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20화 (490/548)

520회

의미

준혁이 희생을 하겠다고 뜻을 밝히고 난 뒤, 위신이 최종적으로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생각을 하더니 제안한 내용은 준혁이 기겁을 할 정도로 거대했다.

히어로 크로니클은 현재 중간계가 유지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상태이다.

하지만 중간계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고 '수호자'의 직업을 갖고 있는 강준혁이 본인의 캐릭터인 '인디고'를 희생하여 중간계를 구하는데 먼저 뜻을 보였다.

치트키 사의 대표인 위신은 해당 발언을 듣고 정말 큰 감동을 했고 현실 보상 및 인 게임에서의 보상을 지급하기로 한다.

현실 보상의 경우 강준혁의 미래 가치가 훼손 됨을 인정하기에 강준혁이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달 기준으로 4배를 하여 매달 지급한다.

(해당 지급은 2년 간 유지한다.)

인 게임 보상의 경우 강준혁이 키우기로 한 직업군의 기술서, 장비, 룬 특성에 관련된 부분을 지급하며 성장에 도움을 준다.

(단, 인 게임 보상의 경우 밸런스 붕괴가 발생되지 않는 선에서 지급한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 정도인데, 이게 정말 곤혹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지원이었다.

준혁은 현실 보상의 경우에는 그냥 적당히 보조 해주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위신은 "돈 따위는 내게 무의미한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세금까지 잘 정리해서 깔끔히 건넨다는 말을 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자신이 가장 크게 벌었던 때 수익의 4배면 사실 상 130억 이상의 금액이 나오는데 준혁은 정말 이건 아니라고 여겨서 괜찮다고 말을 했지만 위신은 그 정도의 금액은 거대한 사막에서 모래 알갱이도 안된다며 웃어 넘겼다.

거듭 거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계속 거절을 하면 그냥 넥스트TV의 후원으로 계속 때려 박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돈이 있으면 130억 원 이상을 매달 그것도 2년을 지급해도 여유가 있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러한 최종적인 보상 결론이 오자 준혁 역시 마지막까지 숨기던 것을 꺼내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자신의 계정이 베타 테스터 계정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야만 했다.

전후사정도 이야기를 했고 위신은 해당 부분에 대해서 묘한 표정을 짓더니 실제로 접속 기록도 없었을 뿐더러 이후에 다른 캡슐에서 접속을 했다는 초기 로그까지 파악하고는 이내 어깨를 으쓱 이며 전처럼 '동생'으로 지칭하며 말했다.

"이건 준혁 동생 잘못도 아니고. 그냥 뭐, 넘어 가지. 별 것도 아닌데."

"예? 별 것도 아니라고요?"

"뭐, 베타 테스터 캐릭터로 활동하는 것이 더 힘들 거든. 기술 타이밍도 여러모로 빡빡하게 운영되어져 있고. 뭐, 경험치 부분에서 좀 더 혜택이 있기는 한데. 재능이 뛰어나지 않으면 독이 되는 부분이 많아서. 뭐, 준혁 동생은 재능이 있으니 그게 다 재수가 좋게 작용을 했지만."

세세한 것은 몰랐지만 대표가 그렇다고 하니 준혁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해하네. 하긴 이걸 일반 계정으로 전환하려고 했으면 적어도 2개월은 미뤘어야 했고. 스트리머로써는 힘든 부분이지."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접속을 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터치할 부분이 없지. 이후에 바로 폐기된 것도 확인을 했으니까."

"폐기가 바로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실수 두 번 할 사람은 아니라서.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준혁 동생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은 지급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그래서 계속 과하다고 이야기를 한거구만."

"이게 올바르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근데 주위 사람들은 일반 계정으로 이미 플레이가 되고 있고 콘텐츠 부분에 있어서도 선점을 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꽤 심했습니다."

"그 마음 고생으로 해당 부분은 그냥 커버 치는 것으로 하지. 딱히 마음 고생 하지 않아도 되는데 되게 많이 했군. 후후."

정말 쿨하게 해당 문제를 게임사의 대표에게 털어 놓고 마무리가 되니 준혁은 굉장히 속이 시원하면서도 복잡했다.

또 궁금증도 하나 생겼는데…

랜서가 기존 베타 테스터의 잔여물이라고 했으니 자신 역시 잔여물이 생기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것까지 물어볼 자격도 없었고 깜냥도 되지 않아서 마무리를 짓고 나오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치트키 사를 빠져 나오고 난 뒤에 준혁은 수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이 회귀 전의 삶부터 회귀 이후의 삶까지 정말 온갖 생각이 휘몰아쳤다.

"베타 테스터 계정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히어로 크로니클은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됐을까."

그리고 자신이 이러한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까지 정말 총체적으로 많은 생각이 들어 주차장에서 긴 생각에 잠겼다.

"후우~"

그저 긴 한숨으로 쏟아졌다.

뭐라고 형언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말이다.

"캐릭터를 포기해야지. 그게 맞는 거지. 처음부터 잘못된 시작이었어. 말도 안되는 기회로 다시 시작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도 눈을 감으면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말도 안되는 기적을 경험했다.

미친놈 소리 듣기 좋은 그런 말도 안되는 기적을 경험하고 할 줄 아는 것이 스트리머라서 그걸 다시 붙잡았다.

꾀를 부리긴 했어도 나름 열심히 살아갔는데, 히어로 크로니클이 또 이렇게 무거운 족쇄처럼 마음에 잡혔다.

뭐, 잡고 싶어서 잡은 것도 아니었고 회귀 전과 회귀 이후의 삶은 족쇄는 애초에 비교 불가 영역으로 다르긴 하지만 말이다.

"매 달 130억 원. 이게 말이 되는 금액인가. 회귀 만큼이나 비 현실적인 금액이네. 어이가 없네."

2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3000억 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온다. 여기서 뭐, 추가로 세금 떼는 것들을 제외해도 평생 돈 걱정 하는 일 없이 살 것이다.

뭐, 지금도 비슷하지만… 체급이 달라지는 것이다.

"거기에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 지원도 빵빵하니까. 뭐, 문제 없지."

아마 자신의 파티원들과 조금 차이가 나겠지만, 그래도 각종 여러가지 것들로 커버를 칠 수는 있을 것이다.

"콘텐츠도 다시 돌아갈 거고. 후우. 모르겠다. 어우. 젠장 그냥 일반 계정이었어야 했어. 그러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 같은데."

랜서가 잔여물이라고 했으니 아마 그가 얻었을 확률이 매우 높았을 것이다. 혹은 다른 잔여물이 얻었을 수도 있고 말이다.

"일단 이건 비밀로 가야겠지."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고 준혁은 긴 한숨을 하며 마음을 정리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방송 해야지."

이래저래 복잡한 마음이 있어도 방송은 계속 진행되어야 하니 말이다.

* * *

복잡한 심경으로 방송을 켰지만 티는 내지 않았다.

여전히 밝고 힘찬 방송으로 진행을 하면서 준혁은 일부 인터넷 방송인들이 왜 정신적인 고통을 겪는지 새삼 느꼈다.

'괴리감이 이거 상당하네.'

하지만 여전히 높은 텐션으로 방송을 잘 유지하면서 2부 인디 게임 홍보 방송도 마무리를 짓고 가볍게 시청자들과 토크를 하며 30분 정도 짧은 영상 후원을 받으며 홍보의 장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미간이 찌푸려지는 영상을 보았다.

- 진짜이런사람없길 님이 10,000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넥스트TV 클립 영상 ]

타이밍을 재고 있었는지 바로 영상을 올렸는데, 영상의 내용은 이러했다.

"음-… 중학교 1학년 생이 아버지가 받은 대출금 3000만 원을 가지고 스트리머들을 2달 동안 후원을 하면서 갑질 행사를 했다고요? 그리고 난 뒤에 아버지가 신고를 해서 회수를 하고 있고요? 피해자가… 우리 대회 출전하셨던 전 프로 선수분들이랑 스트리머 분들이시네."

피해를 입은 이들은 리미트 워치에서 나름 명성을 쌓은 이들로 구성되어져 있었는데 금액은 준혁의 입장에서는 소소할 수 있으나, 이들 중 일부에게는 아니었다.

환불을 해주려면 빚을 내서 줘야 하는 이들도 있었고 세금이나 여러가지 문제가 또 껴 있어서 원금을 다 지급하면 스트리머가 굉장히 큰 손실을 봐야 했다.

"아니… 2달 동안 아버지가 몰랐다는 것도 좀 이상한데… 해당 후원 받으려고 노력했던 저분들의 노력도 허공에 증발이……. 이건 좀 아버님 입장은 이해가 가는데 적어도 스트리머들에게 사과를 하고 양해를 구해서… 진행하시지 그냥 경찰서에서 다이렉트로 연락을 통보식으로 가게 하시면……."

뭐, 몰라서 그럴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경찰이 통보를 하듯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여겼다. 더군다나 내용도 복사 붙여 넣기로 동일하게 보냈다고 하는데, 울분을 토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후원을 받고 중학교 1학년에게 사장님, 형님이라 부르며 그랜절까지 하면서 감정 노동을 했는데 그게 사라진다니 적잖게 울화가 끓어 오를 수 있다고 여겼다.

오늘 또 자신이 감정적으로 복잡한 것들을 털어 놓고 마음이 심란해서 그런지 몰라도 해당 영상이 참 신경이 쓰였다.

그리고 이렇게 공론화가 되버리면 스트리머는 싫어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누군 줬는데 너는 주지 않느냐? 는 말도 그렇고 이 돈들로 인해서 아버지가 힘든 상황이 오게 된다면? 그건 스트리머에게 치명적이었다.

"음, 진짜 저러면 안됩니다. 여러분. 그래서 제가 후원은 크게 하지 마시고 그냥 메인 구독만 해주셔도 감사하다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저런 부분이 있어요. 아이고… 큰 후원 받으셨다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기부까지 하신 분도 계시네."

이미 4번을 환불 해준 경력이 있는 스트리머의 경우에는 이런 식의 환불 요청 통보에 굉장히 화를 내었다. 물론 환불을 해줄 것이지만 적어도 연관된 스트리머들에게 모두 정중히 사과하고 자신에게 사과를 해야만 해줄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지극히 정상적인 조건이었다.

"음, 부계정으로 응원의 방송을 좀 하러 돌아 다녀야겠습니다. 아니, 부계정이 아니라 음. 아무튼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저희 대회 출전도 하시는 분들이니까 좀 자세히 봐야겠네요."

그렇게 방송을 종료한 뒤에 준혁은 사건 정황을 더 자세히 알게 되면서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1:1 귓속말과 메신저를 통해서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는 이들에게 조건 없는 후원 형식으로 메꿔주면서 힘내라는 말과 사과는 꼭 받으라는 이야기를 남겨 주었다.

각각 5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무료로 뿌린 것이지만 준혁은 이게 아깝지 않았다.

자신은 곧 히어로 크로니클에서 초기화가 될 상태이고 다양하게 좋은 여론을 쌓아야 했다.

무엇보다 저런 일은 정말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과거의 자신이 크루원들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을 저들에게 대신 한다는 생각도 적잖게 있었다.

물론 저들이 자신의 크루원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마음이 심란한 하루여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게 진행하니 마음이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모르겠다. 그냥 이게 맞는 것 같으니까 하는 거지. 후우. 그나저나 도네 중독이 저렇게 무섭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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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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