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9회
어? 너는?
"라온 길드의 활동을 오프라인에서 한번 진행을 해보자고요?"
본격적으로 베이스 캠프 확장에 관련된 부분을 진행하기로 한 준혁은 오늘 BD 의료 재단에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 하러 왔다가 박지영에게 묘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거라서 편안하게 대화가 됐는데, 그 과정에서 라온 길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Tv J에서 진행하게 될 라온 크루와 관련된 프로그램에서 이를 사용하자는 말이었다.
"응, 이번 베이스 캠프 확장은 쓸 거리가 많잖아? 단순히 온라인에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오프라인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긴 하죠. 시간대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체크를 해야 하고. 바쁘기는 하지만. 딱히 무엇을 하기는 힘들 것 같기도 하고."
"히어로 크로니클이 메인인데 그걸 공중파나 대형 케이블에서 오픈한 적이 없으니까 한번 이야기를 해 봤는데. 음~ 힘들까?"
"쓸만한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QGN에서 하는 방송들이 있으니. 딱히 뭘 하기가 힘들 것 같긴하네요. 이미 거기서 뽑아 쓰는 것들도 많고. 물론 길드랑 연결되지 않은 단순 정보들이지만 그런 정보들을 엮어다가 써야 길드에 관련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거니까. 좀 힘들긴 하겠어요."
나쁘지 않은 제안이기는 하지만 길드 운영에 관련된 이야기를 방송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떠드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라온 크루만 관련된 무엇이라면 괜찮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자칫 잘못하면 연결된 인프라망까지 다 밝혀지고 힘들어. 차후에 길드전들을 생각하게 된다면 확실히 숨길 부분은 숨겨야 해.'
제 2의 베이스 캠프 역시 숨길 부분들은 숨겨줘야 했다. 얘를 들어 방어 설비가 그런 종류에 속했다.
설치된 위치, 발동되는 장치들 등 최대한 이런 것들은 숨겨야 되는 부분이었다.
'괜찮은 콘텐츠이지만 아직은 아니야.'
적어도 이걸 진행하려면 일반 시청자들이 라온 크루 멤버들의 이름과 닉네임을 파악하는 정도는 돼야 한다고 여겼다.
"음. 그렇기는 하네."
"그리고 일반 시청자들이 크루원들의 특징도 잘 모르는데. 이건 너무 앞선 콘텐츠 같아요. 케이블이라고 해도 Tv J면 중장년 층도 많이 보잖아요."
"이런. 내가 그 부분을 깜빡했네. 확실히 이대로 훅 진행하면 캐릭터가 애매하겠다. 특징도 적고."
"그렇죠."
박지영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을 신경 쓰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기본을 살피며 일을 진행하는 준혁의 모습에 감탄했다.
'확실히. 달라.'
회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고 이에 따라서 득실을 가정하고 진행하는 모습은 일반적인 또래의 수준이 아니었다.
"방송 년 수가 쌓이면 그렇게 대단해지는 건가?"
"음? 하하.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죠. 많은 걸 생각하고 진행해야 할 수 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고 무너지니까. 우리는 인터넷 방송을 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놓고 매일 싸우고 있는데 여러 생각을 하지 않으면 죽는 거죠."
"한정된 자원?"
"연예인은 각자의 무기를 갖을 수 있죠. 소속사에서 제대로 준비를 해주면 제대로 준비 해준 만큼의 멋들어진 무기를 갖고 세상에 나와요. 그렇죠?"
박지영은 준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준혁은 바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은 이야기가 다르죠. S급 대작 게임 1개, A급 게임 5개, B급 게임 10개가 나온다고 하면 우린 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캐 먹으면서 시청자들에게 다름을 선사해야 해요."
"아!"
"늘 생각해야 하죠. 그냥 취미로 가볍게 소규모 인원과 소통을 하면서 진행하는 방송이라면 흐름대로 해도 되겠지만 전문적으로 인터넷 방송을 업으로 삼고 진행을 한다고 하면 늘 염두 해야죠. 신선함도 느끼게 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야무지게 캐고~ 머리 아프죠. 그래서 크루를 만들어요. 크루를 만들면 일단 자원이 적어도 사운드가 비지 않고 캐 먹을 것이 많아지죠. 더불어 내가 부족해도 다른 멤버의 것을 잘 살려서 다른 맛으로 편집을 하면 충분히 같이 성장도 되고."
박지영은 준혁의 발언을 듣고 자신이 얼마나 인터넷 방송을 보는데 있어서 대충 생각하고 일을 진행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인터넷 방송이란 단순히 TV에 나오지 못하는 아류이자 그냥 홍보용으로 쓰는 도구라는 생각이 아직도 내재가 된 듯해서 부끄러움도 일어났다.
"이런. 내가 부끄럽네. 너무 가볍게 봤구나."
"가볍게 보였다면 나쁘지 않은 거죠. 너무 무겁게 볼 것도 없어요. 일반 시청자들은 이런 부분은 딱히 신경도 안 써요. 그냥 재미있고 없고를 따질 뿐이니까."
"나는 일반 시청자가 아니라 회사 관계자인데?"
"아! 이런. 실수 했네요.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크흠. 그럼 실수가 맞습니다. 좀 더 세세하게 살피셨어야죠. 엣헴."
너스레를 떨며 자신을 위로(?)해주는 준혁의 발언에 박지영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반성합니다. 후후. 그나저나 내 안건이 잘 통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나는 폐기해야 할 걸 가지고 왔고. 너는 왜 만나자고 한 거야? 지은이는 네가 쉬어야 하는데 나 만나러 간다고 해서 뾰루퉁하게 이야기를 하더라. 별 일 아니면 그냥 통화로 끝내지~ 이러면서. 지은이가 많이 걱정할 정도로 그렇게 지내는 거야?"
"하하, 그 정도는 아니고요. 뭐, 돌봄을 받는 덕분에 수명 연장 2년은 더 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긴 하죠. 건강 관리를 잘 해줘서."
"어휴, 젊다고 다 만능이 아니야. 절대로 쉴 때는 쉬어야 해."
"물론이죠."
"그리고 지은이 말은 그냥 다 들어. 걔도 체력이 없어서 고생 많이 했던 애라서 회복에 있어서는 탁월 하니까."
지은 만큼이나 이와 관련된 걸로 잔소리를 하려는 기질이 보이는 박지영 팀장에게 준혁은 미소를 지은채 말했다.
"누나는 지은 누나를 엄청 신경 쓰네요."
"응? 흐음. 어쩔 수 없지. 내 동생 같은 아이인걸. 그래도 네가 남자 친구라서 마음 좀 편안해지나 했는데. 응? 건강 관리를 안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니까 내가 마음이 불안해."
"운동도 매일 1시간 30분 ~ 2시간 정도는 꼭 하고 영양제도 의사분이랑 상의해서 챙겨 먹고 그러는데요? 그냥 잠이 좀 부족해서 그래요.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서."
"잠이 보약이야. 수면 시간을 좀 더 늘려야지. 음! 맞다! 준혁아. 너 혹시 BD 의료 재단이라고 아니?"
자신이 이야기를 꺼내려는 이야기를 지영이 먼저 이야기를 하자 준혁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해줬다.
"당연히 알죠."
"이번에 BD 의료 재단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이 있는데. 음~ 나름 나쁘지 않은 제안이긴 하거든. 그러면서 겸사겸사 라온 크루 멤버들 건강검진도 받고 그렇게 할까? 이래저래 종합적으로 말이야."
"아. 누나도 파악하고 있었군요?"
"응? 너도? 혹시 뭐, 따로 연락 받았니?"
"뭐. 대충 그렇죠."
따로 연락을 받았다는 준혁의 대답에 박지영은 이내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와~ 그 BD 의료 재단이 이야기가 왔어? 너한테 따로?"
"그게 놀랄 일이에요?"
"당연히 놀랄 일이지. 거기가 얼마나 코가 높은데. 규모는 작아도 독립 운동가 출신의 집안이라는 배경도 있고 알짜 사업만 아주 제대로 해서 말도 안될 정도로 자존심이 높아. 핵심적인 아이템들도 잘 집어서… 다른 대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잡지도 않고."
"흐음? 그래요?"
"그래. 거기에 개인적으로 특정 인물에게 따로 연락해서 이렇게 제안을 하는 것은 거의 없어."
들어보면 확실히 자부심이 넘칠 수 있는 곳이라고 준혁은 생각했다. 독립 운동가 집안이라는 것은 몰랐는데 호감이 더 갔다.
"그랬구나. 우리 모기업하고도 그래요?"
"응? 얘는. 그건 아니지. 격이 달라도 다른데. 뻣뻣하지만 결국엔 기업인이야. 우리 자본이 많이 들어가기도 해서 다르지. 뭐, 우호세력인데 덩치가 너무 크니 그냥 대리 보호자 개념으로 있고."
"아… 음. 역시."
"그나저나 제안은 뭐, 배틀런 시스템을 따온 제안이었지?"
"네. 맞아요. 근데 그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해서요. 각각 크루 멤버들을 개성있게 소개를 시켜줄 수도 있고 그 뒤에 허밍조의 가수 도전 뭐, 이런 것들을 진행하면 좀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좋은 제안을 듣고 그 이상의 것을 이야기 하는 준혁의 발언에 박지영 팀장은 감탄성을 내뱉었다.
"크으~ 그렇게까지 바로 생각을 한 거야?"
"아무래도 너무 뜬금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이 좀 있어서. 그리고 허밍조님도 조금 부담스러워 하고요. 이야기는 했는데. 자꾸 앓는 소리를 해서 한 템포를 쉬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겼어요."
처음에는 떨려 하다가 이후에는 받아 드렸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실제 보컬 트레이닝을 받게 되면서 성량의 차이와 기교의 차이 등이 너무 크다고 생각을 했는지 이래저래 조금 미뤘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준혁 역시 이에 대해서 최대한 시간을 벌 테니까 지금은 잘 배워두기만 하면 된다고 말을 했고 말이다.
"그러면 제안은 괜찮다는 거네?"
"그렇죠. 좋은 일이고 라온 크루 전체 홍보도 되고 다음 콘텐츠를 뽑아낼 수도 있고 일석삼조잖아요. 안 하면 바보죠."
"좋네. BD 측과는 좋게 가면 좋아서. 그럼 요곤 내가 말해둘게."
"알겠어요."
그렇게 준혁은 뜬금없이 지은의 이야기를 하다가 BD 의료 재단에서 온 이야기까지 순식간에 진행이 완료되자 시간적 여유가 많이 남았음을 확인하고 지영에게 웃으며 말했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누나들 말대로 좀 쉴 수 있겠네요."
"푸훗. 그래. 얼른 쉬어."
"누나는 얼른 일하러 가세요."
준혁의 말에 박지영은 유쾌하게 웃으며 헤어졌고 준혁 역시 뭔가 순식간에 풀린 일에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와 짤막한 휴식을 더 취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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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