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회
V LOG
야밤의 데이트를 즐길 장소는 밤 9시까지 개장을 하는 산성이었는데, 조명을 비롯해서 과거의 모습을 복원을 해 놓아 꽤 분위기가 좋았다.
그리고 주변에 가볍게 디저트로 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었는데 지역 특산 과일로 나오는 생과일 주스는 맛이 상당히 좋아서 이걸 사온 준혁이 깜짝 놀라는 리액션을 보이기도 했다.
"와, 되게 맛있는데? 그냥 과일만 넣고 갈았는데도 이렇게 맛이 좋나?"
"그러게~? 와. 되게 맛있다."
"이것도 특산 과일로 만든 잼이라는데 한번 먹어보자."
바삭거리는 소리가 방송을 통해 들려오면서 넉넉히 바른 잼은 맛을 확 살리고 풍미를 더 했는데, 빵을 좋아해서 별명이 빵신령이라는 불린 지은이 감탄을 할 정도였다.
"와! 이런 맛집이! 우리 잼 좀 사가자!"
"그럴까? 확실히 맛이 별미네 별미."
"응! 식빵에 발라서 먹으면 되게 맛있을 것 같아. 와, 이거 대박이야!"
호들갑을 떠는 지은의 모습에 동의를 할 정도로 준혁의 입맛에도 맞았기 때문에 준혁은 가게로 후다닥 들어가서 가게에 있는 잼을 전부 구입을 해버렸다.
220개나 되는 분량이었는데 가게 주인은 준혁이 대량으로 잼을 구매하니 고마움을 표하면서 빵과 함께 여러가지를 서비스로 더 주었고 차에 잼을 싣는 것까지 도와주었다.
다시 차 안으로 들어온 준혁은 시청자들이 뭣하러 그렇게 잼을 많이 구매했냐는 채팅을 보게 되었는데 살짝 웃으며 말했다.
"에이~ 이 맛있는 걸 어떻게 저희만 맛을 봐요. 양가 부모님도 좀 드리고 그 크루원분들, 임원분들, 직원분들, 주변 지인분들까지 나눠 드리고… 시청자분도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이벤트로 좀 드려야죠. 여기까지 올 수 없으실 거잖아요. 그래서 싹 구매를 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생각을 하는 기준이 개인이 아닌 우리라는 기준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준혁의 모습에 리더는 다르다며 자신들의 생각이 짧았다고 인정을 했다.
"에~ 그렇게 되면 220개도 모자라겠다."
"한 통? 이 정도 밖에 못 드릴 것 같은데. 좀 민망하긴 하네. 그래도 맛이 진짜 좋으니까. 방송을 보시고 있는 분들 시청자분들 다른 크루원분들 방에 클립을 따서 좀 뿌려주세요. 아하하."
그러자 시청자들은 과하게 샀다고 타박을 했던 것이 미안했는지 정말로 클립을 따서 라온 크루 및 준혁의 지인 스트리머들에게 이걸 동시 다발적으로 영상 후원을 통해 뿌렸으며 어지간하면 '맛'에 대해서 저렇게 표현하지 않는 준혁이기에 영상을 받은 이들은 기대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데이트 코스 왔다가 맛집을 발견해 버리다니. 숨은 맛집 탐방도 되는 것 같아서 이거 되게 재미있다."
"그러게. 이런 곳에 이런 집이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는데. 종종 들려서 잼이랑 이런 것 좀 구매해야겠다."
"응! 그러자."
재구매 의사까지 보일 정도로 맛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시청자들 역시 어지간히 맛있을 것이라고 여겼기에 궁금하다는 의견을 많이 보내왔고 준혁은 시청자들을 향해서 말했다.
"이벤트는 음~ 넥스트TV로 진행하기가 좀 그러니까 U튜브에 음! 영상을 올려서 퀴즈 이벤트 형식으로… 아, 그러면 또 이게 게임 영상이랑 복잡하게 엮이는 구나. 흐음. 서브 채널로 V LOG 채널을 따로 파서 거기에서 이벤트 할게요. 그리고 이것만 보내면 좀 그러니까 이거 미공개 굿즈 텀블러랑 캐릭터 수건 있는데 그거랑 같이 보낼게요. 대충 한 100개 정도는 드릴 수 있겠네요."
준혁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잼을 얻는 것보다 굿즈를 얻는다는 것에 흥분을 표했다.
"이게 왜 미공개 제품이냐면 실험으로 좀 만든 것들이 있는데, 그냥 제가 나중에 이벤트 할 때 쓰겠다고 받아 왔거든요. 이걸 여기에 이렇게 쓰네요. 하하. 아무튼 서브 채널 만들고 영상 올라가면 퀴즈 올릴 테니까 답변 체크를 잘 하시면 됩니다. 간단한 질문들일 거에요. 몇 개의 잼을 샀을까? 이런 것들? 이건 실시간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을 위한 문제 유출이라고 해야 할까요?"
실시간 방송을 봐주는 사람들에게 나름의 문제를 유출하며 답을 알게 해주니 시청자들은 그것에 굉장히 기뻐했다.
당연히 본 방을 챙겨보는데 이 정도의 혜택이 없었다면 섭섭했을 뻔 했다는 식의 채팅도 보였고 말이다.
딱 본 방송 시청자들의 마음을 살핀 준혁은 지은과 함께 주스와 빵으로 추가적인 요기를 하고 난 뒤 말했다.
"그나저나 과식했다. 너무 많이 먹었는데."
"그러게. 휴게소부터 해서 완전 먹방이 되버렸어."
"응. 이렇게 막 먹은 적이 정말 오랜 만이네. 흐음. 좀 걸을 수 있는 코스를 좀 찾아 봐야겠다."
"그러자."
그렇게 차를 타고 이동을 하면서 산성에 대한 이야기를 도란도란 하며 가다가 지압 발판 데이트 코스가 있는 공원에 도착했다.
대충 200M 정도 길이의 공원이었는데 보도 옆에 지압 발판과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쭉 있었고 차를 멈추고 준혁과 지은은 그곳을 걸었다.
"윽!"
"아앗!"
지압 발판 길을 걸을 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몸을 떨었는데 시청자들은 그것을 보면서 굉장히 재미있어 했고 준혁이 지은의 무게를 더해서 근력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근육만 멀쩡한 과로꾼이라는 별명을 붙여 놀리기도 했다.
이렇게 정말 큰 돈 들이지 않고 소소하고 일반적인 연인들이 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에 한국의 맛과 분위기를 잘 살린 V LOG 영상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꽤 만족스러웠으며 평소보다 일찍 방송을 종료하기로 했다.
숙소 부분에 있어서는 편히 쉬고 싶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방송을 종료하고 난 뒤, 준혁과 지은은 V LOG에 대한 솔직한 감상평을 서로 이야기를 했는데 어색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할만하다는 것이 공통적이었다.
"그 옛날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것들을 좀 따오면 수월할 것 같기도 해.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들 있었잖아."
"아~ 확실히. 그런 거 괜찮다."
"응. 그리고 나중에 조금 벅차다 싶으면 종종 라온 크루 멤버 몇 명을 더 받거나 아니면 주변 지인들을 모아서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스트리머나 혹은 연예인도 괜찮고."
"음. 확실히 그렇겠네."
"그러면 이게 단순히 V LOG가 아니라 홍보의 장도 되니까 충분히 매력적일 것 같아. 종종 이런 이벤트도 진행하고. 이렇게 되면 매력적으로 느껴서 참여를 하려는 사람들이 꽤 많아질 것 같아. 연예인 쪽에서도 그렇고."
"연예인은 좀 과하지 않을까?"
"에이~ 어차피 너 루머도 있고 인맥도 이미 있으니까 조금씩 해보는 거지."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뭐, 개인적으로 연예인들과 문자를 이제는 종종 주고 받기도 하니 말이다.
'그나저나 확실히 나보다 이쪽은 빠르다.'
지은의 말을 듣던 준혁은 지은이 방송의 프로그램을 여러가지 하다 보니 이런 일상 프로그램 콘텐츠에서는 핵심을 집어내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V LOG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지은은 방송 프로그램까지 추가해서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음, 일단 그건 알았어. 그나저나 방송 프로그램 추천 해줄 수 있어? 좀 시청하게."
"그냥 같이 보면 되잖아?"
"아! 하긴. 그렇네."
대답을 듣고나니 준혁은 자연스럽게 V LOG가 성공하는 그림이 그러졌다. 그리고 이 V LOG를 기다리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 준혁은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되었다.
"그래도 초기에 4화 그러니까 2달 정도는 우리가 다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알려보자. 일단 날 것으로 진행 역량을 키워야 할 것 같아."
"음. 동감해. 사실 멘트 부분이 조금 단순해지는 것 같아서 휴게소에 들린 부분이 정말 좋았거든. 시청자 반응도 이끌 수 있고."
"나도. 대충 1시간 정도 지나면 멘트가 좀 막히는 것 같아."
"계속 떠들어야 하는 부분들이 좀 문제인데, 이 부분을 채팅창을 읽는 시간으로 해서 5초 ~ 10초 정도 텀을 늘려 보도록 하자. 질문은 우리가 원하는 내용이 나올 때까지 대충 살피면서 그렇게 조금씩 텀을 늘리면 해답이 좀 빠를 것 같아."
"하긴, 이번에 피드백으로 진행되는 부분에 있어서 빠르게 된 부분들이 적잖게 많았던 것 같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확실히 좋은 결과가 도출되었고 준혁이 운전을 하는 사이에 지은은 이런 부분들을 빠르게 휴대폰에 저장을 해 놓아서 이후에 다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이런 지은의 모습을 보면서 준혁은 이제 정말 인터넷 방송인 다되었다는 듯한 시선으로 쳐다 보았다.
'든든하네.'
또 한편으로는 지은과 함께 이런 어려운 난제를 헤쳐 나가니 정말로 쉽게 풀어나갈 수 있음에 즐겁고 기뻤다.
이런 자신의 시선을 느껴서 였을까 지은은 큰 눈을 꿈벅이며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 보았고 준혁은 미소를 지으며 솔직히 답했다.
"든든해서."
"어?"
"그냥 이렇게 함께 하니까 든든하고 좋고 그렇네. 이게 부부인가 봐."
"아이… 참. 너도. 당연하지. 나도 열심히 했는데."
"그건 알지. 그런 의미는 아니고."
"나도 그런 의미는 아니야. 그냥 그래도 기분이 좋다. 다른 누구도 아니라. 너한테 그런 말 들으니까. 어깨에 진 무게 내가 조금 짊어진 느낌도 들고. 부부니까 같이 나눠야지."
"음. 고마워."
자신에게 과분할 존재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으니 준혁은 정말 지은에게 잘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시 생각해봐도 과분하기 그지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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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