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12화 (482/548)

512회

의미

"마계화가 다시 심각해지는 건가요? 이런 말은 사실 딱히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여러모로 크루원들을 비롯해서 길드원들도 적잖게 지친 상황이라서요."

장원영 팀장은 준혁의 물음에 본인 역시 복잡하다는 심경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저희도 이번 일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살폈는데, 마계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어요. 변수 작용이 되면서 가속도가 붙은 것 같은데 제대로 된 정보는 없고 뜬 소문 같은 것만 있네요."

"뜬 소문이라면……?"

"마계를 지배하는 귀족, 즉 지배자 급 2명의 죽음과 서열 변화. 그리고 마계왕이라 불리는 루시퍼의 실종이라고 해야 하나……."

"예? 그런데 가속화 되고 있다고요?"

"그래서 저희도 난감할 따름이에요. 나름 정보원이 있어서 파악 중에 있는데, 이게 쉽지 않아요. 중간계 쪽으로 오면 뭐라도 하겠는데. 으음. 마계는 운영자의 영역에서 벗어난 쪽이거든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장원영 팀장의 이야기에 준혁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싶어서 지금 대연맹까지 만들어 뒀거든요. 마족들이 날 뛰기 시작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말이에요."

"그런 것 같았어요."

"라온 길드 자체도 분산 시키면서 전 대륙에 도우미 역할로 흩어 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슬슬 지쳐가고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시간 비율이 있다 보니 그것도 쉽지 않아요. 용병으로 일하는 분들에게 지원을 해줘서 보조를 해주고 있지만… 이래저래 그것도 슬슬 복귀의 흐름을 보이고 있어요."

"으음."

"이런 말씀을 하면 좀 오버하는 것 같지만 길드가 이제 기업 경영 수준으로 변모한 상태라서… 크루원들이 피로함을 호소하는데, 이걸 좀 충전 시키려는 타이밍에 지금 이렇게 돼서 난감합니다.

기업 경영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진즉에 알고 있었다. 준혁도 과거에 틈틈이 이렇게 대비를 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줬고 말이다.

그렇기에 장원영 팀장 역시 난감할 뿐이었다. 현재 히어로 크로니클의 분위기는 라온 크루가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기에 국적 상관 없이 넥스트TV 스트리머(문제 없는)라면 가입할 수 있는 대연맹까지 만들어 버림으로써 이건 더 심화되었다.

즉, 라온 크루 멤버들이 피로함을 호소한다는 것은 게임 자체가 너무 무거워서 라이트 유저는 즐기기 힘들다는 부분이 있음이 알려지는 것이고 무겁게 바뀌는 부분들을 뜯어 고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음… 게임을 가볍게 해야 하는데… 워낙 현실성이 높다 보니."

"아무래도 그게 좀 큰 것 같아요. 자유로운 부분까지는 다 좋고 그런데… 후반으로 갈수록 무거워지는 것도 많고… 예상치 못한 흐름들도 벅차네요. 마족들이 이렇게 날 뛰는게 콘텐츠적으로 봐도 너무 빨리 등장한 것 아닐까요."

"맞습니다. 본래라면 1년 반 정도는 더 뒤에 나와야 하는데… 빠르게 나와 버렸어요. 게임 초기부터 움직인 흔적들을 찾았거든요. 저희도 원인을 몰라서 후우."

준혁은 이 부분은 아마도 자신이 '수호자' 직업을 얻었을 때의 상황인 것 같아서 머쓱함이 속에서 생겨 올라왔다.

어쩌면 이모든 일의 원흉이 자신이고 자신 때문에 히어로 크로니클이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그렇군요."

"그래서 이번에 협상을 통해서 이벤트 형식으로 마계 몬스터 관련 토벌 이벤트를 진행할 생각이에요."

"이벤트요?"

"3일 뒤에 인터페이스 위쪽에 마계화 관련 토벌로 점수가 올라갈 거에요. 이를 가지고 골드, 경험치 등을 얻을 수 있고 더 나아가 강화석과 기술서 등을 판매할 생각이죠,"

"그게 가능한가요?"

"충분하죠. 다만 이것도 무거운 느낌의 이벤트라서. 실질적으로 여기에 참가할 수 있는 유저들의 수준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지라."

히어로 크로니클은 4개의 대륙이 있고 각 대륙마다 성향적 차이가 나름 존재하며 평균 레벨도 크게 차이가 난다.

가장 레벨이 높고 발전도가 높은 곳은 서대륙으로 라온 길드가 트리톤에 자리매김을 한 뒤에, 이곳은 히어로 크로니클 모험가들의 성지와 같이 변했다.

실제로 U튜브 영상 중에는 '라온 크루 영상에서 봤던 쿨한 드워프 상점 아저씨를 찾아가 보다!'라는 식의 해외 영상도 있을 정도였고 평균 레벨은 140 정도로 규정하고 있었다.

본래는 150레벨 이상도 봐도 무방하지만 신규 모험가들이 우르크 제국이나 서대륙 등에 자리를 잡고 시작하는 경우가 높아져서 레벨이 좀 깎여 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일 높은 레벨 대를 유지할 정도니 이야기를 하면 입이 아플 수준이었다.

북대륙은 110레벨 정도지만 기술 레벨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 케이스로 서브 직업도 여러 개를 갖는 것이 아닌 1개만 소유한 채, 메인 직업의 기술 레벨을 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동 레벨에서 메인 직업 수준은 질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충분히 커버되는 장비 빨과 레벨 빨에 밀려서 최근에는 이런 작업은 마스터 찍고 해도 충분하다는 말이 나와서 부지런히 레벨 상승에 노력을 하고 있었다.

남대륙은 서대륙의 하위 호완 격이었는데 무난한 성격에 무난한 규모의 길드들이 여기저기 난립한 상태였다.

제국도 2곳 밖에 없었고 연합 왕국, 준 제국급 왕국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나름 치열하게 지냈다.

심지어 최초의 길드전도 남대륙에서 발생이 되었으나 해당 영지 영주 전용 사냥터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기사단이 출몰하여 이들을 싹 다 제거 해버렸다.

평균 레벨은 130레벨 정도로 꽤 헤비 모험가라고 하기에는 가볍고 라이트 모험가라고 부르기에는 무거운 이들이 주로 많이 있었다.

동대륙의 경우에는 특이한 케이스였는데 나라 발전이 가장 덜 된 곳이었다. 단군이라는 존재가 용병을 이끌고 돌아다니며 밸런스 조절을 하며 다닌 탓에 딱히 분쟁은 크게 없었으며 조용한 분위기의 대륙이었다.

심지어 마계화가 고작 4건 밖에 발견되지 않은 곳이기도 했는데 의외로 평균 레벨은 135레벨 정도로 그리 높지 않았다. 모험가 수 역시 다른 대륙에 비해서 60%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말이다.

이렇기 때문에 이런 마계화 이벤트는 조금 애매한 포지션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걸 밸런싱 맞추기 위해서 NPC 도우미들을 다르게 투입을 하던지 뭐 그런 식으로 할 것 같아요."

"애매한데요. 그런 이벤트. 대규모 이벤트가 고작 그거라는 식의 말이 충분히 나올 겁니다. 안 하만 못 한 이벤트 같은데."

"으음. 그런가요. 애매하긴 했었는데."

"많이요."

게임사가 이 이벤트가 이상하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에 히어로 크로니클 운영자 내부에 암적인 존재가 하나 있다고 여겼다.

어떤 생각을 하기에 이게 괜찮다고 소리를 지는지 이해도 안됐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게 최선인데."

"좀 더 최선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건 대륙별로 차이를 좀 더 느끼고자 하는 거에요."

운영자에게 이벤트 관련으로 조언을 자신이 하고 있다는 것이 어이가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래저래 난감하네요. 도움을 드려야 할 판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것도 황당하고."

"음. 괜찮습니다. 뭐, 어디하나 편하면 그걸로 족한 거죠."

"……."

"농담이에요. 너무 진지하게 받아드리진 마시고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누구라도 한 명이 좀 편안했으면 좋겠는데. 후우, 변수도 높고 준혁씨한테 이렇게 직접적으로 듣고 나니 이게 이상하긴 하구나라는 생각도 좀 드는 것 같고."

머리르 긁적이며 최선의 방법이 무엇이 없나? 라는 식으로 자신을 쳐다 보이는데 준혁은 황당했다.

마치 자신이 어떠한 말을 한다면 그걸 그대로 할 생각도 있다는 듯한 시선이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일단 하나를 던져 보기로 했다.

"음, 차라리 카운팅을 하시지."

"카운팅이요?"

"마계화 토벌 의뢰를 얼만큼했다는 식으로 카운팅이 들어가는 거죠. 운영자들이 상단 같은 것들을 갖고 있다면서요. 거기서 기존 마계화 받는 의뢰를 카운팅 해주는 거죠."

"음!?"

"그래서 누적된 부분들이 쌓이면 몇 회 완성 기념 이렇게 보상을 해드립니다~ 라고 하는 거에요. 어차피 정확하게 집계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대충 얼핏 다한 것 같다~ 싶으면 보상해주고 의욕 돋게 해주면 되는 거죠."

장원영 팀장은 들어보니 그게 훨씬 낫다고 여겨졌다. 괜한 대륙 간의 차별도 없고 말이다.

"… 스트리머라서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바로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말해 버리네요."

"그냥 이런저런 게임들을 많이 하다 보니. 그리고 이벤트가 다 거기서 거기인 부분들도 있고요."

"특별하게 진행하고 싶어서 대륙으로 나눴는데……."

"거기서 거기인 이유는 차별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조정을 한 것이죠."

"그렇군요."

이 정도만 대충 신경 써줘도 마계화 토벌에 좀 더 도전을 하려는 이들이 생길 것이다.

성공 비율 높은 강화석만 대충 섞어준다면 말이다.

"정확하게 몇 번이라고 표기할 필요 없어요. 그냥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운영진이 쏩니다. 라고 하면 되는 거에요. 운영진이 자체적으로 파악을 한다는 거죠."

"아! 정말 좋네요."

"그렇죠."

"이거라도 이렇게 해결이 되는 것 같아 기쁘네요."

주제가 이벤트 관련 부분이 아니었는데 이게 해결되고 있자 준혁은 당황했으나 어차피 이게 진행되면 확실히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길드원들이 의욕을 좀 더 낼 수 있으니 말이다.

"네. 뭐, 그렇긴 하네요."

"음… 마계와 마족 관련 부분은 저희도 라온 크루와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직접 연락도 드리고 교류도 할게요."

"그렇게 해주시면 감사하고요."

아직은 해답이 없다는 것이지만 저렇게만 해줘도 정보 습득에 용이하니 준혁은 나쁘지 않은 성과라 여겼다.

적어도 대책을 자신들이 세울 수는 있으니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치트키 사는 라온 길드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준혁 씨에게도 마찬가지고요. 바로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없어 미안할 뿐이네요."

"이 정도로 알려주신 것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답이 없는 것을 가지고 계속 이야기 할 생각은 없었기에 준혁은 금세 현 상황을 받아드렸고 만남을 끝 내었다.

이럴 바에는 들어가서 뭐라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니 말이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고 난 뒤에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자 한숨만 내쉬어졌지만 뭐라도 찾으려면 접속 밖에 없음을 떠올렸다.

'후우, 인생 갈리는 고약한 게임 같으니.'

이 생각을 하며 히어로 크로니클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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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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