 부하들은 기쁨을 보였다.
광부에서 장인이라는 칭호를 받는 이들은 정말 귀한 인물들이었으니 말이다.
"뭐, 아무튼 결론은 인디고가 설득을 해줘야 한다는 건가."
"그 수 밖에는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건 자칫 잘못하다가 긁어서 부스럼이 될 수 있습니다."
"하긴. 간달푸 그 영감탱이도 살펴 본 것 같고. 기사단들도 모습을 보인 것 같으니… 답은 이미 정해진 상태이긴 한데. 허허, 이것 참. 답답하군. 답답해."
그러다 이에 대해서 같이 고민을 하고 있던 줄리안은 이내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
"뭔가?"
"백작님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빨리, 빨리 말해보게."
"인디고가 개척하는 라페오와 트리톤을 연결하는 해로 운항 전체를 해리에게 맡기는 겁니다. 어차피 트리톤의 뒤를 이으려면 바다의 맛을 보아야 하는데 이걸로 꾸준한 경험도 쌓는 것도 있고 또 물품 지원의 의미도 있잖습니까? 전함을 조금 증가 시키더라도 이렇게 오가면서 물류 정리까지 모두 맡긴다면 라페오에 정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겁니다."
줄리안의 묘수에 칼스 레이너의 눈은 번쩍 띄여졌다.
"좋군! 정말 좋아! 그야 말로 묘수야!"
"해리는 분명 이를 응할 겁니다. 물품 지원에 관련된 것부터 유통까지 모두 이를 진행해야 하는데, 트리톤에서는 할 수 있어도 라페오에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인디고의 센스라면 알아 들을 겁니다."
"음, 그렇겠군."
"대신에 확실하게 꾸준히 지원도 하고 해로 개척을 해서 몬스터 제거에 힘을 좀 써야 할 겁니다."
"그 정도는 충분하네. 우리는 목숨을 빚졌는데 고작 골드가 들어가는 것이 무엇이 대수인가?"
칼스 레이너는 자신들을 위해서 위대한 고대의 존재를 아낌 없이 썼던 준혁에 대해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렇긴 합니다. 사실 그 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후후, 나도 마찬가지네. 아무튼 자네의 제안은 참 좋군. 음, 대신에 확실히 전함에 신경을 써 줘야겠군. 아! 인디고의 길드 임원이 전함에 승선을 한 상태라고 했지?"
"네. 선장잭슨이라는 친구입니다."
"그 친구도 엮어서 잘 진행을 하도록 하면 괜찮겠군. 해로를 익히고 그쪽을 차후에 담당 시켜도 되니까."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확실히 그러면 라온 길드 내에서도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괜한 말이 나오지도 않겠지."
적어도 라페오의 보안 수준이 도시 수준까지 끌어 올려지지 않는 이상 절대로 해리를 보낼 생각이 없었다. 브라운 공국에서의 충격은 정말 강력했기 때문이다.
"지원을 좀 강하게 하도록 하지. 일단 이동 게이트를 설치를 해서 빠른 개인 이동도 가능하게 하도록 하고."
"라페오의 위치를 고려했을 때, 조인족들이 주로 휴식을 취하는 머무는 바람결과 연동을 하기가 쉽습니다."
"음, 조인족들이 조금 까칠 할텐데. 그들은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탓에."
"그렇습니다. 이에 대한 나름의 무역적 혜택을 주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어인족에게 부탁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인족이라는 말에 칼스 레이너는 고민을 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으음. 거긴 해양 몬스터들과도 중립적인 성향이 있는 곳도 있어. 애초에 이런 부탁을 할 정도로 친분이 깊은 어인들도 그리 많지도 않고 있다고 한들 거기까지 이동을 부탁해서 지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어인들 역시 나름의 영토와 영역이 있어서 라페오와의 거리를 가정했을 때 너무 위험도가 높았다.
물론,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몬스터들과 저들이 소통이 되어서 해로 자체가 안전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 정도까지 부탁을 하기에는 정말 많은 것을 토해내어야 했다.
트리톤이 흔들릴 수 있는 수준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그냥 전함을 수시로 활동하게 할까요?"
"4개조로 꾸준히 관리를 하는 것으로 하지. 어차피 전함도 증설이 되었고 무역도 늘어나면서 순찰도 바삐 돌아야 하니 말이야. 지금은 이게 최선이야. 무엇보다 인디고의 의견도 들어봐야 하고."
"아! 제가 마음이 급했습니다. 아무래도 당사자의 의견이 이 부분은 필요하다는 것을 망각했군요."
"아니야. 나 역시 자네 의견이 좋다고 생각해. 인디고도 이걸 받아 드릴 가능성이 높고. 음~ 조인족과의 접촉이 가장 무난하긴 해. 그리고 이동을 한다고 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익스퍼트들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리 이동이 적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전함에 타서 이동을 할 수도 있지. 가격 면에서는 차이가 많이 날테니."
"그럴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전함을 타면 모험가들의 욕구도 만족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험가들은 개인적으로 이동 주문서를 사용한 빠른 이동이 가능해도 그렇게 가는 경우는 4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가격이 비싼 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 전에 이동 중에 생기는 돌발 상황들도 이들에게는 유희와 같기 때문이다.
"라온 길드원들은 그런 것을 티를 내지 않기는 하지만… 확실히 이런 것을 보면 모험가들의 불사의 축복이 부럽습니다."
"축복인지 저주인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확실히 죽음 앞에서도 침착하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겠지."
그렇기에 모험가들에게 죽음의 형벌은 딱 효율적인 것이 아니다. 그저 오랜 시간 이곳에서 갖혀 지내도록 만드는 것이 최상의 형벌이었다.
"……."
"아무튼 욕구도 챙기고 모험도 하고 지원도 가는 전함의 이용이 꽤 늘어 나겠군. 이 쪽을 더 단단히 신경 쓰도록 해. 뭐, 비행거들도 사용하면 좋겠지만 국법의 지엄함으로 힘드니. 쩝."
"비행거를 일반 수송으로 쓰는 곳은… 아무도 없습니다. 파괴력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알지. 하지만 개조를 해서 수송용으로만 쓸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다들 전쟁에 눈이 멀어서 이 좋은 수단을 금지하는지. 어휴. 우리 같은 상인들에게는 참 아쉬운 일일세. 전함을 타고 배를 가르는 것보다 비행거를 타고 창공을 누비는 것이 더 안전한데 말이야."
"비행거가 뜨면 조인족들이 난리를 피울 것입니다. 하늘은 조인족들이 많은 권리를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끄응. 이래나 저래나 내 발상을 막아서는 것 뿐이로군. 아무튼, 인디고가 들어오면 나랑 이야기를 하자고 전하게나. 할 말이 정말 많아."
"네. 알겠습니다."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오탈자를..좀..수정했습니다.
지역이 재개발이 되면서 저희 동네도 곧 이사를 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디가 좋을지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대구를 떠나 아산이나 천안 쪽으로 갈생각도 있는데...
아니면 서울이나 부산.. 가족들이 다들 의견이 분분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