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8회
어그로 대회(?)
시원하게 물을 마신 호치는 준혁을 살피면서 이내 말했다.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면 뭔가 좀 찝찝한 구석들이 있다고 봐도 되는 거겠지?"
"으음. 조금요."
호치가 먼저 판을 깔아주니 준혁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롤랑이라는 이의 소속이 황실 기사단인 만큼, 괜히 잘못 이야기를 했다가 아무 일도 아니라면 롤랑이라는 작자가 나름의 원한을 쌓을 수 있기에 말을 꺼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혹, 길드원을 험하게 다루거나 그런 부분인 건가?"
"네. 뭐, 다른 분에 비해서 희생에 대해 무감각한 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벌과 관련해서 제가 따로 체크를 할 생각입니다. 근 2000명 가까이가 죽어 나갔는데도 전술적인 변화가 없다고 하더군요."
모험가 2000명이라는 것이 일반 병사라면 큰 토벌 때 충분히 사상자로써 나올 수 있는 수치이기는 하지만 익스퍼트 급 인재라고 생각하면 롤랑은 충분히 목이 날라갈 수 있는 중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칼스 레이너 백작이 병력을 다루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해상 전투를 상당히 많이하는 그는 자칫 잘못하면 전함에 타고 있는 병력이 수백이 한번에 몰살 당할 수도 있기에 쉼 없이 경계하고 분석하면서 최소한의 피해로 승리를 하기 위해 애를 쓴다.
크라켄을 만나서 큰 일이 터졌을 때에도 그는 최소한의 피해가 나오도록 노력을 했다. 뭐, 한 마리가 더 나오게 되면서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고 판단하여 포기를 해버리는 모습도 살짝 나오긴 했으나, 아무튼 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정말 애를 썼다.
"으음."
"문제는 이에 대해서 저희 측 임원이 한번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탐색 인원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조금은 늦지만 확실하게 살피면서 가자고요."
"그런데?"
"기간의 촉박함을 이야기 하면서 희생을 조금 부탁했다고 합니다."
"촉박이라, 딱히 그런 촉박함은 없는데."
촉박함을 논하는 것 이전에 철저하게 뿌리까지 뽑고 가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었다. 어설프게 제거를 하게 되면 다시 생성이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싹 다 제거를 해야 했다.
들은 것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확실히 수상함이 늘어난 호치는 준혁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일이 뭔가 이상한 것 같네. 내 직접 확인할 것들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워야겠어."
"네. 괜찮습니다. 그런데 아직 배가 오려면 3주 정도 남았습니다."
"괜찮아. 쭉 이동해서 돌아가면 되니까. 혼자 가는데 무슨."
자신도 가능한데 호치가 가능하지 않을 리 없었기에 준혁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배로 왔다갔다 하는 것들이 익숙해져서 그만."
"뭐, 나도 올 때는 배로 왔어. 그게 재미있고 좋지. 이것저것 챙길 수 있는 것들도 많고."
"흠흠. 그러면 꽤 오래 걸리시는 겁니까?"
"아마. 일 주일 안이면 될 것 같으니. 무리하게 뭘 하진 말고 일단 적당히 지금처럼만 유지를 하는 것이 좋아보여. 수상한 일이 생기면 일을 키우기 보다는 내부를 다져야 하니까."
"네. 알겠습니다. 최대한 전력을 보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찰떡 같이 알아 듣는 준혁의 모습에 호치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참, 아쉽네. 자네가 모험가만 아니었으면 황실 기사단으로 추천을 한번 해볼 수도 있는데."
"네? 하하. 아닙니다. 저는 그런 묵직한 것들을 짊어질 정도는 아니라서요. 지금처럼 이렇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긴, 자유롭게 지내는 것이 좋기는 하지. 흐음. 아무튼 최대한 빨리 복귀를 하도록 하지. 이게 업무 외적인 것이라서 한 소리를 듣겠어."
호치는 자신이 지정 받은 일 이 외의 것을 한다는 것에 굉장히 불편한 기색을 보였는데 준혁은 이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려다가 말았다.
그들만의 규칙에 대해 알아서 뭐하나 싶었고 동료의 수상함을 내부 고발하는 것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여겼다.
"무슨 큰 일이야 있겠습니까. 뭐, 잘 마무리 되겠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종종 정신 나간 녀석들이 나오기도 해서 말이야. 아무튼 나는 이만 출발 하도록 하지. 한 시라도 더 빨리 가는 것이 좋으니까."
"네. 다녀 오십시오. 비비안님이랑 꼬맹이들에게는 말을 잘 해놓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그래주면 고맙고. 에잉~ 오랜 만에 동년배 느낌으로~ 나 때는 말이야. 어? 이러면서 대화도 하고 좋았는데. 쩝. 아무튼 수고하게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호치는 그 상태 그대로 문을 열고 사라졌으며 준혁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상기하면서 오늘부터 일 주일 가량을 최대한 전력 보존을 진행하는 것으로 했다.
"콘텐츠를 으음, 좀 돌려야겠어."
* * *
호치에게 찝찝한 말들을 들은 준혁은 바로 이걸 북어형에게 전달을 하여 최대한 전력을 보존하는 형식으로 방향을 잡으며 진행하라는 말을 전했다.
또, 혹시 모르니 자신이 콘텐츠 관련으로 어그로를 분산 시킨다는 말을 전했는데 북어형 역시 너무 많이 죽어 나간 탓에 흔쾌히 그렇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준혁은 긴 고민 끝에 광역 어그로를 끌 수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여겼는데 나온 답은 간단했다.
"대회를 열자. 리그 오브 파이트와 리미트 워치로."
자신이 대회 어그로를 끈 뒤에 리그 오브 파이트와 리미트 워치는 넥스트TV에서도 꾸준히 방송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상태였고 유저 수도 나름 고정되어 유지 중이었다.
하지만 기존처럼 고수들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이 좋지 않은 이들로 대회를 꾸리기로 했다.
고민은 길었지만 행동은 짧았다. 준혁은 빠르게 매니저들을 비롯해서 자신까지 모두 리그 오브 파이트와 리미트 워치의 실력이 좋지 않은 스트리머들을 찾아 보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남성팀 비율이 너무 적어."
이게 좀 차별적인 발언이 아니라 남성 스트리머의 경우에는 이 두 개의 게임이 자신이 생각했던 이하의 등급에 위치한 이가 없었다.
최소한 실버 ~ 골드 구간에 머무르고 있었고 나름의 전성기를 갖었던 이라면 적어도 플래티넘이라는 등급까지는 올라간 이들이었다.
평균적인 분포 구간으로 본다면 이들은 못한다는 말을 할 수 없었기에 준혁은 여기서 또 한번 결단을 내렸다.
"여성 스트리머 대회로 간다. 생각을 해보면 여성 스트리머 대회 참가가 적었잖아?"
여성 스트리머의 경우에는 대략 80명 정도가 나왔는데, 방송을 시작한 시간 대와 시청자 팔로우 수 등을 고려해서 뽑으면 대략적으로 20명 ~ 40명 정도의 규모로 시작하면 좋을 듯 싶었다.
단지, 이들이 신청을 해서 참여를 한다는 보장이 있어야 했다. 특히……
"최하 티어에서 -2 점까지 찍으신 저런 분은 꼭 있어야 하는데. 그나저나 이걸로 어그로를 끌어도 20명도 안 나오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을 했는데 인재들이 참 많으시구나. 허허."
진짜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정말 넘치는 인재풀이라서 준혁은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40명이라고 가정을 하면 8강 이니까 상금을 좀 넉넉하게 잡아야 해. 일단 참가를 해준 감사의 의미로 20만 원 정도 기본으로 제공을 하는 걸로 가닥을 잡으면서 계획을 짜보자."
그렇게 준혁은 대회에 대한 상금 규모를 측정하고 딱 2500만 원이 들어갔다.
뭐, 회식비나 이런 것을 포함을 하면 더 나갈 것 같기는 한데 아무튼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참여를 할 것이라고 여겼다.
[ 대회 상금 ]
8강 참여 인원 40명 전원 20만 원 지급
4강 진출자 20명에게 추가로 20만 원 지급
결승전 진출자 10명에게 추가로 20만 원 지급
3,4위 전
3위 팀에게 팀원 당 추가로 20만 원 또 지급
결승전
2위 팀에게 팀원 당 50만 원 추가 지급
1위 팀에게 팀원 당 100만 원 추가 지급
이렇게 분리를 하고 나니 일단 기본적으로 라운드 진출로 들어가는 금액이 벌써 1500만 원 이었다.
여기에 1위, 2위, 3위에 들어가는 상금이 950만 원이었는데 마지막에는 시청자 투표로 MVP를 뽑아서 50만 원을 주면 딱 2500만 원이 채워졌다.
"회식비는 40명에 여기저기 인원 끼면 명당 10만 원 잡고 500만 원 잡으면 대회 하나 당 3000만 원은 나가겠네."
단순히 시선 분리를 하겠다고 이걸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파이트 게임즈와 프로스트사가 스폰을 해주는데 솔직히 최근에 계속 히어로 크로니클만 집중이 되었으니 저들이 섭섭할 때가 되어갔다.
"그러면 총 6000만 원이라. 과하긴 한데. 일단 이 정도는 되야 어그로가 끌리기는 하지만. 젠장, 그래도 끌리긴 끌릴 것 같다. 하자. 해. 하는 것이 맞지. 음, 규모가 큰 만큼, 혹시 모를 거짓 티어인 이들을 살펴 보자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90% 수준으로 파악은 된 상태였다.
그러니 검열을 하는 것은 굉장히 쉬울 것이고 준혁은 찝찝하면 배제하고 조사를 한 인원들 위주로 뽑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다. 랭크 검사를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으니 말이다.
대략 2시간 정도를 쏟아내니 자신들이 뽑은 이들 중에서도 거짓말로 티어를 낮춘 채 활동하는 이들도 몇 명 찾아 내었으며, 추가로 실력이 정말 좋지 않은 이들도 찾아 내었다.
"그나저나 해설은 어떻게 해야 하지. 플레이가 이해가 가려나?"
저들의 플레이를 자신이 이해할 수 있을지 굉장히 걱정이 되는 준혁이었다.
=============================
[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