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회
대연맹
루시퍼는 상급 마족들이 패널티 없이 중간계에 진입을 하는 것을 확인하자 마자 바로 벨페고르와의 만남을 가졌다.
벨페고르는 여전히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권좌에 앉아서 루시퍼를 쳐다 보며 말했다.
"이봐, 마계왕. 중간계에서 굉장히 바쁠 건데 나를 만나러 올 시간이 있어?"
"상급 마족까지 패널티 없이 중간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벨페고르."
"어. 그거 축하해. 그러면 더 바빠질 것 같은데 날 만나러 왔어?"
"그러니 다시 말하겠네. 그대의 힘을 마족이 중간계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걸."
"… 인조의 신."
인조의 신이라는 말에 벨페고르는 눈을 빛내며 묘한 표정으로 루시퍼를 향해서 말했다.
"오호~ 그리운 이름이군. 그 존재를 알고 있나? 이거… 알고 있는 존재는 죽거나 인정받은 자 밖에 없다고 하던데."
"그런 자네도 살아 있지 않나?"
"글쎄… 나는 풍문으로 들어서. 아주 오랫동안 본인의 세계를 구축한 인물이 있으니 거래를 하면서 주어 들었거든."
"… 농담하지 말게."
"흐음. 무슨 말이 농담인지 모르겠는데. 나는 실제로 그 친구와 거래를 종종 했는데? 그건 마계왕님께서도 그런 거 아닌가?"
기르메쉬는 철저하게 중립이다. 그리고 중간계에서 중간계의 인물이 저지른 모든 것은 중간계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단, 그것이 자신의 백성(마족을 추종하지 않는 일반 백성)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일을 저지른 녀석(마족 추종자)이 스스를 팔아 저지른 일만 눈감아 준다.
자신의 백성 한 명이 죽으면 마족 100명을 죽이고 열 명이 죽으면 10000명을 죽이다.
그리고 그 정도가 더 넘어선다면… 해당 사건을 벌였던 마족의 뿌리를 뽑아서 소멸 시킨다.
실제로 과거에 그는 마계에 놀러 오듯 가볍게 와서는 기괴하기 그지 없는 검을 한 번 가볍게 휘두르는 것 만으로 마계의 영토 1%를 소멸 시켰다.
딱 해당 마족의 영토와 그 일을 같이 주도한 녀석들이 있는 곳이었고 상당히 권태로운 눈빛으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하고는 다시 사라졌다.
그 당시 마족들은 충격에 빠졌다. 기르메쉬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으나 마계와 중간계를 그냥 가볍게 오갈 정도의 능력이 있고 마계에서도 본인의 힘을 오롯하게 쓸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은 공포와 같았다.
루시퍼가 당시 그 부분을 수습한다고 꽤 고생을 했는데 기르메쉬가 이야기를 하길 추종자를 만드는 것까지는 눈 감아 주지만 선을 넘는 행위를 하면 중간계에 발을 못 붙일 수도 있다는 협박(?) 및 협상(?)을 하고 왔다.
그래서 마족들은 중간계에 수족을 늘리는데 눈이 뒤집혀졌고 그들이 스스로 제물이 되도록 판을 깔고 마계화 작업을 하여 자신들이 나올 수 있는 무대를 설치하도록 조정했다.
이렇게 나름 합법적(?)으로 나오면 그는 합리적(?)으로 기브 앤 테이크로 좋은 거래도 활성화 시켰고 덕분에 우르크 제국은 괜한 백성에게 피해만 주지 않고 황실 기사단의 눈만 피한다면 나름 세력을 키울 수 있는 안전한 중립 구역이 되었고 벨페고르도 이를 통해 기르메쉬와 제대로 된 안면을 텄다.
"거래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지 않나?"
"희한하군. 우리 왕께서 알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겠는 걸."
진짜로 모르겠다는 듯 쳐다보는 벨페고르를 향해서 루시퍼는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최종 목적을 이야기 했다.
"나는… 나를 희생하여 마계를 중간계에 강림하고자 하네. 마계 전체를 중간계에 이식을 한다면… 마계의 아이들도 좀 더 안전한 생활을 할 수 있겠지."
"오호? 그게 가능한가? 자네의 능력으로 빛을 이끌어 내어 교감이 가능은 하겠지만… 중간계의 신들이 용납을 하지 않을텐데?"
"그렇겠지. 우리는 불필요한 폐기물이니까."
"그렇긴 하지. 그리고… 폐기물 중에서도 그나마 폐기물과 재활용의 중간 어딘가에 걸친 녀석들도 마계에서 태어나는 금수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변했지."
"환경이! 환경이 열악하여 이렇게 된 것이네. 만약 환경이 좋았다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이네."
"환경 탓을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 이미 애초에 맛탱이가 간 녀석들이 한 가득이었는데. 그건 변명이라고."
벨페고르는 마계가 얼마나 쓰레기 집합체인지 알고 있었다.
세계가 신에 의해서 멸망을 당하고 살아남은 이 생존자 녀석들은 감사를 해도 모자란 판국에 본인들의 지식을 이용하여 마계에서 군림을 하며 미친 권력자 놀이를 해왔다.
뭐, 자신이야 그런 것에 별반 생각이 없으니 영역을 만들고 덤비는 귀찮은 것은 죽이고 아닌 것은 그냥 두면서 그들이 자신을 뭐라고 떠들던 말던 적당히 비호만 해주며 지금껏 있었다.
그야 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서 아래의 것들은 차라리 더 살기 편안해졌다.
권력자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설치는 순간 피해를 보는 것은 저 아랫것들이었다. 벨페고르는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비옥한 자네의 영지는…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겠지."
"글쎄. 설쳐서 아래 애들 죽어나가는 것보다 나처럼 그냥 팔자 좋게 늘어져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적어도 먹고 살고 지 나름의 욕구를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애들이 다른 곳보다 많은데."
"……."
폐부를 찌르는 벨페고르의 말에 루시퍼는 잠시 침묵을 했다. 그러했다.
벨페고르의 방임인 듯 방임이 아닌 관리가 되어지는 이 영지에서는 적어도 벨페고르로 인해서 죽어간 녀석들은 없다.
벨페고르의 직접적인 수하 녀석들도 벨페고르를 따라 적당히 관리만 할 뿐이고 그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적들이 침입을 할 때나 찾아가는 것 외에는 없었다.
"마물이라는 것도 말이야. 그거 결론은 키메라가 번식하면서 생긴 것들이잖아? 이것도 누군가의 작품이었지. 음~ 누구였더라. 예전에 죽었던 녀석 같은데. 그리고 이 연구에 감명을 받아 진행한 녀석들도 꽤 많았고 지금도 이뤄지고 있고. 그리고 그 마물로 마족들이 많이 죽어나가지."
"… 그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그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선 우리 마계왕께서도 희생이 필요하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건가. 그 희생의 최종 목적이 자기 희생을 통한 마계의 중간계 복귀를 진행하는 것이고."
"그렇네. 그러니 자네가 부디… 마계를 지상으로 이끌고 인조의 신과 대면을 할 기회를 주게."
이러한 루시퍼의 말에 벨페고르는 웃음이 터져 나올 뻔 했다.
"음, 되게 숭고한척 이야기를 하는데. 난 되게 별로인데. 그런 방식은 나와의 거래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아. 나는 지속력이 있는 거래가 좋거든. 나의 귀찮음을 덜어줄 수 있는 그러한 거래가 참 좋아. 그리고… 인조의 신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어."
인조의 신에 대해서 또 한번 모른다는 듯 이야기를 하는 벨페고르를 향해서 루시퍼는 주먹을 꽉 쥐며 이야기를 했다.
"마계가 유지될 수 있는 구동의 핵! 인조의 신에게 부여 받은 권리. 저기 저 오만한 황제인 기르메쉬가 자네를 죽이지 않는 진짜 이유! 내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
"오우… 뭔가 거창한데."
"황제… 기르메쉬는 모든 것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에게 인정된 합법한 절차로 마계를 끌어 올려 나를 희생하고 자네가 마계의 유지를 중간계에서도 선언을 해준다면! 마계의 많은 평범한 이들이 다시 살아갈 수 있어! 평범한 환경에서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고!"
흥분을 했는지 거친 기세가 여기저기 피어 오르는 루시퍼를 향해서 벨페고르는 귀찮다는 눈빛을 거두고 심드렁하다는 표정을 지웠다. 그리고 본인의 권좌에 바로 앉아서 처음으로 루시퍼를 향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다.
"자네 소설을 많이 봤군. 고대 소설 같은 거 말이야. 어울려 주려고 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 다음에 다시 왔으면 해."
"벨페고르!"
"마계가 평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마계왕 자네는… 이미 글렀군. 왜 높디 높은 하늘에서 이곳으로 떨어졌는지… 아니 스스로 내려왔는지 알 수 있겠어. 연민을 하고 싶나? 동정을 하고 싶나? 마계가 중간계에 강림하는 그 순간 중간계는 마계화가 될 뿐이다. 중간계와 마계의 공존은 없어."
벨페고르는 루시퍼를 향해서 동정의 시선을 보였다.
벨페고르는 루시퍼를 존중한다. 그의 숭고함은 오만한 황제도 인정할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적당히 백성들이 고통을 받았음에도 넘어가 주는 모습도 있었다.
그 정도로 그의 숭고함은 대단했다. 하지만 그게 긴 세월을 보내면서 광기와 아집이 되어 마계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생각을 했다.
"아니야! 내 희생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해! 그리고 자네가 나서준다면 더욱 더 가능해!"
"우리는 저물어져야 하는 폐기물들일 뿐 다시 한번 나서야 할 이유는 없지. 마계에 태양을 만든 마계왕… 아니 광휘왕이여. 그대는 지금 광기와 아집의 화신이 되어버렸군. 저 밑에 누군가들이 시산혈해를 이룰 만큼 죽어나가고 있음에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야. 반인반마들로 진행한 계획들이 그대를 더 조급하게 만들고 망가트려 버렸어. 쯧쯧."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혀를 차는 벨페고르를 보면서 루시퍼는 확신을 가졌다.
"자네는… 인조의 신과 연관이 되어져 있어. 모든 것을 알고 있군. 이 모든 것이 그의 짜여진 판인가?"
"인조의 신인지 나불인지 그것 참 난 모르겠다는데도."
"그렇다면… 자네에게 안다는 말이 나오도록 할 뿐이네."
정면으로 싸우겠다는 말을 하는 루시퍼의 이야기에 벨페고르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계왕이여… 그 말로 인해 자네의 팔과 다리는 앗아가도록 하지. 홀로 고군분투를 해야 할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루시퍼의 양 쪽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졌고 루시퍼는 눈을 부릅떴다.
"아, 아스모데우스? 마몬!?"
"색욕와 탐욕이 사라졌네. 자~ 이제 그 통제가 사라진 미쳐 날뛰는 마계를 막으면서 중간계의 계획을 실행해 보게."
"벨페고르! 그대는 마계의 존재이면서!! 어째서! 그 강대한 힘을 마계를 위해 쓰지 않는가! 그대로 인해 이 계획이!!"
"그러니 말했잖나. 건드리지 말라고. 따지고 보면 마계 전체가 내 영토와 다름이 없어. 하지만 왕을 인정하여 양보를 했으면 선은 넘지 말아야지. 오만한 황제가 이야기를 하길 선을 넘는 것은 그 존재가 가장 치명적으로 느끼게 응징을 하라 했으니… 나름 조언 받은 대로 진행을 했네."
이를 간 루시퍼는 강력한 힘을 주먹에 담아 벨페고르를 향해 휘두르려 했지만 주먹 조차 휘두르지 못하고 차렷 자세로 있어야 했다.
"내 영지에서는 내가 왕이네. 그… 고블린도 자기 부족 앞 마당에서는 한 수 먹고 간다는데. 곱게 가서 수습이나 할 생각을 하게. 그리고 계획은 썩 재미있었어. 아! 그리고 다음에 올 때 시비를 또 걸 생각이면… 더욱 더 미쳐 날 뛰는 마계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럼 가보게나~"
그 말과 함께 루시퍼는 강제로 이동 되었으며 강제 이동된 곳은 졸지에 군주를 잃고 통제가 풀린 영토의 중간 지점이었다.
그리고 루시퍼가 등장한 그 순간 녀석들은 미쳐 날 뛰며 루시퍼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벨페고르가 이야기를 한 것처럼 마계에는… 정상이 정말 없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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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그..배탈이..심하게 나서..
지사제 먹고 계속 누은 상태로 잇었습니다..
아직도 나는데...
음식 조심하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