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8회
준비
V LOG 서브 채널을 만들고 난 뒤, 준혁은 실질적으로 얼마나 자신의 영상을 외국인들이 볼 수 있는지 체크를 할 수 있었다.
"메인 구독 채널의 27% 정도라니. 너무 놀라운데."
게임 방송이 아닌 일상 V LOG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준혁은 이게 왜 가능한 것인지 차근차근 살펴 보았다.
그리고 이내 이건 자신의 영향력이 아님을 깨달았다.
"지은이… 지은이가 연예인이었지 참!"
게임 채널의 경우에는 미국>중국>유럽>중동>러시아>일본>동남아 순으로 해외 구독자들이 구축되어져 있는데, V LOG 채널은 동남아>중국>일본>유럽>미국>러시아 순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댓글 역시 지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지은이 입은 옷, 화장품, 장신구 등에 대해서 궁금증을 표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이게 아시아, 아니 월드 스타의 힘인가."
지은은 자신은 월드가 아닌 아시아 탑 혹은 준월드 급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급력이 어마 무시했다.
"해당 채널의 비율을 따졌을 때 55% 이상은 지은이 팬덤이야. 이거 나보다 지은이에게 포커싱을 맞춰야 할 것 같은데."
차후에 게스트가 들어온다고 가정을 한다면 자신이 진행을 하고 지은과 게스트가 풀어나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프리미엄 구독을 추가로 한 사람들도 30% 정도고… 허. 이것 참."
기존 편집자들이 V LOG 영상에 상당히 힘을 준 덕분에 대략 8편의 영상이 나오게 되었고 조회수가 400만 ~ 650만 정도로 알차게 나오고 있었다.
좋아요 수 비율도 98% 정도를 유지하는 아주 특급 양질의 영상들이었으며 달리는 광고 역시 글로벌 기업들로 단가가 높고 양질의 광고들이 달리고 있었다.
U튜브의 알고리즘과 U튜브 운영진들이 체크를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준혁은 이게 잘 안착이 된 것 같아 안도감이 들었다.
"이젠 좀 더 집중적으로 히어로 크로니클에 집중할 수 있겠다."
이 정도 수치라면 어지간한 일반 게임 영상과 비슷한 수치였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그러면 채널 활동력이… 어떻게 되는 거야. 실질적으로 1700만 명 ~ 2000만 명 수준이라는 건데. 히어로 크로니클 영상 중에서 대박이 아니면 이들 전체를 움직일 순 없겠구나."
입을 다시면서 자신의 채널 구독자 수의 허와 실을 파악하면서 역시 살아 남으려면 다양하게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졌다.
"대회 콘텐츠도 확실히 80% 이상의 구독자가 시청할 정도로 좋아. 많게는 250% 수준까지 시청이 되고 있으니. 음, 대회 콘텐츠를 증설해야 하나. 뭐, 돈은 상관이 없으니까."
이미 U튜브 수익으로만 해도 꾸준히 대회를 열어도 될 수준이었으니 준혁은 점진적으로 대회를 계속 늘리자고 생각했다.
"고전 게임, 콘솔 게임, 온라인 게임들… 전체적으로 싹 다 그냥 진행해 버려. 뭐 하나 걸리는 거 있겠지."
어차피 지금도 꾸준히 콘솔 게임들은 제작되어 가고 있었고 기타 컴퓨터로 즐기는 온라인 게임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작, 명작 급이라 불리는 것들은 꾸준히 나오고 있으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방송을 진행하면 될 것 같았다.
"방송 초기 모습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지. 과거 향수도 좀 불러 일으키는 방송을 좀 하고. 그 기간, 이겨낼 수 있다."
물론 이후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긴 힘들겠지만 그래도 여전하네~ 라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계산을 할 생각이었다.
"지금부터 차기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한다. 영약, 룬, 강화석 등등 전부다."
자신은 지금 전혀 쓰지 않고 있는 고확률 강화석 및 100% 강화석들을 50레벨 ~ 150레벨 정도까지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아이템들에 발라서 각종 추가 옵션까지 더 해버리면 답은 성장은 걱정 없었다.
"그리고 내가 아이템을 만들면 되니까. 이제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어차피 끝날 운명 제 2의 나를 위해서 가장 화려하게 펑 터져 버릴 테니까."
뒤가 든든한 만큼 이제 불안함은 거의 다 사라졌고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 * *
"벨페고르… 마계가 흔들리고 있소이다."
"예정된 운명이 흐를 뿐."
"그런 것이오? 하긴 파멸을 빗겨 이렇게 오래 살았으니… 산 만큼 살았다고 할 수 있겠구려."
베히모스는 꽤 덤덤한 표정으로 마계의 이 흔들림이 진짜 종말로 이어진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런거지."
"그대는 어찌할 생각이오?"
"지켜 볼 거야.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배려다. 그리고 뭐, 누군가의 간절한 염원으로 어느 정도는 수복하겠지. 하지만 그 수는 기껏해야 10% 밖에 되지 않을 거야."
"… 10% 초기의 마계와 비슷하겠군."
"아니. 더 심각하겠지. 그들이 있을 지역은 증발될 것이다."
지역이 증발된다는 말에 베히모스는 자신의 혈관에 흐르는 미증유의 힘을 느끼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종말의 힘들이 그것을 없앤다는 것을 잊어 버렸구려."
"베히모스. 너 역시 끝을 향해 달려갈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 잊어 버렸다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 너는 마계의 생존자이자 종말의 집행자인데."
베히모스는 종말의 집행자라는 벨페고르의 이야기에 잠시 굳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이야기 했다.
"난 종말을 원하지 않았소."
"그래. 그대는 세계를 사랑한 종말이었지. 그리하여 유예도 5000년이나 밀어졌고 당시 있었던 마계의 침공까지 막았지."
"……."
"하지만 네가 억누른 힘은 결국 빠져 나와 루시퍼와 계약을 했고 네 몸에선 이제 폭주가 시작될 것이다."
종말이라고 해서 정말 모두가 다 세계의 종말을 원한 것은 아니다. 종말의 존재들은 대부분 처음엔 세계를 많이 사랑했고 유지되길 희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자신들의 힘을 억누르고 심연에 잠든 채로 그 힘을 억눌렀다. 그리고 깨어난다고 해서 바로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정말, 정말 이제 버티기 힘들 정도로 세상이 역겨워졌다고 할 때까지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 끝을 결정했다.
하지만 베히모스는 그럼에도 세계를 사랑했다. 그 모습조차도 사랑을 하고 사랑을 했던 이었다.
역겹고 추잡한 세계 속에서 작은 희망들은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그들을 확인했기에 꾹꾹 눌러 참았다.
그러다 결국 신에 의해서 세상이 갈아 엎어졌으며 베히모스는 사랑하는 세계를 위해서 신에게 반(反)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저항했다.
신들은 그의 마음을 알기에 죽이지 않았고 그가 사랑한 세계와 함께 마계에 그를 우겨 넣었다.
"폭주인가."
"그간 스스로의 힘을 많이 길렀더군."
"발톱의 때 정도는 되겠지."
"후후, 어림도 없지만 그 정도라고 해두지."
아직도 가늠할 수 없는 벨페고르의 경지를 파악하면서 베히모스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없이 노력하고 노력하면 정말 발톱의 때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사태가 터졌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 정도까지 개인의 무력을 길렀으니 종말의 힘이 그 정도 밖에 작용을 하지 않은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지. 그리고 그 덕분에 루시퍼가 아직은 재정신인 상태고."
"… 그 말은 내가 힘이 폭주를 한다면 루시퍼가 위험하다는 뜻인가?"
"펑~ 하고 터지겠지. 마계를 살리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한 뒤에 펑 터진다는 거야. 아마도… 엄청난 힘이겠지. 5마리… 아니지 4마리에 아직은 반푼이 같은 종말 1마리가 파멸을 속삭이고 있으니까."
"…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나?"
"음~ 3개월. 길면 4개월. 이건 지금의 모습이 아니라 본체의 모습으로 들어가서 오롯하게 폭주를 억누르는데 집중을 할 경우에 이야기고 지금처럼 활동을 한다면 2개월 정도."
단언하듯 이야기를 하는 벨페고르의 모습에 베히모스는 씁쓸하게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벨페고르의 옆에 놓여진 마계 전역의 조형을을 힐끔 쳐다 보며 말했다.
"내가 어디서 날 뛰는 것이 나은지 조언을 할 수 있겠나?"
"최후를 부탁하려는 것이라면 사절이야. 루시퍼는 내게 가시의 관을 주고 절절하게 부탁을 하는 바람에 어영부영 들어주게 되어서 이래저래 나도 타격이 있거든."
"그런가. 그래도 중간계가 좋은지 마계가 좋은지 그도 아니면 저기 저 천계로 돌격을 하는 것이 나은지 조언을 할 순 있지 않을가?"
"최후를 맞이하기 좋은 곳은 루시퍼가 있는 곳이다. 둘이 쌍으로 가버리면 마계가 꽤 조용하겠군."
"중간계인가?"
"그도 아니면 마계에서 힘 키우는 근육 덩어리들을 좀 때려주고 가던가. 그대보다 강해지겠노라 발악하는 녀석들인데."
"같이 운동을 하면서 과거의 다툼은 잊은지 오래지. 쌓이는 중량과 단단해지는 근육 사이에서 우정도 생기는 법.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니 무대는 중간계 밖에 없다는 걸… 느낄 수 밖에 없군."
중간계로 베히모스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 조언을 듣기 위해서 벨페고르를 찾아온 것이다.
"멸망을 싫어한 종말이 멸망을 수행하러 자신의 세계도 아닌 현재의 세계에 들어온다니 불합리의 극치지."
"우리의 존재 자체가 불합리의 극치이니… 어쩔 수 없지. 음. 중간계인가. 결국 정해진 운명대로 이어지는 것이로군. 흐흐… 그렇게 발버둥을 쳐서 마계로 왔는데 결국엔 종말을 실행하게 되었군."
"그래 운명이지. 거대한 판에서 움직여지는 말 밖에 되지 않으니까."
"자네는 그걸 움직이는 자고?"
베히모스의 물음에 벨페고르는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썩소(썩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미소에 베히모스는 고맙다는 말을 하며 떠났지만 벨페고르는 마계 전역 조형물을 힐끔 본 뒤에 작게 읊조렸다.
"그 판의 병졸 밖에 되지 않은 내게 많은 것을 바라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젠장 맞을. 힘들군. 힘들어. 빌어먹을 정도로. 그나저나 폭주에 대해 준비를 해둬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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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__)감사합니다.