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17화 (487/548)

517회

의미

"짧은 시간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좀 몰랐지만 그 처음으로 진지하게 인 게임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준혁의 진지한 목소리에 장원영 팀장 역시 자세를 바로 하며 말했다.

"얼마든지요. 근데 혹시 이번 이벤트와 관련된 건가요?"

"아뇨. 이번 이벤트는 정말 잘 표현하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루뭉실하게 표현을 하는 것이 가장 좋거든요. 게임 사가 주도적으로 이끌려면 말이죠."

"그렇군요. 일단 다행이네요. 이벤트와 관련된 부분 때문에 그러신 줄 알았어요. 공지사항에 준혁씨를 직접 거론한 부분도 있고 해서."

"하하. 그런건 방송 콘텐츠로 제가 써 먹을 수도 있으니까 저도 감사할 부분이죠. 이번 공지사항과 이벤트와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걱정 마세요."

다시 한번 공지사항과 이벤트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리니 장원영 팀장의 표정은 한 결 편안해 졌다.

"그럼… 어떠한 이유 신가요?"

"베타 테스터 때문입니다."

"네? 베, 베타 테스터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가 나와서 장원영 팀장은 곤혹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베타 테스터는 존재했지만 그들이 접속을 하는 캡슐은 이미 처리가 끝 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네. 그 선지자라고 하는 존재가 베타 테스터 맞죠?"

"네… 그렇죠. 근데 베타 테스터의 계정은 모두 정리된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베타 테스터라고 하신다면……."

"네? 정리를 했다고요? 저희 블루디카 영지에 있는데요? 랜서라는 아이디로 최근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사건, 사고를 일으켜서 온 건데요?"

"랜… 서요? 잠시만요! 정말 잠시만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장원영 팀장은 휴대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이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윤석아, 베타 테스터 정보 좀 나한테 메일이랑 톡으로 넘겨 봐. 빨리. 급하다. 그리고 계정 관련으로도 체크해 보고."

전화를 걸고 난 뒤에 장원영 팀장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랜서라는 이가 언제 나타났죠?"

"나타난지는 정말 오래됐습니다. 애초에 다른 대륙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오크 제국에 관련된 NPC와 제가 친분이 초기에 있었는데, 그 존재가 랜서를 찾고 있었죠. 의뢰를 맡기기도 했고요. 그리고 대륙 진출 및 이동을 하게 되면서 해당 정보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찾았습니다."

"그럴 리가… 으음."

"불법적인 접속인 건가요?"

"불법이라고 말은 하지 못하겠습니다. 사실 베타 테스터 관리는 대표님이 직접 관리를 하시는 것이라서."

"아~ 위신 대표님이요?"

이름을 직접 거론하니 장원영 팀장은 움찔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기본 정보 정도만 공유를 받는 입장이거든요."

"음…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해당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메일이 올테니 기다려 주세요."

"네. 괜찮습니다."

"저, 그런데 혹시 어떤 행동을 하고 다녔는지 알 수 있을까요."

랜서의 행동에 대해 질문을 하는 장원영 팀장을 향해서 준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딱히 그가 한 행동은 민폐지만 민폐가 아닌 확률이 높았다. 그래서 좋게 이야기를 해줘야 할 지 나쁘게 이야기를 해야 할 지 감이 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륙 자체를 돌아다는 것은 마계화를 막기 위함도 컸고 중간계에 강림된 마족들을 때려 잡기 위한 부분도 있었다.

실질적으로 따지자면 자신에게는 귀찮으나 중간계 입장에서는 굉장히 필요한 인재임이 틀림 없었다.

'음, 골치 아픈데.'

턱을 긁적이며 생각에 잠긴 준혁은 이내 결론을 내렸다.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솔직한 가장 좋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앞서 말한대로 행보는 마계화 정리를 하면서 돌아다니는 것 같네요. 단지 블루디카에 도착한 이후에 [물의 정령] 지역에 아무렇지 않게 침범을 한 탓에 큰 문제가 발생할 뻔했죠."

"세상에!"

"당시에 다행히 우르크 황실의 기사단인 호치라는 NPC가 같이 있었고 약간의 충돌 이후에 우르크 황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

우르크 황실과의 만남도 이어졌다는 소리에 장원영 팀장은 눈을 부릅뜰 수 밖에 없었다.

운영진이 터치를 할 수 없는 곳들이 몇 곳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르크 제국과 연결된 것들이었다.

만약 랜서가 그곳의 황제에게 인정을 받은 자라면 운영진도 쉽게 무엇을 할 수 없었다.

자칫 잘못하간 밸런스 조절에 대한 문제로 황제가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고 방관 모드로 돌아설 수 있었다. 그러면 중간계는 또 한 번의 멸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았다.

"우, 우르크 황실과 접선이 되었다고요?"

"네."

랜서라는 베타 테스터는 해당 사실을 알고 이렇게 했을 확률이 높았고 장원영 팀장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이게 지금 이벤트고 나발이고 이 존재로 인해서 불편해질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다는 생각이 몰려왔고 말이다.

"후우 아무튼, 그 뒤로 행동의 제약이 사라진 듯 움직였는데 최근에 수습했던 사건 사고들이 랜서가 연결되어져 있습니다."

"아, 그 갑자기 몬스터 이상으로 토벌 작업을 진행했던?"

"네. 뭐, 여러모로 다들 긴박하게 토벌한다고 고생도 많이 했죠. 그런데 의외로 해당 문제가 '초월자'급 존재들에게는 호의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더군요."

"초월자급이요?"

"아! 그랜드 마스터 이상의 존재들을 제 기준으로 초월자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인 NPC로 우르크의 황제 기르메쉬와 그 산하의 황실 기사단원인 호치 및 간달푸. 그리고 동대륙의 단군, 예 등 용병으로 활동하는 존재들을 이야기 하는 거죠."

준혁이 거론한 존재들은 확실히 1명이 한 나라와 상대해도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존재들이기에 장원영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확실히 초월자라 불릴 만 해요. 후우, 그러면 호치라는 초월자 NPC가 랜서의 행위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거네요?"

"네. 다른 행정 관련 NPC의 말을 들어 보면 블루디카에 마족이 나와 호치가 호의를 베풀어 마족의 침입을 억제하는 석판들을 여기저기 설치 해준 적이 있는데, 그거와 비슷한 것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안정성을 높여주는 그런 것이라고."

"좋은… 일을 하기는 했네요. 준혁씨와는 아무런 이야기 없이."

"네. 제가 지적하려 했던 것이 그겁니다. 좋은 것도 아무런 논의 없이 진행하면 민폐죠. 아무래도 혼자 활동을 하다 보니 자의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서 빠르게 진행을 하는 것 같은데. 덕분에 길드원들과 많이 고생했습니다. 그게 비록 좋은 일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죠."

장원영 팀장은 준혁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했다. 좋은 일도 상대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고 진행해야 좋은 일이지 그냥 무작정 밀어 붙인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었다.

랜서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라온 길드를 뭔가 더 키워주려고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을 하려면 적어도 길드장인 준혁과 교감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이 없으니 준혁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르크 황제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모르겠으나 준혁이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영악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베타 테스터로써의 지식과 준혁이 어쩔 수 없이 따를 수 밖에 없는 게임 내에서의 인물들을 이용해서 말이다.

"정말 죄송합니다. 불쾌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짐작이 됩니다."

"좀 많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게 게임사 측의 잘못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아마 베타 테스터의 변덕이거나 뭔가의 수작질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거든요."

"긍정적으로 저희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장원영 팀장은 메일을 왔다는 메세지를 확인했고 이내 자신의 테블랫 PC에서 빠르게 그것을 확인했다.

확인을 한 이후에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준혁을 향해서 멋쩍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저, 준혁씨."

"네?"

"아무래도 이건 제 선에서 이야기 될 부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왜요?"

"제가 받은 정보는 폐기가 완료되었다고 뜨거든요. 랜서라는 존재는 이 기록에는 존재하지 않는 베타 테스터 입니다."

준혁 역시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복잡한 표정으로 이어졌고 장원영 팀장은 조심스레 되물었다.

"확실히 선지자가 맞기는 한 것이죠?"

"네. 단언하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밝힌 부분도 있으니까요. 써번트에 대한 부분도 알고 있고 저와 친분이 있는 초월자인 호치NPC가 경고를 줄 정도였습니다."

"후우. 그러면 위에 보고를 올리고 확인하는 작업 밖에 없겠습니다. 이건 그러면 대표님이 따로 관리를 하시는 것 같거든요."

"…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일이 더 복잡해지겠구나 싶어서 준혁은 길게 한숨을 내쉰 뒤에 마음을 정리하고 말했다.

"혹여라도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다면 그냥 여기서 멈추셔도 됩니다. 일단 제가 참아보고 적당히 떠나게 유도를 해보겠습니다."

"아닙니다. 그런 것 때문에 베타 테스터의 난동을 방치할 순 없죠. 제가 오늘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 큰 짐을 짊어지게 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저희야 말로… 죄송할 따름입니다. 보고를 올리고 난 뒤에 제가 따로 날짜를 잡아서 이야기를 나눠도 괜찮을까요?"

"네. 연락을 주시면 바로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마 3일 내로는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만 좀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대화는 끝이 났고 준혁은 랜서가 더 복잡한 인물임을 느꼈다. 그러면서 최대한 이 3일 동안 어떻게든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콘텐츠를 유도하리라 다짐했다.

'공지 사항과 이벤트로 이슈를 만들어야겠다. 다음 날까지 좀 이야기를 할 수 있겠고. 그 다음 날은 좀 버티지 뭐.'

스트리머 인생에서 정말 머리가 가장 복잡한 날이라고 준혁은 생각하며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머리가 복잡해도 방송은 돌아가야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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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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