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491화 (461/548)

491회

대연맹

"인조의 신이라. 멍청하긴."

벨페고르는 루시퍼가 떠난 자리를 쳐다 보며 혀를 내둘렀다.

인조의 신에 대해서 뭔가 아는 것 같기는 한데 녀석이 어떠한 존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을 보면 직접 만나지는 못했던 것 같았다.

자신이 인조의 신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어쩌면 그 존재의 계산일 수도 있고 혹은 [오만한 황제]인 기르메쉬의 계략일 수도 있었다.

'그때 녀석의 옆에서 차를 마시면서 있었지.'

대등한 존재 마냥 그 존재와 있는 것을 보면서 벨페고르는 왜 그를 신조차 꺼려 하고 그가 만든 규칙을 따라 주는지 알 수 있었다.

너무 아득한 차이에 그 어떤 것도 느낄 수 없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순간 위축이 되었고 당시에 자신을 보았던 녀석의 시선과 내 뱉은 말도 다 기억한다.

< 흠, 쓸만한데. >

< 하긴. 네 녀석이 날 이곳으로 괜히 불렀을 리는 없을 것이고.>

< 다음은 이 녀석이라는 건가.>

< 얼마나 가련지.>

< 이름 모를 생존자. 이 녀석에게 휘둘리기 싫다면 아무것도 하지 마라.>

< 그게 네 삶을 더 연장 시켜줄 테니까.>

< 재수가 없는 것인지 있는 것인지. 하필 이 녀석에게 찍혔군.>

< 뭐, 꼬리를 잘 흔들면 주는 것도 있는 녀석이니.>

< 확인은 끝냈다. 만들어진 신.>

< 다음은 이 녀석이 알아서 찾아 오겠지. 그러면 이만 가보도록 하지>

< 그 누구도 나를 어찌할 수 없다. 동대륙의 녀석도 마찬가지야.>

< 그나저나 네 말은 들을 수도 없을 정도로 나약한 것인가. 흐음.>

< 진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겠군.>

< 이름이라도 알아야겠지. 어이 마족. 녀석에게 인조의 신이라 부르면 된다.>

< 다음은 알아서 될 것이니. 겁먹지 말 거라. 세상 무너지는 것도 봤으면서.>

기르메쉬는 인조의 신과 대화를 나누는 듯 보였으나 자신은 그 어떤 것도 들을 수 없었다. 그저 그는 인조의 신을 대신해 몇 가지의 말을 자신에게 전달해 주었고 얼떨결에 자신은 마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신들조차도 인정한 강력한 힘이었으나 결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받아내고도 자신은 인조의 신과 소통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고 기르메쉬가 말해준 것이 없었다면 제대로 된 의미도 모른 채 힘을 마구잡이로 쓰며 살아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곳에서 늘 그때의 그 존재들과 적어도 소통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정도까지 올라가기를 희망하며 기다렸다. 하지만 쉼 없이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고 기르메쉬가 이야기를 한 <동대륙>이 떠올라 그가 거론한 존재를 만나보았다.

마족이라고 때려 잡을 줄 알았는데 그는 자신의 방문 목적을 알고 있었다는 듯 맞이해주었으며 인조의 신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 인조의 신? 후후. 그라면 그렇게 말을 할 수 있겠군요.>

< 역시 오만한이 하늘 높이 솟아 오른 존재답군요.>

< 인류를 이끌기 위해서는 그 정도 포부는 있어야겠지요.>

< 그래요. 그렇다면 인조의 신으로 부르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 그 존재는 ----------- ------------- ------- 입니다.>

< 음? 듣지 못했다고요? 이런. 그가 당신이 알 수 없도록 하는군요.>

< 세상을 유지하는데 중 한 존재라는 것만 알면 되겠습니다.>

< 듣지 못했다면 그것도 그대의 운명.>

< 그 이상 그 이하 더 이야기할 것도 없겠지요.>

<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고요?>

< 흐음. 그는 조언을 잘 하지 않는 자인데>

< 그의 말을 따르는 것도 좋다고 여겨집니다.>

< 그가 위대한 자리에서 이야기 하는 발언은 신들조차 깊게 생각을 하니까요.>

그래서 그때 생각했다.

인조의 신은 자신을 어떠한 특정한 패로 쓸 생각인지 아니면 마계를 유지하는데 쓰는 소모품으로 생각하는지 둘 중 하나라고 말이다.

그리고 일단 황제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황제와 비슷해 보이는 동대륙의 존재가 황제의 뜻을 존중하니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지낸 것이다.

그렇게 긴 세월 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있었는데도 자신의 주변에 모여와 세를 이루고 충성을 보이는 녀석들을 보면서 벨페고르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또 자신이 적어도 황제와 인조의 신을 비롯해 아득한 존재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이름을 알리고자 힘을 키우고 갈무리 하는 작업도 하면서 지냈고 나름 어느 정도 힘을 통제하게 되었을 때, 중간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대륙을 통해 최대한 정중하게 모습을 드러내어 기르메쉬를 만났고 그에게 마계의 상황이나 여러가지 것들을 이야기 해주고 나름의 딜을 통해 한정적인 유희를 즐기기도 했다.

이름을 그에게 알려주기는 했으나 결론은 자신이 그에게 닿지 않음을 느낀 뒤, 유희를 접고 다시 마계에 박힌 채 인조의 신이 넘긴 힘을 통제하며 마계에서 많은 시간을 머물며 살아갔는데 오늘 루시퍼가 자신에게 땡강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래의 것을 이해조차 해주지 않는 무감정한 존재를 만나서 무엇을 하려고. 황제가 이야기를 했던 휘둘려진 존재로 여겨 최대한 가만히 있게 하기 위해 나름 도움도 주었지만 집착과 광기에 더 빠졌군."

구원을 하는 것은 마계의 사람이 하지 못한다. 애초에 마계의 인간들은 한 없이 타락한 세상으로 인하여 멸망한 세계에서 신의 동정, 안배 혹은 본인들의 무력으로 살아남은 이들이다.

어디 한군데 다들 나사가 빠진 이들이고 정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했을 때 벨페고르는 루시퍼도 나사가 빠진 것은 맞다고 여겼다.

마계의 사정을 불쌍히 여겨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와 이곳에 태양을 만들어 내었다.

낮과 밤을 선사한 그는 마계의 왕이 되어 보살피는데 중점을 했으나 정확히 살피면 그도 이걸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강자들의 권리를 인정했고 여기저기 흩어진 도망자, 약자들을 보살피지 못했다. 그런데 그는 마계의 구원을 외치며 중간계로의 마계 전이를 생각하고 있었다.

"통제를 못하는 마계의 왕이 마계를 중간계로 보낸다. 그것 참 지상에 최악의 지옥을 선사하겠군. 마계 자체가 통으로 날라갈 정도로."

깔끔하게 마계 전체가 정리될 정도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뜻이라면."

긴 시간을 살아왔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관찰자의 입장에 있었다. 다른 존재들을 관찰하기도 했지만 자신에 대한 관찰도 하며 지냈다.

그러면서 자신도 딱히 이렇게 오래 살만한 존재는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는 있었다.

죽음에 두려움은 없으니 그저 순리대로 흘러가게 둘 뿐이다. 뭐, 그렇다고 루시퍼가 중립을 선언한 자신의 영역에서 화풀이를 한 것을 봐줄 생각은 없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은 인조의 신으로 인하여 마계에서 만큼은 절대적인 힘들을 쓸 수 있었다.

단지 여태까지 그것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사용을 하게 된다면 기르메쉬가 충고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벗어나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버튼을 누른 건가."

생각을 해보니 그냥 루시퍼만 타격을 주고 쫓아낼 수도 있었는데 그간 거슬리게 행동한 두 명의 존재를 기회라고 여기거 제거를 한 것은 확실히 과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그렇게 화가 난 것은 아니었는데. 버튼을 누른 것이 맞겠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판이 돌아가는 건가."

자신 이전에 어떠한 녀석이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기르메쉬가 [다음은]이라는 표현을 했을 것이고 말이다.

"내가 버튼을 눌렀다면 어떻게 흘러가려나. 이것 참 곤란하군."

* * *

루시퍼는 중간계의 일에 관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하지만 중간계보다 지금 마계를 다독이지 않는다면 자신의 계획은 실현 시킬 수 없음을 알기에 강력한 힘으로 억누르며 통제를 했다.

자신들이 모시는 존재가 사라진 마족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루시퍼를 향해 물었지만 루시퍼는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이걸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이들은 벨페고르를 향해 갈 것이고 모두 몰살해 버릴 것이다.

혹은 자신의 실수로 인해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들 문제였다. 그래서 그는 거짓말을 했다.

"거룩한 희생을 했다. 마계를 중간계에 강림하고자 너희를 위해서. 그리고 나 역시 그렇게 할 것이다. 마계화가 아닌 마계를 중간계에 소환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번영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이끄는 자들로써 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이다."

이러한 말에 다들 자신들의 모시는 군주들의 성향을 알기에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이어진 루시퍼의 말에 다들 의심을 거둬야 했다.

"내 희생으로 통해서 마계는 다시 한번 빛을 보리라. 루시퍼의 이름을 걸고 이야기를 해두지."

바로 이름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마계에서 절대적인 약속을 의미하기에 진실을 말할 때도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의심을 접고 루시퍼를 자신들의 군주 마냥 따르기로 결정을 했다. 물론 루시퍼는 [내 희생]을 통해서라는 부분만 이름을 걸었지만 그걸 콕 집어 이야기를 할 간 큰 마족은 없었다.

루시퍼의 행보를 알기에 그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믿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을 보이는 이들을 보며 루시퍼는 불안했다.

벨페고르를 설득하기는 커녕 이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와 척을 지게 되어버렸다.

더군다나 확실하게 중간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상황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벨페고르가 이들에게 진실을 이야기 한다면?

'최악이다. 마계 자체가 내분이야.'

하지만 그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은 없었다. 되려 그를 다시 만나러 가야 할 판이었다.

'왜 내게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냐. 왜 내게는!'

하지만 이 물음에 그 누구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 문제를 계속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빨리 수습하고 중간계를 지원해야 해.'

동대륙의 앞잡이들이 움직였고 황제의 개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자신이 없다면 쓰러질 귀한 인재들이 많았다.

포기하라는 것이 자신의 상황에서 모두 나오는 것 같지만 그럴 순 없었다. 자신은 마계의 왕이니 말이다.

"반드시 구제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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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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