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62화 (432/548)

462회

예상치 못한

"음… 리네라는 중급 마족이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주인으로 보이는 남성 마족의 경우에는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지만… 브라운 공국에서 봤던 수 많은 강자들 중에서도 최상위의 존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 강자에 폐하도 들어가 있고?"

"… 불경죄로 처벌이 되지 않는다면 예를 그 쪽으로 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정말 일순간에 모든 것을 끝냈습니다."

준혁은 솔직하게 답변을 했다. 짐작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함은 추측을 하기에 아마도 귀족 작위가 있는 초고위 마족이라고 여겨졌다.

"그… 정도인가?"

"오우거 앞에서 힘 자랑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실 지 모르겠지만, 그랜드 마스터가 되면서 강자분들에 대한 나름의 역량이 조금은 느껴졌습니다. 근데 그 어떤 단말조차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가 치료를 할 때도 특별한 기운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었죠."

"그런 존재라면 작위가 있는 이들 중에서도 가장 최상위의 존재일 것인데… 벌써 그런 힘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마계화가 진행된 것인가?"

호치의 표정은 단박에 어두워졌다. 그랜드 마스터가 크게 보자면 마지막 관문과 같은 수준이기는 하다.

그 이상 나아가면 자신들과 같은 영역에 발을 내딛는 것이고 아니어도 강자로 살면서 군림해도 무방했다. 실질적으로 어지간한 왕국, 제국을 가면 공작, 후작급의 작위를 내어줄 정도니 말이다.

그랜드 마스터는 그런 위치에 있는 실력자였다.

그런데… 그런 위치에 있는 실력자가 아무리 모험가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면 이건 문제가 있는 거다.

그리고 준혁의 경우에는 다른 모험가들과 확실히 특별하다고 느낄 정도의 실력과 센스를 보유했다고 호치는 여기고 있었기에 안색이 어두워질 수 밖에 없었다.

"저도… 약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계화 작업이 된 것들을 모두 회수하고 떠났습니다. 물의 정령들도 타락을 했던 것을 정상적으로 만들어 주고 말이죠."

"으음. 그건 또 특이하군."

"어쩌면… 패널티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패널티?"

"그 정도의 실력자가 힘을 쓸 정도로 마계화가 심각했다면 이미 무슨 일이 나도 큰 일이 나지 않았겠습니까? 하지만 강제적 그 부하를 살리기 위해서 쓴 것이라면… 뭔가 패널티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추측입니다."

일리가 있었기에 호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이미 왕국 몇 개는 작살이 나야 한 상황이었지만 녀석들은 그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렇군."

"그리고 하나의 추측을 더하면 부하를 아끼는 마족을 찾으면 나름 추측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중급 마족이라면 사실 상 백부장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이들을 위해서 왕이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왕이 노출되는 것 만큼… 찝찝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맞는 말이야. 허허, 자네 정말 머리가 좋군. 그래. 음… 그 말이 맞아. 확실히 말이 안되지. 백부장을 구하기 위해서 왕이 패널티를 먹는다? 이건 그 백부장의 신분이 특별하거나 혹은 둘 사이가 끈적하거나 그래야겠지."

거기 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특별하거나 끈적하다는 말을 호치가 내뱉으니 이내 준혁은 끈적한 관계는 아니라고 여겼다.

"끈적한 관계는 아닐 겁니다. 그 중급 마족이 굉장이 조심스레 대했거든요. 철저하게 명령을 받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특별한 건가?"

"아마도 그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직 모든 것은 추측이었기에 준혁은 방향성에 대해서는 적당히 대답을 해주었다. 만약에 허탕을 치게 되면 그건 그것대로 서로 난감하니 말이다.

호치 역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뭔가 느꼈는지 참고만 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강력한 고대 정령이 있다고 하던데."

"네. 그곳이 그들의 세계이자 영토였습니다."

"그렇군."

"나름의 배려를 받게 되어 내부적으로 더 진입할 수 있는 길은 보장 받았지만 그쪽은 확실히 가지 않는 것으로 말을 했습니다. 진입을 하게 되더라도 허락을 받아야 가는 걸로 하고요."

"음, 서로 존중을 하면 좋은 것이지. 다툼도 없고."

"다툼을 할 생각은 전혀 없죠. 저희가 오지 않았다면 그들은 계속 무난히 잘 지냈을 겁니다. 침략자와 같은 위치가 저희 아니겠습니까."

"하하. 그렇기도 하군. 흠. 역시 자네는 썩 괜찮은 친구야."

웬만하면 전투보다는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성향이 있기에 준혁은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호치의 입장에서는 달랐다.

이곳은 약육강식이 엄연하게 적용되는 세상이고 계급이 구분된 곳이었다. 힘이 있는 자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며 또 많은 것을 행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혁이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자 기뻐한 것이다.

자신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처럼 말이다.

"뭐든지 일단 대화로 해결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죠. 서로서로 적당히 양보해서 얻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고요."

"흐흐. 그렇지. 그런데 그런 것을 안하는 녀석들이 천지라는 거야. 무식하게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니 고통 받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지. 그저 하루, 하루 평범하게 살던 이들이 그들로 인해서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찢어 발기고 싶달까. 하하하."

찢어 발긴다는 백호의 피를 이어 받은 호인족인 그가 이야기를 하니 식은땀이 줄줄 흘렀지만 준혁은 딱히 티를 내진 않고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저도 그리 좋은 인격자는 아니라서. 칭찬이 너무 부담스럽군요."

"자네 정도면 충분해. 과분할 정도지. 머저리가 가득한 세상에서 말이야. 그나저나 방어 설비들이 꽤 많던데."

"아직 길드원들의 레벨이 낮고 몬스터들이 다시 진입을 하려는 모습들을 보여서 방비에 많은 돈을 쓰고 있습니다. 확장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마법 장벽을 구현하기도 힘들고요."

적어도 항구부터 시작해서 어지간한 지역구 2개는 합친 정도는 돼야 성벽에 투자를 할 만했다.

아직은 목표의 30%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항구를 지키는 것 만으로도 벅찬 상태였다.

해로 정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무리해서 확장을 할 수도 없었고 트리톤에 위치한 길드에서도 고급 병력이 없었다.

마계화 관련 원정을 뛴다고 빠져 나간 인원이 45%에 달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즉, 블루디카가 안정적인 상황으로 이어져도 대규모 인원이 계속 올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마계화 관련 확인 의뢰는 우르크 제국 뿐만이 아니라 주변 왕국에서도 라온 길드에게 따로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긴, 길드가 많이 비기는 했더군. 익스퍼트는 거의 다 원정길에 올랐다고 보면 되는 수준이었어."

"네. 지금은 거의 대부분 초보자 분들이 계실 겁니다. 아니면 생산직에 위치한 분들이 많고요. 이곳으로 물자를 보낸다고 그분들도 고생을 하시고 계시죠."

"그렇긴 하더군. 거의 공장급으로 돌아가고 있었지."

"저희 길드를 들리셨군요?"

"물론이지. 이래저래 마족들이 수작질을 부린 것은 없나 확인도 해야 하니까 말이야. 자네 보고 듣고 난 뒤에 트리톤 지역 자체를 다 살폈어."

"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마족에 대한 짜증을 드러낸 호치는 이내 안심 하라는 듯 이야기 했다.

"걱정말게. 딱히 이상은 없었으니까. 다만. 그 자네 길드에 파우스트라는 친구가 고위 네크로멘서던데?"

"파우스트씨요? 아~ 네. 맞습니다. 키메라 연구 및 연금술쪽을 주로 다룬다고 알고 있습니다."

"네크로마스터 수준이던데. 실력을 숨기고 있더군."

"네? 마스터요?"

"그래. 뭐. 내가 눈치챈 것을 아는지 그저 멋쩍게 웃기는 하는데 평판은 좋아서 내버려뒀네. 뭐, 실력의 7할은 숨기는 것이 좋으니까. 마족과 접촉한 흔적도 없이 홀로 성장한 것 같기도 하고."

"그, 그렇군요. 음. 뭐, 실력을 숨기는 것은 딱히 문제가 없으니까요. 조용히 지내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으니. 존중해야죠."

실력 공개는 의무가 아니다. 숨겨도 되고 드러내도 된다.

개인의 판단이기에 라온 길드는 그 어떤 제한도 두지 않는다.

딱히 그들이 라온의 이름을 더럽히는 일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자신이 기억하는 파우스트는 NPC에게 돈을 받지 못하고 집단 불매 운동을 벌이게 했던 시초가 된 이었다. 뭐, 말을 섞어보면 좋은 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나름 계산적인 면도 있다고 여겼다.

단지 그럼에도 그를 지지한 것은 그가 뛰어난 인재라는 것과 적어도 은원관계는 확실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라온 길드의 이름으로 그를 지원해주었고 적어도 실력을 숨길 지언정 그가 통수를 치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다.

"하긴. 뭐, 그렇긴 하지. 마족 토벌에도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연구에 집중하는 타입 같기는 하더군."

"음. 그렇긴 하죠."

"아무튼 대충 정보는 알았으니 그 정령들이 있는 곳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이래저래 말이 통할 것 같아서."

"알겠습니다. 먼저 연락을 보내도록 하죠."

"그래. 그럼 조사 기간 동안은 내가 주변 정리에 도움을 주도록 하지. 발전하는 마을은 역동적인 힘이 느껴져 기분이 좋거든."

"감사할 따름입니다."

호치가 한 손을 거들어 준다면 확실히 안전성은 무궁무진하게 올라갈 것이기에 준혁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적어도 로그아웃 이후에 마스터 이상 급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 사이에 적어도 크루원 중에서 마스터 등급이 나와야 해. 그래야 블루디카 안정화 작업이 최종적으로 된다.'

부디 자신이 참여하지 않는 마계화 토벌 원정이 잘 끝나길 희망했다.

그것만 잘 풀리면 확실히… 마스터 한, 두 명은 나올 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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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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