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회
방향성
비비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이 몬스터가 아닌 NPC였다는 식으로 방송을 통해서 알리면서 마족으로 인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음을 알렸다.
마족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다들 화들짝 놀랐는데, 다행히 정화가 완료되면서 [타락한]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지고 본래의 [물의 정령]으로 돌아왔으며 이들의 수장과는 대화가 가능하여 오해가 풀렸다는 것도 공지했고 말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부족은 극소수지만 강자 집합체임을 알렸는데 최소 소드 마스터 상급에서 최대 그랜드 이상의 실력자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자신들만의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었고 라온 길드의 사정을 이해해주는 관용을 보여주어 내부 진입이 가능한 길을 허락해 주었고 교류를 통해서 배려를 해줬음을 설명했다.
또 자신이 정령 계약을 맺었다는 것과 함께 이런저런 썰을 추가했는데, 아무래도 전투와 관련된 부분이 많았다.
"타락한이라는 타이틀이 붙어서 몬스터인 줄 알았는데 그게 다 마족 때문에 생긴 오해였잖아요. 어휴, 그것 때문에 괜히 막 싸우겠다고 까불거렸으면 즉사를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흐흐, 뭐. 다들 몬스터로 생각을 했을걸요. 바로 공격을 했는데. 그나저나 물의 정령이라는 것도 뭐, 종족 같은 건가요?"
"아마도 히든 종족 같기도 하고. 뭐 종족 되게 많잖아. 히어로 크로니클."
"그렇긴 하죠. 종족이 너무 많아서 몬스터인 줄 알고 공격도 할 뻔 했기도 했고."
"그런 적이 있었어?"
"그… 카페에도 올렸던 글인데. 바쿰족이라고 아시죠?"
바쿰족이라는 말에 준혁은 바로 어색한 표정을 지었고 채팅창에서도 애매한 반응들이 나왔다.
"아… 그분들. 크흠."
"진짜 높은 지성에 완벽한 전사의 기질도 가진… 만능 종족이기는 하더라고요. 다만 생김새가… 너무."
"음. 우리의 관점으로는 벅차긴 하지."
바쿰족은 히든 종족 중 하나였다. 유저가 정확한 종족명을 알아도 캐릭터 생성 과정에서 종족 괴리감을 테스트를 하고 여기에 통과가 되어야지 할 수 있는 그런 종족이었다.
바쿰족의 생김새는… 지구로 보자면 바퀴벌레와 비슷한 생김새라고 할 수 있었는데 엘프의 이동 속도에 오크의 힘과 드워프의 손재주 인간의 영리성까지 지닌 존재였다.
종족 특유의 특성으로 인해서 예리한 피부라는 패시브 스킬이 있는데 무려 1레벨이라도 3클래스의 마법까지 면역 효과가 있다.
또 끝없는 생존력이라는 패시브가 있는데 미약한 독은 자체적인 내성으로 이겨버리는 엄청난 종족 스킬도 보유하고 있었다.
단지, 이들은 호전적인 성격 때문에 부족끼리의 다툼이 굉장히 많고 승자들은 패자들의 모든 것을 베어 버리는 풍습이 있어서 이래저래 종족 규모가 극 소수에 불과했다.
동족 10명을 죽이지 않는다면 바쿰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정말 괴이한 종족이라고 할 수 있으나 뭐… 비주얼 만큼이나 괴이하진 않았다.
아무튼 이 종족은 미국인 시청자로 인해서 라온 길드 내부에 퍼졌는데… 라온 길드에도 총 30명 정도의 바쿰족이 존재했다.
"후우… 너무 벅차죠. 쩝. 그런데 정령족도 히든 종족일까요?"
"아닐걸. 특수 NPC 같은데. 정령계를 오가는 거 보면 그냥 정령인데 NPC 인 뭐, 그런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
"하긴 정령족이라고 하면 그건 엄청 사기이긴 할 것 같네요."
"그렇지."
"아무튼 대장 확실히 고생했네요. 마족 때문에 한참 예민한 그곳에서 살아남고 어찌어찌 일도 잘 해결해서 내부 진입 가능한 길도 만들게 하고……."
"음, 그렇긴 해. 솔직히 그쪽에서 여기를 침략하면 통으로 다 날라가는 건데 배려를 해주니까 눈물이 울컥 나더라고. 길드원분들 장비하고 길드 자금으로 투자된 금액이 현금으로 따지면 몇 십 억 원은 될 수준인데. 생각만 해도 소름 돋고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
"그러게요. 그나저나 마족 놈들은 참 도움이 안되네요. 걔들 때문에 괜한 우리가 피해 본 거잖아요?"
"그렇지. 그래서 트리톤에 정식으로 보고를 해서 전달하려고. 방송을 통해서 빠른 전달도 되겠지만 일단 서면 보고도 들어가야 하니까."
일단 트리톤에 보고가 진행되면 트리톤에서 우르크 황실로 이어질 것이다.
"형, 아니 대장. 가장 위험한 곳이 이렇게 잘 풀렸으면 우리도 더 공격적인 확장 가능한 거에요?"
"음. 아니. 우리는 지금처럼 천천히. 마족의 변수가 너무 커."
"아! 마족."
"그래. 이래저래 마족이 껄끄럽다. 어째 계속 우리는 마족하고 엮이네."
"라온 길드가 뭐, 아무래도 다양하게 일도 진행하고 그래서 조우가 된 거긴 한데 확실히 그렇긴 하네요. 마족이 문제네. 문제."
"음. 네가 접속 못하신 임원분들에게 이야기를 잘 말씀드려줘. 내가 톡방에 남기긴 했지만. 그래도 말로 듣는게 더 나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그래. 수고해라 보성아."
준혁은 흐뭇한 미소로 임원인 보성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보성은 준혁보다 1살 어린 동생이지만 일은 그 어떤 임원보다 야무지게 잘했다.
처음에는 영상 편집 관련 추천자로 만났다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름을 파악하고 난 뒤에 깜짝 놀랬다.
보성은 자신이 기억하기에 한조의 영상 편집자 겸 스트리머로 활동하면서 한조 만큼이나 의리의 사나이었다.
어린 나이지만 꽤 우직한 모습을 보이며 방송을 했는데, 한조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는지 주변 평가도 괜찮았었다.
그 성격이 어디가지는 않았는지 임원들 사이에도 싹싹하고 우직한 보성은 인기가 좋았고 크루원들 사이에서도 괜찮은 친구라고 여겨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너는 방송 할 생각 없어?"
"에이~ 저는 그것보다 임원 활동이 훨씬 좋습니다. 뭔가 엘리트 회사원이 된 느낌이에요. 일이 잔뜩 있고… 막 그런 느낌이 좋거든요."
"그, 그러니?"
"네! 뭔가 일이 많으면 의욕이 막 샘솟고 그렇지 않으세요?"
의리의 보성은 정말 취향도 특이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준혁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을 피했다.
자신도 워커 홀릭이기는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튼 그러면 내부적인 건 보성이 널 믿고 좀 주변 탐색에 더 힘을 쏟아야겠다. 기회가 온 만큼, 빠르게 파악을 해야겠어."
"네! 믿고 맏겨 주세요! 의리!"
"그, 그래. 의리!"
* * *
[ 마족은 젠장 어디 안 끼는 곳이 없누;]
[ 여기서도 마족이 문제였냐? 와, 진짜 빡치네.]
[ 블루디카에도 마족 출현. 진짜 대장이 끝까지 탐사해서 다행이네.]
[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지. ㄷㄷ 그마 이상의 존재가 다 때리 부술 번.]
[ 진짜 블루디카에서 작업하는 사람들 인정해야겠다. ㄷㄷ 개 살벌하네]
[ 정령족도 히든 종족이냐? 아니면 대장 말처럼 그냥 정령?]
[ 정령족은 없다. 그러면 엘프라는 종족이 성립이 안 됨. 정령은 정령계에 있는 외적 존재임.]
[ 블루디카 3차 원정대 언제 받나요. 블루디카 마렵네.]
[ ㅋㅋㅋ 블루디카 개재미있다. ㅋㅋ 마인드 크래프트 하는 느낌 남.ㅋㅋ]
[ 하루 아침 자고 일어나면 계속 마을이 바뀜. ㅋㅋ]
[ 북어형 파티 이번에 마계화 된 곳에 파견 되는데. 개꿀잼각 예상.]
[ 으으, 블루디카를 볼 것이냐 마계화 원정을 볼 것이냐. 머리 아프네.]
- 마족은 진짜 사회의 악인 것 같다. 이 씨블롬들 때문에 블루디카 개박살날 뻔 했네. ㄷㄷ 현금 수십 억 원이 들어간 곳인데.
- 라온의 주적은 이제부터 닥치고 마족임. -_-
- 와, 근데 씨벌 소드 마스터 상급 수준의 정령을 타락 시킬 정도면 존나 쌘 마족있다는 거 아니냐?
- 속보, 우르크 제국에서 황실 기사단 블루디카에 파견 예정. 공문 트리톤에 왔고 해리 총관님이 라온 길드에 공표함.
- 어찌 ㅠㅠ 우리 대장은 쉽게 가는 것이 없누.
- 황실 기사단이 블루디카 오면 그래도 좀 낫겠네. 적어도 소드 마스터 급 인물이 존나게 늘어난 거잖아.
- 현재 블루디카 소드 마스터 이상 존재는 뀽님. 우리 대장, 이번에 교류를 한 정령이 있음. 근데 정령은 1개체가 아닌 다 개체라서 교류가 잘 되면 한층 더 안정감 높아짐.
- 와, 그 와중에 대장 협상을 해서 ㅋㅋ; 길을 뚫었구나. 거기 또 탐색하겠다고. ㄷㄷㄷ 진짜 대단하다.
- 쓔벌. 북어형 이번에 마계화 진행된 곳 토벌작업 들어가서 나 거기 신청했는데 블루디카도 존나게 마렵다. 몸은 하나인데. 아~ 아쉽다.
- 블루디카 이번에 3차 원정대 2주 뒤에 진행됨. 황실 기사단 출발은 물자 보급선 수준 밖에 안됨.
- 나는 블루디카보다는 그래도 마계화 토벌이 개꿀잼일 듯. 오랜 만에 쫄깃할 것 같은데. 지원자도 10만 단위 넘어섰다니까. ㅎㅎ
- 진짜 우리 길드 개 쩌는 듯 굵직한 스토리를 진행하는데 어디로 가든 개꿀잼을 보장해주네.
- 블루디카 발전 속도 어느 수준이냐? 마계화 수색대에 참여해서 방송을 못 본지 꽤 되버렸다. ㅠ
- 블루디카 지금 길드 만들어지고 난 뒤 한 4개월 차 정도 된 수준? 근데 내부 설비는 최상급임. 아무래도 다들 짬밥이 있어서. 간이 설치를 해서 뭐, 확장하면 새롭게 심을 것들도 많고.
- 트리톤이 설비는 비교 불가로 좋음. 블루디카는 딱 실용적인 것들만 일단 만든 ㄴ낌? 주점이랑 간단한 도박장이나 이런 건 있기는 한데. 아쉽지.
- ㅋㅋㅋ 아무튼 어디든 개꿀잼임. 내 인생 히어로 크로니클에 갈려진다~ 으아앙
- 블루디카는 보성쿤이 있어서 좋다~ 이 말이야. 진짜 일하는 보성쿤 귀엽다능~
"반응은… 무난하네. 괜찮게 됐어."
방향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잘 잡아서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단지, 우르크 제국에서 직접 움직인다고 하니 이게 걱정이었다.
"누가 오는 거지……."
간달푸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단 이번에 북어형이 진행하는 마계화 지역 원정 토벌에 대해서 소비 물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자고 여겼다.
일단 신성마력포들은 활용될 것 같기는 한데… 군단 지휘를 받게 되면 또 무의미한 것도 있으니 이쪽도 머리가 아픈 상태였다.
"그런 건 나중에 고민하고 밥 먹고 하자? 준.혁.아."
"응? 아! 어. 미안."
지은의 이야기에 준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에는 지은과 거의 동거 한다는 느낌으로 같이 살고 있는데, 이래저래 무너진 자신의 규칙적인 생활을 지은이 강제적으로 재건 중이었다.
뭐, 덕분에 몸이 많이 좋아진 느낌이 들었고 부모님도 지은에게 크게 고마움을 느껴서 무조건 지은의 말을 들으라며 자신에게 성화를 내시기도 하셨다.
"네가 막 하지 않아도 오빠가 잘 할 거야. 원정 토벌대도 오빠가 따낸 거야."
"…흠흠. 알고 있지."
"그.러.면.밥.을.먹.어.야.지?"
"… 응."
"여기, 장어 구이 먹어. 복분자로 달콤새콤하게 조린 것도 있어."
"어? 어어. 그, 그래."
지은의 이야기에 준혁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등에서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르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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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