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80화 (450/548)

480회

또라이 보존 법칙

"이해가 가지 않지?"

간달푸의 물음에 준혁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롤랑도 그렇고 황제인 기르메쉬가 이야기를 했던 것도 그리고 그들이 보인 행동들도 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황제는 기사단원을 모집했고 그들은 황제의 기사로써 자부심을 느끼고 활동하는 이들인데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는 식의 말을 하며 부정을 했다.

롤랑의 행동은 확실히 잘못된 것이지만 황제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여겼다. 자신의 손발인데 그렇게 대할 수가 있는지 의문이었다.

"이해를 바라진 않아. 폐하의 마음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지. 애초에 자네의 마음을 그 누군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폐하의 생각은 폐하만 오직 알 뿐이지. 그저 우리는 어림짐작으로 폐하의 말씀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여 모든 것을 진행하지."

"……."

"긴 시간을 살아오시고 이끌었고 정복을 하셨네. 범인인 우리는 짐작을 할 수 가 없어. 신들도 혹은 신에 버금가는 마족들도 결국엔 폐하에겐 아무런 의의가 없지. 똑같은 시선으로 그들을 보고 있을 뿐이야."

간달푸의 말에도 준혁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였으니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폐하지. 하지만 그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너무도 눈부신 존재라면, 그분에게 한 발자국이라도 더 가까이 있고 싶은 존경심을 품은 이들이라면 그것마저도 아름답고 숭고하다 여기지."

"……."

"그리고 그게 도가 넘으면 동경이 되어버리고 동경은 스스로를 눈부신 존재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 이도 저도 아닌 반푼이가 되어버려. 충견은 충견. 그 위치를 알아야 하는 법인데, 요즘 젊은 것들은 그걸 어려워 하더군."

"미리미리 이야기를 해줘서 조절을 해줘도 되지 않았을까요?"

"왜?"

왜? 라는 반문에 준혁은 당황해서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고 간달푸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세 살 배기 어린 녀석도 아니고 폐하에 대한 것을 똑바로 황실 기사단에 있는 정보를 토대로 그저 읽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보았다면 저렇게 되지 않았겠지."

"……."

"이미 정보는 황실 기사단 내부에도 다 있어. 하지만 그걸 읽고 이미 자신이 생각한 폐하의 이미지로 덧칠하여 망상을 하는 것이지. 동경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네. 그저 해당 존재가 쉼 없이 빛나기만 하는 줄 알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그저 숭배를 할 뿐이야."

광적인 숭배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건 간달푸도 비슷한 것 같아 묘한 느낌이 들었다. 충견이라고 불리는 그인 만큼 더 그런 것이 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되려 중립적인 시선으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묘한 시선을 보니 나를 떠올리는 것 같은데."

"아… 흠. 그 죄송합니다."

"후후, 자네는 거짓말은 못하겠군. 너무 솔직해. 뭐, 충견이라 불리는 내가 동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한가?"

"그… 조금요."

"난 폐하를 존경하네. 폐하가 없었다면 이 세계가 유지되지도 못했을 것일세. 뭐, 동대륙의 녀석들도 있기야 하지만, 그들은 그 정도까지 생각지 않아. 순리를 따르는 편이라 신들과 소통하며 지내 신계에 머무르며 다음의 세계를 기다리지만… 폐하는 달라. 절대적인 힘으로 적어도 지켜내는 모습을 보였지. 그 어떠한 강대한 것들도 우르크 제국의 작은 것 하나를 가져 가지 못했어."

"……."

"이게 어떠한 의미인지도 모르는 멍청이들이 우르크의 품을 벗어나 나라를 세우고 제국의 땅을 노리니 폐하는 처음의 우르크를 제외한 나머지를 포기하셨지. 그게 지금의 서대륙이고."

동대륙과 서대륙의 차이가 이런 것인가 싶었다. 신들과 친하고 소통하는 단군의 경우에는 멸망에 대해서 거부하지 않고 순리라고 여기는 듯 보였고 다음 세계의 안전에 더 노력을 하여 신과 같은 행보를 보였다.

그래서 고대 신들이나 기존의 신들에게도 단군은 많은 권한을 부여 받은 듯 보였다.

하지만 서대륙은 기르메쉬가 절대적인 자신만의 규칙을 정하고 뭣하면 덤비던가? 라는 깡으로 버티니 신들 역시 죽음의 위험을 경험하기 보다는 영토를 인정하고 그 부분을 제외한 것들을 리셋 시킨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백성이고자 하는 이들은 하나도 버리지 않았어. 그리고 자유로운 기회를 주셨지.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닌 선택의 권리를 주었고 그게 우리 폐하네. 그렇기에 나는 그분의 충견으로써 살아가는 것이 영광스럽지. 그리고 그 대단한 모습을 계속 보기 위해서 냉철하게 보고 마음에 담지. 그게 나와 롤랑의 차이네. 제법 쓸만한 녀석이라 기대를 했건만. 이 정도가 끝이었군."

세계관이 현대가 아니기에 저런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설명을 들을 수록 솔직한 감정은 무정하고 무관심하다는 것이었다.

"설명을 들을 수록 저는 더 이해가 되지 않네요.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더 그럴 수 있지만요."

"그렇겠지. 자네가 살아온 곳과 이곳은 다르니까. 그래서 폐하께서는 자네를 괜찮게 보는 것이네. 어설프게 이해 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자기들만의 세상의 규칙을 적당히 잘 버무려 기존의 주민들과 어울리고 융화 되려는 모습은 훌륭하지. 그 정도의 선을 딱 지키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군. 어설픈 녀석들보다 100배 1000배는 훨씬 나으니까."

뭐가 낫다는 것인지 복잡한 머리 속에서는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히어로 크로니클의 세계관을 그리고 세계의 흐름을 자신은 정말 이해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을 알아서 일반 다른 유저처럼 즐기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너무 깊다. 아는 것이.'

애초에 처음부터 잘못 꼬여진 채로 진행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방송을 끄고 진행하는 부분들이 너무 깊고 무거웠다.

"롤랑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망가졌으니 망가진대로 마무리가 되겠지."

"네?"

"자네… 탑승형 골렘을 만든다는 말을 했다면서?"

"… 그렇습니다. 다만 호치님의 말씀을 듣고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여겨 보류를 하는 상황입니다. 그냥 수호 골렘 위주로 제작을 해볼까 싶기도 하고요."

"흐음. 그런가? 하긴. 호치는 친절하니. 아무튼… 저렇게 망가진 녀석들이 속죄의 의미로 들어가는 탑승형 골렘이 있다네."

"… 괜찮습니다. 보기는 좀 그럴 것 같아요."

"뭐, 싫다면 어쩔 수 없고."

준혁은 이것도 간달푸가 자신을 시험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선을 넘는지 아닌지 뭐, 그런 것 말이다.

'여기만 오면 피곤해져.'

뭔가 자신에게 보여주고 알려 주려고 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게 불편한 느낌이 적잖게 있었다.

'너무 TMI야.'

알고 싶은 것은 이번에 처후와 방향성만 알면 되는데 자신을 굳이 롤랑과 대면을 시켜서 이렇게 일 처리를 한 것 자체가 피곤함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아무튼 귀족을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은 자네를 굉장히 높게 본다는 것과 같으니 잘 해보게."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동 관련 부분으로 불편한 점이 많으니 내가 그건 지원을 해주도록 하지. 이번 일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게."

"아… 네. 감사합니다."

솔직히 이것만 해도 대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준혁은 귀족 작위를 임명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흠, 근데 관리비는 비쌀 걸세. 적어도 편도로 700골드 ~ 800골드는 내야 할 걸세. 웬만하면 배타고 가게. 배가 싸."

"… 엄청 비싼 이유가 있습니까?"

"그 쪽이랑 연결을 하려면 조인족 도시에서 중간에 링크를 받아야 하는 것들이 있어. 뭐, 내가 대충 나서서 처리를 하면 되기는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있을 걸세. 그리고… 조인족 포탈 관리원이 그건 확실히 관리를 해줄테니 걱정 말고."

관리까지 포함된 것이라면 준혁은 납득을 나름 할 수 있었다. 포탈 관리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이래저래 정말 복잡하니 말이다.

'2주일 바짝 사냥하고 노가다 하면 그 이상 벌고도 남으니까. 마계화 관련으로 안정이 되고 배가 좀 더 정기적으로 오가면 오는 건 배를 타고 오고 가는 건 포탈을 타고 이동할 수도 있어.'

포탈 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고 이걸 또 계산하고 있는 자신에게 어이가 없었지만 준혁은 속으로 심호흡을 한번 하고 말했다.

"잘 부탁 드립니다."

"그러도록 하지. 아! 그런데 롤랑에 대한 원한은 없나?"

"… 원한보다는 이 지금의 난리가 어떻게 수습되어야 하나 더 복잡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간달푸님은 아닙니까?"

"흐음… 글쎄. 처리는 금방 될 것 같기는 한데 수습이 문제겠지. 아마 이번 일로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올테니."

뜻 모를 소리를 또 하는 간달푸를 보면서 준혁은 정말 한숨이 툭 튀어나오려는 것을 꾹 참아 내었다.

"… 그렇습니까?"

"흐음~ 그렇다네. 아무튼 자네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로군? 다른 모험가들의 반응은 어떤가?"

"힘든 원정이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뭐, 문제가 된 부분을 아는 임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통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저 문제가 있다는 정도만 파악한 상태로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래? 자네만 알고 있다는 것이로군. 흐음. 좋아, 그러면 블루디카에 개척된 영지에 한정해서 10년 세금 면제를 주도록 하지. 이 정도는 내가 진행할 수 있어서 말이야."

"예?"

"거기서 많이 벌어서 손해 난 거 채우라는 뜻이네. 뭐,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하니까… 넉넉히 2년을 추가로 더 잡아 주도록 하지."

세상이 난리 난다고 하는데도 세금 면제 타령을 하고 있고 희한한 말들을 하는 간달푸의 모습에 준혁은 도통 우르크 제국에 대해서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후후. 머리가 복잡해 보이는 군. 그냥 흐름대로 보게. 모험가들이 본격적으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 정도만 알면 되네."

간달푸의 이야기에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내 문득 자신의 공략법 때문에 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모험가들에게 좀 더 유동적인 움직임을 주기 위해 이런 판을 깐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고 하면 정말 미친놈이나 다름 없으니 말이다.

'애초에 그럴꺼면 롤랑이 아니라 간달푸 본인이 움직이겠지.'

생각이 많아지니 괴팍한 상상도 쏟아진 다는 것을 느끼며 준혁은 딱 깔끔히 취할 수 있는 이득만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 이걸 공개해서 방송을 꾸려나가는 것만 해도 정말 벅차게 돌아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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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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