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회
예상치 못한
'예상은 했지만. 진짜 중심 못 잡으면 한 동안 게임 방송이 개판이 되겠어.'
방송 켜기 전에 자신의 방송 채널을 방문했는데, 시청자 인원 수가 벌써 220만 명이 될 정도였다.
'채팅 대기 시간을 5분도 벅찰 것 같은데. 15분 딜레이 걸어서 조절해야겠네. 그것도 안되면 20분 딜레이 넣던가.'
물론 지금부터 조절을 하게 된다면 채팅창이 폭주할 것이 뻔 하기에 준혁은 방송을 켜고 송출 화면에 따로 글을 써서 채팅 딜레이가 있음을 알리고 자신이 이야기로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몇 분 즈음에 이러한 질문들을 남길 것이라는 말도 체크를 한 뒤에 준혁은 방송을 시작했다.
▶인디고: 님들 하이요. ㄷㄷ 방송 아직 시작 안 했는데 왜 이렇게 많이 기다리고 있는 거에요. 흠흠. 방송 곧 시작합니다.
가볍게 채팅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먼저 별 것 아니라는 듯 가볍게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와 같은 방송 준비 과정을 진행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가나다라마바사. 하나, 둘. 잘 들리시죠? 음~ 영상 싱크 괜찮고. 채팅창… 와, 오늘은 채팅창 분위기가 더욱 더 뜨겁네요. 이거 채팅창 딜레이 걸어야 될 것 같은데."
채팅창 딜레이 발언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보내긴 했으나 본인들도 읽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도배 되는 채팅창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 60분 동안 채팅 딜레이를 20분을 넣습니다. 인사 채팅을 아껴주세요!! ]
[ 10분 후, 타이머를 누르고 난 뒤 60분 동안 채팅 딜레이 20분 입니다! ]
2개의 안내 글을 화면 위, 아래로 올리고 난 뒤에 준혁은 최대한 채팅을 보려는 듯 채팅창에 집중을 하면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게임 내용이 아닌 사생활과 관련된 것으로 이렇게 시간을 잡아 먹혀서 아쉽고 이 상황이 안타깝다는 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음, 사실은 오늘 결혼에 관련된 이야기가 없다면 히어로 크로니클에 관련된 이야기로 제가 꽤 놀랄 것을 가지고 왔는데… 이게 좀 그렇게 되었네요."
덕분에 준혁은 밑밥을 설계할 수 있었고 시청자들은 모두 호기심을 갖을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인한국팀: 놀랄 이야기가 뭔 가요 대장!?
▷유동닉1호기: 개인사를 ㅠㅠ 이렇게 공개 해야 하다니. 아직 양가 부모님한테도 말을 하지 않은 것을!!
▷라온충신: 크으. 그렇지 않아도 방송 송출도 안 하신 채로 접해서 바쁘게 보내는 분한테. ㅠㅠ
▷6251129: 뭐지? 궁금한데. 알려주세욥! 어떤 소식입니까! 저는 사실 히어로 크로니클만 보는데유.ㅎㅎ;
▷백병원폭발: 리얼 기술이 너무 발전했음. ㄷㄷ 어떻게 사진을 그렇게 볼 생각을 하누;;; 덕분에 게임 흐름 끊긴 건가! 크윽! 용납할 수 없다!
▷진성겜덕: 하아~ 뭐지 궁금한데. 미리 알려주시믄 안되나유!! ㅠ 기존 팬들은 언제가 되었든 두 사람이 결혼할 것 같다고 다들 이야기 했는데.
채팅창의 반응은 순식간에 준혁의 발언 이후에 히어로 크로니클과 관련된 채팅으로 가득 찼고 연예부 관련이나 이 소식을 전해 듣고 기사를 쓰기 위해 온 이들은 다들 황당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준혁은 생각했다.
'일단 시간을 더 길게 늘리는 것 없이 깔끔하게 잘 자르고 2차 이슈로 상당히 많이 희석 시킬 수 있겠다.'
처음부터 불을 살짝 붙여 넣었으니 게임에 접속을 해서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면 난리가 날 것이다.
'대략적인 것은 정령과의 싸움과 인정, 그리고 마족과의 결투로 인해서 성장을 했다고 둘러 되면 되는 거고. 여기에 신령수가 된 수를 소개하면서 본격적인 정령과의 교류를 이야기 하면 흐음. 어떻게 될까?'
과연 결혼과 관련된 이슈가 상위권에 있을지 아니면 이와 관련된 소식이 상위권에 있을지 호기심도 들었다.
뭐, 애초에 일부 채팅처럼 지은과의 관계가 단순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기에 이미 팬들은 대략적으로 눈치를 채고 있었다. 다른 크루원들 역시 자신의 건강을 부탁하는 모습들을 보였으니 말이다.
"음, 일단 히어로 크로니클 관련된 이야기는 지금 하면 또 아주 길게 진행이 되는 부분이라서. 아! 타이머도 다 되어가고 1시간 이야기를 나눈 뒤에 게임 진행하면서 이야기 할게요. 뭐, 말로 하는 것보다 보여드리는 것이 좋은 거라서."
더욱 더 호기심을 차오르게 하는 준혁의 발언에 채팅창의 여론은 최대한 빨리 1시간 토크 방송이 끝난 뒤, 게임 방송이 시작되면 좋겠다는 말들 뿐이었다.
심지어 기자마저도.
▷INSTARJOY최강선기자: …기자지만 저도 겜덕후라서. 하아, 빨리 게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음.
기자의 채팅은 정말 타이밍 좋게 채팅 창에 약간의 렉이 걸려 멈춘 상태에서 3초 정도 화면에 송출이 되었고 시청자들은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화면에 송출된 기자 역시 당황을 한 모습이 느껴지는 다급한 채팅을 보이며 부장님에게 들어가면 안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며 웃긴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마우스를 딸각 거리며 이야기를 하는 준혁의 말에 채팅을 멈췄다.
"음! 타이머 10분 지났고. 이제 진행하도록 할게요. 채팅 딜레이 20분 시작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 *
게임 관련 내용을 살짝 흘려서 그런지 몰라도 채팅창의 반응은 언젠가 진행될 예정이 악질적인(?) 팬으로 인해서 불쾌하게 공개가 되어 안타깝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올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덕분에 기자들 역시 괜한 헛소리를 하지는 못하고 평이한 질문들을 했는데 준혁은 이들의 마음을 알기에 그들이 원하는 수준의 매운 맛 질문은 아니어도 맛깔 나게 매운 수준의 답변을 해주었다.
▷스타데이박이선기자: 아직 양가 부모님에게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못하셨다고 하는데 혹시 반대에 대한 걱정은 없으신 가요?
살짝 매콤함이 느껴지는 질문도 준혁은 빼지 않고 흔쾌히 대답을 해주었다.
"걱정이 되실 겁니다. 저희는 이제 스물 초반, 중반의 나이니까요.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시기라고 할 수도 있죠. 그래서 연애에 대한 이야기는 말씀을 드렸지만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역시 그 부분까지는 길게 생각을 하지 않았죠."
"그런데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연애를 하다 보면 계속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잖습니까? 뭐, 우스개 소리로 유부남분들은 거기서 잘 버터야 한다고 농담을 하시지만. 버틸 수 없을 만큼 좋더라고요."
버틸 수 없을 만큼 지은이 좋다는 준혁의 반응에 채팅창은 후끈해졌으며 유부남 발언 드립까지 섞여서 꽤 재미있는 기사를 뽑을 수 있는 판을 깔아 주었다.
▷LIFE게임지성훈: 결혼을 하게 된다면 언제 즈음 하실 건가요? 구체적인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요!
"음, 결혼은 진행을 하되 급하지 않을 겁니다. 준비할 것들도 많고 일단 양가 부모님께 재대로 말씀을 드리고 허락도 받아야 하고 일단 진행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누군가에는 단순한 게임일 수도 있지만, 저희에게는 이게 생업이고 또 더 나아가서 저희를 믿고 같이 동참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게임의 재화를 현금으로 따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수십 억 원이 가뿐히 넘어가는 투자가 지금 이뤄진 상태인데 이걸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고 이와 관련된 부분을 진행할 생각은 없습니다."
"중요한 일이지만 길드원분들과 라온 길드를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에게 더 다양한 볼거리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서 적어도 이번 큰 일은 넘긴 뒤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당장에 결혼한다는 식의 보도는 좀 과한 부분이 있습니다."
마족들의 마계화 작업이 중간계에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토벌전들이 진행되면서 이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6개월 이상이 걸릴 것 같다는 말이 나왔었다.
그러니 적어도 6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준혁의 대답에 기자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즈음이면 이 떡밥은 이미 쉰 내가 나서 버려야 할 떡밥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뭐, 가볍게 쓸 수는 있겠지만 이미 진즉에 알고 있는 건데 새삼스레 기사를 쓰냐는 타박이 나올 것이다.
"음, 그래도 이렇게 공개가 되었을 때. 팬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그래서 저나 지은 누나나 많은 감동을 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살아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채팅은 60분이 지나면 다시 1분 딜레이로 바꿀 예정입니다만 더 이상의 질문은 받지 않는 걸로 하겠습니다. 정말로 지금은 이 외의 말씀은 드릴게 없어서요. 어~ 양가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나면 그에 대한 부분은 따로 공지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만 그게 결혼의 진행은 아님을 앞서 말씀드렸기 때문에. 일단 진행하는 일들이 다 끝나면 제대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답변을 해줘야 할 이들은 모두 답변을 해줬고 떡밥도 대충 수습한 준혁은 멋쩍은 표정으로 다시 고마움을 표한 뒤에 딱 타이밍 맞게 끝난 시간을 보며 말했다.
"자,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히어로 크로니클 방송으로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음, 토크 방송으로 인해서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졌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러분에게 공개를 하려고 정말 부지런히 준비를 했거든요. 이건 아직 크루원들에게도 공개를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오늘 공개를 하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돼서 깜빡했거든요. 아하하."
멋쩍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그 내용은 더욱 더 궁금증을 이끌어내는 발언인 만큼 시청자들은 얼른 접속을 하라는 말을 하며 결혼과 관련된 부분은 이제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면서 자기들끼리 단속하기 바빴다.
순식간에 이렇게 분위기가 흘러가자 기자들 역시 황당했지만, 본인들 역시 히어로 크로니클을 하기에 기사 작성보다는 일단 이것까지 구경을 하고 가자고 여기며 기다렸다.
그리고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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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