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회
선지자
물의 정령 영역 무단 침입에 관련된 방송을 진행한 이후에 크루원들에게도 문의가 왔다. 정말로 이게 진행된 것이냐고 말이다.
준혁은 실제로 이게 진행되었다는 말을 전했는데 해당 관련된 부분에 문제는 지금 벌어진 것도 이후의 것도 자신이 모두 책임질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이게 최선임을 이야기 했다.
딱히 거짓쇼라는 것을 이야기 하지는 않았는데, 북어형의 경우에는 이를 눈치 챈 듯 싶었다.
왜냐하면 그는 트리톤에서 때 마침 쉬고 있었고 칼스 레이너 백작과의 만남도 가졌었기 때문이었다.
북어형은 준혁과 Tv J의 녹화가 끝난 이후에 따로 만나 이야기를 했고 준혁은 북어형에게는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형만 알고 계세요. 대연맹 사람들이 라온 길드의 규칙을 조금 무너트리는 경향이 있어서 우르크 황실에 양해를 구하고 진행한 거에요."
"그거… 너 약점 잡힌 거 아니냐?"
"맞죠.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대연맹 사람들의 행동으로 라온 길드의 통제가 하나, 둘 깨지기 시작하면 답도 없어서요."
"하긴 트리톤에서도 조금 문제 일으켰다가 잡혀가서 2주일 정도 감방 생활한 이들도 꽤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진행했어요. 이건 제가 약점 잡힌 거라서요. 크루 전체가 문제 생길 순 없고 저만 총대 메고 맞는 것도 때리는 것도 제가 해야죠."
이번 일이 외부에 알려져서 문제가 되거나 혹은 내부에서 이와 관련된 이들로 인한 문제가 터져도 곤란한 건 확실히 준혁 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방송 역량을 키워서 뭔가 좀 해냈다고 생각을 했더니 준혁은 덜어낸 짐 이상의 것을 지금 짊어진 것이다.
북어형은 황당스러움이 올라왔으나 이 역시 준혁답다는 생각을 가졌다.
"으음."
"형만 알고 계세요. 더 알면 이건 좋지 않아요. 형도 그냥 모르는 척 하고 계시구요."
"그래. 음. 그렇긴 한데. 진짜 너 다운 것이라고 해야 할지."
"이걸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최근에 크루 멤버들이 부쩍 성장한 것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에요. 형이 잘 이끄셨어요."
"야, 그건 당연히 그래야지. 네가 진 무게감이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지 맛을 봤잖냐. 진짜 반성 많이 했다. 그리고 다들 너한테 고마워했고."
"반성은요. 제가 말했잖아요. 라온 크루 창설 이후에 저는 라온 크루를 가족으로 생각하겠다고요. 가족끼리 다 돕고 그러는 거죠. 그리고 뜻을 펼치고 싶을 때는 응원하고 박수 쳐주면서 지원도 할 거라고."
준혁이 늘 이런 이야기를 했기에 북어형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죽어도 안 나가. 그냥 우린 평생 라온 크루야. 가족이 어딜 떠나냐?"
"생각이 바뀔 수도 있는 거죠. 사실 우린 지금 너무 거대해요. 존재감이 크다는 것은 어딘 가는 좀 먹기도 쉽다는 거겠죠."
"흠. 아니라고 말은 못하겠다."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쉽게 하는 것이 아님을 북어형은 잘 알고 있다. 사회 생활도 해봤고 30대 후반까지 살아왔지만 수 많은 변한 사람들을 보았다.
자신 역시 변했다.
여자친구가 생기고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생기면서 금전적인 부분을 더 얻기 위해 노력했다.
혼자였을 때는 돈도 좋지만 자신의 자존심도 중요해서 굽히는 법을 몰랐으나 점점 많은 것을 겪고 타협을 했다.
만약에 준혁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라온 길드에 가입해서 라온 크루 가입에 대한 타이밍을 재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지금 비라온 크루로 활동하면서 정신 없이 시청자를 지키고 신규 유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아득바득 활동할 것이다.
애초에 라온 크루에 가입하기 위해서 타이밍을 노렸다는 것 자체도 자신은 준혁과 라온 크루를 계산적으로 봤다고 인정하는 부분이기에 면목이 없기도 했다.
어쩌면 그래서 더 준혁에게 의형제 타령을 하고 존중을 표하는 것인지 몰랐다.
종종 생각을 하는 것인데 준혁은 이미 이러한 것들을 다 알고도 자신을 포용했다고 여겨지니 말이다.
실제로 준혁의 계획한 큰 그림들에 대해서 종종 들을 때마다 정말 많은 것을 계산하고 이를 진행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변수를 어지간한 이들의 행동을 파악하는 것에 도가 텄다고 여겨질 정도였다.
자신의 초기 모습을 떠올리면 준혁이 그런 부분을 파악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혁은 자신에게 진심으로 대해주었다.
그게 최근에 정말 많이 고맙고 부끄러워서 라온 길드 내에서 뭐라도 더 하고 준혁의 노고를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블루디카에 갖혀 있지만 사실 상, 라온 길드의 오버 밸런스를 생각에서 스스로 유배를 택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준혁의 파티인 멤버 3명(아처, 빵신령, 냥냥소녀)는 사실상 최근 자신들과 더 많이 활동을 하는 상태였다.
그래도 그나마 아처, 빵신령, 냥냥소녀 이 3명이 최근에 마스터 급에 도달함에 따라 블루디카로 가서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되었으나 그랜드 마스터인 준혁으로 인해서 이게 또 애매했다.
준혁은 그랜드 마스터인 본래의 직업을 접어두고 서브 직업들을 바짝 키웠는데 기존 능력치들이 받춰 주다 보니 서브 직업들은 빠르게 성장했고 그로 인하여 부가적인 능력치나 기술 효과 증대가 발생 되었다.
즉, 예상과 달리 더 강해져 버린 것이다.
심지어 일부는 거의 마스터 급에 이를 정도로 빠른 성장력을 보이고 있다며 이야기를 해놨는데, 그랜드 마스터의 부수적인 효과라고 다들 여기고 있었다.
사실은 준혁의 비현실적인 능력치와 종족빨 버프로 인해서 그런 것인데 말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누구는 본 직업 마스터 찍기도 바빴는데 서브 직업들을 마스터 찍고 있으니 너무 격차가 난다는 말도 했다.
준혁이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서브 직업 중에서 대장장이의 경우에는 마이스터라 불리는 마스터가 되었고 광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니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은 더 확고하게 굳어졌다.
최근 들어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것이지만 히어로 크로니클은 능력치의 차이로 인해서 데미지가 차이 나서 그렇지 메인 직업이나 서브 직업이나 별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성장을 시키는데 있어서 들어가는 경험치가 타이트할 뿐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음. 아무튼 입은 꼭 닫고 있을께. 그리고 힘든 거 있으면 이야기 해라. 내가 도와줄 테니까."
"알겠어요. 고마워요. 형."
"고맙기는 우리가 고맙지. 아! 맞다. 준혁아. 너 예전에 테무칸이 창을 다루는 고수를 좀 알아 봐 달라고 했었다는 말을 했었잖아?"
"아! 맞아요. 그런 적이 있었어요."
해당 사항은 초기에는 비밀로 했지만 라온 크루 멤버들에게는 해당 사실을 고지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초기에 내정 업무도 자주 보게 되면서 나름의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여겼고 테무칸에게 의뢰 형태로 창의 고수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달했었다.
아마도 테무칸이 창술에 관련된 인물로 섭외를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파악을 하면 알려 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아주 여태까지 해당 정보는 존재하지 않았고 테무칸 역시 다시 오크 제국인 바아루크로 귀국을 한 상태였다.
"요즘에 사람들이 좀 많이 활동하면서 우연하게 들은 이야기인데 그 창술 고수를 본 사람이 있더라."
"창술 고수를요? 마스터 이상 실력인가요? 테무칸이 섭외를 하려고 하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마스터… 이상은 되는 것 같다고 하던데. 그 오러에서 막 번개가 번쩍이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하던데."
"그…래요?"
"응. 북대륙에서 온 대연맹 소속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임원분이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어."
뭔가 테무칸이 말한 인물과 유사해서 준혁은 더 정보가 없냐는 듯 북어형을 쳐다 보았다.
"아! 맞다. 그리고 서대륙에서도 봤다고 했는데. 똑같은 사람을. 저기 어디냐 우르크 제국 위 쪽에 작은 왕국 하나 있잖아. 향신료 나는 곳."
"인디아 왕국요?"
"아아. 그래. 거기 마계화가 심각하게 되었던 곳인데 거기서 봤다가 하더라고."
"그럼 북대륙에 있다가 서대륙에 온 거에요? 시간적 흐름이 어떻게 되는 거에요?"
"그게 애매해. 거의 2일 ~ 3일 정도 밖에 차이가 안나더라고. 대륙 이동이 하루, 이틀 사이에 되는 건 또 아니잖아? 순간 이동 마법으로 워프를 오지게 한다고 해도 여긴 배 타고 이동해야 하는 부분이 확실하게 있는데."
"… 그렇죠."
"근데 딱 이 정도라서 동일인인지 아닌지도 햇갈려 하는 것 같더라. 근데 무기나 전투 방식은 똑같은 인물이라고 하던데. 모르겠다. 클래스가 같은 건지. 그래서 숨겨진 은둔 고수 유저가 아닌가 추측도 해."
"흐음. 그것 참 미묘하네요?"
하지만 테무칸이 말한 존재가 선지자 즉, 베타 테스터라면 가능하다고 준혁은 생각했다.
자신도 베타 테스터의 효과를 적용 받고 있지만 이 베타 테스터는 기존의 모험가와 달리 제한이 없는 것 같았다.
똑같은 100의 근력을 가졌더라도 베타 테스터는 모험가가 받는 데미지 계산 공식보다 좀 더 현실적인 효과를 부여 받는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건 어찌보면 나쁘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떻게 보면 일정 수준에서 시스템 제한을 받는 모험가와 달리 진짜가 제한 받지 않는 그 등급의 힘을 끌어내는 권리를 부여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랜드 마스터 이상의 초월자 급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빠르게 그걸 접고 가장 중요한 것을 물어 봤다.
"음~ 그래서 이름은 알았데요?"
"아! 뭐, 이름은 그냥 잘 모르겠고 지금은 랜서라고 말을 했다던가?"
"랜서요? 아처 형님 같은 케이스인가?"
"그러게. 아무튼 아! 특이한 점은 있다고 하더라. 마법을 쓰는데 허공에 글자를 쓰면 발동이 된다네? 왜 모험가 룬 같은 글자던데 그걸 쓰고 다닌데."
"특이하네요."
"그러니까. 아무튼 근데 뭐, 다른 사람들은 또 봤다는 소문이 없으니까 그러려니 하고 있지."
"테무칸이 원하는 실력자인 것 같기는 한데. 서대륙에 있었으면 좋겠군요."
준혁은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선지자가 서대륙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 라온 길드를 방문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느낌 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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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