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회
의미
"음,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겠지만 아마 제가 대표님이 이야기를 하신 그 수호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준혁의 이야기에 위신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으음?"
"그~ 초기에 최초 업적, 보상 등을 챙기면서 수련의 탑에 빠르게 입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때 방패전사에서 수호자로 전직을 했죠. 뭐, 당시에는 정말 쓸모가 없는 전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기술을 배우려면 마스터 등급이 되어야 한다는 둥 이런 알림 문구가 뜨면서 희한한 소리만 해서 스페셜 직업군은 이런가 보다~ 뭐, 이랬죠."
"수련의 탑에 잠들어 있었다라. 확실히 근거가 있군."
"네?"
"수련의 탑을 만든 존재가 녀석이거든. 선지자로써 다시 태어날 때 빠르게 성장을 하기 위해서 만든 개념이랄까. 뭐, 그걸 막기 위해서 NPC들에게 강제로 오픈하게 했지만 결론은 선지자들을 위한 강제 레벨 및 기술 상승을 위한 장소라고 볼 수 있지."
"아?"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서 준혁은 조금 어벙한 표정을 지었다. 수련의 탑에 대한 찌라시는 많았다.
신들이 지켜 보고 있는 곳이고 뭐, 그들이 만들었다는 둥 여러가지 가설이 있었다.
심지어 알림 문구에서 그런 식의 문구가 발생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그걸 베타 테스터의 성장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조금 황당함이 올라왔다.
"놀랐지? 하지만 사실이네. 친분 있는 신들과 교류해서 만든 곳이거든. 그래서 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 보는 곳이기도 하지. 뭐, 이제는 던전이라는 곳으로 재탄생이 되버리겠지만."
"그, 그렇군요."
"아무튼 음, 자네가 수호자라니. 참. 인연이라는 것이 오묘하군. 예상의 범주를 뛰어 넘었어. 현실이 아니기에 그런 것인가? 내가 예상치 못한 것들이 튀어나오다니 여간 재미 있는게 아니야. 후후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위신은 계속 낮게 웃음을 터트리다가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음, 그런데 말이야. 수호자인데 어떻게 수호의 개념이 끝났지?"
"아~ 그게 저번에 길드 이벤트를 진행할 때 이상한 용이 나와서 몰살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는데요."
"아? 그 다크 스타를 말하는 것이로군?"
"네. 음, 그게 종말의 용이라고 하던데 그걸 어떻게 이기고 나니까 세계를 구했다는 식으로 표현되더니 이런저런 패널티도 해제되었습니다. 그리고 종족의 변화도 일어났고 그랜드 마스터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준혁의 나름 솔직한 대답에 위신은 끅끅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유쾌하게 웃음을 다시 터트렸다.
마치 이러한 현상들이 모두 즐겁다는 듯 말이다.
"크흐흡! 진짜 예상치 못하겠군. 정말 잘 만들었어. 히어로 크로니클. 그렇지 않은가? 푸흡!"
"아… 네. 잘 만들기는 했죠."
"진짜 자네는 내 생에서 최고의 변수와 같은 존재로군. 하하, 유쾌함 덩어리 그 자체야."
뭔지 몰라도 굉장히 즐거워 하는 것 같아서 준혁은 피해가 온다고 해도 자신 혼자만 총대를 메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음, 그… 캐릭터 레벨 초기화의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했는데. 정말 그거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요?"
"오호? 자네의 그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겠나?"
"예. 뭐, 키우는 방법이야 이미 정형화 되어져 있고. 부지런히 키우면 되니까요. 최고가 되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최선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후후. 이거 걸작인 대답이군. 이를 어찌한다… 흠. 자네 진짜 마음에 드는데?"
묘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 보는 위신을 보면서 준혁은 긴장된 표정을 지으며 마른 침을 삼켰다.
"흐음. 긴장할 것 없네. 만약 자네가 그렇게 해준다면 적어도 확실한 보상을 해줄 것이네."
"네?"
"그게 자네의 콘텐츠 손해에 대한 금액 전부와 함께 여러가지 지원 정책을 해줄 거라는 걸세. 퓨어 파이가 200억 가량을 벌었다고 하던데. 자네는 이것보다 더 벌겠지? 생방송 시간이나 여러가지 것들을 따지면 말이야."
"그게… 음."
"돈이란 것은 나에게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니 걱정 말게. 그 정도야 매달 줄 수도 있는 금액이야."
200억 이라는 금액을 매 달 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위신의 말에 준혁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2400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인데… 최고의 스포츠 스타 정도가 되어도 저렇게 벌기 힘들 것이라고 여겼다.
"……."
"내게 돈은 그저 재미난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수단이지. 숨 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돈이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 측량할 수 없는 거야. 어디서 증가를 하고 어디서 감소를 하고 그게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 알 수가 없네. 뭐, 대부분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위신의 말에 준혁은 그래서 히어로 크로니클 같은 게임을 만들 수 있었구나 싶었다.
압도적인 자본의 힘으로 이 괴물 같은 초과학과 같은 작품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하긴 거절하기엔 너무 큰 돈이었다는 짤방이 유행하기도 했었지.'
자존심을 내세우기에는 200억 이라는 지원금은 결코 거절하기 힘든 금액임은 틀림 없었다.
차 떼고 포 떼고 이것저것 다 제한다고 해도 100억 안팎의 금액이 오롯하게 손에 들어오는 것이니 말이다.
"뭐, 그것보다 자네의 마음씨가 제법 마음에 들었어. 솔직히 그런 생각을 계속할 수는 없는데. 일관되더군. 기분 나쁜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착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걸린 환자처럼 행동을 한다는 생각도 있었으나, 행보를 꾸준히 보아하니 천성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이 들었지."
"아하하… 음. 어쩌면 맞는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음?"
"딱히 착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자꾸 뭔가 그렇게 되었고 하다보니까 주변의 평이 자꾸 그렇게 되는 부분이 많아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있더군요. 저도 충분히 물욕이 있고 이기적입니다. 다만, 주변의 기대와 그렇게 하니까 주변이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니까 그게 좋아서 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심리 상담을 하는 것도 아닌데 준혁은 어째서 위신에게 자신이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속을 좀 털어내니 시원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진짜 어디에서 말도 못하는 이야기었으니 말이다.
"호오, 솔직하군. 하긴 주변의 기대가 사람을 바꾸기도 하지."
"네. 뭐, 우연찮게 그렇게 되버렸습니다. 근데 지금은 이런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 하나 좋은 것보다 내가 덜 가져가더라도 모두가 즐겁다면 그게 좋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죠. 뭐, 솔직하게 지금까지 벌어 놓은 돈으로도 충분히 평생을 먹고 살 수 있으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까 그런 것 같네요."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까 그렇게 더 된 것 같다라. 신이 딱 원하는 대답이라고 생각이 드는군. 그래. 여유가 생겼으면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맞는 것이지. 흐흐."
갑자기 느닷없이 신 타령을 해서 당황스럽긴 했지만 준혁은 위신의 말을 들어보면 확실히 자신이 총대 메고 해당 문제를 해결 했을 때, 라온 길드에는 피해가 없으며 자신도 재기를 할 수 있는 도움을 받는 것을 넘어서 금전적인 지원도 따라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이유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금전적인 것이나 지원을 떠나서 라온 길드에는 어떠한 해도 없다는 것이었다.
라온 길드는 이제 정말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 되었다. 시청자들의 마음이 하나하나 모아져서 만든 이 길드가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다.
자신의 불안정한 시작으로 인해서 늘 걱정이었고 늘 고민이 쌓였는데 당장에 총대 메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면 이게 싹 사라지는 것이니 되려 마음이 놓였다.
비정상적으로 강해졌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했던 것도 사라지고 말이다.
어쩌면 자신의 짊어진 책임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에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온 크루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라온 길드가 성장하면 성장할수록 마음 속의 짐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갔으니 말이다.
"흠. 좋아. 내가 힘을 써주도록 하지. 실무진들이 접근하는 것은 나름 한계가 있어. 몇몇 녀석은 좀 더 권한을 줬지만 그것도 제한적이지. 하지만 스토리를 그렇게 맞춰 나가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히어로 크로니클… 게임 이름 한번 기가 막히게 지었군. 자네가 걸어온 그 길이 영웅의 연대기로 남을 수 있게 되었네."
"그렇게까지는 좀……."
"내가 예상컨데 자네의 희생이 없다면 아마 중간계는 파멸과 유지라는 거대한 흐름의 도박의 비율이 5:5로 팽팽히 유지가 되었을 것인데… 자네가 희생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거야. 8:2 정도는 되겠지."
그 정도나 올라 가냐는 듯 쳐다 보니 위신은 웃으며 말했다.
"드래곤들이 깨어날 걸세. 지금은 딱히 활동을 하지 않겠지만 수호자가 본인의 임무를 수행하려고 할 때, 그들은 모든 힘을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지. 그리고 신들 또한 중간계에 직접 나설 명분이 생겨. 수호자라는 것이 그런 의미지. 유예를 시킬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그런 권리. 치트키 같은 존재네."
"……."
"뭐, 근데 그것에 반하는 존재들도 있기는 한데… 자네의 임무가 그렇게 종료되고 애매하게 되었으니 녀석들도 제대로 된 힘을 못썼을 것이고 랜서가 제거할 놈들은 제거했을 것이고."
"그러면?"
"큰 흐름이 이어지는 끝에 자네가 마지막에 나서야 할 걸세. 음, 적어도 3개월 안에 결착이 나겠지. 마계의 흐름이 딱 그 정도 밖에 버티지 못할 거니까."
6개월이라는 말에 준혁은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정신을 아주 바짝 차리자고 여겼다.
이 6개월 안에 많은 이들을 마스터로 끌어 올리고 최소한 블루디카와 트리톤의 기반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심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리셋이 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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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