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스트리머다-524화 (494/548)

524회

잔재물

랜서는 떨리는 눈동자로 자신을 쳐다 보는 뀽을 향해서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그저 쳐다 보았다.

"어떻게뀽? 당신이! 이 느낌이 아니었는데뀽!?"

"… 불안정한 써번트. 뀽이여. 그대를 회수하고자 한다."

"!!!!!"

"그대의 힘은 중간계의 위협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숭고한 뜻 마저 져버리지 않았으니 다른 녀석들에 비해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힘은 더 클 것이다."

자신을 향해 회수한다는 말을 하는 랜서의 발언은 뀽은 굳은 표정이 되었다.

"아, 안된다 뀽!"

"뀽, 그대의 목적은 중간계의 수호가 뜻이 아니었나. 유지, 이어 받았다고 들었다."

"그렇다뀽. 나는 검이다뀽. 하지만… 당신은 아니다뀽!"

"그런가… 인디고를 주인으로 삼고 있는 것인가?"

"!?"

어떻게 그것을 알았냐는 듯 쳐다보는 뀽을 향해서 랜서는 쓴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이 위험을 막을 힘이 없다. 뀽. 나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가고 있어."

"뀽은 그런 것 모른다뀽! 나는 인디고의 검. 그것이 나의 의지다뀽!"

"… 그렇다면 그 의지. 깨트릴 수 밖에."

자신의 의지를 깨트린다는 말에 뀽의 안색은 굳은 표정에서 싸늘하게 변했다.

"어째서 그 영혼의 단편을 느끼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그 단편을 갖고 있을 자격이 없다뀽!"

"……."

"그를 죽인 이들과 다를 것 없는 행동이다뀽. 그리고 그럴 바에는… 내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게 낫다뀽."

뀽은 랜서를 이길 자신이 없다. 그의 강대한 무력은 반푼이 써번트에 불과한 자신이 버티기에는 일초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무기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 블루디카로 온 것은 인디고의 검이 되기 위해서였다.

트리톤에서부터 이어진 인디고와의 인연과 라온 길드와의 인연을 통해서 뀽은 이들의 사상이 참 좋다고 여겼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수 십, 수 백, 수 천, 수 만을 뛰어 넘는 이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연맹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이제는 라온 길드가 아니어도 라온 길드처럼 행동하는 이들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이들이 정말로 이런저런 문제들을 바꿔 나가고 있었다. 중간계에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영혼이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그 위기가 오면 아마 라온 길드가 가장 중심에서 싸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마계화 관련 부분을 대할 때 보면서 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 때를 대비하여 자신은 인디고 옆에 찰싹 붙어 있어야 했다.

그때 자신이 인디고의 힘이 되어야 하니 말이다.

타인의 힘이 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럴 바에는 그냥 예전에 사라져야 할 목숨을 버리는 것이 낫다고 여기고 있었다.

자신이 기억하는 그들처럼 빛나는 인디고와 라온 길드의 이들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자신의 현 생은 크게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안되지! 뀽!"

까앙!

쿠우웅-!!

"호치님!?"

말과 함께 빠르게 자신의 숨을 끊기 위한 행동을 취하려는 그 순간, 느닷없이 돌풍과 함께 호치가 등장을 하고 행동을 멈췄으며 이내 발차기로 랜서를 날려 버렸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안되네. 그건 살고 싶었지만 죽어간 이들에 대한 모욕이야."

"…죄, 죄송하다뀽."

"이것 참. 써번트를 무기화 시켜서 소유를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 적당히 하지."

호치의 말에 손으로 호치의 발차기를 막았던 랜서는 불편하다는 듯 욱씬 거리는 손을 주물럭 거리며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닙니까?"

"알고 있지. 자네가 얼마나 미친 짓거리를 하는지 말이야. 블루디카는 우르크 제국의 지배자이신 기르메쉬님이 인정한 영토이다. 그리고 해당 영토의 주인은 인디고 백작이며 그가 직접 인명한 존재는 우르크 제국의 관료이다."

"……."

"뀽의 경우에는 그 무력을 높게 사. 관료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런 이를 자네 마음대로 한다고 하지 않나?"

"호치씨. 어쩔 수 없군요."

"그런 것이겠지."

호치는 백호의 경고가 이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눈 앞에 지인이 위험한데 그것을 자신의 목숨이 아깝다고 외면하는 것은 호치의 입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열세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온 몸에 전투 태세를 갖추며 말했다.

"거 드럽게 강하다는 건 대충 알고 있으니 이쪽은 피하자고."

"그럴 필요 없습니다."

랜서의 이야기에 호치는 블루디카에도 피해를 줄 생각이구나 싶어 미간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는데 랜서가 덤덤한 표청으로 발을 한번 살짝 구르니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발을 구른 주변을 필두로 지형이 변하기 시작했다.

"!?"

그러면서 변화된 지형을 본 호치는 경악을 했다.

"이 차원!"

"우린 이곳에서 싸우게 될 겁니다. 호치. 블루디카에 피해를 줄 생각은 없어요. 저들은 반드시 필요한 미래고 그 미래의 성장을 도와줘도 모자란 판국에 망가트릴 생각은 없습니다."

"이런 건… 폐하께서… 하시는!"

"선지자는 꽤 많은 걸 배운답니다. 그리고 저는 그들의 '선생'이었습니다. 호치. 자, 그러면 선조 회귀를 제대로 한 백호의 후예 힘을 살피도록 하죠."

"선지자가 얼마나 잘 났는지 한번 보자꾸나!"

그와 함께 호치는 랜서를 향해 빠르게 파고 들어갔다. 창을 든 이에게 선공을 내준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니 말이다.

* * *

"잠깐만…? 뭐라고?"

히어로 크로니클에 접속을 해서 오늘도 할 일들을 소화하려 움직인 준혁은 1주일 전 즈음에 블루디카에 들어와 활동을 하고 있던 냥냥소녀에게 이상한 보고를 받았다.

"그… 호치씨 얼굴에 뭔가 화상 자국? 아니… 그런 걸 넘어서 뭔가… 그래! 번개에 감전된? 뭐… 그런 느낌의 흉터가 생겼어. 뺨을 시작으로 목 아래까지 쭉 이어졌는데… 털 부분도 이상하고."

"번개? 감전?"

"응. 꼭 그런 느낌이야. 그런데 아무 말이 없어. 그리고 간달푸님도 모습을 드러내서 같이 왔거든."

"간달푸씨가? 뀽, 뀽은 어디 있어? 일단 뀽이 계속 있으니까 뭔가 아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우울한 표정 짓더니 오늘은 자기 찾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사라졌어."

이게 지금 무슨 황당한 상황인가 싶어서 준혁은 벙찐 표정을 지었다.

"호치씨가 그런 부상을 입을 존재가 있다는 건가?"

"길드원들하고 대연맹 관계자들이 그래서 다들 심해 지역 탐사를 그만 두고 빽했어. 혹시 몰라서. 상황은 이런데 네가 있어야 이게 말이 또 되니까. 우리는 아직 그분들하고 친분이 깊지 않아서 물어 보기가 좀 그래."

냥냥소녀의 이야기에 미간이 찌푸려질 수 밖에 없었다. 호치에게 부상을 입힐 정도라면 그 강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여파가 블루디카에 없다는 것은 이해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혹시 블루디카에서 대규모 전투가 발생하고 그런 흔적이 있어?"

"아니. 전혀. 그냥 무난했어. 단지 갑자기 블루디카 중앙 광장에 간달푸씨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어. 부상을 입은 채로 말이야."

"으음."

"그리고 뀽도 그때 모습을 드러냈고. 뭐, 그래서 해당 이유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는데 아까 말한 것처럼 오늘은 찾지 말라고 하더라."

"뀽하고 뭐, 연관된 일인 건가."

점점 더 복잡한 생각에 준혁은 일단 호치와 간달푸부터 만나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 치료 중이야?"

"치료는 하지 않고 있어. 그냥 그대로 있겠다고 했어. 아프지도 않다고."

"뭐라고?"

"최고급 포션이랑 에기르 신전에서 하이 프리스트님이 직접 오셔서 그랬는데도 정중히 거절을 했어."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지끈 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준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야?"

"지하실 휴식실. 일단 거기가 가장 조용한 곳이니까."

"알았어. 고생 많았겠다. 전화 하지."

"이런 걸로 어떻게 전화 해. 너 요즘에 무리하고 있는거 뻔히 아는데."

"쩝. 어디서 그런 건 또 들어가지고. 고맙다."

"QGN 녹화도 네가 많이 준비했다고 하던데. 북어오빠가 이런저런 말 해줬어."

머리를 긁적인 준혁은 괜히 또 대화 내용이 이상한 곳으로 빠질 수 있다고 여겨서 냥냥소녀의 말을 여기서 끊었다.

"뭐, 다 바쁘지. 나만 바쁘겠냐. 아무튼 지하실 가볼게. 수고했어. 일단 네가 진정만 시키고 있어 봐. 내가 알아보고 풀어나갈 테니까."

"알겠어."

그렇게 냥냥소녀를 보내고 준혁은 갑작스러운 상황을 머릿속에서 정리를 했다.

'번개. 번개면 랜서인가. 설마 호치와 랜서가 싸움이 났다는 건가? 그렇다면 적어도 블루디카의 기존 사냥터 구역이 반파 되고도 남았을 거야.'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개를 저으며 이내 갑자기 등장한 간달푸도 신경 쓰였다.

'그나저나 뀽은 왜 또 시무룩해진 거지. 뭔가 뀽이 실수를 저지른 건가? 아닌데. 요즘에는 그런 일을 하지를 않는데. 관리자로써의 면모를 보이는데.'

정리를 하려 했지만 그저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복잡함 마음만 들 뿐이었다.

'일단, 가서 부딪혀 보자. 젠장. 그것 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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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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