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회
밸런스
어그로가 끌려서 그런지 몰라도 낚시 이벤트는 더욱 더 화제성이 올라갔다.
그리고 라온미르MCN에서 준비한 스튜디오에서 이득화 선생님과 함께 간단하게 진행 연습도 했는데, 낚시를 굉장히 사랑하시고 유머러스함이 넘치는 분이었다.
왜 지은이 존경을 표하며 꾸준히 연락을 취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일에 대한 책임감도 강했고 나이가 있다고 해서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서 하대하거나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선배이기 때문에 더 모범을 보이고 더 많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후배들이 엇나가지 않도록 조율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연습이 끝나고 난 뒤에 가인이나 준혁 본인이나 감탄을 하면서 정말 팬이 되어 버렸다.
이후 식사 자리를 갖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정말 분위기를 주도하되 과하지 않았고 모두가 유쾌한 자리를 형성하니 이래서 연륜이라고 하는 것이 무섭구나라고 준혁은 느꼈다.
그리고 저렇게 멋지게 나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도 가졌고 말이다. 당장 지금이 급급한 준혁에게 이득화는 먼 미래까지 생각하게 해주는 나침반이 되었다.
또 대화를 통해서 이런저런 정신적인 깨달음도 있었는데 그저 억울하고 불만만 가득하여 자신의 잘못들은 생각지 않았던 회귀 전… 나이 만 먹고 있었던 자신과는 달리 삶을 바르게 살아가면서 얻은 풍부한 경험으로 이야기를 하는 그의 발언들은 정신적으로 불안했던 것들을 많이 사라지게 만들었다.
한층 더 표정이 밝아졌으며 준혁은 이득화에게 조심히 연락처를 물어보며 지은처럼 선생님이라 부르며 종종 안부도 정하고 상담도 받아도 되겠냐는 말을 했고 이득화는 흔쾌히 수락을 해주었다.
멘토가 생긴 준혁은 깊게 감사함을 표하면서 가인과 진행하는 이번 낚시 이벤트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자신이라고 여겼다.
지은은 자신이 존경하는 선생님인 이득화와 준혁이 빠르게 친해지고 깊은 교류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더 좋아했고 말이다.
그렇게 준혁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 * *
KFTV와 함께 그리고 이득화와 함께 진행한 낚시 대회 이벤트는 준혁의 방송 시청자의 연령대를 한층 더 다양하게 만들었다.
본래 가장 높은 수치를 자랑하던 10대 ~ 30대의 인원들과 충분히 비벼볼 만한 수준으로 40대, 50대가 늘어났고 심지어 60대도 기존 보다 30% 가까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게 다 KFTV와 이득화로 생긴 변화였다.
채팅창도 보면 닉네임이 아닌 일반적인 영문 아이디로 장문의 글들이 여기저기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rkdeogus5323: 안녕하세요. 이득화씨 오랜 팬입니다. 도시의 어부들을 하기 전에 활동을 하셨을 때부터 팬입니다. 이번에 이렇게 낚시 프로그램에 모습을 나오셨는데 혹시 도시의 어부들처럼 낚시 프로그램에 나올 생각은 없으신지요. 아니면 지금과 같이 게임이지만 이벤트 형식으로 계속 나오실 수 있으신지요. 정말 너무 팬이라서 이렇게 한번 글을 남겨 봅니다. 앞으로도 건승 하시고 오늘 방송 정말 재미있게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제 글을 보신다면 방송에서 이야기를 하셨던 바다 낚시 포인트를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실련지요. 이번에 친구 녀석들과 함께 낚시를 가자고 했는데 기왕이면 이득화씨가 가셨던 곳으로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감사합니다.
▷dlemrrodlemr1: KFTV에서 이득화씨와 함께 넥스트TV라는 인터넷 방송에서 낚시와 관련된 방송을 한다고 하여 이렇게 가입을 했씁니다. 이득화씨 정말 팬입니다. 이렇게 낚시로 또 만남을 갖게 되어 반갑습니다.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에 4월, 저와 함께 동해에서 낚시를 함께 즐기셨던 것을 기억 하실런지요. 그때 이득화씨가 주신 소주와 매운탕 아직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말과 이런저런 추억이 참 좋았습니다. 더욱 더 팬이 되었지요. 글을 쓰고 올리는 곳에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이득화씨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팬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어디든지 꼭 낚시를 하면서 이득화씨를 다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낚시인들은 이득화씨를 언제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아! 혹시 이득화씨 도시의 어부들과 같은 낚시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할 생각은 없으실련지요. 이득화씨가 함께 한다면 참 재미있고 시청도 매일 할 것 같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진 것 같지만 이렇게 한번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부분 이득화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이지만 글이 길고 상당히 정성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딱 연배가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준혁은 스튜디오에 설치된 컴퓨터에서 이런 장문 채팅들을 짤막하게 요점을 잘라 이득화에게 질문을 하면서 이들을 챙겨 주었다.
이득화는 이러한 준혁의 진행 실력에 놀라움을 표하면서 준혁이 물어본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질문에 있어서도 선을 넘지 않은 것들만 잘 골라 내어 낚시 대회와 잘 섞이도록 진행을 하니 이득화는 대회 진행도중에 방송 센스가 정말 좋다는 식으로 준혁에게 칭찬을 했다.
준혁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고 지은이 세세한 부분을 이득화와 연결을 하고 가인은 히어로 크로니클 내에서의 낚시 지식을 이득화와 함께 풍부하게 교류를 하면서 진행은 상당히 전문적으로 이뤄졌으며 낚시를 잘 모르는 이들도 흠뻑 빠져 들었다.
단순히 낚시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득화가 겪었던 오랜 인생의 경험들도 종종 나오면서 낚시와 엮어 풀어 내는데 마치 그게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적잖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종종 연예인들의 이야기도 나와서 더 몰입감이 있었고 말이다.
"그나저나 히어로 크로니클을 이렇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걸 홍보도 하고 참 대단해. 요즘에는 사냥 방송, 공략 방송 이런 것들이 많던데. 나도 말이야. 히어로 크로니클을 조금 하는데 사람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른데 다들 사냥만 해서 아쉽고 그랬거든? 그런데 여기보니까 그것도 아니네. 낚시인들은 확실히 어딜가든 낚시인이라는게 보여. 참 좋아. 아주 좋아."
이득화의 발언은 새삼스럽지만 해당 대회를 보고 있는 많은 히어로 크로니클 유저들에게 공감을 쌓기 충분했다.
사실 전투민족이라서 레벨과 장비 업그레이드에 미쳐서 사냥을 하기는 하지만, 일정 수준이 되고 나면 정체기가 오게 된다.
현재의 정체기는 익스퍼트 상급 정도로 마스터로 가기에는 라이트 유저들에게 벅찬감이 있었다.
그래서 천천히 즐기자는 마음을 갖고 서브 직업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와 연관을 시켜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숫자가 너무 적었다.
적어도 마스터는 찍고 그렇게 여유를 부리겠다는 이들도 많았고 특히 이번에는 마계화 이벤트까지 껴 있는 탓에 빠른 레벨 업을 위해서는 마계화 이벤트를 어떻게든 꾸역꾸역 참여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래서 히어로 크로니클이 너무 노가다성이 강하다 보니 말로만 들었던 징병제 군대처럼 느껴진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래도 쥐어지는 보상들이 너무 달달한 탓에 앓는 소리 정도로만 끝이 나고 있지만 이득화가 즐기는 방식을 거론하게 되니 많은 이들이 꽤 공감을 표한 것이다.
"하하, 맞습니다. 아무래도 전투민족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냥에 특화되어진 모습들이 있다보니 그렇죠. 이번에 대연맹이라는 시스템을 만들면서 해외 스트리머들의 콘텐츠도 파악을 하게 되었는데 메인 직업보다 서브 직업에 몰두하면서 즐겁게 즐기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초점을 그쪽으로 만들어 볼까? 했는데. 저희가 활동하는 서대륙에서 좀 일이 복잡하게 흘러갔네요."
블루디카에 들어가서 준혁이 확실히 꾸준하게 서브 직업에 대한 콘텐츠를 꾸려 나가려던 모습이 보였다가 최근에 발생되는 일들도 접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기에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하기는 상황이 받쳐 줘야 하는 부분들이 있지. 참~ 그래도 대단해. 내가 라온 길드는 꾸준히 눈여겨 봤거든. 방송 초기 때부터 나도 이걸 봤어. 그 노래 자랑할 때도 재미 있게 즐기네? 라는 생각도 좀 했고 말이야. 다양하게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려는게 참 좋아. 그러니까 이 낚시 대회도 좀 오래오래 해줘. 나도 이렇게 인터넷 방송 출연도 좀 해보게."
"어휴, 선생님이 오신다고 하시면 제가 사비를 털어서라도 당연히 해야죠."
"하하,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움이 물씬 느껴지는데. 그 준혁이 방송 시청자분들 들으셨죠? 다음 대회도 있는 겁니다. 하하. 이걸 보니까 미국 OPEN이 떠올라. 비록 가상이기는 해도 이렇게 큰 낚시 대회가 생기니 정말 좋아."
낚시를 조사하던 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미국에서는 몇 만 명이 참여하는 거대한 대회가 있었다.
낚시꾼들의 꿈의 대회라고 불리는데 한국은 낚시를 아직 스포츠네 준스포츠네 하면서 이래저래 아쉬운 말이 많이 나오고 있어 협회가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득화는 가상이기는 해도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준혁의 방송에서 이런 대회가 꾸준히 열리게 되면 낚시의 인식이 좀 더 젊어지고 젊은 유입층도 생길 것이라 생각해서 KFTV에 이야기를 하여 대회에 협업 제안을 한 것이었다.
정말 낚시를 사랑해서 이 모든 것을 진행했기에 다음 대회가 열린다고 하니 기쁘기 그지 없었다.
KFTV 역시 시청률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가 자신들이 방송 시청률 중에서 역대급을 달리고 있는 실시간 시청률을 보고 반드시 다음 대회에도 함께 하도록 노력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차기 대회까지 생겨 나면서 분위기 좋게 예선전이 진행이 되었으며 대회는 더욱 더 성공을 향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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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