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11화 (481/548)

511회

의미

"마계화 관련 내용 진짜인데. 준혁아. 이거 우리 박터지는 거 아니냐?"

북어형은 적잖게 불안한지 떨리는 눈동자로 준혁을 바라 보면서 물어 보았다.

"음, 자칫 잘못하면 또 2교대로 돌아야 할 것 같은데요."

"젠장. 이제 좀 힐링을 하나 싶었는데."

"마계화 관련 부분에서 이제 형도 좀 쉬고 있었죠?"

"어. 블루디카 가서 서브 직업도 좀 키우면서 활동 좀 하려고 했지. 아, 머리 아프네. 젠장할."

라온 크루 중에서 블루디카가 아닌 마계화 원정 및 트리톤에서 활동한 크루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실수라고 여겼다.

준혁이 이끄는 블루디카 확장 공사도 힘든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이건 계속해서 수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NPC를 상대해야 했다.

단순하게 노동적인 일을 하는 것보다 타인을 상대한다는 것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고 고위 NPC가 등장할 경우에는 그건 그것대로 지옥이었다.

준혁이 있었다면 그들을 능숙하게 이끌어서 1:1 대화 형식으로 풀어나가겠지만 아직까지 라온 길드에서 그런 능숙함을 보이는 이들은 없었다.

친분도 친분이지만 애초에 귀족과 평민이라는 개념 때문에 쉽지 않았고 준혁에게 작위를 받은 이들이라도 귀족 임명과 황제 임명이라는 차이로 인해서 같은 등급의 귀족이라도 숙여야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이래저래 피곤함이 상당했고 다들 다음에는 블루디카로 들어가서 영토 확장 공사나 부지런히 하자고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뭐, 콘텐츠는 풍부해서 U튜브 영상은 많이 뽑아내기는 했지만…

그건 준혁도 마찬가지였다. 블루디카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영상들을 뽑아 내었고 또 자체적으로 블루디카 내의 작은 축제를 열어서 즐기는 영상도 올려 원정 영상 만큼이나 많이 뽑아 내었다.

준혁이 잘 살린 것도 있지만 트리톤과 다른 신선한 느낌이 가득한 블루디카에서 소규모의 인원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길드 초창기의 느낌이 물씬 나게 만들었고 이래저래 참여한 이들도 준비를 잘 해와서 상당히 좋은 영상이 뽑혀졌다.

물론 지금은 규모도 커지고 블루디카에 대략적으로 대연맹 소속 인원까지 포함하여 5만 ~ 6만 명의 규모가 유입되어져 느낌이 다르겠지만 아직 신선하게 살릴 것들이 많아서 콘텐츠 제작도 할 겸 전투 휴식도 취할 겸 와도 아주 매력적인 곳이 된 것이다.

그런데 마계화 관련 부분이 이렇게 틀어지게 되버리니 북어형을 필두로 마계화 원정을 집중적으로 했던 크루원들이 학을 떼는 것이었다.

선택은 본인들이 했어도 부디 별 탈 없이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다.

"마인드 크래프트 진행하면 참 괜찮을 것 같은데. 시간이 진짜 빠듯하겠다. 잠재적으로 보류를 해야 할지도."

"아무래도 그렇겠죠. 임원분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크루 멤버만 쏙 가서 활동하는 것은 무리니까요."

"그렇긴 하지. 우리 아들래미가 마인드 크래프트 좋아하거든. 거기는 좀 네모네모해서 현실성도 좀 떨어지고 애들 놀기도 딱 좋고 그렇잖아. 비살상 모드로 하면 말이야."

"하하, 그렇긴 하죠. 동물들하고 놀기도 하고요."

"그래. 간단하게 고글 착용으로도 놀 수 있어서 애들하기도 좋아. 말타기 할 때 그 목마 같은 거 하나 설치해줘서 진행하면 아주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신나게 놀거든. 그러다 기운 빠지면 자고. 먹고 다시 놀고. 크으. 이걸 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육아의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고 생각을 했는지 북어형은 마계화의 진행에 대해서 분노를 많이 표출했다.

"하긴 요즘에 다들 타이트하게 돌리긴 했죠."

"1시간 정도 씩 처음에 줄였다가 대연맹 이후에는 2시간을 늘렸지. 1시간을 더 늘리기 위한 1보 후진이었다고 우는 소리 하더라."

"억! 누가요?"

"누구긴. 우리 와이프지."

"아. 형수님. 확실히 육아를 홀로 하실 수 밖에 없겠네요."

"어쩔 수 있나. 그래도 내가 생활비 통장에 빵빵하게 돈을 입금하고 처가댁도 잘 챙기고 그러니까 별 말은 다행히 없긴한데. 그래도 미안하지. 그게 돈이 다가 아니잖냐."

"그렇긴 하죠. 저도 예전에는 부모님이랑 중간에 여행도 가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그런 것들이 전혀 없네요. 스케줄대로 진행하기 바빠서."

준혁 역시 가족과의 시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머리를 긁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제는 무슨 대기업 회장 마냥 자신을 기다리는 수 많은 길드원이 있고 또 회사의 주주들과 같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보니 이게 쉽지 않았다.

심지어 휴일도 반납하고 일주일 체제로 돌리는 크루원들도 생겼는데 뒤늦게 크루에 합류한 멤버들이 그러했다.

아무래도 뒤늦게 온 만큼 뭐라도 해야 한다는 느낌이 강했고 또 임원직에 있던 이들이 합류를 해서 스트리머로써 살아가다 보니 어차피 하는 일 방송 켜고 하자는 생각으로 진행을 하는 것이다.

아직은 서툰 것이 많지만 이걸 방송 시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심산으로 하는 것인데 시청자들 입장에서 아주 잘 먹혔다.

풋풋한 초보자 냄새가 나는 스트리머가 열심히 계속 방송을 하니 시청자들 역시 노력하는 스트리머라 칭찬을 했고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이 칭찬을 하니 더 의욕적으로 방송을 꾸려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점점 크루원들이 하나, 둘 휴일까지 반납하고 그냥 방송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어차피 방송 끄고 기본적으로 매일 6시간 정도는 하다 보니 그냥 방송 키고 하자는 생각으로 진행을 한 것도 있고 후발 기수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자신들도 질 수 없다는 생각에 한 것이다.

평범한 상황이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훈훈한 장면 정도로 포장 될 수 있겠지만 이게 대연맹과 마계화 등 복잡하게 얽히면서 크루원들의 정신적 피로도를 굉장히 높인 계기가 되었다.

거기에 이 전에 자신을 배려한다고 합동 방송이 아닌 개인 방송 형식으로 역량을 키우는 형태의 방식을 진행해 이것에 대한 피로도가 덜 풀린 상태에서 이어진 상태라서 정말 이번에는 자칫 잘못했을 때 크루원들이 번아웃이 될 수 있었다.

'좀 쉬어야 하는데.'

휴식기가 살짝 필요한 상황이기에 준혁의 미간은 고민으로 인해서 찌푸려질 수 밖에 없었다.

"당근, 당근이 필요하다."

"그러게요. 계속 자발적 채찍을 맞은 상태라."

"뭔가 힐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할 것 같은데."

"흠, 크루 단합회 같은 거 한 번 열어 볼까요? QGN 쪽으로 이야기를 해서?"

"QGN?"

"네. 라온 크루 뭐 이것이 궁금하다~ 이런 식으로 특집 방송해서 크루원들 모아가지고 펜션 같은 거 대여해서 놀면 되지 않을까요? Tv J는 다른 콘텐츠가 많지만 QGN은 우리만 바라보는 케이스 잖아요."

"그렇지?"

"그리고 QGN에 저희 다큐 드라마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까 이렇게 진행해서 고급 캡슐도 있는 곳으로 가서 단체 힐링도 하고. 한번 진행해 볼까요?"

진행대로 된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북어형은 들었다.

아무래도 방송 규모의 차이도 컸고 QGN의 기존 게임 방송을 보면 일반 펜션 대여를 하는 것도 상당히 노력을 하는 것이었다.

"근데 그게 되려나? QGN도 많이 발전했지만 그거 제작비 무리 아니냐? 이중근 PD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규모 대회 늘린다고 빡세더만."

"에이~ 그건 그냥 제가 도와주면 되는 거죠. 전에 이야기 했잖아요. 언제 한번 크루원들을 비롯해서 가까운 가족들도 다 해서 펜션 같은데 빌려 가지고 놀면 좋겠다고."

"어? 네가?"

"네. 뭐, 제가 해도 돼죠."

"아니… 너는 그러면 돈 되게 많이 쓸건데."

"제가 돈 벌어서 뭐 사치를 즐기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한 번씩 쓸만해요. 그리고 이거 경비 처리로 빼도 되고요. 영상으로 따로 빠지니까요."

방송 녹화인 만큼 확실히 경비처리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심지어 방송국까지 끼고 진행하는 것이니 말이다.

"음, 괜히 네가 무리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그러네. 나도 절반 보탤게. 형이랑 너랑 반반하자."

"네? 괜찮아요. 형. 아직은 애 없는 제가 해야죠. 그걸로 애기 맛있는 거 많이 사줘요."

"야, 그래도. 적어도 몇 천은 깨질 것 같은데."

"그 정도까지는 안 가요. 고급 펜션 저번에 알아보니까… 뭐, 딱히 얼마 안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에도 비수기잖아요."

"음… 그런가?"

"네. 뭐, 정 마음 신경 쓰이시면 고기 같은 거 좀 넉넉히 사오세요. 형 믿고 바베큐 부분은 신경 안 쓸게요."

준혁의 이야기에 북어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야무지게 말했다.

"내가 소랑 돼지랑 다 잡아서 온다. 온갖 특수부위까지 싹 다 갖고 온다."

"우리 인원에 제작진 25명 ~ 30명도 잡아야 해요."

"크흠. 걱정 마라. 한다면 하는 남자다."

"그럼 이거 우리 둘이 한번 진행하는 걸로 해요. 이번에 QGN에 나오실 때 한번 운을 슬쩍 띄워주세요."

"그래. 내가 또 그런 건 전문이지. 하하. 이걸로 좀 힐링이 되려나? 크루원들. 흠흠 이게 우리가 스트리머 하는 의미가 같이 놀고 즐기자인데… 우리가 최근에 즐기지 못한 부분이 있으니 여기서 살짝 메꿔서 만족을 해보자고."

"좋죠. 그럼 형만 믿습니다."

"그래! 먹을 것은 이 북어형만 믿으라고. 아우~ 근데 기대된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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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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