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회
대연맹
"정말 괜찮지?"
"응. 몸이 좀 피곤하긴 한데. 괜찮아. 너무 정신을 집중해서 움직이다 보니까 좀 빡시긴 했어."
"후우. 좀 그러니까~ 너 혼자만 끙끙 하지 말고. 응? 우리랑도 좀 해서 편안하게 하면 되잖아."
"그래서 누나랑 대화 작업을 통해서 일 하나 같이 했잖아? 마계화랑 마족 언급 하면서 말이야."
"치이. 그게 뭐가 일을 한 거야."
마계화와 마족에 대한 경각심을 조금 더 심어주기 위해서 준혁은 지은과 나름의 연기를 진행했다.
몸 컨디션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몸살까지는 아니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예민한 지은의 말을 듣는 대신에 이번 계획을 진행하자고 제안을 했다.
지은은 고민을 하다가 준혁이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는 부분이 보이기에 이를 수락해주었고 부부(?) 합작 사기 연기가 진행된 것이다.
물론 진짜로 뽀뽀도 하고 알콩달콩 논 것은 사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터트린 이슈로 인해서 달달한 두 사람의 분위기가 잘 퍼지기도 했지만 추가적으로 마족에 대한 경계심도 대폭 올라가는 하나의 장이 되었다.
"왜. 얼마나 중요한데. 덕분에 마계화 토벌에 참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늘었어. 비율만 따져도 20% 가량이 늘었다고 하던데."
"그 정도나?"
"응. 이 정도면 늘어난 신규 길드원을 비례해서 꽤 괜찮아. 그리고 3362 쪽으로 지원을 간 임원들까지 생각하면 안정화도 충분히 될 수 있을 것 같고."
"아! 3362 거론하니까 물어보는 건데, 정말로 동맹들을 다 맺으면 어떻게 할꺼야? 모두를 3362 처럼 챙겨줄 수는 없잖아. 거리도 있고 좀 다르고."
"음~ 우리 걸 나누는 역할을 해 줄 거야. 우리에게 많이 쏟아지는 우르크 제국의 의뢰를 같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지. 솔직히 우리가 다 소화 못할 정도로 타이트하게 오잖아."
"그건 맞지."
3362가 맛탱이가 가버린 상황에서 물량을 함께 소화해줄 이들이 필요했는데, 저들이 충분한 대안책이 될 것이라고 준혁은 생각했다.
"연맹을 하나 만들거야. 넥스트라는 이름으로."
"넥스트?"
"넥스트TV의 이름을 따서 넥스트지 뭐. 그리고 거기에 처음에는 한국 스트리머들만 넣겠지만 해외 스트리머 중에서 가입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그들도 받아 들일 거야. 넥스트라는 연맹에 넥스트TV 스트리머들을 넣는 거지. 넥스트가 하나의 국가처럼 되도록 판을 키울 거야."
회귀 전에는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멕시코, 독일, 프랑스 등등 본인들의 나라로 설계가 되었다면 히어로 크로니클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흐름이 라온 크루인 만큼, 나라가 아닌 방송 플랫폼을 가지고 중심을 잡을 생각이었다.
넥스트TV에서 활동하는 이라면 그 누구라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그런 연맹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판을 커다랗게 만들어 놓는다면 아주 괜찮게 진행될 것이라고 여겼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각 나라에 유명 스트리머들끼리 뭉쳐서 넥스트 연맹 지부로 설정을 해 놓는다면 그것도 그들에게 나쁘지 않은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 일이 엄청 많게 느껴지는데."
"흐음. 뭐, 어쩔 수 없지. 아하하."
머리를 긁적이며 외면하는 준혁의 모습에 지은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이지. 일보다 건강이 우선이라니까. 말 자꾸 안 듣고."
"당연한 이야기지~ 건강 잘 챙길 거야. 그런 의미에서 오늘 너무 보양식을 많이 먹어서 흠흠. 힘이 넘치는데."
"… 아직 시간 이른데."
"역사가 뭐, 시간 따라 이뤄지나. 그냥 이뤄지니까 역사인 거지."
그리고 지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하면서 보양식을 더욱 든든이 먹여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 * *
"반푼이들이 움직이면서 마계화와 관련된 정화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더욱 가속화 되겠군. 멍청한 녀석들 같으니. 하긴, 그러니 반푼이라고 하겠지."
"적어도 마계의 7인의 군주는 모습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루시퍼 역시 본래의 모습으로 강림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저기 차원이 또 찢어지겠군."
"그리고… 반쪽 짜리 검이 블루디카에 확실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의지도 다진 듯 보입니다."
"호오? 그 겁쟁이 망령이? 의외로군."
"예. 저 역시 매우 놀랐습니다. 그 각오가 사뭇 진지합니다."
"인디고에게 큰 힘이 되겠어. 아주 재미있게 일이 돌아가고 있군."
기르메쉬는 간달푸의 보고에 흥미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권태로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인조의 신이 움직이려나?"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모험가들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신이기에 이번 시련의 가혹함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동대륙도 움직이고 신들이 개입해도 확실히 7인의 군주급이 오면 벅차는 부분이 적잖게 있겠지. 하지만 그 게으름뱅이는 마계에 틀어 박혀 있을 건데."
"예. 애초에 흥미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칫하면 세계 멸망이겠군. 마족들이 어떻게 할지 참 궁금해. 녀석들은 피해자면서 가해자인 행동을 하고 있지. 어설픈 동정의 끝이 이런 결말을 만들어 내었으니 책임질 녀석들은 책임져야지."
무너트리려면 앞뒤 재는 것 없이 모든 것을 무너트리고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했다. 각자의 이유로 살아남고 도망치게 도와준 녀석들로 인해서 나름 앞선 세상보다 괜찮은 세상이 위기에 빠졌다.
그렇다면 이건 중간계의 잘못인가? 아니면 신들의 어설픈 동정으로 인한 잘못인가?
그렇다면 멸망해야 하는 것은 중간계인가? 어설픈 동정을 베푼 신들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생존자들인 마족들인가?
기르메쉬는 이 모든 것이 우스웠다. 완벽한 척 하지만 결국 완벽하지도 않은 반푼이들이 신을 참칭하고 있는 것도 우스웠다.
신이란 자신도 닿지 못한 아득한 존재다. 그리고 그런 신을 대신해 만들어진 인조의 신 정도는 되어야 신이라 불릴만 했다.
물론 녀석은 신이라고 말하는 것보단 기계라 부르는 것이 낫겠지만 말이다.
"흐음. 수호자가 걸리적 거릴 수도 있겠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혼자서 너무 과한 수치까지 올라갔으니까요. 그리고 개인으로써 [레인보우 골렘]을 격파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레인보우 골렘을? 어지간한 반푼이 그랜드보다는 낫다는 이야기군. 모험가 답지 않은 실력이라는 것이고."
"예. 그리고 종족의 특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조차 파악하기 힘든 종족이지. 신성은 띄고 있는데… 뭐, 넓게 본다면 반인반신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겠나."
"고대 신과 연결이 되어져 있으니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집니다. 고대의 어떤 신이 붙었는지 알아야 파악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니……."
고대 신들의 경우 워낙 자유분방한 존재들이 많아서 기르메쉬 역시 모든 것을 알지 못했다.
그 옛날 그 시절에는 지상의 생명들은 아둔하여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신으로 여기고 모시는 것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기존의 신들 역시 그 부분이 참 곤혹스러워 하던 것이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믿음이 있기에 진정 신으로 불릴만한 강자들이 존재들이 꽤 많았다. 혹은 그것들을 이용해 [인조의 신]이 진짜 신을 만들어 내던가 말이다.
"마족과 수 많은 기존의 신들 그리고 인조의 신까지 달라 붙으면 인디고는… 어떻게 되려나."
"온전치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웅]이라 불린 [그]도 결국 존재가 사라졌습니다. 물론, 그 흔적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지만… 힘들지 않겠습니까."
"흐음. 인디고가 그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겠나?"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토대가 너무 부실하지 않습니까. 지원을 해줄 동료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역시 자신의 힘이 모험가 입장에서는 거대하다는 것을 깨닫고 트리톤에서도 나와 블루디카에 박혀 활동 중입니다. 덕분에 말이 없는 것이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면 소국이나 혹은 어지간한 왕국의 흥망성쇠를 결정 지을 수준입니다."
확실히 현재의 라온 길드가 전력을 집중해서 한 나라를 공격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그건 꽤 해당 국가에서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여겼다. 그들이 깔아 놓은 것들로 승리를 하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모든 기반의 70% 이상은 날려 먹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이것도 어지가한 규모의 왕국 기준이지 소국의 경우에는 충분히 몰락을 할 수 있었다.
"하긴 그 길드에서 마스터들이 곧 쏟아질 것이고 이미 마스터급 인재가 따르는 것도 생각을 하면… 소국들은 그냥 흡수되겠어."
"해서 라온 길드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마계화 토벌에서 공로가 크고 우르크 제국에서 밀어주는 길드라고 하니 자신들의 나라에 지부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호오?"
"그리고 라온 길드 역시 이번에 몇몇 길드들과 대규모 동맹 체결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확인 결과 진실로 봐도 무방할 것 같았습니다."
"대규모라?"
"적어도 6개 ~ 10개의 길드와 동맹 체결이니 이들을 지부로 삼아서 활동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음… 영향력이 더 커지는 군. 이것 참. 잘난 놈은 어떻게 숨기질 못하는지. 오래 보지 못할 수도 있겠군."
"현 사태가 수습되는 과정에서 우뚝 서서 [영웅]이 될 수도 혹은 [수호자]로 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호치에게 그의 옆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전달해. 그 행보를 확인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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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식목일이네유.. 나무를 심은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
몸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으쌰으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